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발언대]그릇된 판단은 고통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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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그릇된 판단은 고통의 원인 지면기사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던 남자가 있습니다. 그가 집을 떠날 때 아내는 임신을 하고 있었지만, 그는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가 집에 돌아왔을 때는 아내가 이미 자식을 낳은 뒤였습니다. 그는 아기가 자기의 자식이 아니라 자주 일을 봐주러 오는 이웃집 남자의 자식일 거라고 의심했습니다. 어느 날 그의 동생이 처음으로 그의 집에 왔습니다. 아기를 보자 동생은 형에게 말했습니다. "형하고 똑같이 생겼어, 붕어빵이야."동생이 형의 집을 방문한 것은 참으로 행복한 사건이 됐습니다. 덕분에 남자는 그동안 그의 삶을 지배하고 있던 의심과 그릇된 판단을 지워버릴 수 있었습니다. 의심이 시작된 이후로 그는 말못할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아내뿐만 아니라 아가에게도 말못할 고통을 주었습니다. 만약 그때 동생의 방문이 없었더라면 그는 언제까지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어떤 판단에서 행동을 하지만 세상에는 우리가 내린 판단을 확신해서는 안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아름다운 석양이 그 순간의 것이 아니라 실은 8분 전의 태양이듯, 우리가 보는 별빛이 실은 지금의 것이 아니라 수천년 전의 것이듯 말입니다. 요즘 의사들은 그릇된 판단을 막기 위해 '확실하더라도 다시 한 번 살펴보자'라는 내용의 경구를 병원 벽에 붙여 둔다고 합니다. 혹시 모를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함입니다. 그들의 슬로건은 우리에게도 매우 유익합니다. 우리는 제 나름의 판단으로 인해서 스스로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 주곤 합니다. 남들이 우리에 대해 신의를 갖고 있는 경우에도 남이 자기를 배신했거나 증오한다고 믿어 스스로 고통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화가 나서 마음이 아플 때에는 '정말 확신하는가?' 되묻고 스스로 돌이켜 자신이 판단한 내용과 그 실체를 깊이 재고해 보는 게 좋습니다. 그 판단이 그릇된 것임을 깨닫고 지울 수 있다면 평화와 행복이 다시 깃들 것이고, 주위 사람들을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보월 석종연 대한불교조계종 수미정사 경인불교대학 회주보월 석종연 대한불교조계종 수미정사 경인불교대학 회

  • [김준혁의 역사산책]1894년의 승리와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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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혁의 역사산책]1894년의 승리와 패배 지면기사

    1894년 3월 조선에서는 최대의 이변이 일어났다. 농민군이 전주성을 점령한 것이다. 고종과 조정 관료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학정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백성들이 국왕과 조정의 위세에 대항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였다. 그래서 초토사(招討使)로 홍계훈을 임명하고 당대 최고의 군대인 장위영을 파견하였다. 더불어 청나라로 하여금 군대를 보내 자신에게 항거하는 백성들을 죽여달라고 요청하였다. 고종의 이러한 술책에도 농민군은 전주성을 공격하는 홍계훈의 군대를 막아내었다. 도저히 전주성을 다시 빼앗기 어렵다고 판단한 고종은 전라감사로 김학진을 임명하고 그에게 전권을 주어 농민군과 협상하라고 하였다. 그 결과 집강소를 설치하고 청상과부의 재가를 허용하며, 탐관오리를 처벌하는 등의 폐정개혁안 12조의 전주화약(全州和約)이 성립되었다. 농민군의 승리였다. 이 성과로 전라도 일대에서 백성들이 직접 지역의 행정을 책임질 집강을 선발하기 시작하였다.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혁명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고종을 비롯한 조정의 관리들은 이를 용납하려 들지 않았다. 백성들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그들은 용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고종이 불러들인 청나라 군대로 인하여 일본 군대도 천진조약을 근거로 조선에 진주하였다. 청나라와 일본의 군대는 조선을 도우려고 온 것이 아니라 조선을 병합하려는 의도였기에 이 두 나라의 군대는 조선 땅 안에서 조선의 지배권을 갖기 위한 전쟁을 시작하였고, 마침내 일본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조선의 지배권을 갖게 된 일본은 이제 조선의 관군을 동원하여 외세를 배격하여 자주 국가를 수립하려는 농민군 척결하고자 하였다.이러한 일본과 조정의 의도를 알고 있던 농민군의 지도자 전봉준은 서울로 진격해 외세와 기득권 세력을 물리치고 조선을 구하자고 하였다. 하지만 그때 갑오농민전쟁의 3대 지도자는 길을 달리 하기 시작했다. 온건론의 손화중과 급진파의 김개남, 그리고 중도파의 전봉준이 백성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의(大義)는 같이했으나 실행방식을 달리했다. 백성들에 의한 완전한 혁명을 추진하여 왕조체제를 타파하고자 하는 김

