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풍경이 있는 에세이] 연극 '쿄카이, 마음의 38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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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이 있는 에세이] 연극 '쿄카이, 마음의 38도선' 지면기사

    재일 인권운동가 최창화 목사조선인차별 투쟁 다룬 이야기일본인들 직접 연출하고 연기외국인들에 대한 차별 반성하고앞으로는 공생 도모하기 위해노력하겠다는 의지 담겨 있어재일동포 1세 고(故) 최창화 목사(1930~95)는 조선인 차별에 대한 인권투쟁에 생애를 바치는 한편 다른 쪽으로는 뿌리 깊은 트라우마에 시달린다.그러한 아버지를 이해하는 데 장녀 최선애 씨는 어려움이 많다. 자라난 곳은 후쿠오카의 재일 대한교회로 그녀는 가난 했지만 피아노교습을 받았다. 그 작은 교회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알코올 중독 남편의 폭력을 피해온 여성, 적에게 쫓기는 야쿠자 등 사회의 약자를 받아들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교회 밖으로 활동을 확대한다. 조선인 광부의 유골을 모아서 위령제를 지내고 재일 한국인 참정권을 주장하며 '최창화'라고 정확한 한국어 발음을 내지 않는다고 NHK를 대상으로 1엔의 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그녀는 아버지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를 지원해주는 사람이 일본인인데 적으로 만드는 것은…' 이라고 망설였었다. 그러나 최선애씨 자신도 지문 날인을 거부하고 미국유학을 간다. 그로부터 14년간 영주권을 빼앗겼다. '나'의 마음과 신체를 만들어 주고 사상이나 음악을 키워 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빼앗아 가버린 국가란 얼마나 잔혹한 것인가? 그런 아버지와 딸의 번민을 그린 연극이 '쿄카이, 마음의 38도선'이다. 얼마 전 '쿄카이, 마음의 38도선'이 동경예술극장에서 개최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1984년부터 일본에 근무하면서 필자가 꼭 보고 싶은 연극이었다. 최 목사는 이 연극에서 재일 한국인 차별 김희로 사건(1968년)이 발생하자, 인질들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겠다는 그를 설득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현장으로 향하면서 시작한다.동경 예술좌(藝術座)의 극작가 야마타니 노리코씨는 "사람답게 살기 위한 권리는 신분이나 국적에 관계없이 인간이면 누구나 갖는 권리라는 진실을 기득권·차별화 사회에 호소해 온 최 목사에 대해 사람들이 알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최목사의 역할을 한 일본 배

  • [기고] 수도권교통본부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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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수도권교통본부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 지면기사

    대중교통 중심의 수도권 광역교통체계를 확립하고, 수도권 자치단체 간 교통정책의 협의 지연에 따른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하고자 2005년 2월 행정자치부 승인에 따라 설립된 조직이 수도권교통본부(조합)다. 올해 12년차를 맞이한 수도권교통본부에 대해 그동안 경기도의회는 수많은 조직·운영 상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나아지는 점도 없고, 심지어 갈수록 조직의 설립 취지마저 훼손돼가고 있음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매번 경기도를 비롯한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의 단체장들은 선거철마다 가장 큰 공약 중 하나로 '교통' 문제를 들고 나온다. 수도권 시민들도 가장 큰 해결 과제 중 하나로 수도권의 교통문제를 손꼽을 정도인데 과연 그동안 수도권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만들어진 수도권교통본부는 무슨 일을 해 왔으며, 무슨 성과를 거뒀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이제 12년차를 맞이한 수도권교통본부의 폐지를 끊임없이 주장하는 이유는 단순한 그동안의 성과나 실효성 없는 조직의 문제에 있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은 차치하고라도 수도권교통본부에 대한 3개 수도권 지자체들의 존립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단순한 인사 적체 해소 창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본부의 설립 이후 올해 말 기준으로 약 12년 동안 16명의 본부장이 임명됐다. 2년 단위로 3개 지자체가 번갈아가며 본부장을 임명하는 상황에서 본부장의 평균 재임 기간이 약 9개월에 불과한 것이다. 그간 서울특별시의 경우 4년 동안 4명의 본부장을 임명, 평균 재임기간은 약 1년 정도였다. 인천광역시의 경우는 처음 임명된 1명의 본부장이 2년을 근무한 반면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는 4명의 본부장을 임명, 평균 약 6개월의 짧은 기간을 근무하고 있다. 우리 경기도의 경우는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더 크다. 그간 4년 동안 총 7명의 본부장이 임명돼 평균 재임 기간이 약 6.8개월에 불과했다. 심지어 25일짜리 본부장도 임명

