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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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멧돼지의 난동 지면기사
농작물 헤집고 마을까지 내려와생존권·생태계의 원리 지켜져야최고 권력·이익 독점 날뛰는 행동이제는 사회 공적 영역 무시 독주민주주의 붕괴 임계점 넘으면 침몰이맘때 농촌에서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이 멧돼지 난동이다. 애써 가꿔놓은 배추밭이며 각종 농작물을 헤집고 다니는 것은 물론, 마을까지 내려와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사실 멧돼지야 무슨 죄가 있을까. 먹이가 부족하니 그렇기도 하고, 새끼 멧돼지를 키우기 위해서도 필요하니 나름대로 돼지의 사정도 이해할만하다. 그렇지만 게걸스럽게 먹이를 찾거나 애꿎게 사람들을 괴롭히는 멧돼지를 마냥 방치할 수만은 없다. 서식처를 파괴당한 야생동물이 사람이 사는 영역으로 침입하면서 생기는 각종 문제를 무시하기에는 너무 심각한 상태가 된지 오래지 않은가. 인수공통 바이러스 문제로 초래된 코로나19 사태를 생각해보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야생동물의 생존권은 자연정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결국 서로의 생존권을 보장하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생태계의 자연 원리를 지켜내는 것이 관건이다. '정의'란 말이 '각자에게 각자의 정당한 몫을 주는 데 있다'라는 오랜 철학적 규정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다. 문제는 언제나 과도한 욕심과 지켜야할 자연규범을 어기는 무모함에 있다.멧돼지의 난동이 어디 생태계에서만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도 무모하게 날뛰는 멧돼지들이 너무도 많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의 성공이 현재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데 있다. '안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으로 세계 최저의 빈곤상태를 넘어섰을뿐 아니라, 동시에 그 안에 담겨있던 개발독재를 극복하고 민주화를 이뤄낸 그 힘이 지금 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그 물질적 성공을 틈타 우리 사회의 최고 권력과 이익을 독점한 이들이 아예 이렇게 날뛰는 멧돼지처럼 행동하고 있다. 권력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온갖 거짓과 불법을 동원할뿐 아니라, 조작과 날조는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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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온라인 세이프티' -온라인 세이프티와 모두의 노력 지면기사
지난 몇 년간의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어느덧 중학교 1학년이 된 저는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수업을 받거나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의 앱으로 친구들과 소통하며 우정을 돈독히 쌓아갔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인 지금도 여전히 학교의 많은 수업들이 태블릿PC로 진행되고 있고 AI 디지털 교과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온라인 생활이 필수가 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하지만 최근 딥페이크 이슈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올리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악용돼 왜곡된 모습으로 전 세계를 떠돌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이처럼 온라인 세이프티 문제는 아동 성장에 위협이 될뿐만 아니라, 위법성을 인지하거나 대처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이 따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안전한 온라인 환경 조성을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먼저 교육이 필요합니다. 아직 온라인에 대해 무지한 어린이들을 위해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신고하도록 교육해야 하며 소셜미디어에 실명이나 전화번호 같은 개인정보를 올리지 않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또한, 불법 사이트에 가입 및 활동하여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깨워줘야 합니다. 기업에서도 부모의 아이디로 로그인하거나 연령 제한된 동영상을 보는 일이 없도록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합니다.마지막으로 온라인 세이프티 존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학교, 정부, 기업 등이 함께 문제점을 인식해야 하며, 온라인 문제에 대해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학생들 역시 온라인 세이프티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받아야 합니다.이제 인터넷에서 불거지는 문제점은 우리가 예상하고 대비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예상치 못한 세상에 살고 있는 어린이에게 온라인 청정 구역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큰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신수연 초록우산 아동권리 옹호단·판교대장중 1학년신수연 초록우산 아동권리 옹호단·판교대장중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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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가을이 왔어요 지면기사
