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북한의 이방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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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북한의 이방카' 지면기사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김여정(Kim Yo-jong:킴요종)을 '북한의 이방카(Ivanka→트럼프 대통령 장녀)'라고 했다. 그녀의 인기와 영향이 토네이도 급이라는 거다. 작년 11월초 일본을 방문, 아베 정권의 극진한 대접을 받고 일본 방송들이 생중계를 했던 이방카와 비교한 거다. 그 신문은 또 김여정과 문재인 대통령의 악수를 '역사적'이라고 했고 그 역사적 장면이 네티즌 간에 바이러스처럼 퍼졌다(goes viral)고 썼다. 뉴욕타임스도 그녀의 방남(訪南)은 '매우 상징적인 여행(Highly Symbolic Trip)'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문 대통령은 그저께 밤 삼지연악단 서울공연 관람까지 4차례나 그녀와 나란히 앉았고 마지막 '다시 만나자'는 노래 합창에 관중이 기립박수와 환호를 보내자 벅찬 감격으로 누선(淚腺)은 터지기 직전이었다.그런데 북한이 왜 대화하자 교류하자며 서두르는 걸까. 미국과 유엔의 막판 제재에 몰린 김정은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지난 신년사에서) '민족'을 거론, '북남대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언급한 게 발단이었을까. 그게 아니다. 지난달 6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은 '남북관계 개선을 조급히 서두르는(하야루) 한국, 日米시선은 싸늘하다(히야야카)'고 보도했다. 남북대화를 서두르는 쪽은 북한이 아닌 한국이라는 거다.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여당 의원과 수장(首長→수장이라면?)들이 중국 등에서 북한 관계자와 접촉, 문 정권의 남북대화 의지를 거듭거듭 밝혔다는 것이고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3일 성명에서 '남조선 당국자'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 호칭을 처음 쓴 것도 이유가 있다고 했다. 북한이야 남조선을 미국의 '코피 작전' 방지 인질로 잡고 유엔제재 충격흡수 판으로 삼은 채 시간을 벌면서 핵 프로젝트를 완성하면 그만이다. 거기다가 DJ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문 정권, '노무현의 그림자'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막대한 선물을 챙겨 평양을 방문해 준다면야 금상첨화다. 문 정권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심저엔 무슨 신념이 깔려 있

  • [참성단]청와대의 김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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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청와대의 김여정 지면기사

    '원짜이인'과 '진위정'이 누구일까. 문재인(文在寅) 대통령과 10일 청와대 오찬을 함께 한 북한특사 '金與正(김여정)' 중국 발음이다. 중국엔 金이 '금'이고 김씨는 없다. 발음도 '진'이다. 그래서 김여정이 '진위정'이고 문씨 文 발음도 '원'이다. 일본에선 또 키무요종, 미국에선 킴요종(Kim Yo-jong)인 31살 김여정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최고 슈퍼스타로 떠올라 전 세계 이목이 쏠렸다. 김정은 전용기로 남하한 북한 막후 실세이자 실질적 2인자인 그녀를 청와대서 맞은 문재인 대통령은 시종일관 명도(明度) 드높은 표정이었고 눈물까지 흘리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논란 끝에 탄생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스위스에 0대8로 무참히 깨져도 김여정과 함께 응원하는 문 대통령은 싱글벙글이었다.김여정 등 북한 최고위급 방문단 청와대 오찬도 극진한 예우였다. 북한은 그녀와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 최휘(崔輝) 체육지도위원장, 이선권(李善權) 조평통위원장 등 4명인데 남측은 임종석(任鐘晳) 청와대비서실장, 정의용(鄭義溶) 국가안보실장, 서훈(徐薰) 국정원장, 조명균(趙明均) 통일부장관 등 최고 실세가 4명이나 대통령을 배석했다. 중국 언론은 '문 대통령이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회견했다(韓國總統文在寅會見 朝鮮高級別代表團)'고 보도했다. 김여정은 오빠의 친서를 전달했고 '빠른 시일 내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 그래서 CCTV는 '남북 상호작용 왕래(朝韓互動往來)'로 '반도 국세가 새롭게 열린다(開啓 半島新局勢)'고 했다. 과연 그럴까.김여정. 지난 8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강릉 공연에선 공교롭게도 김여정의 '여정'과 같은 남한 노래 '여정'을 불렀다. 2002년 SBS 드라마 '정'의 삽입곡이었던 '여정'은 여가수 왁스(Wax)의 노래다. 그런데 旅情 旅程 餘情 女情 등 어느 여정인지는 몰라도 '거리마다 불빛이 흐느끼듯 우는 밤/ 무던히도 참았던 외로움에 눈물이…'로 슬프다. 최진희의 노래 '여정'-'떨어진 꽃잎위에 바람이