  • [열린마당] 하고 싶은 말과 듣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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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마당] 하고 싶은 말과 듣고 싶은 말 지면기사

    음식점 메뉴판을 보면 메뉴가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느낀다. 손님이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하면 요리사가 좋아하는 메뉴냐 아니냐는 상관없이 성실하게 만들어 내놓는다. 손님의 입맛에 맞는 좋아하는 메뉴 제공이야말로 음식점의 성공 비결 중에 하나다.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삶을 위해 음식점의 메뉴와 같이 인간관계를 염두에 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제는 내가 내놓고 싶은 메뉴가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메뉴를 제공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말은 자신의 입을 통해 밖으로 나와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그 영향은 상대방보다 자신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다. 듣고 싶은 말 한마디는 말을 하는 자신과 듣는 사람 모두를 기분 좋게 하고 서로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하지만 우리는 가끔 내가 좋아하는 말이라면 상대방도 좋아할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얘기를 꺼냈다가 종종 커다란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우리가 언론을 통해 매일 접하는 여야, 노사문제는 말할 나위가 없고 부부, 부모와 자식, 교사와 학생 간의 문제들도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기 때문에 벽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말과 듣고 싶어하는 말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반면 상처를 주는 말에 익숙한 편이다. 우리들이 듣고 싶은 말은 마음을 넓히면서 상대방을 배려해 주는 "미안하다"다. 요즘 자신이 잘못했거나 실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오히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게 어때서?"라며 자기를 옹호하기에 바쁜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예전 어떤 종교지도자가 전국의 과수원에 있는 사과를 모두 사서 교인들에게 나눠준 일이 있었다고 한다. 말로 사과를 못 하므로 사과를 먹으면서 서로 사과를 하라는 뜻이었다. 과수원의 사과를 모두 사들여 나누어 주었지만 부족하자 이번에는 배를 사서 사과를 받지 못한 교인들에게 "배로 사과드린다"는 메시지와 함께 전달했다고 한다.우리가 가장 못 하는 말이 "미안하다""감사한다""사랑한다"란 말이다. 평상시에

  • [발언대] 시민 행복 체감지수 높이는 '현장 기동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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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시민 행복 체감지수 높이는 '현장 기동점검' 지면기사

    인천시 감사관실은 작년 1월부터 매월 넷째 주 토요일을 '현장 기동점검의 날'로 정하고, 전 직원이 관내 민원 현장을 찾아 생활 속 시민 불편사항과 기업 애로사항을 발굴·해결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현장 기동점검을 통해 총 1천51건의 시민불편·개선사항을 발굴해 1천33건을 해결했으며, 올해도 1월부터 7월까지 총 609건을 발굴해 조치 중에 있다. 이러한 인천시 공무원들의 현장 기동점검 활동 노력과 성과를 아는 시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재작년부터 시민감사관으로 활동했지만 지난 6월 16일 시민감사관 연찬회에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그 자리에서 동료 시민감사관들의 자발적인 참여 신청이 있었고, 지난 6월 말부터 시간이 허락되는 시민감사관들은 감사관실 공무원과 함께 각자 거주하는 지역의 시민불편사항을 찾는 데 동참하고 있다.6월과 7월, 아직 두 번에 불과하지만, 공무원들과 함께 우리 지역 현장 곳곳을 둘러보면서 시민 불편사항과 기업 애로사항을 찾는 것이 숨겨진 보물(?)찾기처럼 나름 재미도 있었고, 내가 찾은 불편사항들이 개선되는 것에 보람과 만족감도 얻었다.7월 현장 기동점검에서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감사관실 공무원들과 함께 부평구 원적산 공원시설에 대한 점검을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던 중, 주택가 골목길에 쓰러져있는 시민을 발견한 것이다. 우리 일행이 차에서 내려 그 시민의 상태를 확인해 보니, 복부에 상처를 입었는지 복부를 움켜쥔 손에는 피까지 묻어 있었다. 즉시 112와 119에 신고했고, 그 시민이 119구급대원과 경찰에 의해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현장을 수습했다.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을 인천시 공무원과 시민이 서로 협력해 신속히 대응하면서 오랜만에 상부상조의 공동체 문화를 접했고, 따뜻한 인천 지역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것에 뿌듯함도 느꼈다.우리 사회는 그동안 빠르게 변화했다. 무엇보다도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됐다. 과거엔 도시민이더라도 대부분 농촌 출신이었기에 이웃사촌이란 말의 의미를 알고, 상부상조의 전통적인 공동체 마을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농

