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비주류가 쓴 '축구학 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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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비주류가 쓴 '축구학 개론' 지면기사

    '축구 감독의 성패는 결국 선수들의 정신을 담금질해 투지에 불을 댕기느냐에 달려 있다. 선수 각자가 한껏 능력을 발휘하도록 동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축구학 개론에 나올 법한 이 말을 한국의 김학범 감독과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이 2018 아시안게임에서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학범슨(김학범+알렉스 퍼거슨 )', '쌀딩크(베트남 주산물 쌀+거스 히딩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축구사에 길이 남을 거장 퍼거슨과 히딩크의 탁월한 지도력을 빗댄 것이니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다.학범슨과 쌀딩크의 공통점은 단연, 한국축구계의 '비주류'라는 점이다. 실력보다는 인맥과 학맥을 으뜸으로 꼽는 한국축구계에서 학범슨(명지대)과 쌀딩크(한양대)는 정통계보가 될 수 없었다. 잡초같은 축구 인생을 살았던 것도 비슷하다. '세상엔 확실한 것이 둘 있다.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과 축구 감독은 반드시 잘린다는 것이다.' 영국의 축구 격언을 이들만큼 뼈저리게 느꼈을 감독도 흔치 않다. 쌀딩크는 히딩크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로 있으면서 히딩크 리더십을 배웠다. 당시 우리 국가대표팀이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를 약체로 여기며 쉽게 포기하던 베트남 선수들에게 그가 가르친 건 끈기와 인내였다. 학범슨은 '삼류선수'였다. 프로팀도, 국가대표 경력도 없었다. 은행원에서 축구단 코치로 자리를 옮긴 후 축구 이론을 다시 공부했다.쌀딩크는 59년생, 학범슨은 60년생으로 둘은 한 살 터울이다. 학범슨은 2005년 성남 일화(현 성남 FC)에서, 쌀딩크는 2006년 신생 경남 FC에서 감독으로 데뷔했다. 나이와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시기가 비슷하고 '성실함'도 닮았다. 학범슨은 틈만 나면 축구 선진국에 나가 전술을 공부했다. 명지대에서 축구 관련 논문까지 쓰며 박사 학위를 받은 '축구 박사'다. 쌀딩크의 머릿속에는 오직 축구, 축구, 축구밖에 없다. 그는 늘 축구만 생각한다. 한 방송사가 제작 방영한 박항서 다큐멘터리는 오직 '축구'로 가득 채워져 있다.2018 아시안게임에서 두 명의 비주류 감독이

  • [참성단]메달과 병역특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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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메달과 병역특례 지면기사

    2018 아시안게임 이우석과 김우진의 양궁 결승전. 2010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김우진. 현역 이등병인 이우석. 이우석이 금메달을 따면 조기 전역을 할 수 있는 상황. 결과는 6-4로 김우진 승. 김우진은 미안한 감정에 태극기도 흔들지 못했다. 새드엔딩. 다음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 병역 면제의 구본길과 군 미필인 오상욱이 만났다. 14대 14. 초접전. 결과는 15대14 구본길 승. 그는 금메달을 따고도 후배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오상욱은 병역 특례를 받게 됐다. 해피엔딩. 스포츠 경기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치열한 승부 과정에서 일어나는 예상 못한 이변, 거기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변이 자주 일어난다. 절대 강자의 패배와 무명들의 반란을 보는 것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하지만 양궁과 펜싱 사브르 경기는 보기 드문 명승부였지만 '병역특례'가 걸려 있어 '감동'이 아닌 '기막힌' 한 편의 드라마였다.남자 선수들의 경우 현행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올림픽 금, 은, 동메달 수상 선수,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 선수는 '체육 요원'이란 이름으로 병역 혜택을 받는다. 큰 경기가 있을 때마다 늘 그랬지만, 이 병역 특례제도에 대해 이번 2018아시안게임에선 유독 말들이 많다. 축구 손흥민과 야구선수들로부터 시작된 '병역 특혜'는 이 제도의 존속 여부에 대한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제도는 1973년부터 시행됐다. 무려 45년 전이다. 그동안 세상도 변했고 선수들의 의식도 바뀌었다. 이제 국가와 국민의 명예를 드높일 목적으로 땀 흘려주는 선수는 없다. 국가도 아무런 대가 없이 그들에게 애국심만을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다. 개인적 부와 명예를 쌓으려는 이기심을 발휘하다 보면 국가의 위상은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이 때문에 나라마다 큰 경기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선수들에게 금전적 혜택을 주고 있다. 우리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서 메달을 따면 일정액의 포상금과 연금 혜택, 그리

