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수요광장] 경기도 대학유치사업 이대로 좋은 것인가? 지면기사
비수도권과의 갈등으로 인해수정법이 유지·강화 된다면수도권 경쟁력 약화시키는 단초큰 틀에서 대학유치 재검토 필요사업 포기로 지방대와 연합 등새로운 상생발전 방안 바람직얼마 전 남양주시에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던 양정 역세권개발사업의 최대 핵심현안인 서강대 유치사업이 서강대 이사회의 반대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이사회에서는 확실한 재정지원방안과 대학구성원의 동의를 전제로 반대하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이 수립된다면 다시 논의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 시흥시의 배곧신도시에 유치하기로 했던 서울대의 경우도 최종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답보상태에 있다. 이뿐 아니라 이화여대, 건국대, 광운대, 서울과기대 등 서울에 소재하고 있는 많은 대학이 경기북부에 일부 대학이나 학과를 이전하기로 했던 계획을 모두 취소했다.서울에 있는 대학이 경기도에 이전하기로 한 계획을 취소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학이전에 따른 재정지원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초기에 생각했던 것보다 비싼 땅값이나 대학이전에 따른 기반시설 구축이나 지원방안 등이 대학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취소하곤 했다. 이에 따른 피해는 모두 주민들의 몫이다. 이 시점에서 대학유치의 득실을 다시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현재 대학사정은 대학유치를 계획했던 시기와 많이 달라졌다. 대학 학령인구의 감소로 2023년까지 대학 정원을 약 16만명 가량 줄게 되어 100~150개의 대학이 사라져야 할 운명이다. 대학의 정원축소를 피할 길이 없다. 당연히 수도권에 있는 대학의 입학정원도 교육부의 구조조정원칙에 의해 축소해야 한다. 정원축소를 하면 시설과 공간이 남아도는데 과연 비싼 돈 들여 분교를 설립할지 궁금하다. 또한 대학교육이 오프라인를 통한 강의보다는 온라인 교육이 강화될 전망이고, 인공지능의 발달로 지식을 습득할 다양한 방안이 생겨 대학입지는 대대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이런 여건변화를 감안하면 서울 소재 대학의 경기도 분교설립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반해 지방대의 경기도 이전은 잘 진행되어 왔다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혼구유언: 중매하는 이가 말을 할 것이다 지면기사
이번 주 월요일 부산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강도가 70년대 이후 관측 이래 가장 컸다고 한다. 예전 기록을 찾아보면 이보다 크다고 여길만한 지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관측기계가 정착된 이후의 기록으로 이야기할 때 그렇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원주민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인간의 생명이나 재산 등의 안전과 관련한 문제는 그 기준을 잡을 때 방만하게 하면 위험하다. 70년대 이후 최고라고 해서 그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반도의 지진에 관한 강도의 기준을 높여야한다는 의미이다.주역에 지진(地震)에 관한 진괘(震卦)가 있는데 천지가 진동(震動)하는 재난이 찾아왔을 때의 상황과 대처에 관한 괘이다. 먼저 사람은 두려워할 것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래야 그 두려움을 무사히 지난 뒤에 웃으며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몸에는 아직 지진의 피해가 없더라도 이웃에서 지진이 나면 그것을 경계로 지혜로운 사람의 말을 듣고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잘 갖추어놓고 대비하라고 하였다. 이것을 혼구유언(婚구有言)이라 하였다. 이웃에 오면 얼마 후 나에게도 오는 것이 지진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경인칼럼] 핵과 사드의 정치학 지면기사
