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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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의 '문득, 인권'] 그들의 기억이 비극이 되지 않도록 지면기사
아리셀 화재로 노동자 23명 희생안전교육 제대로 했다면 참사 막아유가족, '이주노동자 관리 중요성'정부·사회에 촉구 중요한 시작점더 이상 불행 없도록 변하길 바라생전 연이 닿아본 적 없는 사람들의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영정 사진을 보며 목놓아 우는, 또 그마저도 하지 못해 마른 울음으로 가슴만 치는 유가족들을 만난다. 영정 사진 속 사람들이 잡아줘야 할 손을 내가 잡고, 안아주고, 같이 운다. 그렇게 아리셀 화재참사 유가족 곁을 지키고 있다. 6월24일 리튬전지를 취급하는 아리셀이란 회사에서 일어난 화재 참사로 23명의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희생자 중 상당수는 이주노동자였다. 낯선 땅에 이주해 의지할 곳이 필요해서였을까. 희생자 중에 가족, 친척 관계인 사람이 많았다. 부부가, 이종사촌이, 자매가 동시에 세상을 떠났다. 부고를 들은 가족들이 중국에서, 라오스에서 입국했다. 낯선 도시에서 세상을 떠난 가족은 찬란했던 생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희생자들이 일했던 아리셀은 빈번하게 화재가 발생했던 위험한 일터였고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대책은 부재했다. 자신들 때문에 대규모 참사가 일어났음에도 유가족에게 진정 어린 사과 한마디 없다. 23명이 사라졌는데도 사과하지 않는 회사, 문제가 많은 회사를 관리 감독하지 않는 정부. 외국에서 온 유가족들에게 한국이란 나라는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매년 산업재해로 다치거나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주노동자의 수가 늘고 있다. 이주노동자 취업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통계청의 발표를 보면, 앞으로도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의 이주화'라는 말처럼 이주노동자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예방대책은 부재한 실정이다. 안전교육 강화는 주요한 예방대책 중 하나다. 특히 이주노동자는 언어가 다르기에 위험 상황 대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일터에서 취급하는 물질이나 작업 과정의 위험성,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 등에 대한 안전교육이 정주민보다 더 철저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부 사업장에서는 안전교육을 대충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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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선제적 갈등관리 시급한 군사훈련 지면기사
군사분계선 일대 주민들 안보 불안'감내하라'는 일방적 요구는 한계갈등 해소위한 효율적 예방책 시급지작사 '드론봇 페스티벌' 좋은사례대책마련 시점… '천천히 서둘러야'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오물 풍선과 대북 확성기는 최근 가파른 남북관계를 상징한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남한의 대북 확성기 재개로 긴장감은 최고조다. 다른 어느 곳보다 경기 북부 접경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걱정과 위기감은 상당하다.군은 지난 20일 대북 심리전 수단인 최전방 지역 확성기를 사흘째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대북 확성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16시간 동안 계속됐다. 앞서 군은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맞서 지난 18일부터 대북 확성기를 틀었다. 북한은 지난 5월28일 이후 총 8차례에 걸쳐 오물과 쓰레기가 담긴 풍선을 남쪽으로 보냈다. 대남 선전물에 대한 보복조치를 명분으로 내세웠다.남북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돌아선 건 윤석열 정부가 대북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다. 정부는 지난달 5일, 9·19 군사합의 효력 전면 중지를 선언했다. 북한의 선제적 효력 정지에 맞선 것으로, 남북이 적대적 국면으로 전환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조치다. 이에 따라 군사적 위기관리와 정부 대응 방식도 전면 수정될 수밖에 없다.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체결한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에서 전면적인 적대행위를 금지한다. 구체적으로 군사분계선 일대 군사훈련 중지, 감시 초소(GP) 시범 철수,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 군사적 충돌 방지 등이다. 이에 근거해 지난 5년 동안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군사훈련 중단을 포함해 활발한 긴장 완화 노력이 전개돼 왔다.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연대급 이상 군사훈련 재개를 앞두고 가장 큰 복병은 경기 북부지역 주민과 갈등이다. 지난 5년 동안 군사훈련 중단에 따라 주민들은 군부대 이동에 따른 소음과 교통 체증, 분진, 생활 불편을 덜었다. 이 기간 동안 군 관련 민원도 급감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군사훈련 재개에 따른 민원 발생이 불가피해 선제적 갈등관리는 현안으로 떠올랐다.군은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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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법적 근거 짚은 무상 급식… 경기도 산재사고, 인구비율 고려돼야 지면기사