  • [경제전망대] 그래도 중국! 그리고 수출시장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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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전망대] 그래도 중국! 그리고 수출시장 다변화! 지면기사

    '2016 G-FAIR 상해' 대성공사드 이슈로 中반응 우려 불식국내 총수출액 25% 최대교역국무역의존도 높으면 위기 올 수도기업들 6개국 8개 GBC 활용수출시장 다변화 위해 노력해야"최근 사드 배치 관련 이슈로 이번 전시회에 약속한 중국 바이어들이 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준비해 온 샘플이 동이 나 진땀을 흘렸습니다. 다른 해외전시회 보다 높은 퀄리티의 바이어들이 방문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지난 8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중국 상해에서 열린 '2016 G-FAIR(대한민국 우수상품전) 상해'에 참가한 기업인의 말이다. 경기도가 주최하는 G-FAIR 상해가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니 행사를 준비한 기관의 책임자로서 기쁘기 그지없었다.전시회에서 만난 한 중국 홈쇼핑 관계자는 "최근 한·중 간 정치적인 이슈로 한국 제품을 홈쇼핑에 지속적으로 내보내기에는 분명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한국 제품은 기본적으로 신뢰할 수 있고 인기가 많아 제품 발굴을 멈출 수 없다"며 G-FAIR 상해 참가 계기를 전했다. 양국 간 어려운 정치적 상황 속에서도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해 주고 전시회에 찾아와주니 이 또한 감사할 따름이었다.'2016 G-FAIR 상해'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가 넘쳤다. 2천여 명의 바이어가 전시장을 찾았으며, 2만 명이 넘는 참관객이 찾아와 연일 북새통을 이뤘다. 그 결과 총 6천41건의 상담과 8천136만달러의 상담성과를 거뒀다.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경기통상사무소인 GBC 상해의 노력이 크다. GBC 현지 직원들은 바이어 매칭을 위해 직접 바이어를 찾아가는 것은 물론, 한 기업의 바이어 섭외를 위해 무려 200통이 넘는 전화를 건다. 그래서 GBC 상해 사무실 전화번호는 중국 기업들 사이에 스팸리스트로 올라가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화 통화가 잘 안 돼 바이어 섭외가 어려워져 큰일이라며 걱정하는 GBC 상해 소장의 상기된 얼굴이 지금도 아른거린다.인구 13억명에

  • [특별기고] 개정된 지방재정법 시행령, 권한쟁의심판 이후 시행돼야
    칼럼

    [특별기고] 개정된 지방재정법 시행령, 권한쟁의심판 이후 시행돼야 지면기사

    민선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지도 20년이 지났다. 군부 쿠데타로 중단됐었던 지방자치는 지난 1995년이 되어서야 제도로서 모습을 갖추며 부활하였다. 우리 헌법은 민주주의의 육성과 발전의 요람이요 국민주권의 지역적 구현인 지방자치제도를 보장하고 있고 자치 입법권·조직권·인사권·재정권은 지방자치의 본질적 내용을 구성한다. 그렇다면 정말 내실 있게 지방자치제도가 잘 구현되고 있을까. 지방자치단체는 그 고유사무를 비롯하여 법률에 의해 국가의 위임을 받아 처리하는 상하수도, 교통, 도시 계획, 복지 등 전문성을 요하는 사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무들을 원활히 수행하고, 새로운 정책을 개발해 사업을 추진하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세출·세입의 자치가 허용되지 않아 중앙정부로부터 재원을 받기 위한 노력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설상가상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개입하여 일방적으로 국가 사무를 이양하고, 집행하도록 하면서도 재원부담은 상당부분 지방재정으로 미뤄버렸다. 특히 인구 50만명이 넘는 대도시의 경우 떠안게 되는 특별한 사무의 종류는 더욱 많다. 이번 수원시, 성남시, 화성시가 막중한 국가사무와 쥐꼬리만한 재정교부금에 더는 버티지 못하고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청구의 대상이 된 지방재정법시행령 개정안은 중앙정부의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과 위헌적 행보를 보여주는 처사로 헌법 적합성이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도 교부단체는 중앙정부가 정한 일정한 기준에 따라 지방교부세를 보조받음으로 세입부족분을 보전받지만 불교부단체가 되어 버린다면 한 푼의 지방교부세도 받지 못하고, 오직 시군조정교부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불교부단체의 재정상태가 마냥 양호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에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서는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에 대한 사무 및 재정특례로 국가 등의 사무를 좀 더 이양하면서 재정보전금 이외에도 도세 중 일정비율을 추가로 확보하여 해당 시에 직접 교부하도록 하고 있기까지 하나 현재까지는 실현되지 않고 있으며 겨우 조정교부금을