  • [시인의 연인]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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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탈모 지면기사

    살아생전 유난히 꽃을 좋아하시던 어머님이 하늘정원에 꽃나무를 심으시나 보다.자꾸내 머리카락을 뽑아 가신다.고영(1966~)있음은 없음으로 있고, 없음은 있음으로 있다. 우리는 있다가 없어진 것을 부재로 지각하고, 없다가 생겨난 것을 해소로 자각한다. 자식에게 어머니의 죽음은 치명적인 상실로 다가오며 부재를 넘어서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결핍으로 채워진다. 어머니는 문학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상상력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살아계실 때 보다는 돌아가신 후 결핍을 경험하며 무의식적으로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여기 "살아생전 유난히 꽃을 좋아하시던 어머님이" 없음으로 존재하고, 이 없음은 "하늘정원에 꽃나무"를 심고 계시는 어머니를 있게 한다. 결핍은 상상력을 통해 언어를 생성해 내고 분명히 없다는 것을 선명한 있음으로 교환시키며 보여준다. 자꾸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 역시 고생만 시켜드린 자식의 마음이 '반어적 탈모 현상'으로 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윤리적 고백'으로 해소되는 것이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고영(1966~)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탄핵과 국민소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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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탄핵과 국민소환제 지면기사

    탄핵은 국회나 헌법재판소 보다국민이 직접 투표로 결정해야제왕적 대통령 폐해와국회의원 특권적 전횡 막고헌법기관 불신 해소 위해선대상 역시 해당자들로 확대해야'탄핵 열차'. 한치 앞이 어둠이다. 그러나 12월 9일이 되면 그 어둠 속에서도 어떤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대통령의 자진사퇴 절차로 갈지. 탄핵으로 직진할지. 더 거센 국민들의 촛불 앞에 정치권이 궤멸할지. 숱하게 난무하던 시나리오들이 일부나마 정리되게 된다.지난 금요일, 헌법재판소를 방문했다. 본래의 목적은 '헌법논총'에 투고한 우수논문에 대한 포상과 격려를 받는 자리였다. 예정된 헌법재판소장과의 대화에 이어 재판관과의 오찬으로 이어졌다. 방문 목적 때문일까. 아니면 폭풍전야를 앞둔 헌재의 입장을 고려한 때문일까. 참석한 교수들도 탄핵과 관련한 내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현재의 헌정위기 상황과 탄핵의 중요성을 잘 아는지라 재판관에게 직접 묻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재판관은 제 5기 헌법재판소가 중요한 사건들을 처리했으며, 세계적으로 그 위상이 높다는 설명으로 대신했다.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독일연방헌법재판소도 한국의 헌재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왜 그럴까. 아마도 재판관 임기 중 거의 접하기 어려운 정당해산 심판은 물론 탄핵 심판 사건이 한국에서 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냐. 자진사퇴냐. 광장의 불길은 커져가고, 운명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어떤 결론이 나든지 대선을 둘러싼 격렬한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정당이나 세력 사이에 분열과 이합집산 역시 과거의 경험을 능가할 것이다. 그 적나라한 이해관계는 권력구조의 재편 필요성과 개헌으로 포장될 것이다. 만약 국회에서 탄핵이 부결되면 정치권의 정치적 책임과는 별도로 개헌논쟁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개헌논쟁은 특검으로 향할 국민적 관심을 돌리기에도 좋은 이슈다. 탄핵이 진행되게 되면 헌재로 향한 국민적 관심을 대선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서도 작동할 것이다. 명분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자는데 있다. 그러나 잠룡들