한·미, '사드=북핵 방어용' 논리로 중·러 설득 실패김정은 무모한 도발 막을 수 있는 '中 영향력' 여전전략적이고 유연한 사고로 대외적 위기 대처해야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사드 배치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여야 영수회담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미의 사드 배치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의 정치학은 군사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1차 방정식이 아니다. 군사와 안보는 같은 개념이 아니다. 군사적 관점은 재래식, 비대칭 등의 군사력 비교에 근거한다. 그러나 안보는 정치·경제·외교·군사의 모든 면을 고려해야 하는 개념이다. 1차원적인 군사적 관점에서 사드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주의의 상징이라는 정치외교적 관점은 북핵 못지않게 중요한 개념이다. 강 대 강의 군사적 대치의 심화는 미·중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한반도의 긴장 수위는 임계점을 향해 치닫게 될 것이다. 사드가 북핵 방어용이라는 한·미 정부의 논리는 시진핑과 푸틴을 설득하지 못했다. 중국은 사드가 미국과 중국의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에 의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깬다고 보고 있다. 한·미가 아무리 사드를 북핵과 미사일 방어용이라고 해도 중국은 미국이 동아시아의 패권을 위해 미사일 방어체계(MD)를 구축하려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 배치 반대를 '대안없는 정치공세'로 규정했다. 새삼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의미할지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박 대통령의 사드 관련 중·러 등과의 정상회담에서 보인 태도는 전략적이지 못하다. 스스로 운신의 공간을 좁히는 전략적 우를 범할 개연성을 높일 뿐이다. 굳이 우리가 나서서 사드 배치를 주장할 필요가 없다. 중국의 인식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는 한미동맹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군사·외교·경제 등 한국의 전략적·안보적 이해에 부합한다. 북
-
[기고] 핑계행정 아닐까? 지면기사
인천시는 지난달 15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새 명칭 공모를 마쳤다. 회관 측은 송도에 위치한 '아트센터 인천'과의 차별화 등을 위해 명칭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인천시는 약 6천억 원을 투입해 차별화된 문화시설을 짓고 있다. 이미 주상복합, 특급호텔, 오피스텔, 호수를 완성했고, 아트포레, 예술인 주거, 인공해변도 추가추진 중이며, 일대를 문화·예술가 도시로 만들고 있다. '거대한 문화인천 프로젝트'다. 그런데 명칭을 두고 말이 많다. 인천시는 적당한 이름이 응모되지 않자 시상식 현장 즉석에서 '아트센터 인천'이란 명칭을 확정했다. 이미 마포, 밀양 등 타 지자체와 엘지, 두산 등 기업이 쓰는 '○○아트센터'라는 이름을 흉내 낸 것이다. 서울 것을 본떠 '예술의 전당 인천' '세종문화회관 인천'이라고 한 것과 똑같다. 인천시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다. 문화·예술분야는 독창성, 창의력이 생명 아니던가. 그런데 명칭부터 흉내 내서 되겠나.논란이 일자 정창일 시의원은 재선정을 요구했다. 그러자 인천시는 BI, 즉 로고작업이 완료됐다며 거부했다. 그런데 그 BI는 검정색, 줄무늬, 알파벳, 이니셜 등을 활용한 것으로 다른 기업에서 사용하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 표절인지는 알 수 없으나 독창적이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이처럼 변경요구에 복지부동하던 인천시가 변경에 나섰다. 그런데 '아트센터 인천'이 아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이름을 바꾸겠다고 한다. 이 회관의 영문은 'Incheon Culture & Arts Center'다. 즉 'Arts Center Incheon'과 똑같은 것이다.황흥구 문화위원장은 아트센터 인천을 변경하라고 했더니 왜 애꿎은 문화예술회관을 변경하느냐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 둘의 영어표기가 같다는 것은 그동안 시민들도 계속 지적했던 바다.이처럼 시민, 시의회, 언론에서 한목소리로 합리적인 지적을 한다면 즉시 수용하고 올바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 정도행정이다. 여론을 수렴해 행정방향을 수정하는 것은 소통행정이자 칭찬받을
-
[자치단상] 국책사업 밀어붙이기 더는 없어야 지면기사