경인일보 독자위 6월 모니터링 요지 화성 리튬공장 화재 등 연속보도 인상적학폭 화해중재단 제도적 미비점 짚어내도의회-GH 충돌 관심… 지속취재 필요경인일보는 지난 9일 수원 본사 3층 대회의실에서 6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를 진행했다. 황의갑(경기대학교 교수) 위원장과 조용준(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 위원이 참석했고, 문점애(전 화성금곡초등학교 교장) 위원은 서면 자료를 보내왔다. 경인일보에서는 황성규 사회부장이 참석했다.위원들은 먼저 정부와 지자체 간 무상급식 예산 분담 문제를 다룬 기획보도 <애들 밥값은 누가 내야 할까>(6월17·19·21일자 1·3면 보도)에 호평을 내렸다. 문점애 위원은 "무상급식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이 잘 담겼다. 무상급식은 2019년부터 유치원부터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도입됐음에도 법적 근거나 국가적 지원체계 등이 부실했는데, 이 점을 잘 짚었다"고 했다.그러면서 "특히 코로나를 전후로 고물가 문제 등까지 엮여 학교현장에선 급식예산이 제때 내려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보도를 계기로 예산분담구조가 체계화될 때까지 지속 다루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용준 위원도 "무상급식에 대한 필요성은 의무교육 차원에서 사회적 합의가 된 사안이라는 점을 근거로 예산 효율화에 대한 당국 간 합의의 당위성이 더 강조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23명이 숨진 참사 <화성 리튬공장 화재>를 연속적으로 다룬 재난보도들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황의갑 위원장은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사회적 참사에 대해 파장이 큰 내용인 만큼 다수 기자들을 투입해 현장에서 취재한 내용들을 빠르게 포착하여 전달한 내용들이 인상적"이라면서 "절대적인 보도량이 많은 것도 물론이고, 지역언론으로서 중앙지보다 더 자세하게 기사를 전달하고 지역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노력이 드러난 보도로 평가한다"고 했다. 조용준 위원도 "같은 내용을 다루더라도 경인일보가 지역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다는 지향점이 느껴지는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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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삶 밀접 '자전거 기획' 적절… 'F1 유치' 타당성 검토 이뤄져야 지면기사
경인일보 독자위 6월 모니터링 요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조명 기대감 높아져공공기관 이전 후 '구상' 실현 가능성 우려문화유산 규제 면적 축소 '심층취재' 제안경인일보 인천본사 '6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11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신희식((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독자위원장, 이동익(민주노총 인천본부 조직국장)·구본형((주)쿠스코프 대표)·박주희(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독자위원이 참석했다. 목동훈 인천 편집국장이 참석해 의견을 들었다.독자위원들이 이달 지면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한 기사는 [길 잃은 인천 자전거 정책](10·11일자 1·3면 보도) 기획이었다. 인천시민의 삶과 밀접한 현안을 다뤄 적절했다는 평과 함께,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 제시됐으면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박주희 위원은 "과거 인천은 한꺼번에 자전거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관련 정책이 생활밀착형이기보다는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일에 급급했다는 느낌이 있다"며 "시민들이 자전거를 생활 속 이동수단으로 많이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지속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을 짚어줘서 좋았다"고 말했다.이동익 위원은 "평소 자전거를 타고 다녀서 특히 관심을 갖고 본 기사였다. 다만 기자가 직접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한 번 돌아봤다면 조금 더 현장감이 담겼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남는다"며 "자전거 도로 확충과 구축을 위해 논쟁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인천지역 현안과 주요 이슈를 담아낸 기사들에도 관심이 높았다.구본형 위원은 <'F1 유치' 적극 나선 인천시… 수익·효과 '기대반 우려반'>(5일자 1면 보도) 기사를 두고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F1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고, 인천시도 주관사와 MOU를 맺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인천시 재정 상황이나 경제적인 효과 부분에서 타당한 도전인지 의구심은 계속 든다"며 "이런 부분을 전체적으로 검토해서 추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기사가 나왔으면 한다"고 했다.박 위원은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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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수트케이스 지면기사