길바닥에 있는 알밤만 주워도 두 손 가득어쩌면 저절로 익어 떨어지는지 신비로워 살갗에 와닿던 잊어선 안 될 선선한 바람 자연의 말 듣고 달라진 우리, 놀랍지 않나안개가 마을에 가득했어요. 강 건너가 잘 보이지 않았답니다. 천천히 걸어 강을 건너갔어요. 어제 그곳에 가보려구요. 틀림없이 알밤이 길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을 거거든요. 길에는 어제 보았던 민달팽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어제 그 달팽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민달팽이는 어찌나 느린지 가는지 마는지 분간을 할 수 없습니다. 민달팽이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내 말은 늘 같습니다. '민달팽이에게 도달은 의미가 없다'.(졸시 '도중' 전문) 억새가 팼습니다. 감도 익어갑니다. 길가에 미국 쑥부쟁이꽃이 피어 있고 고마리, 물봉선화 꽃이 피었습니다. 거미들이 길가 풀숲 여기저기 집을 지어 놓았습니다. 길목이 좋은 곳에 있는 거미 집에는 날 벌레들이 여러 마리 걸려 있고, 내가 보기에 별 고민도 별생각도 없이 얼기설기 허술하게 지은 듯한 집에는 거미줄이 텅 비어 한산합니다. 거미들도 집을 지을 때 부실 공사를 하는가 봐요. 꾀꼬리, 붉은 머리 오목눈이, 개개비, 박새, 직박구리, 딱따구리, 까치들이 안개 속에서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새들의 아침도 사람들의 아침 출근길 만큼이나 부산합니다.차가 한 대 내 뒤에 오고 있었습니다. 긴장했어요. 차가 자주 다니지 않은 좁은 길이거든요. 처음 본 차였습니다. 민달팽이 생각이 났습니다. 차는 그 지점을 이미 지나와 버렸습니다. 저기 저 앞길에 알밤들이 떨어져 있을 텐데, 어쩐다지, 어쩐다지 하다가 손을 번쩍 들어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그분은 바쁘다며 그냥 가버렸습니다. 내가 길바닥에 있는 밤을 줍는 1분만 늦추면 안 되겠냐고 했거든요. 알밤이 있는 길을 지나자, 생밤이 차 바퀴에 갈려 툭툭 터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바삐 걸어가 보았습니다. 여기저기 속살이 하얗게 터진 알밤들이 보였습니다. 용케 '로드 킬'을 피한 알밤을 주웠습니다. 길바닥에 있는 알밤만 주워도 두 손이 가득 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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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00세 시대'를 지혜롭게 사는 법 지면기사
인간의 '나이 듦'은 불가역적 현상나만의 '일하는 시간' 가져야 풍요로운 삶, 건강한 인간관계 좌우봉사활동으로 교류하고 활력 얻어 자유와 행복 누리는 노년 됐으면나이 든다는 것은 일로든 건강으로든 친지들의 관계로든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늙는다는 것이고 점점 '홀로 살기' 즉 혼자가 되는 과정이다. 노년에게 외로움과 상실감, 고립되고 공허하고 불안한 마음, 외톨이가 된 느낌, 심지어 배신감 이런 것들은 공포의 대상이다. 먼 나라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살아왔는데 홀연히 '100세 시대'가 다가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인간의 '나이 듦'은 불가역적이다. 늙고, 병들고, 돌봄받는 코스는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다. '나이 듦'과 '돌봄'은 필연적 코스인 것이다. 이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과정들을 거부할 수 없다면 이를 뒤집어 생각해 보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노년들은 이런 현상에 대하여 하나씩 탈출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변화하는 몸'과 '욕망하는 자아'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대비와 현명한 대처가 노년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마음이 진짜'라고 항변하고 싶지만 늙고, 병들고, 돌봄받는 이야기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인정해야 한다.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이 늘어날 때, 자기 자신을 위해 어떻게 삶을 영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100세 시대까지 기대수명이 늘어가는 상황에 즐거움 없이 지내는 노년으로 살지 말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 가족을 위해 헌신만을 해온 노년에게 남은 생이라도 행복함을 추구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노년문화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만들고 맘껏, 신나게 늙는 대안들이 많았으면 좋겠다.6080 노년은 노화, 외로움, 치매, 상실, 죽음 등 공포로부터 해방되어야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운명처럼 받아들이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는 용기를 보여 줘야 한다. 노년에는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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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의자 앉기 지면기사