LNG저장탱크 증설, 가스公·시·정부 전방위 압박필사즉생 각오로 임해 안전성 '특등급'으로 상향특별지원금 등 성과 얻었지만 '주민 안전' 최우선연수구는 지난 2일 한국가스공사의 LNG 저장탱크 증설과 관련된 건축허가 신청에 대해 승인하기로 했다.지금껏 필자가 이처럼 '선택'이라는 단어가 가진 무게감을 실감한 적이 없었다. 과연 구청장으로서 구민들의 뜻을 얼마만큼이나 헤아린 것일까?무엇보다 이번 '선택'을 반대하는 구민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구민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인 '안전'에 대한 위협을 과거 인천 시의원 때부터 체험한 필자로서는 그 누구보다 절실히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반대를 해오던 구청장이 힘들게 선택한 결정이라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위한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었고, 이제는 믿어봐 달라"고 구민들에게 말하고 싶다.그동안 안전 문제에 대한 연수구의 계속된 보완 요구에 따라 가스공사는 주요 설비에 대한 안전성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증설되는 저장탱크는 내진 설계 부분에서 애초 1등급 설계 기준을 특등급 이상으로 조정했는데, 이는 5천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강력한 지진에도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또 관련 건축 구조물이나 기계설비 등도 특등급으로 상향 조정해 안전성을 높였으며, 초속 30m의 바람을 견디도록 설계됐던 부분도 초속 45m 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상향됐다. 이는 또한 대한토목학회를 통해 안전성 검증을 받았다.이쯤 되면 안전에 관한 하드웨어는 거의 완벽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지난 2005년에 있었던 가스누출사고나 혹은 그 이상의 상황이 더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안심해도 될까? 큰 사고 1건이 나기까지 29건의 작은 사고와 300건의 징후가 존재한다는 '하인리히 법칙'은 재난상황에 대한 예측과 예방이 어느 정도는 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그러나 문제는 LNG 저장기지의 경우 그러한 전조증상을 일반주민들이 알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2005년의 사고가 1건의 큰 사고인지 29건의 작은 사고 중 하나인
-
[기고] 가족에 대한 신뢰가 사회의 '갑질'을 줄인다 지면기사
'갑질'이란 갑을 관계에서 파생된 말이다.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는 입장을 이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부당하게 쓰는 것을 말한다. 승무원을 겁박하고 항공기를 돌리게 한 항공 회사 임원, 제자에게 고문을 가하고 인분을 먹인 교수 등 우리 주변에서 갑질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은 가족관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112종합상황실에 부모와 자녀의 갈등관련 112신고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살려주세요?" 하고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여학생이 울먹이고 있었다. "이젠 괜찮아요." 머뭇거리며 예기를 했고, 옆에서 "뭐 하는 것이냐!" 하면서 엄마가 전화기를 빼앗았다. 엄마와 통화를 시작했다. "자녀와 다툼이 있었나요?"라고 물었을 때, 어머니는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애가 이상해요. 공부하라고 해도 하지 않고 자꾸 학교에 가는 것을 거부해요." 아이와의 문제가 있음을 직감하고 아이와 조금 떨어져서 통화하기를 권했다."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무슨 문제가 있는지 대화를 시도해 보세요?"라고 답해줬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좌절을 당했을 때 아무에게도 말을 잘 못하고 작은 일에도 화를 내는 경향이 있다. "아니에요 그럴 리가 없어요?" 부모님은 자신의 자녀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공부하기 싫다고 해서 내가 소리를 쳤다"라고 말을 했다. 112에서는 우선 집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순찰차를 현장에 보냈다. 기성세대가 아래세대와 갈등이 있는 경우 말을 듣지 않고 반항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래 세대들이 기성세대와 동일한 가치관을 가질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이 착각은 기성세대들은 경험이 적은 아래세대 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후배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되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그러나 아래세대와 갈등을 줄이려면 인격체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기성세대들이 자신의 욕망을 아래세대에게 강요하면 참지 못하고 덤벼드는 것이다. 그러면 기성세대들은 당황해서 무력으로 제압을 하거나 막말을