내내 비혼·극강의 역마살 자랑하다출산하며 꼼짝없이 집에 갇히게 돼 떠나는 방법도 잊은 듯이 살았지만작은 수트케이스 하나에 마음 동요과거여행은 "적금같은 기억" 곱씹어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가방 하나를 샀다. 가죽으로 만든 작은 수트케이스다. 한참을 기다려 받은 그 가방의 포장을 풀며 나는, 아무래도 어디로든 한 번은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그동안 참아도 너무 오래 참았지.나는 한때 극강의 역마살을 자랑하는 사람이었다. 출판사나 잡지사에서는 원고 청탁을 하려다가 내게 하소연을 했다. "아니, 작가님이랑은 연락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전화할 때마다 한국에 없어요." 데이터로밍이 비쌌던 시절이라 나는 걸핏하면 전화를 끊어놓고 돌아다녔다. "나는 그냥 이렇게 인생을 탕진하려고. 어차피 한번 놀러 온 인생이잖아." 그런 말을 풀풀 웃으며, 우습게도 뱉던 시절이었다. 건방졌다. 인생이 쉬운 건 줄 알았다.그랬던 삶이 꼬인 건 아무래도 출산이었다. 사는 내내 비혼일 줄만 알았던 나는 어느 날 화들짝 아기 엄마가 되었고, 나는 꼼짝없이 집에 틀어박혔다. 매달 월급 꼬박꼬박 받아오는 워킹맘도 아니면서 베이비시터를 둘 핑계를 찾을 수 없었기에 나는 몇 년 얌전히 지냈다. "베트남 한번 뜰 건데 너도 가능?" 이렇게 묻는 친구들에게 "미안, 이번엔 안 돼." 몇 번 대답하다 보니 친구들도 더 이상 함께 떠나자는 전화를 하지 않았다. 혼자 마냥 서운해하며 여행을 떠난 친구의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고양이의 밥을 챙겨주었다. 곧 코로나 시국이 시작되었고 모두가 떠나지 못하는 시절이 오자 차라리 다행이었다. 나만 못 가는 것이 아니니 덜 심술이 났달까.코로나 시국이 지나갔지만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나는 떠나는 방법을 잊은 사람 같았다. 한 해 절반씩 집을 비워두었던 지난날이 다 농담 같았다. 기껏해야 연례행사 뛰듯 아이와 제주도를 간다거나 부산을 간다거나 할 뿐이었다. TV 여행 프로그램을 보며 "엄만 저기도 갔다 왔어. 몰타. 저 도시 너무 예쁘지?" 한다거나 "이탈리아에 가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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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피니싱웰(Finishing-well)', 멋진 마무리란 지면기사
가까운 선배와 친구 등 연이은 부음에 울적새삼 '좋은 끝맺음'이란 무엇인가 생각하다전임 총장 故 '존 엔디컷' 박사의 삶 떠올려 도전·협업·낙관적 태도… '여운' 고민케해 지난주, 필자가 존경하던 선배 두 분이 돌아가셨다. 그분들과 웃고, 대화하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다시는 뵐 수 없다고 생각하니 서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수년 전만 해도 친구 부모님들의 장례식 조문이 더 많았지만 이제는 주변 선배들의 부고 소식이 더 많으니 새삼 '피니싱웰(Finishing-well)'에 대해 생각해 본다.필자가 있는 대학의 전임 총장이었던 고 존 엔디컷(John E. Endicott) 박사의 삶은 수많은 도전과 변화가 담긴 한 편의 영화 같다. 군인에서 대학교수, 낯선 타국의 대학 총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변화와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도전과 용기로 훌륭하게 수행했다. 그는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ROTC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였고 졸업 후 공군 소위로 임관하여 군 복무를 시작하였다. 일본, 하와이, 베트남 등 전쟁터에 투입되는 등 군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방 최고공로훈장을 받았다. 전역 후 1986년 국방부 산하 국가전략 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후, 조지아 공과대학교(Georgia Tech.)에서 교수로서의 새로운 일을 시작하였다. 국제전략기술정책센터 소장 겸 샘넌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군에서 경험한 이론과 실무를 토대로 국가 방위전략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였고, '동북아시아 비핵화구역(LNWFZ-NEA)' 개념을 도입하였다. 이런 공로로 두 번의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되었다. 70을 넘긴 나이에는 낯설고 물선 한국 땅에서 대학 총장(2009년 취임)으로 세 번째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고 당시로는 참신한 글로벌 대학의 모델을 실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100%로 진행되는 영어수업과 다양한 국가의 학생, 교수 선발 등 다문화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국제경영대학 모델을 구축하여 AACSB(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 인증을 받는 등 안정적으로 대학을 운영하였다. 국제대학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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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바이오특화단지 지정의 의미 지면기사