  • [경인칼럼] 청산 시급한 삼베 수의문화
    칼럼

    [경인칼럼] 청산 시급한 삼베 수의문화 지면기사

    우리 고유문화 아닌 일본의 한국 식민통치 유산한민족 충효사상 폄훼하기 위해 강요한 불순 의도유족들 악덕 상혼에 시달리고 정부는 수수방관"집에 강아지를 키우는데 식구들이 예뻐하니까 자기도 사람인줄 안다." 모 애견마니아의 전언이다.반려동물시장이 뜨겁다. 국내의 반려동물 수는 2천만 마리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핵가족화와 고령화, 1인 가구 등이 증가한 때문이다. 경제난까지 겹치면서 애완동물이 사람들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는 것이다. 농협경제연구소는 반려동물산업이 2015년 1조8천억 원에서 2020년에는 무려 6조원으로 전망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소통하는 동물교감사, 동물매개치료 심리상담사,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등이 유망직종으로 뜨고 있다. 동물장례식장이 점증하면서 동물용 삼베수의 가격도 천정부지이다. 애견들이 자신을 사람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 싶다. 삼베수의가 우리 고유의 문화가 아니라는 주장은 충격이다. 최연우 단국대 전통의상학과 교수는 삼베수의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통치 유산이라며 조속한 청산을 주장했다. 근거로 1474년(성종5)에 완성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를 들었다.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이벤트행사인 관혼상례의 경우 고려 이전까지는 일정한 형식이 없어 불교식, 유교식 혹은 지역별, 가문별로 제각각이던 것을 조선정부가 유교교리에 근거해 신분별 표준예법을 확정한 것이다. 곽명숙 박사는 조선시대에 조성된 분묘들의 출토복식 중에서 삼베수의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최 교수의 주장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했다.조선시대에는 왕으로부터 일반 평민에 이르기까지 수의로 최고급의 비단이나 명주 등을 사용했다. 상례(喪禮)란 영원히 이승을 하직하는 고인에게 가족과 친지들이 지극정성으로 치루는 마지막 통과의례여서 사자(死者)를 혼례 때처럼 성장(盛裝)시켰던 것이다. 실학자 이덕무는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여성 망자의 경우 "예전에는 시집올 때 입었던 옷을 소렴(小殮)에 사용하기도 했다"고 기록했다. 혼례복을 수의로 입는 것을 미풍양속으로 치부하는 등 생시(生時)의 복식을 수의로 사용했던 것이다

  • [기고] 도민 절반 사는 택지개발지구, 삶의 질 높여야
    칼럼

    [기고] 도민 절반 사는 택지개발지구, 삶의 질 높여야 지면기사

    경기도 첫 번째 택지개발사업은 1981년 4월 11일 수원 매탄1지구에서 시작됐다. 경기도에는 지난 35년 간 1989년 분당 등 5개 신도시를 비롯해 149개 지구 159㎢가 준공됐다. 입주민은 384만 명에 달한다. 현재 개발 중인 46개 지구 166㎢를 합하면 거의 '1억평(325㎢)'에 이른다. 모두 완공 시 입주민은 610만 명이다. 경기도 인구 2명당 1명이 택지개발지구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셈이다. 택지개발사업은 1990년 70.4%였던 주택보급률을 24년 만에 97.8%(2014년 기준)로 끌어올리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반면에 자연환경 훼손, 획일적 개발, 일자리 없는 베드타운 양산이라는 비판도 따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택지개발 수요는 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서울의 가파른 집값 상승과 전·월세 파동으로 인한 인구 유입 요인이 많고, 점점 늘고 있는 1인 가구도 택지개발의 필요성 중 하나이다. 10여 년 전 전국적으로 뉴타운 개발이 화두에 오르면서 떠오른 콘셉트가 바로 일자리이다. 과거 도시 외곽지역을 활용한 대규모 수용방식에서 벗어나 직주 일체를 추구해온 것이다. 최근 택지개발방식의 패러다임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족기능에 테마와 비전을 갖춘 수요자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일자리가 넘치는 직주일체형 개발은 물론이고, 택지개발지구의 쾌적한 환경과 안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패러다임의 방향을 '수요자 중심, 삶의 질 향상'에 맞추고 있다. 우선 사회적 약자의 주거난 해소를 위한 행복주택, 따복하우스, 뉴스테이 등 임대주택 공급 위주의 소규모 공공주택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중요한 것이 택지개발지구 입주 전부터 입주 후까지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사후 서비스'라 할 것이다. 경기도는 2012년부터 택지개발지구 최초 입주 1년 전부터 기반시설과 공공시설 등이 제대로 갖추어졌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매월 1회씩 사업시행자와 행정기관, 관련 유관기관이 모여 입주지원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입주 중인 지구에서는 매 분기별로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학이불행:  배우고도 실행하지 못함
    칼럼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학이불행: 배우고도 실행하지 못함 지면기사