-
[발언대] 웃음으로 봉사하는 바르게살기운동 지면기사
21세기는 스마일(Smile)이 경쟁력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웃음은 통역이 필요없는 유일한 세계 공용어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80년 인생 중 화내는 시간 약 5년, 일하는 시간 약 23년, 근심·걱정하는데 약 6년 7개월, 화장실에서 약 3년 6개월, 잠자는 시간 약 20년을 보내고 웃는 시간은 겨우 89일 정도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는 동안 단 89일만을 세상의 모든 사람과 소통하고 있는 셈입니다. 의학계에 의하면 웃는 순간 혈액 속의 NK세포 숫자가 증가하고 뇌하수체에서 엔돌핀과 엔케팔린 등의 천연 진통제가 생성된다고 합니다. 자연 살상 세포인 NK세포의 수가 늘어나 암세포를 살상하게 되므로 사전에 암을 예방하거나 사후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실제로 100살 이상 사신 분들의 공통점은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낙천적인 성격이라고 합니다. 웃음이 많은 사람은 대인관계가 좋아 심리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으므로 정신적 그리고 신체적으로 건강해져 장수할 수 있다는 결과입니다. 링컨 대통령은 "내게 웃음이 없었다면 나는 인생의 실패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웃음으로 극복해 냈습니다. 웃음에 관한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웃음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호쾌한 웃음은 10분의 운동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15초 동안 호탕하게 웃으면 몸속의 650개 근육 중 231개가 움직여 에어로빅이나 조깅 혹은 자전거를 타는 것만큼 근육이 이완되고 피가 잘 돌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웃음을 생활화한다면 개인이나 조직 모두가 건강해지고 그로 인해 생산성도 향상될 수 있을 것입니다.마지막으로 웃음의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한 원칙을 소개합니다.첫째, 크게 웃고. 둘째, 길게 웃고. 셋째, 배와 온몸으로 웃고. 넷째, 모여서 함께 웃자이 원칙을 따르면 최대 33배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하니 바르게살기운동 회원들이 웃음으로 무장해 봉사활동을 신바람 나게 한다면 진실·질서·화합의 정신은 더욱 빛나리라 확신합니다./이상일 바르게살기운동 경기도협의회 부회장이상일 바
-
[시인의 연인] 들국화 지면기사
너 없이 어찌/이 쓸쓸한 시절을 견딜 수 있으랴너 없이 어찌/이 먼 산길이 가을일 수 있으랴이렇게 늦게 내게 와/이렇게 오래 꽃으로 있는 너너 없이 어찌/이 메마르고 거친 땅에 향기 있으랴도종환(1955~)누구에게나 고향은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하나이며 어머니로 표상되는 곳이다. 태어나고 자라난 고향은 차마 돌아가고 싶은 동경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고향의 회귀 의식은 존재적 본능이며, 그 장소에 우물과 같이 '상상의 두레'로 날마다 퍼내도 '그리움의 샘물'로 고이는 이유는 마르지 않는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험하고 거친 인생길을 방황하다가 먼 하늘을 보며 쓴웃음을 짓고 쉴 수 있는 것도, 삶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고향이 하늘 너머에 있기에 그렇다. 고향이 있는 자, 혼자가 아니기에 "이 쓸쓸한 시절을 견딜 수 있"는 '무한한 에너지'이며, "이 먼 산길이 가을일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이랴. 고향은 기쁘고 즐거울 때 생각나지 않지만 지치고 힘겨울 때 "늦게 내게 와/이렇게 오래 꽃으로 있는" 꿈에도 잊을 수 없는, 변하지 않는 향수인 것이다. "이 메마르고 거친 땅에 향기" 가득한 것도, 이와 같지 않던가./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도종환(1955~)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 사외이사제도 필요한가 지면기사