  • [참성단]문화권력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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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문화권력의 수난 지면기사

    영원한 권력은 없다는 권력유한의 법칙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 모양이다. 최근 문단의 두 원로가 참담하고 비루한 시비에 휘말려 대중의 서늘한 시선에 갇힌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최영미 시인이 두달전 발표한 시 '괴물'의 주인공 'En(은)선생'은 최근 한 여검사가 불지른 한국판 미투(me too)운동으로 다시 대중 앞에 소환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작가 이외수는 지난해 여름 화천군수를 욕보였던 일이 곪고 곪아 이제는 화천시와의 법적 분쟁, 세속의 뻘밭으로 하강할 모양이다.En선생의 처지는 매우 고약하다. 작품속 이니셜과 현실속 실명 사이에서 적절한 대응이 곤란해졌다. 최영미는 'En선생'이라 했지만 세상은 두 글자 실명 '○○'을 지명한지 오래다. 인터넷에서도 실명 '○○'으로 검색해 'En선생' 콘텐츠를 찾는 게 손쉽다. 진보진영의 대표 문인으로 민중의 편에서 반독재투쟁을 벌였던 노벨상 후보, 시인 '○○'은 이제 상습 성추행의 혐의를 뒤집어썼다. 하지만 최영미는 작품속 'En선생'을 시인 '○○'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원로시인 '○○'은 이니셜에 갇혀버렸다. 최영미는 살아있는 문학권력을 영리하게 허물고 있는 중이다.화천군으로부터 이외수문학관이 있는 감성마을에서 퇴거 통보를 받은 이외수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법적으로 맞설 뜻을 밝혔다. 그동안 화천군을 위한 자신의 행적을 열거하면서, 자신에 대한 퇴거 결정과 관련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중 앞에서 화천군수를 향해 육두문자를 날렸을 때, 그는 자신의 문화권력을 과신해 남용한 것 아닌가 싶다. 작가 이외수를 아끼는 독자라면, 문단의 원로가 최후의 작품에 매진하는 대신 세속의 이해를 따지는 일에 떨어진 사실 자체가 안타까울 것이다. 혹독한 대가다.오늘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하지만 축제의 설렘 보다는, 올림픽 이후의 한반도 명운이 더욱 마음에 걸리는 요즘이다. 분절된 역사인식과 갈라진 이념을 화해시킬 권위가 사라진 시대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 'En선생' 사태요 이외수 사건이다. 문화권력의 권

  • [참성단]교복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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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교복의 추억 지면기사