  • [춘추칼럼]트럼프 행정부 '先이익後동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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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트럼프 행정부 '先이익後동맹' 전망 지면기사

    한미동맹 유지하되 현안 조정 '실리주의'로 갈 듯'북핵불용 원칙' 고수하며 수단은 냉·온탕법 예상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기간 클럽이나 거리에서 수많은 얘기들을 쏟아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담론을 지배했다. 지지자들은 1970∼80년대 세계화정책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했다고 불평했다. 굴뚝산업이 해외로 빠져 나간 자리에 정보통신(IT)산업이 들어 왔지만 일자리는 화이트칼라가 차지했다고 지적했다.한반도 안보문제와 관련된 트럼프 당선자의 지배담론은 한미동맹, 방위비, 북핵문제로 요약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한반도 정책과정은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대선공약에서 상호모순점이 많다. 트럼프 당선자의 대선공약과 공화당의 정강정책간의 충돌 부분도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실리주의와 정책참여 예상자들의 이념주의간의 갈등도 예상된다.트럼프 당선자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한다. 동맹도 필요하지만 미국의 국가이익을 중시한다. 공화당은 '미국의 부활'을 주장한다. 동맹강화를 통해 미국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다. 국제무역이 곧 미국이익이라는 인식을 가진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정 참여 예상자들은 '강경 보수적 성향'을 지닌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마이클 플린(Michael Flynn), 부보좌관 내정자 개슬린 맥파랜드(Kathleen McFarland),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자 제임스 매티스(James Mattis) 등은 네오콘이라고 불리는 신보수주의자들이다. 네오콘은 군사력이 국력의 원천이고 미국의 패권질서 유지를 위해 선제공격을 포함한 적극적 군사개입을 강조한다.트럼프 행정부의 대한반도정책 노선은 '실리주의'로 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자의 관심도는 국가이익, 동맹협력, 국제개입 순이다. 한미동맹의 역할은 유지하되 현안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의 역할은 대북억제·대중견제·한미일 공조체제 구축이다. 주한미군의 방위비는 동맹의 현안문제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한국의 안보무임승차론을 주장한다. 안보의 경제적 접근이 예상된다. '선 이익, 후 동맹

  • [풍경이 있는 에세이]극서정시의 원리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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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이 있는 에세이]극서정시의 원리와 가능성 지면기사

    시인 '최동호'는 젊은 시인들의시에서 느껴지는 부정적 징후난삽·혼종·환상·장황을 지적대안인 '극서정시'란 용어 사용서정시 본연의 절제와 여백이필요하다는 점 강조하고 있어그동안 우리는 세계를 해석하고 판단하여 그것을 자기 표현으로 바꾸는 것을 시의 원리로 생각해왔다. 그 결과 '시'라는 언어예술은 세계와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동일성(identity)'의 표현이라고 여겨지게 되었고, 1인칭인 '나'를 기원으로 하면서 그 경험을 '충만한 현재형'으로 발화하는 양식으로 각인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 주위에는 이러한 시의 원리를 여전히 강하게 선호하려는 충동이 그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그것은 우리 시의 미학적 완결성이 단시(短詩)적 전통에서 구현되었다는 믿음을 동반한다. 사유와 감각을 가능한 한 응축하고 비본질적인 언어를 가능한 한 배제하는 단시의 장점은 독자들의 상상적 참여를 통한 재구성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데 있을 것이다. 이처럼 초월과 암시를 기본으로 하면서 생략의 미학을 구현해가는 단시 지향성은 앞으로도 시의 귀중한 창작 방법으로 그 가치를 지켜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은 완성도 높은 장인정신을 요청해갈 것이고, 그러한 장인정신의 극점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 것이 바로 '극서정시(極抒情詩)' 개념일 것이다.시인이자 평론가인 최동호는 극서정시에 대한 의욕적 접근을 지속적으로 시도하였다. 젊은 시인들의 시에서 느껴지는 부정적 징후들 예컨대 난삽, 혼종, 환상, 장황을 지적하면서, 그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극서정시'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 이면에는 서정시 본연의 절제와 여백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강조가 담겨 있는데, 그만큼 그는 번다한 수사를 제거한 서정시의 응축적 묘미를 살림으로써 고도의 시적 긴장을 유발하게 하는 원리로서 극서정시를 제안한 것이다. 요컨대 극서정시란, 시의 최소 단위라고 할 수 있는 단형으로 구성된 시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최동호는 21세기 디지털이 지배하는 시대의 시대정신을 집약한 결실이 극서정시라고 명명하면서 그 안에서 우리