정권 잡으면 '들러리' 공모절차로우수한 인재들 지원조차 안해엽관주의 인사를 해야하기 때문 대권 꿈꾸고 국민 삶 걱정한다면제2의 대우조선해양 사태 막을근본적 제도개혁 먼저 다뤄야사외이사제도가 올바른가. 감사제도가 올바른가.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운영·감시하는데 어떤 제도가 좋다고 생각하는가. 2010년 11월 일본 고베에서 개최된 국제상거래학회의 발표회장은 매우 뜨거웠다. 당시 공공기관의 사외이사 경험을 토대로 논문을 발표했다. 일본학자들 특유의 성실함과 관심이 증폭되면서 매우 진지하게 진행되었다.일본 학자들은 양 제도의 장단점은 물론 한국의 운영 경험에 대해 관심이 컸다. 나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감사제도의 강화가 올바른 선택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한국의 사외이사제도에 관심이 있었을까. 일본에서도 낙하산 인사가 문제가 되고 있었다. 그것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적 수단으로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그것이 고민거리였다.돌이켜 보면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 대한 개혁은 정권마다 큰 관심사였다. IMF의 뒤처리를 해야 했던 김대중 정부는 38개 공기업의 민영화와 11개 공기업에 대한 통폐합을 하였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물리적 통합보다 286개에 달했던 기관의 운영과 관리에 치중하였다. 그러나 정권마다 성과주의나 개혁을 핑계로 자기 사람 챙기기에 더 바빴다. 당연히 최고의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요소들에 의해 좌우되었다. 각종 선거공신이라는 명함을 매달고 한자리를 뜯어내는 전리품의 대상이 되었다. 사장, 상임이사, 상임감사 그리고 사외이사와 비상임감사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낙하산으로 채워진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최근 박근혜 정부에서는 주인 없는 기업들이 운영과 관리조차 되지 않았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대표적이다. 모두가 알맹이가 없는 맹탕 청문회라고 난리들이다. 그러나 낙하산 인사와 감사실 폐지의 문제점을 지적한 증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감사실을 폐지하면서 내부통제가 무너졌고, 청와대가 인사에 개입한 것이 결국 부실의 근본적
-
[김준혁의 역사산책] 사헌부 장령 김호, 대한민국 부장검사 김형준 지면기사
1687년(숙종 13) 3월 17일 사헌부의 정5품 지평으로 근무하는 김호(金灝)를 한 등급 승진시켜 정4품의 장령으로 임명하였다. 사헌부는 오늘날 검찰과 같은 기능을 하는 기관으로 '경국대전'에 시정(時政)을 논집(論執)하고, 백관을 규찰하고, 풍속을 바로잡고, 원억(寃抑)을 풀어주고, 유언비어 날조를 금하는 등의 일을 맡는다고 되어 있다. 이러한 직무에 따라 조정의 모든 관리의 비위 사실에 대한 탄핵감찰권과 일반범죄에 대한 검찰권을 아울러 행사할 수 있는 동시에 불복공소(不服控訴)에 대한 고등법원으로서의 구실까지 겸하는 등 국왕의 뜻을 받아 법률을 집행하는 법사(法司)로서의 기능을 갖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인사(人事)와 법률개편의 동의 및 거부권 등 국정 전반에 걸쳐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이처럼 중요한 기관이었기 때문에 사헌부의 관원 임명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강직한 젊은 엘리트들을 임명하였다. 특히 장령은 오늘날 검찰의 핵심인 대검찰청 부장검사에 해당하는 지위로 사헌부의 핵심 관료였다. 그래서 사헌부 장령이 조정의 회의에 참여하여 엄숙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대소신료들 모두가 떨었다고 할 정도였다.사헌부 장령으로 임명된 김호는 국왕 숙종의 국정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장희빈을 총애하다 못해 그녀의 오빠인 장희재와 그의 측근들이 권력의 중심이 되어 국정을 농단하는 것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그는 장령으로 임명된 지 7년 뒤인 1694년(숙종 20) 10월에 숙종에게 장희빈과 장희재 등의 권력농단에 대한 상소를 올렸고, 국왕 숙종의 무능한 국정 수행능력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하였다. 이로써 조정의 대신들은 김호를 사헌부 관원중 최고의 인물로 평가하였다.이와 같은 목숨을 걸고 파격적인 상소를 올린 김호를 장희재와 가까운 이조판서 유상운이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를 외직의 수령으로 보내 조정에서 간쟁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유상운은 인사권을 갖고 있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김호를 두 달 뒤인 12월에 전염병이 발생하여 수령으로 가면 죽을 수도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