공항 봉사자·마트 계산원 보며 제일 먼저 '앉을 의자 있느냐' 생각 앉아서 일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 어디서든 서서 일하는 사람 없도록지켜보고 '의자 없음'에 의문 가져야인천국제공항으로 출근하며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은 통로 입구 앞 안내 데스크에 계신 자원봉사자 어르신이다. 이른 아침부터 단정하면서도 멋스러운 정장 차림에 반백의 머리칼을 잘 빗어 차분하게 넘긴 헤어스타일을 하시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안내를 해주시는 모습은 잠깐 스쳐지나갈뿐인 내 마음에도 친절한 사람의 호의를 마주하며 느끼는 기분 좋은 행복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서 계신 입식 단상 뒤에 의자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볼 때마다 서 계신 모습이어서 혹시 안내를 요청하는 여행객들이 없을 때에도 앉지 못하시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었다.사실 나의 의자 걱정은 유구하다. 대형 마트의 계산원이 끝없이 이어지는 고객들의 줄을 마주하고 서 있는 모습을 보면, 백화점의 의류매장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며 두 손을 모으고 서 있는 직원들을 보면, 카페 BAR 테이블 너머에서 종종걸음을 치는 알바생들을 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앉을 의자가 있느냐'다. 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앉기를 갈망하는가. 물먹은 솜뭉치마냥 늘어지는 몸을 간신히 일으켜 아침 출근길의 전철을 기다리는 노동자는 먼저 온 사람들의 등 뒤로 길게 이어진 줄 끝에서 발을 구르며 얼마나 자리가 나기를 바라는가.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이 요행히도 금방 다음 역에서 내려 자리가 났을 때 급하게 엉덩이를 붙이는 사람의 얼굴은 얼마나 안온한가. 어린 밤 야쿠르트 배달을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는 "다리가 잘라져 나가는 것 같구나"하시며 한숨을 쉬셨다. 선생은 죽은 듯 조용하지 않은 초등학교 교실의 아이들을 혼내주려고 한 시간 동안 서서 수업을 듣게 했다. 우리는 모두 의자를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자라났다. 앉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자랐다.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일할 때였다. 새벽 3시부터 낮 3시까지 12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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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신뢰 잃은 공동체 지면기사
"서로 의심하지 않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야탑역 흉기 난동' 예고글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과 소란에 야탑역 인근에 사는 친구가 SNS에 올린 짧은 한 문장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스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낸 장소였지만 이제는 야탑역에 있는 모든 사람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이런 의심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셀 수 없이 오갔던 야탑역이지만 이곳의 누군가가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괜스레 고개를 돌려 주변을 돌아봤고, 평소 같으면 야탑역으로 정했을 약속 장소도 다른 곳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공동체에 대한 의심이 불안과 공포를 싹틔웠고, 의사결정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공동체에 의심이 자리 잡았을 때 이를 걷어내기 위한 비용은 막대했다. 흉기 난동 예고글이 올라온 이튿날부터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매일 수십 명의 경비 인력을 야탑역 인근에 배치했다. 예고일이었던 지난달 23일에는 경찰특공대가 포함된 120여 명의 경찰력에 장갑차까지 투입됐다. 이날 야탑역에서는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를 의심해 신뢰가 깨진 공동체와 이를 회복하기 위해 투입된 사회적 비용을 보며 씁쓸함이 올라오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신뢰는 사회와 공동체를 지탱하는 핵심축이다.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안전할 수 있다는 신뢰가 일상생활을 예측 가능하고 단순하게 만든다. 누군가를 의심하고, 자신을 방어하는 일에 시간과 비용을 쏟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신뢰를 기반으로 공동체가 존재할 때 의심에서 파생되는 막연한 불안과 공포의 공간은 줄어들 것이다.의심과 각자도생이 판을 치고 이것이 보통의 일상이 되고 있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보호받고, 보호할 수 있는 공동체는 모두에게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축적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지금, 서로 의심하지 않는 공동체를 바라는 친구의 글이 더욱 힘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한규준 사회부 기자 kkyu@kyeongin.com한규준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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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족한 건 의사의 일손이다 지면기사