궁극의 틱택토라는 게임이 있다. 삼목이라고도 하고 3열 빙고라고도 하는 게임판(3×3칸)이 다시 가로세로 3개씩 연결되어 있는, 말하자면 9개의 삼목판이다. 각 게임판에서 빙고를 먼저 하면 그 게임판을 가져가되, 더 많은 게임판에서 이기는 사람이 승리한다.(자세한 게임방법은 검색을 요한다) 요점은, 게임판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라서, 체스나 장기처럼 한 곳에 집중할 수 없고 상대가 두는 수에 따라서 계속 이판 저판을 왔다갔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 그림을 항상 염두에 두고 전략을 만들지 않으면 길을 잃고 진다.예전에 미국 정가에서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해석이 화두가 되었을 무렵, 한 칼럼니스트가 "대통령은 체스를 두는 것이 아니다"라는 기사를 올려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대통령은 특정 이슈 하나에서 논쟁을 이끌거나 상대방을 이기려고 노력하는 대신, 궁극의 틱택토를 하듯이 수많은 전장을 수시로 옮겨 다니며 본인이 잘하는 이슈를 선점하고 경기판 전체를 유리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재밌는 분석이었다.바이오특화단지를 유치한 데 대해 축하와 격려를 많이 받았다.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압도적 인프라와 앵커기업을 가진 인천이 여러 다른 지역과 나란히 선정된 것은, 지역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열과 성을 다한 것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결과이다. 정부가 첨단전략산업에 5년간 2.2조원을 투자한다고는 하지만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기존 특구에 대한 투자를 포함한 금액이라 특화단지를 위한 투자는 이보다 작을 것이다. 비관적으로만 보자면 이번 판은 이기긴 했지만 썩 만족스러운 승리는 아닐 것이다.이번 특화단지 지정은, 중앙정부의 지원 규모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기반을 만들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특화단지는, 첨단산업에 공공자원 투입이 필요할 경우 최우선 고려하겠다는 일종의 보증수표일 뿐 아니라 긴가민가하는 민간기업에게도 여기는 투자해도 괜찮은 곳이라고 안내하는 가이드 같은 것이다. 수표에 적힌 금액이 얼마고 그중 우리 지분이 얼마냐가 아니라, 이후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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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트럼프, 그가 다시 돌아온다 지면기사
저격범 총알도 피한 행운의 사나이권좌에 오를 가능성 높아지는 상황우리에겐 스트레스풀 정치인 '악명'금수저에 인성 거칠고 오만한 인물위기를 기회로 반전할 지혜 모아야살다 보면 주변에 억수로 운이 좋은 사람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그중 한 사람이다. 며칠 전 저격범이 쏜 총알도 피한 대단한 행운의 사나이이다. 대선 판도까지 출렁이는 사건으로 그에게 유리한 일인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추세상 그가 다시 권좌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는 부동산 재벌의 금수저로 태어나 대통령이 되기 전 부동산 사업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TV쇼 진행자, 영화출연 등 인기 있는 유명인이며 미국의 상류층 여피족의 전형이었다. 미국 역대 두번째 최고령 대통령이며 보유재산이 가장 많고, 레이건에 이은 두번째 셀러브리티 출신 대통령이었다.국익 우선주의를 앞세워 좌충우돌 거침없는 행보에 세계가 놀라고 특히 우리에게는 스트레스풀한 정치인으로 악명 높았다. 사람에게는 그 사람 됨됨이에 대한 예측 가능한 인성이 있는데 트럼프는 스스로의 평가처럼 '예측 불가능'한 성향의 사람이다.운칠기삼(運七技三), 세상의 모든 일의 성패는 운이 7할이고 재주와 노력이 3할이라는 얘기이다. 흔히 고스톱판에서 많이 쓰지만, 어원을 살펴보면 중국 청나라 시대에 포송령이 쓴 기담 모음집 요재지이(聊齋志異)라는 책에 등장하는 기담이다. 옛날 과거시험에 늘 낙방만 하니 아내마저 도망가버린 어느 억울한 선비가 목숨을 끊으려다 원통해서 옥황상제에게 따졌다. 어찌하여 나보다 못한 선비들은 과거에 급제하고 왜 나만 매번 낙방하는지 물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옥황상제가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을 불러 술 대작을 시키며 말하기를 "만일 정의의 신이 이기면 네가 억울해하는 말이 옳지만, 운명의 신이 이기면 세상 이치가 다 그런 것이려니 하고 단념하도록 하여라"라고 했다. 술 내기 결과는 운명의 신이 술 일곱 잔을 마셔 승리하고 술 석 잔을 마신 정의의 신이 패하고 말았다. 이에 옥황상제가 선비에게 이르길 "세상의 일은 정의 대로만 행해지는 것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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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개근거지'라는 말의 두려움 지면기사