  • [참성단]애국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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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애국 통계 지면기사

    중국 지방 정부의 통계 조작은 유명하다. 지방 경제 성장이 곧 관료의 실적이고, 그것이 자신의 앞날을 좌우하기 때문에 관료들은 통계 조작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여기에 지역경제가 국가 경제의 초석이라는 얄팍한 애국심도 작용했다. 중국 지방 정부의 '애국(愛國) 통계'란 말이 그래서 생겼다. 지방정부 통계가 조작됐으니 그걸 취합해 발표하는 중국 정부의 통계 발표는 시쳇말로 '안 봐도 비디오'였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2010년 발간한 '중국 경제 지표 이해하기'는 중국의 엉터리 통계에 대한 통렬한 비판서다.'애국 통계'에 대해 글로벌 경제의 비난이 끊이질 않자 중국정부는 지방정부의 경제지표 조작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지역의 GDP를 지방정부 통계 담당이 집계하지 못하게 하고 국가통계국 지도하에 산출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잘못된 통계 발표가 중국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숫자에 권위를 부여하는 이들은 '통계는 과학'이라고 단정한다. 반대로 '통계는 교묘하고 의도적인 거짓말'이라고 여기는 이들은 우리의 일상이 숫자놀음에 좌우된다고 개탄한다. 통계에 대한 격언은 차고 넘친다. '새빨간 거짓말, 통계'의 저자 대럴 허프는 "여성들이 약간의 화장으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는 것처럼 통계는 사실을 거짓으로 꾸미는 '마법'을 지녔다"고 비판했다. 영국 총리를 지낸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통계에 대한 독설, "거짓말에는 세 종류가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는 귀가 아프도록 들었던 얘기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는 숫자를 이용한다." 통계를 두고 이렇게 말들이 많은 것은 통계가 진실을 밝히기도 하지만 때론 '거짓의 수단'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황수경 통계청장이 취임 1년 만에 경질됐다. 야당이 "청와대가 통계를 마사지하려고 한다"며 발끈하자, 여당은 "바꿀 때가 됐으니 바꿨을 뿐"이라고 응수했다. 하지만 시기

  • [참성단]70대 귀농인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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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70대 귀농인의 비극 지면기사

    유명 포털 사이트의 한 귀농인 카페는 선배들의 경험과 지혜를 구하는 초보 귀농인들의 질문들이 넘쳐난다. '태풍이 오는데 하우스 천장을 어찌해야 할가요?'라고 물으면 귀농 선배들이 우르르 몰려 조언을 쏟아낸다. 선녀벌레 퇴치법과 중병아리 구입경로처럼 초보에겐 엄두가 안나는 난제들도, 선배들의 해법은 다양하고 간단하다. 올 여름 살인적인 폭염 탓인지 양수기 설치방법을 묻는 질문과 고추농사가 안된다는 하소연이 많았다.1만 건에 육박하는 질문에 매달린 수만건의 답변을 보면 귀농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에만 귀농·귀촌인이 51만6천여명에 달했다. 귀농인 카페와 같은 귀농 선후배들이 소통하는 온라인 모임 자체가 귀농 열풍을 반영한 문화현상일 것이다. 다만 귀농지마다 농사에 도가 튼 지역 농민들이 있을텐데 굳이 귀농선배들을 찾는 이유가 궁금했다.카페 내의 한 코너에서 의문의 풀어줄 실마리가 잡혔다. 귀농지 인심을 촌평하는 코너인데, 귀농인과 원주민 사이의 문화적 갈등이 군데군데 드러나있다. 그중 귀농지역 대보름 행사를 '저질 유행가로 시끄러운 춤판'이라며 격렬하게 비난하는 한 회원의 글이 눈에 띄었다. 이에 다른 회원이 '마을 문화를 없애자는 건 외지인의 건방'이라고 충고성 댓글을 올리자 금세 설전으로 이어졌다. 텃세를 걱정하는 글들에는 '처신하기 나름'이라는 댓글이 달리지만, '나름'의 기준과 수준이 애매하니 속시원한 해법을 찾기 힘들었다.최근 경북 봉화에서 70대 귀농인이 원주민과의 물싸움 끝에 면사무소 직원 두명을 엽총으로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인생의 황혼기에 귀농을 결심했을 때 이처럼 비극적인 결말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연구자료에 따르면 귀농·귀촌인 가운데 29.7%가 원주민과의 인간관계 문제로, 23.3%가 마을의 관행 때문에 곤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귀농·귀촌인과 원주민간의 갈등'이 농촌의 가장 심각한 사회적 갈등으로 꼽혔다.귀농·귀촌인은 원주민의 텃세를 탓하고, 원주민은 귀농·귀촌인의 시골문화 이해부족