치료일손 보강·양질 서비스 제공'치료의' 새로운 제도 도입 제안정부, 상정 정원급증 백지화 바라의사·간호사협회도 검토·논의'한국식 선진 의료체계' 정립해야'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있다. 의술을 배우고 익히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으로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에서 유래한다. 한 사람의 의사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15년 내외의 세월과 정력과 비용이 들어간다. 한 사람의 의사가 평생을 건 인애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여러 해 인고의 시간을 견뎌 낸 다음인 것이다.애초부터 의과대학 정원 2천명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의료의 공급자 의사와 수요자인 국민 사이에 정부가 끼어들어 의료대란이 발생하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죽어갈지 알 수 없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다는 보건의료정책이 역설적 결과를 낳고 있다. 도대체 문제의 본질은 무엇일까. 본질은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의사의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의료계의 일반적 면허 또는 자격제도를 보면 의사(한의사 포함), 간호사, 간호조무사의 3원 체제로 되어있어 법적으로 의사가 아닌 사람이 질병을 치료하는 건 불법이다. 의사의 업무는 질병의 진단, 처방, 치료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의사가 다년간 쌓은 고도의 지식과 경험과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 진단과 처방이다. 치료는 진단과 처방에 따라 수행하는 기능적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PA간호사 제도의 도입에서 보듯 의사가 사실상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도움을 받아 시행해 왔다.여기서 의사의 치료행위에 필요한 일손을 실질적으로 보강하여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간호사의 자기 발전 욕구를 충족해주며, 격오지의 의료접근성을 개선하고, 필수의료를 보강(의료수가 상향 조정 병행)하는 방법으로서 '치료의'라는 새로운 제도(치료조무의)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치료의는 간호사로서 해당 과목에서 소정의 경험을 쌓은 사람이 당해 분야 의사의 추천을 받아 의과대학에 지원하고, 제반 자질과 능력을 종합한 전형으로 선발하여 2년의 교육을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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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구름과 차 한 잔 지면기사
천국인듯 착각 무릉도원 '수종사'세월 흐름속 무심한듯 그 자리에개혁·부활 정신 유유히 흘렀으면가을 정취속에서 자연이치 깨닫고우리의 삶과 역사의 성찰 이어가길요즘 경제 상황이 날로 어려워지면서 생활도 힘들어져 마음이 무겁다. 그렇지만 이런 어려운 시기에도 우리를 위로해 주는 것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언제 더위가 있었나 할 정도의 선선한 바람, 푸른 하늘과 무심한 듯 둥둥 떠 있는 구름이 왠지 마음을 편하게 한다. 마치 신(神)이 주신 위안이 아닐까 싶다. 길고 힘들었던 여름의 무더위와 열대야 현상 이후 맞이한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다.무더위 끝에 찾아온 시원한 바람에 문득 기독교의 '십자가의 부활'에 대한 믿음을 떠올리게 된다. 예수의 부활은 기독교의 본질이다. 그러나 그 기쁜 소식도 골고다 언덕을 오르던 순간의 고통과 절망이 전제되고 있음을 상기해 본다. 마치 우리가 느끼는 이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긴 여름의 찌는 더위의 고통을 전제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 아닐까.이러한 마음으로 나는 독자들에게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수종사(水鍾寺)의 종소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수종사는 불교의 양대 교파인 선종과 교종 중 교종의 본찰인 봉선사의 말사(末寺)로, 운길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비록 절은 작지만, 절 마당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두물머리의 풍경은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푸른 가을 하늘과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다.수종사에는 흥미로운 전설도 전해 내려오는데, 세조가 왕위에 오른 후 혁명에 대한 스트레스로 피부병을 앓게 되었고, 이를 치료받기 위해 강원도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었다고 한다. 그때 동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마치 맑은 종소리처럼 들렸고, 그로 인해 이 절을 '수종사'라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다.또한, 수종사는 실학의 대가인 정약용과도 깊은 인연이 있었을 것으로 가늠할 수 있다. 정약용의 고향이 바로 수종사 근처 두물머리이니, 어린 정약용이 틈이 날 때마다 수종사에 올라 두물머리와 하늘을 바라보며 조선의 개혁을 꿈꾸었을 것으로 생각해 본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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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취임 100일, 한동훈의 선택은? 지면기사