  • [특별기고]멋진 인천시, 기이한 연수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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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멋진 인천시, 기이한 연수구청 지면기사

    이젠 지겹고 짜증까지 난다. 인천과학예술영재고의 운영비 지원과 관련한 연수구청의 약속 불이행 이야기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며 오히려 소리치고 강변하는 모습에 측은함마저 느낀다. 공공기관 간에, 그리고 선거를 통해서 시민에게 약속한 선량의 책임인데도 죄송함마저 없다. 교육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창피하고 우리 아이들을 어찌 봐야 할지 부끄럽다. 이젠 이 참담한 상황을 끝내고 볼썽사나운 실랑이를 그만둬야 할 시점에 왔다. 인천에 유일한 영재고인 과학예술영재고는 2016년 3월에 개교했다. 인천은 이 학교를 어떻게 유치하고 개교했을까? 전국의 모든 시, 도는 영재고를 갖고 싶어 한다. 과거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교육부는 2012년 전국에서 딱 두 개의 영재고만 설립 승인했다. 국가 정책적 사유가 분명해 보이는 세종특별자치시 외에는 인천시에만 승인했다. 그러면 인천시에는 왜 영재고를 승인해 주었을까? 여러 평가 결과가 있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교육청, 시청, 그리고 구청의 협력 의지와 방안이었다. 전국에서 최초로 추진하는 협력적 운영비 지원이 그것이었다. 당시 다른 기초단체도 신청하긴 했지만, 운영비의 25%를 지원하겠다는 연수구의 의지와 위 세 기관 간의 협약 체결이 인천시와 연수구에 영재고를 설립할 수 있게 한 핵심적인 요인이 되었다. 2012년 10월 교육감, 시장, 구청장은 협약을 체결했고, 그 협약서에 기초하여 다음 달 영재고를 연수구에 지정하게 된다.그러나 그 후 연수구청은 약속을 저버렸다. 연수구청의 약속 불이행 이유 몇 가지다. 먼저, 전 구청장이 한 약속이기 때문에 현 구청장이 지켜야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연수구의 학생들에게 특별한 혜택도 없는데 왜 그 학교에 지원 하냐는 게 두 번째다. 셋째, 연수구민들은 연수구청이 영재고에 예산 지원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한다. 넷째, 연수구청은 관내 학교에 일정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데 그 돈의 일부를 떼어 영재고에 지원하면 다른 학교가 피해를 본다고 한다.이러한 주장들이 과연 타당할까? 선거로 새롭게 취임한 구청장도

  • [발언대]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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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기술 지면기사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옷깃을 한껏 여미며 사무실에 들어서자 긴급 환자가 발생했다는 출동 벨이 사납게 울리며 상황이 매우 급함을 알린다. "이른 아침부터 심근경색 환자인가?"라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창밖을 내다보니 구급차는 흩날리는 은행잎을 뒤로한 채 벌써 저만큼 내달리고 있다. 전국의 119구급활동을 살펴보면 날씨가 추워지는 11월부터 심장 질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환절기 때는 혈관의 급격한 팽창과 수축으로 인해 심장에 무리가 가기 쉽다. 이참에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기술'심장 질환자들이나 노인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꼭 알아두어야 할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며칠 전 우리 포천소방서에는 아주 값지고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 7월 24일 새벽 심장마비로 쓰러진 형을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의용소방대원 신현일씨에 대한 '하트 세이버 인증서' 수여식이었다.일동면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테리어 기술자인 신현일씨는 함께 사는 형 신윤한(57)씨가 심장마비로 쓰러졌을 때 소방서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을 즉각 떠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119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침착한 응급처치로 경이로운 기적을 만들어냈다.심폐소생술의 '골든타임'은 고작 4~6분이다. 국민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는 1천362개의 119구급대가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간호사와 응급구조사 등 전문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119구급대가 골든타임 내 환자에게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는 확률은 현재 36.8%에 불과하다고 한다.더욱이 소방관서가 원거리에 위치한 농·어촌, 산간지역의 골든타임 내 도착률이 대도시와 비교해 상당히 부족한 현실을 고려하면 응급상황에서 가족이나 주변인들에 의한 적절한 처치는 환자의 생사를 가를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 선진국이 심정지 환자 등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을 하는 이유다. 만일이라도 있을지 모르는 내 가족과 이웃의 응급상황에 대비해 둬야 하기 때문이다. 심폐소생술과 심실제세동기(AED) 사용법은