    중학교에 진학해 교복을 입고 한동안 징징거렸다. 형들이 입어도 될 정도로 컸다. 여름에는 상의가 하얀 하복을 입었다. 역시나 몸집보다 터무니없이 큰 통에, 질질 끌렸다. 깡마른 체격에 큰 옷을 걸치니 영락없는 허수아비 꼴이었다. 어머니는 '잘만 어울린다'고 딴청이셨다.2학년이 되자 비로소 교복에 몸을 맞출 수 있었다. 중3 때는 동복이 작아져 바지 밑단을 뜯어 기장을 늘렸다. 상의는 늘릴 방법이 없어 몸이 불편할 정도로 꽉 끼었다. 키 큰 친구는 바지 기단이 정강이까지 올라왔고, 엉덩이 부분은 누더기가 됐다. 그래도 다들 동복 한 벌, 하복 한 벌로 3년을 버텼다.교복은 치명적 단점이 있다. 한겨울 추위를 막아내지 못한다. 요즘은 방한기능이 좋은 잠바를 덧입지만, 70년대 말에는 교복 위에 입는 게 허용되지 않았다. 내복이나 털옷을 여러 겹 껴입는 바람에 교복 상의는 늘 빵빵했다. 고등학교 등굣길, 한겨울 칼바람 부는 동인천 고개를 넘는 건 고문(拷問)이었다. 그때마다 '언제나 이 고난을 면하나'하고 되뇌었다.1970년대 초, 시골 초등학교에는 가방을 못 사 보자기를 둘러메고 등교하는 학생이 여럿이었다. 6년 내내 보자기인 친구도 있었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사복을 입고 등교하는 친구도 몇 있었다. 한두 달 지나 교복을 입고 등교했으나 사춘기 여드름 친구는 내내 부끄러워했다.올해 중학생에게 무상교복을 입히겠다는 경기도의 구상이 무산됐다. 예산은 섰으나 주문과 생산, 배급 등 시간이 부족해 내년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있지만 어릴 적 생각을 해보면 고개가 끄떡여진다.누더기 교복에 보자기를 메고 학교에 간 경험이 있다면 '교복'은 가슴 짠한 기억의 조각일 수 있다. 지금은 웃을 수 있으나 그때는 서럽고 부끄러웠을 것이다.이제 형이나 선배들로부터 교복을 물려받는 일은 없어지게 됐다. 졸업식장에서 달걀에 밀가루 세례를 받는 것도 모자라 갈기갈기 찢긴 채 버려졌던 수난사도 함께 없어졌으면 한다. 교복이 뭔 죄가 있겠는가.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적폐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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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적폐 판사' 지면기사

    막말 저질 판사도 꽤 있지만 '법대로 양심 따라' 판사도 드물지 않다. 그런데 속된 말로 '죽을 맛' 판사는 후자군(群)이다. 이른바 '빠'의 '까' 등쌀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빠'들이 또 돌격대로 일떠선 거다. 판결을 내린 서울고법 정형식 판사에게 '삼성 장학생, 적폐 판사' 등 비난이 쇄도했고 서초동 서울고법 청사 앞에선 '이재용을 엄벌하라' '석방이 웬 말이냐' 등 '빠'들이 시위를 벌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영장기각 때도,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석방 때의 그 '빠'들이다. '빠'는 빠돌이 빠순이 '빠'로 무턱대고 감싸는, '까'는 근거 없이 덮어놓고 비난하는 부류다. 문 정권 '빠'는 '문빠'고. 이 따위 속어의 등장은 '사이언스'지에 실렸던 황우석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논문조작 파문 때인 2005년 그 무렵부터란다.그들이야말로 광기의 광신도지만 무서운 건 정권을 끼고 돌며 아부하는 '빠'들이 수시로 '까'로 돌변 표변하는 현상이고 알 수 없는 건 대체 그들은 뭘 하는 사람들인데 할일 없이 '까' 댓글이나 달아대고 법원 청사 앞 시위나 벌이느냐 그 점이다. 또 하나, 자본주의 상징인 대한민국 대표적인 기업들을 그토록 혐오하는 이유가 뭔가. '재벌 적폐→재벌 해체'는 현 정권의 상투어고 삼성을 '원흉'이라고 지칭한 사람이 청와대 정책실장인가 하면 재벌을 암세포에 비유한 인사가 중소벤처기업장관 아닌가. 원흉이라니? 삼성이 범죄 집단이나 흉악범 무리 수괴(首魁) 같다는 건가. 암세포라면 당장 제거수술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닌가.영국의 글로벌 브랜드 평가 업체 '브랜드 파이낸스'가 엊그제 글로벌 기업 순위를 매겼다. 삼성이 아마존, 애플, 구글에 이어 브랜드 가치 4위였다. 작년 판매고 239조5천800억, 법인세만도 전체 법인세의 10분의 1인 7조8천억원을 냈고 대한민국 GDP의 약 20%를 삼성이 창출한다. 트럼프가 '똥통국가'로 지칭한 아프리카 국가들도 Kor