현재 권력이 채해병·김건희 여사 특검 등에전향적 태도 보이지 않으면 민심 이반 심화韓, 원외 취약기반 의식말고 승부수 던져야야인 각오로 시국 임하지 않으면 위기 직면11월10일이 윤석열 정권의 임기 반환점이다. 아직은 대통령 권력은 '시퍼렇게' 살아있는 권력이다. 그러나 임기 내리막길은 사람들의 '권력'을 보는 관점의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정기국회가 끝나고 2025년이면 지방선거 1년을 앞둔 시점이다.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치르면 정국은 벌써 대선 정국이다. 차기 정권을 둘러싼 각 당파와 정치세력의 격돌이 빠른 속도로 가시화될 것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야권 최강의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이슈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일 수밖에 없다.현재 권력 윤석열, 미래 권력 이재명과 여권의 한동훈이 차기 대선의 기본 변수다. 윤 대통령은 지금의 추세로 볼 때 조기 레임덕이 올 수 있지만 여전히 여권 차기 후보를 결정할 수 있는 강력한 변수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의 향배, 여권 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에서 파생될 한 대표의 여권 내 입지에 따라 각 진영의 차기 주자들의 위상이 결판날 것이다. 예상 못할 변수까지 감안하면 대선 때까지 정치의 불확실성은 점차 증대될 것이지만 의외로 대선 구도가 단순화되는 과정을 밟는 이중성을 띠게 될 것이다.역시 문제는 현 단계의 정국 지형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취임 이후 정체 상태고, 지금까지의 경로로 볼 때 국정운영 기조나 정책 방향의 변화, 여당과의 관계 재정립 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게다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블랙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로가 계속된다면 야권의 정권 탈환이 가시화될 수 있다. 보수 진영의 입장에서 윤 대통령의 실패는 차기 대선에서의 권력 상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대와 20대 대선을 복기해 보면 박근혜 탄핵이 문재인 정권으로 이어졌고, 문 정권의 무리한 검찰개혁 등 민심과 동떨어진 조국 사태 옹위 등이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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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 이번엔 국회 통과해야 지면기사
서울 원정길 3~4시간 '재판 지연' 전국최고인구·경제성장·대규모 신도시… 요건 넘쳐법안 여러절차 거쳐 22대 상정 미룰 이유없어부천·김포 등 430만 주민숙원·권리 보장돼야2023년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에 대한 인천시민의 110만 서명운동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그 후 2024년 초부터 21대 국회에서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에 대한 심의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뤄졌다. 300만 인천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서명지가 국회와 법원에 전달됐고, 인천시민들은 국회가 반드시 인천고등법원 설립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소위원회 심사에서 영남권 의원들의 '인천이 해사법원을 정리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 때문에 법안 심사가 보류됐다가 결국 회기가 종료함과 동시에 법안이 폐기됐다. 인천시민들의 서명과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인천시민들의 염원을 무시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다시 22대 국회에서 인천고등법원 설립법안이 발의됐고 현재 심의를 기다리는 중이다.인천에서 재판받기 위해서 서울까지 가는 괴로움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서울 원정재판을 위해 가고 오기 위해서는 3~4시간 이상의 장시간이 필요하다. 재판을 신속하게 받게 하라는 헌법의 명령은 인천에는 통하지 않고 있다. 인천의 재판 지연 기간은 전국 최고다. 또한 인천지역의 연간 항소심 사건 수는 2023년을 기준으로 2천502건으로서 이미 대전고등법원의 2천480건, 대구고등법원의 1천874건을 각 초월했다. 시민 1인당 항소심 사건의 비율은 서울 다음으로 최고다. 이렇게 인천, 부천, 김포시민들은 인천고등법원이 없어서 서울 서초동까지 가는 부담을 언제까지 지어야 하는가.인천은 이미 인구로는 부산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은 도시이나 부산의 인구도 곧 역전할 기세다. 2022년 지역내총생산도 104조원로서 부산을 넘어 서울 다음으로 많다. 광역시 중에 고등법원이 없는 곳은 인천과 울산뿐이지만 울산은 인구 100만명이 무너질 정도로 쇠퇴하고 있는 도시다. 인천처럼 성장하고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도시는 세종 이외에는 없는 실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