    중용이란 책에 보면 사람이 도리를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을 일치하기 위해서는 배우기를 좋아하고, 힘써 행하고 그러지 못할 때에는 부끄러움을 알아야한다고 해서 이 세 가지가 지혜(知)와 어짊(仁)과 용기(勇)에 다다를 수 있는 추동력이라고 하였다. 이 세 가지를 완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세 가지를 삼달덕(三達德)이라고 한다. 공자의 제자들 가운데 가장 부자가 자공(子貢)이었고 가장 가난한 제자로는 원헌(原憲)이었다고 한다. 자공은 공자가 도를 펴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가장 마지막까지 공자를 모신 제자로 학식도 뛰어났다. 반면 원헌은 부끄러움을 알았던 제자로 논어에도 공자에게 부끄러움에 대해 묻자 부끄러움은 나라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굴러가지 않는데도 녹만 받아먹고 있으면 그것이 치욕이라고 대답하는 대목이 있다. 자공이 배우길 좋아하는 知를 추구했다면 원헌은 치욕을 아는 勇이 있었다. 하루는 화려한 치장을 한 수레를 타고 자공이 원헌이 사는 집을 찾아왔다. 마중 나온 원헌의 옷은 남루하고 신발도 떨어져있었다. 그러자 자공이 물었다. "어찌 병이 들어있습니까?" 그러자 "재산이 없는 것을 가난이라 하고 배우고도 행하지 못함을 병들었다 하는데, 나는 가난한 것이지 병든 것이 아닙니다"하였다. 진짜 병든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수요광장] 이대 '미래라이프대학' 사태로 본 교육부 대학 지원사업 문제
    칼럼

    [수요광장] 이대 '미래라이프대학' 사태로 본 교육부 대학 지원사업 문제 지면기사

    평생교육 사업취지 좋더라도대학 상황·시기 상관없이무조건 재정 지원 빌미로성과위주 정책 밀어붙여 비난교육부, 명확한 입장 표명과재발방지 위한 대책 마련해야이화여대가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의 일환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둘러싸고 학생들과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달 말부터 시작된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은 학교 측이 설립 계획 철회를 결정했지만, 한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총장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은 작년 8월,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선취업 후진학 제도를 더욱 발전시켜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 바로 취업을 하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학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힐 정도로 정권 차원의 커다란 관심 사안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다 보니 교육부가 현 정부 임기 내에 신입생을 선발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자 서두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추진 과정을 보면, 작년 12월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를 위한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 사업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하고, 지난 5월 6개 대학(대구대, 명지대, 부경대, 서울과기대, 인하대, 제주대)을 선정했다. 원래 10개 대학 규모로 2017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목표했던 숫자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자 추가 공고를 내 재공고부터 선정까지 두 달 만에 마무리 지어 동국대, 이화여대, 창원대, 한밭대 등 4개 대학을 선정한 것이 지난 7월 15일이다. 일반적으로 내년도 신입생 선발과 관련한 모든 계획은 금년도 상반기까지 수립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교육부가 무리수를 뒀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듯하다. 결국 대학에서 이 사업에 지원하기 위해 준비한 기간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단과대학 하나를 설립하는 계획을 졸속으로 밀어붙였다는 비난 역시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동안 교육부의 대학 재정지원사업 추진에 대한 학내 갈등이 심해 이번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 선정을 위한 평가지표에는 '구성원의 합의와 동의 여부'가 포함되었고, 계획서 작성 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