외신도 소개한 한국의 특이한 단어개근, 자기관리 상징 같은 기록인데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의욕 꺾는 말물질만능주의·경쟁 민낯 같아 씁쓸아이들에 정신 풍요로움 가르쳐야저는 나이가 30대 중반이 넘도록 거지로 살았습니다. 40대가 가까워서야 비로소 거지 신세를 면했지요. 아버지는 30년 넘게 공직에 근무하셨지만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 보니 자식들과 가족들의 부양을 위해 그저 성실하게 직장 생활에 충실하셨습니다. 5남매를 낳아 빠듯한 살림에 모두 고등교육까지 시켜주셨으니 자식들로서는 감사한 마음뿐이지요. 그러다가 제가 검사가 되고 난 후 부모님을 모시고 난생 처음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비로소 저와 저희 부모님은 거지 신세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지요. 이쯤 되면 무슨 말인지 다들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바로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인 '개근거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저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동안 개근을 했습니다. 단 하루의 결석이나 조퇴도 없이 학교를 다녔다는 뜻이지요. 23년 가량 검사 생활을 하면서도 휴가기간을 빼고 조퇴나 결근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다닐 때에도 개근상을 받았지요. 저에게는 수료증보다 더 값진 것이었습니다. SNS에 그 사실을 알렸더니 많은 분들이 신기해 하시면서도 축하의 말씀을 해주셨지요.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개근상은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6년을, 중고등학교의 경우 3년을 그 학교에서 한 교시도 빠짐없이 모두 출석하였을 때 받을 수 있는 상이다. 병결 등이 없고, 늦잠 등의 지각이 하나도 없어야 하므로 학교에서 성적이나 대회 등으로 받는 상들을 제외하면 가장 받기 어려운 상 중 하나이다'. 어떤가요. 아주 자랑스러운 상이 아닌가요. 학교만이 아닙니다. 스포츠 분야에 있어서도 개근상은 받기 매우 어려운 상입니다. 그래서 경기에 빠짐없이 출전하는 '연속 경기 출장'과 같은 기록에는 찬사가 잇따릅니다.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몸 관리도 잘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기 때문이지요. 한 마디로 자기 관리의 상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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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적대를 넘는 적개의 정치… 누가 타파할 건가 지면기사
'이재명 사법리스크' 여전히 진로에 걸림돌국힘 전대 '문자파동·댓글팀' 진흙탕 싸움여권, 국회권력 넘겨준것 인정 민의 순응해야지지율 올리는 길만이 '野 일방통행' 막는길여의도와 용산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에 '정치'란 말을 붙인다는 것은 민망한 일이다. 자신의 흠결을 덮기 위해 상대를 말살시켜야 하는 치킨게임적 양상과 적대를 넘는 적개의 양태를 띠는 게 지금의 한국정치다. 정치의 '허울'을 쓰고 자신들의 '허물'을 덮기에 온갖 기제를 동원하는 행위들이 '정치'일 수는 없는 노룻이다. 정치가 권력투쟁을 동력으로 하는 일련의 현상이고,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하기 위해 마타도어도 불사하는 영역이라는 현실주의적 관점을 수용하더라도 정치가 이렇게 갈 수는 없다.윤석열 대 이재명의 구도에서 윤 대통령은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있는 권력'으로서의 효용성이 반감될 것이다.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의 영향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느냐에 그의 '미래권력'으로서의 가능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그의 진로에 걸림돌이다. 10월에 이 대표 공직선거법 관련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의 1심 선고가 있다. 비록 1심이지만 재판에서 유죄가 나오면 이 대표가 지금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대법원 판결이 대선 전에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이 대표의 야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만약 1심 판결 후 1년내 2심에서도 유죄가 나온다면 이 대표의 당 장악력과 차기 야권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는 현저히 왜소해질 것이다.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사 탄핵의 대상 검사들은 모두 이 대표와 민주당 관련 수사와 연관이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을 탄핵하는 근거로 들은 사실관계도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일을 들춰내서 탄핵을 위한 억지 명분을 만들고 있는 면도 있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느냐를 밝혀내기 위해 특검은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당은 해병대원 특검법도 대통령 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