  • [참성단]식목왕 최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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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식목왕 최종현 지면기사

    1962년 10월 미국 시카고대학에 유학 중이던 최종현에게 전보가 날아왔다.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 사업이 어려우니 돌아와 형을 도왔으면 좋겠다는 부친 최학배의 편지를 받은 게 불과 며칠 전이었다. 박사과정을 중단하고 아내와 두 살배기 태원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형 최종건이 사장으로 있던 선경직물 부사장에 취임했다. 최종현 나이 33세였다.수원이 배출한 기업인 SK 고 최종현 회장은 기업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인재 키우기'와 '나무 심기'라고 생각했다. '나무는 50년을 보고 심고, 인재는 100년을 내다보고 키운다'는 '수인백년(樹人百年) 수목오십년(樹木五十年)'을 그는 늘 머릿속에 새겨두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러는 최 회장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는 언젠가 숲이 우리에게 돈으로는 따질 수 없는 많은 것을 되돌려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식목왕(王)이었다. 나무를 심는다고 하자 한 임원이 수도권 지역 땅을 후보지로 들고왔다. "땅장사하려고 이 사업 시작한 줄 아느냐!"고 호통을 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충청북도 충주 인등산, 천안 광덕산, 영동 시항산에는 최 회장이 생전에 심은 300만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최 회장은 이렇게 나무를 키우듯 장학퀴즈와 한국고등교육재단 등을 통해 인재를 양성했다. 자원 빈국인 대한민국이 경제 대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가 중요하다는 신념이 강한 기업인이었다. 최 회장은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인재의 숲'을 만들고자 했을 때 투자기간이 너무 길다며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무를 심는 것이다. 인재의 숲을 거닐며 기업의 뿌리는 사람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그는 생전, 좁은 국토에 묘지가 난립하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죽으면 반드시 화장하고, 훌륭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하라"는 유언도 남겼다. 어제(26일)는 최종현 회장 20주기 되는 날이었다. 외환위기 시절에 버금가는 투자위축과 고용참사로 일자리 하나

  • [참성단]도산 안창호함 진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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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도산 안창호함 진수식 지면기사

    옛날 뱃사람들은 바다에 신이 있다고 믿었다. 폭풍우와의 조우는 해신(海神)의 노여움 때문으로 여겼다. 인신 공양도 자행됐다.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간 심청이 이야기가 터무니없는 상상만은 아니다. 하지만 폭풍우를 만날 때마다 산 사람을 바다에 던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배를 만들어 처음 물에 띄울 때 거대한 의식을 진행했다. 그것은 대자연에 생명을 지켜달라고 비는 경건한 제례의식, 진수식(進水式)이다. 어부는 만선을 빌고, 군인은 해전에서의 승리를 기원했다.진수식을 여성이 주도 하는 것도 상징적이다. 금빛의 도끼로 진수 테이프를 잘라내는 것은 바다와 육지를 떼어내는 것이지만, 갓 태어난 생명의 탯줄을 끊는 것과도 흡사하다. 과거 진수식에는 뱃머리에서 붉은 포도주병을 깨뜨리곤 했다. 붉은색은 희생양, 속죄양의 의미로 피를 의미한다.진수식보다 먼저 거행하는 것이 명명식(命名式)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의 방패가 아이기스(Aegis). 영어로 읽으면 이지스다. 우리의 이지스함에는 세종대왕이나 충무공 이순신처럼 성군이나 영웅의 이름을 붙였다. 호위함은 '충북함'처럼 광역시·도나 도청소재지를, 초계함은 '천안함'과 같이 중·소 도시 이름을 사용한다. 잠수함에는 안중근·김좌진·윤봉길·유관순·홍범도·이범석·신돌석 등 항일 독립운동가 이름이 많다. 해군의 3천t급 잠수함 '장보고Ⅲ' 1번함이 '도산 안창호함'으로 명명됐다. 도산 안창호 함은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하고 건조한 첫 3천t급으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군은 2020년부터 총 9척을 차례로 전력화해 지금의 1천200t급 잠수함을 대체할 계획이다.의미가 깊은 도산 안창호 함의 진수식을 애초 29일 열기로 했다가 다음 달로 늦추기로 해 구설에 올랐다.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눈치 보기 때문에 일정을 연기한 것"이란 언론보도에 방사청은 "사실무근"이라고 발끈했다. 하지만 국방백서에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란 문항 삭제가 추진되고, 건군 70주년 국군의 날 군사 퍼레이드가 취소된 와중에 진수식마저 연기됐으니