  • [참성단]북한 열병식과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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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북한 열병식과 평창 지면기사

    인류의 신성한 평화 제전(祭典)인 올림픽에 최소한의 이해와 관심이 있다면, 그리고 동족에 대한 최저한의 연민의 정이 있다면 모레 건군절(建軍節) 열병식은 포기해야 옳다. 문재인 정부가 한미군사훈련을 올림픽 후로 연기한 것도 인류의 평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지 않기 위함 아닌가. 그런데 한미군사훈련은 일시가 아닌 영구 중단하라는 북한이 올림픽 전날의 자기네 군사 퍼레이드만은 강행한다는 거다. 북한 건군절이 지난 40년간 4월 25일이었던 건 조선인민군의 모태라는 김일성 항일유격대 창설일이 기준이었고 올해 달력도 그 날이 빨간 날이다. 그랬는데 돌연 날짜를 변경한 건 원래의 건군일인 1948년 2월 8일로 되돌린 것이고 따라서 40주년이 아닌 70주년이라는 거다. 그렇다고 해도 왜 돌연 변경인가. 또한 기념식은 갖되 열병식은 생략할 수도 있다. 그게 동족이 주최하는 올림픽 축제에 대한 예의고 도리다.그런데도 북한은 오히려 '올림픽 날짜를 왜 그렇게 정했냐. 진작 바꿀 것이지'라고 빈정거렸다. 그것만 봐도 '역사에서 하차한 나라'지 정상적인 국가는 아니다. 올림픽 전날의 열병식도 어처구니 없지만 평창에 간 외신 기자들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또 있다. 북한 선수들이 CNN, BBC, NHK 등 다수 방송의 인터뷰 요청에 하나같이 거부, 일언반구 응답이 없다는 거다. 취재 거부다. 2일 밤 강릉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넘어져 부상한 북한 최모 남자선수도 그랬고 기타 선수와 다른 종목 선수들도 외국 보도진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는 거다. '본국의 입 조심 지령 때문인 것 같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올림픽 선수가 보도진 인터뷰 요청에 일절 거절하는 예는 올림픽사상 처음 본다'고….그래도 4일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스웨덴과의) 평가전 응원 열기는 뜨거웠고 '우리는 하나' 플래카드와 함성이 넘쳐났다. 삼지연(三池淵)관현악단 공연 티켓도 불티가 났다. 3일 마감된 530조(組) 1천60명 티켓에 약 290배인 15만6천조가 응모했다. 입장료 무료 때문만도 아니고

  • [참성단]태극기 없는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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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태극기 없는 평창 지면기사