  • [특별기고]경기복지재단 대표는 복지전문가 임용이 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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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경기복지재단 대표는 복지전문가 임용이 순리 지면기사

    전문·정체성 없는 '퇴직공무원 낙하산 자리' 전락임원 선임, 정치권 영향 최소화 위한 제도장치 필요우리사회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급변기에 놓여 있다. 또한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로 대변되는 뉴노멀(New Normal)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는 복지가 추구하는 사회통합이라는 가치추구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올해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벌인 세기적 바둑 대국에서의 충격적 패배는 인공지능 기술의 진전을 온 국민에게 각인시켰다.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제4차산업혁명, 산업구조의 혁명적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러한 경제·사회적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복지현장에서는 이제 '지속가능한 복지'가 시대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서구 복지국가는 과거 고도성장기부터 점진적으로 복지지출의 증가가 이루어져 왔다. 이와 달리 GDP대비 복지지출이 OECD 평균의 절반에 못 미치는 우리나라는, 장기 저성장 시대에서 급증하는 복지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런 도전적 상황에 대응해 지방정부 차원의 복지기획력 제고의 필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경기도가 당면한 지역간 복지격차를 해소할 방안을 모색하고 초저출산·초고령화 사회의 위험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고 변화된 복지수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복지 싱크탱크의 역할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경기도차원에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 바로 경기복지재단이다. 경기복지재단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으로 2007년에 설립되어 도민의 복지수요 부응과 복지서비스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재단은 해마다 늘어가는 복지예산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복지 사각지대의 발생과 낮은 복지 체감도를 극복하여 모두가 잘사는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사회복지 전달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한 실천적인 방법으로 공공과 민간 사회복지 현장과의 긴밀한 연계로 서비스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기복

  • [열린마당]나도 때로는 건방지고 싶다
    칼럼

    [열린마당]나도 때로는 건방지고 싶다 지면기사

    '저수하심(低首下心)' 이란 말이 있다. "머리를 낮추고 마음을 아래로 향하게 하다"라는 말로 머리 숙여 진심으로 복종한다는 의미이다.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패닉상태인 가운데 얼마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 청사를 들어가면서 한 기자를 향해 눈을 부라리는 모습이 TV에 비쳐졌다. 무소불위 권력으로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책임자가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한 방자한(?) 행동에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반성은커녕 건방진 모습의 행동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우리는 늘 자기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주장을 펴면서 살아가지만, 자신과 다른 생각의 사람을 설득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자기의 주장만 과다하게 내세우다 보면 상대로 하여금 건방진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기본 심성이 건방지다면 그건 이야기가 달라진다.세월호 사태 수습을 위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었던 분이 전관예우 문제로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내가 젊었을 때 너무 건방졌던 것 같다"고 고백했던 기사가 떠오른다.1930년대 뉴딜정책을 통해 대공황을 극복했고 제2차 세계대전의 연합국 지도자로 세계 평화에 기여한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대통령에 관한 일화도 가슴에 와 닿는다. 어느 날 루스벨트는 평소 존경하는 선배의 집을 찾았다고 한다. 집안을 들어서려는데 문이 너무 낮아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는데도 그만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화가 난 루스벨트가 낮은 문을 탓하자, 선배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비록 아프기는 하겠지만 교만하지 말고 언제나 '저수하심(低首下心)'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네. 겸양지덕(謙讓之德)의 절실함을 설파한 말이 아닌가 싶다.오동지 설한풍(雪寒風)에도 아랫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 습관이 나에게는 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상대방에게 건방지다는 모습으로 보일까봐서이다.알면서도 모르는 체, 모르니까 모른다고 하는 겸양과 솔직함이 때로는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상대방이 서운함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