  • [참성단]이판사판 조계종 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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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이판사판 조계종 분규 지면기사

    한국불교의 대표 종단인 조계종의 내우(內憂)가 진정될 기미가 안보인다. 분규의 중심이었던 설정 스님이 지난 21일 총무원장을 사퇴했지만, 이번엔 후임 총무원장 선출방식을 놓고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종단의 제도권력인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현행대로 간선제를, 불교개혁행동 등 재야세력은 직선제 전환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불가(佛家)의 구분에 따르면 조계종 총무원은 종단의 살림살이를 건사하는 사판승(事判僧)의 영역으로, 이판승(理判僧)의 참선·수행과 중생제도를 지원해야 한다. 불목하니 스님의 공덕으로 고승은 장좌불와에 전념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의 위세는 교리마저 초월하는 것인지, 종단의 살림을 맡은 총무원 권한이 비대해지면서 총무원장 자리를 둘러싼 종단내 권력투쟁이 심각해졌다.총무원장이 교체될 때마다 유명한 사찰에서 주지 자리를 놓고 절 쟁탈전이 벌어지고, 신자들이 편을 갈라 대립하는 시비가 잇따랐다. 도박, 성추문 등 스님들의 일탈을 알리는 뉴스가 끊이지 않았다. 설정 스님은 은처자 의혹에 걸려 총무원장을 사퇴했지만, 이전 총무원장 또한 이런저런 의혹으로 매스컴을 장식했다.파사현정을 일갈하던 고승대덕의 법맥(法脈)은 희미해지고, 불교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차가워졌다. 조계종이 운영하는 중앙승가대학은 정원을 못 채워 전전긍긍이고, 천년 고찰들도 출가자가 없어 애태운다. 이러다 스님 없는 절이 속출할지 모른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불교신자는 762만명으로 개신교(967만명)에 제1종교 자리를 내주었다. 10년 전에 비해 300만명의 신도가 사라진 결과였다.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으로 승려의 지위가 천민으로 전락하자, 이판승이든 사판승이든 중 되는 일을 인생막장으로 여겼다. '이판사판'의 유래다. 이젠 불교계가 스스로 자정하지 않으면 이판이든 사판이든 대중의 불신을 받아 불교를 이판사판 막장에 빠트릴 지경이다.불교는 한국문화의 정수다. 불교를 뺀 채 한국문화를 설명하기 힘들다. 조계종 자정을 통한 불교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은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정화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 조계종

  • [참성단]고용파국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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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고용파국 책임론 지면기사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2013년 11월 20일 국무조정실장 재임 당시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대학생 토크 콘서트 '열정락(樂)서'에서 강연을 했다. '열정락서'는 경제·경영·문화계 대표 인사를 비롯해 삼성의 CEO, 임직원들이 청춘의 멘토로 나서 열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는 소통 프로그램. 처음에 김 실장은 삼성의 초청을 여러 번 거절했다. 장관급 공무원이 삼성 주최 강연을 했다가 괜한 오해를 살까 봐서다. 하지만 삼성이 거듭 요청하자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자신의 강연과 삼성을 결부시키지 말 것과 강연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었다.'일 중독자' 김 부총리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그가 매사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5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갈등설이 불거졌을 때, 그는 "내각에 믿고 맡겨 달라"고 직접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정가에선 "김동연의 내공은 간단치 않다. 쉽게 패싱 당할 사람이 아니다"는 말이 회자됐다.박근혜 정부 출범 전인 2013년 1월 기획재정부 2차관 시절 그는 사적인 자리에서 "관료는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공직에 있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각오를 해야 한다"며 "그래야 소신껏 일할 수 있다"고 말해 주변 사람들은 그가 "잘리는가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 상황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아주대학교 학생과 교수, 동문 상당수는 김 부총리에 대해 좋게 기억을 하고 있다. 당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브라운 백 미팅'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정례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애초 2주에 한번 학생들과 점심을 하며 학교 운영에서부터 진로, 취미,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주제를 가리지 않고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신청자가 너무 많자 매주 하는 것으로 바꿨다. 그만큼 김 총리는 소통을 중요시했다.고용참사 해법을 두고 김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이 다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언론이 너무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고 볼멘소리다. 보다

  • [참성단]금강산 21차 이산가족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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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금강산 21차 이산가족 상봉 지면기사