    대만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하염없이 운다. 30%는 기쁨, 70%는 대만(중화민국) 국기(靑天白日旗)를 못 올리고 애국가 '싼민주이(三民主義)'가 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왜? 같은 나라라는 중국의 압력 탓이다. 국명을 달리 쓰려면 'Chinese Taipei'로 하라는 거다. 국기를 못 올리고 흔들지 못하는 건 망국(亡國) 때다. 그 단적인 예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의 손기정, 그 통한의 가슴팍 일장기였고 시상대에 울려 퍼진 일본 천황 찬양가 '키미가요(君が代→군주, 즉 천황이 통치하는 시대라는 뜻)'였다. 전쟁에서 항복했을 때도 국기는 처참하게 내려진다. 지금 대한민국이 그런 경우인가. 2011년 MB정권 때 어렵게 유치한 평창올림픽에 왜 태극기가 없는가. 금메달 시상식에도 애국가가 아닌 '통일의 노래'나 아리랑을 부를 참인가. 전국 관공서에 펄럭이는 태극기도 한반도 기로?러시아가 국기와 국장(國章), 국가를 차단당한 건 금지약물 집단복용 탓이다. 그런데 한국이 왜? 지난 31일 스키 선수단이 마식령 스키장 공동 연습을 위해 9천만원 전세기로 북쪽으로 날아갔지만 연습은 단 2시간이었다고 했다. 정신 나간 짓 아닌가. 더구나 가슴 태극기도 떼고 'Korea'도 가리라고 했다는 거다. 호주 건너 남태평양 소국 피지의 바이니마라마 총리가 국기를 바꾸려던 이유는 식민지시대 영국 국기 유니언잭과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국기 변경을 단념했다. 재작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피지의 7인제 남자 럭비 팀이 피지 역사상 첫 금메달을 땄고 그 때 게양되는 국기에 너무나 감격, 펑펑 눈물을 흘리면서 국기 변경 의도가 눈 녹듯 사라졌다는 거다.국기를 거역, 부정할 수는 없다. 국민도 아니다. 한반도 기는 국기가 될 수 없다. 그걸 흔드는 건 형법 제105조 국기모독죄(5년 이하 징역)에 해당한다. 평창 내내 '동족'을 부르짖겠지만 남북 이질화는 회복 불능이다.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 김정일 플래카드가 비에 젖었다며 엉엉 운 게 북측 양궁 응원단이었다. 평창에

  • [참성단]솔피 노래(海狼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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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솔피 노래(海狼行) 지면기사

    다산(茶山) 정약용은 1818년 8월, 18년 동안의 귀양살이를 끝내고 고향인 마재 마을(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로 돌아왔다. 그의 나이 57세 때였다. 그러니까 2018년은 다산이 유배생활을 마치고 돌아온지 꼭 200주년이 되는 해다.그는 평소 정조(正祖) 임금을 성인으로 여기며, 그와 같은 시대에 태어난 것에 대해 감사해 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조의 죽음은 그에게 너무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정조가 죽은 지 1년 뒤 겨우 목숨을 건져 경상도 장기(포항)로 유배를 갔을 때 다산은 '해랑행(海狼行)'이라는 시를 지었다. 해랑(海狼)은 '살인고래'라고 불리는 '범고래'를 지칭하는 말인데, 옛날에는 '솔피(率皮)'라고도 불렸다. 그래서 해랑행은 '솔피 노래'로 더욱 잘 알려져 있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솔피란 놈 이리 몸통에 수달 가죽, 가는 곳마다 열 마리 백 마리 무리지어 다니는데 /물속 날쌔기가 나는 듯 빠르기에 갑자기 덮쳐오면 고기들 알지 못해 / 큰 고래 한입에 천석 고기 삼키니 한번 지나가면 고기 자취 하나 없어/ 솔피 먹이 없어지자 큰 고래 원망하여 큰 고래 죽이려고 온갖 꾀를 짜내었네/ 한 떼는 고래 머리 들이대고, 한 떼는 고래 뒤를 에워싸고, 한 떼는 고래 왼편 노리고, 한 떼는 고래 오른편 공격하고, 한 떼는 물에 잠겨 고래 배를 올려치고, 한 떼는 뛰어올라 고래 등을 올라탔네/ 상하 사방 일제히 고함지르며 살가죽 찢고 깨물고 얼마나 잔혹한가/ 고래 우뢰처럼 울부짖으며 물을 내뿜어 바다 물결 들끓고, 푸른 하늘 무지개 일더니 무지개 사라지고 파도 차츰 가라앉아/ 아아! 슬프도다 고래 죽고 말았구나. 혼자서는 무리의 힘 당해낼 수 없어라 약삭빠른 조무래기 드디어 큰 재앙 해치웠네/ 너희들 피투성이 싸움 어찌 여기까지 이르렀나. 본뜻은 기껏해야 먹이싸움 아니더냐/ 큰 바다 끝없이 넓기만 하여 지느러미 날리고 꼬리 흔들며 서로 좋게 살 수 있으련만 너희들은 어찌 그리 못하느냐.'결국 다산은 이 시를 통해 당시 권력의 암투 속에서 정조가 희생될 수밖에 없었던 정치적