    오늘 아침 이시득 옹은 금강산에서 눈을 떴을게다. 어제 하루는 초현실적이었을 것이다. 올해 나이 아흔다섯. 광복되던 그해 남동생과 함께 남쪽으로 왔다가 73년을 놓아 버린 북녘 가족과 겨우 연이 닿은 하루였다. 보고 싶었던 두 여동생 대신 상봉한 두 조카였다. 조카들 얼굴에서 부모와 어릴 적 두 여동생 영금이 영화의 얼굴을 짐작했을 터이니 그것으로 족했을까?어제 남측 이산가족 89명이 북한 금강산 호텔에서 북한 가족과 상봉했다. 남북 적십자사가 주선한 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다. 남측 상봉단엔 고령자가 많이 포함됐다. 101세의 백성규 옹을 비롯해 20명 이상이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불편한 상태다. 고령의 이산가족들은 부모는 당연하고 형제자매는 물론 자녀들과의 직접 상봉이 힘든 경우가 많다. 이미 사망한 가족들이 많아서다. 백 옹도 며느리와 손녀를 만났다.그나마 추첨을 통해 상봉단에 선발된 이산가족들은 운이 좋은 경우다. 5만6천890명의 생존자 중에 선발됐으니 말이다. 이산가족 등록자 13만2천124명 중에 7만5천여명이 상봉을 고대하다 타계했다. 지금처럼 100명 규모의 상봉행사를 진행한다면 남은 이산가족 전체의 상봉에 568회의 상봉행사가 필요하다. 2000년 1차 상봉에서 이번까지 21회의 상봉행사에 18년이 걸린 상봉 속도로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목표다.하지만 실제 필요한 상봉횟수는 해마다 급속히 줄어들 것이다. 매달 수백명의 고령 이산가족이 세상을 뜨기 때문이다. 동병상련의 이산가족 사망으로 인해 상봉 확률이 높아지는 셈인데, 생존 이산가족들이 이처럼 잔인한 확률을 반길리 없다. 뾰족한 수가 없다. 남북 고령자 이산가족들의 전면 상봉을 서둘러 실현해야 한다. 상설면회소를 설치해 생사확인이 된 이산가족들이 1년 내내 만나게 해야 한다.경인일보 인터뷰에서 "찰밥을 볼 때마다 어머니 생각이 난다"던 이시득 옹은 금강산 첫날 꿈에나마 그 어머니를 상봉했을까. 아니면 평생 한이 풀려 밤마다 찾아오던 그리운 꿈 마다하고 편히 주무셨나. 꿈 같을 것이다. 금강산 혈육상봉 2박3일이 꿈인지, 남녘

  • [참성단]한국 국가대표 축구감독
    참성단

    [참성단]한국 국가대표 축구감독 지면기사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후 팬들의 관심은 요하임 뢰브 독일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에게 쏠렸다. 한국에 충격의 2대0 패를 당하고, 조 최하위로 예선 탈락한 독일축구 명감독의 거취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독일 축구협회의 발표는 간단했다. "우리는 모두 뢰브 감독이 정확히 분석하고 올바른 조치를 통해 대표팀을 다시 성공의 길로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경기 도중 차범근 대표 감독을 날려버린 대한축구협회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한국 축구의 역사는 '감독 변천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외국인에게 대표팀 감독은 말할 수 없이 혹독한 자리다.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영입된 외국인 감독들은 히딩크 같은 '전폭적인' 지원도 받지 못하면서도 언제나 히딩크와 비교되며 질타를 받았다. 2003년 움베르투 코엘류, 2004년 조 본프레레, 2005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수난받은 외국인 감독'으로 기록된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축구를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시키고 2015년 연승, 무실점 경기 등 각종 신기록도 갈아 치웠다. '제2의 히딩크', '갓틸리케(God+슈틸리케 )'라는 별명을 들었지만, 성적이 부진하자 경질됐다. 얼마나 화가 났던지 그는 지금도 한국축구에 온갖 독설과 저주를 퍼붓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자리를 '독이 든 성배'라고 한다. 잘하면 본전이고 잘못하면 온갖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독배인 줄 뻔히 알면서도 잔을 들었다가 끝이 좋았던 건 오직 히딩크 감독밖에 없었다. 그래도 국가대표 감독을 거부하지 못하는 건 국가대표감독 자리가 돈과 명예 등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다. 그래도 '총리를 맡는 것보다 축구감독이 더 힘들다'는 영국 격언처럼 '국대감독'은 힘든 자리다.한국 국가대표 축구감독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임됐다. 첫날부터 뒷얘기가 난무하고 있다. 3명의 후보들과 협상을 벌였지만, 연봉문제로 결렬돼 차선책으로 벤투 감독이 선정됐다는 등의 말이 축구협회 관계자 입에서 술술 나오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