  • [참성단]인간 수명 '500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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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인간 수명 '500세 시대' 지면기사

    장수(長壽)의 상징 거북이는 30~50년을 산다. 코끼리거북은 100~150년이다. 200년 넘게 살기도 한다. 무척추동물인 조개류는 500년 넘게 사는 종(種)이 있다. 척추동물로 범위를 좁히면 그린란드 상어가 단연 금메달이다. 평균수명이 270년 정도 되고, 400년까지 산다고 한다. 낮은 체온과 느린 신진대사가 비결이다. 동양에서 십장생으로 불리는 학과 사슴은 20~25년에 불과하다.인간수명은 70~80세가 보통이다. 오래 살자고 열심히 운동하고 영약을 먹어봐야 100살을 조금 넘길 뿐이다. 불로장생을 꿈꾼 진시황도 50을 갓 넘은 나이에 숨을 거뒀다. 수차례 사기까지 당하면서 불사의 영약을 찾았으나 종말은 허망하기 그지없다. 지방을 순회하던 중 마차 위에서 객사했다.인류는 장수의 꿈을 버리지 않는다. 인터넷기업 구글이 인간 수명을 500년까지 늘리겠다며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꿈을 실현하겠다며 구글 공동창업자가 2013년 세운 회사 '칼리코'가 최근 벌거숭이두더지쥐 연구결과를 내놓았다.벌거숭이두더지쥐의 평균 수명은 32년이나 된다. 3년 안팎인 다른 쥐에 비해 10배 이상 더 오래 산다. 두더지쥐는 'DNA나 단백질 손상을 바로잡는 능력이 탁월하고, 나이가 들어도 그 능력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 늙지 않는 비결'이라고 한다. 암에 걸리지 않고 통증도 느끼지 않으며 산소 없이도 18분을 견딜 수 있다. 인간에게 이를 대입하면 500세 수명이 가능하다는 추론이 나온다.500년을 사는 인류는 행복할까. 30년 일하고 30년 노후를 보내는 것도 버거운 게 현실이다. 성장을 늦춰서 100살이 돼야 성인이 되고, 400년을 더 산다면 모르지만 20년 만에 성인이 돼 이후 480년(24배)을 더 사는 건 재앙일 수 있다. 사랑하는 자녀와 아내, 남편, 친구를 잃은 슬픔을 400년 이상 견뎌내야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병상에 누워 200년 혹은 300년을 사는 건 본인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천형(天刑)이 아닐 수 없다. 끔찍한 일이다. /홍정표 논설실장

  • [참성단]국가간 信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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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국가간 信義 지면기사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한 애인을 마냥 기다리다가 홍수가 져 빠져 죽었다는, 사기(史記)의 '미생지신(尾生之信)'을 들지 않더라도 약속과 신의는 중요하다. '하늘에 한 맹세(Swear to God)' 등 거창한 약속과 약조는 더욱 그렇고 '단단히 몇 번씩 다짐하고 또 다짐한 약속(斷斷相約)'이 아닐지라도 그렇다. 손가락 하나 안 건 약속, 지나가는 말처럼 한 약속까지도 그 믿음과 신의가 중요하기는 다를 바 없다. 그리스 신화의 시칠리아 목동 다프니스는 물의 요정을 사랑, 영원을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은 벌로 눈이 멀었고 예수는 피로써 약속했고 보혈(寶血)로 언약했다. 옛 중국인들도 피를 마시며 언약했다. '계구마지혈(鷄狗馬之血)'이라고 했다. 천자(天子)는 소나 말의 피를 마시며 약조했고 제후(諸侯)는 개나 돼지 피를, 대부(大夫)는 닭의 피를 마시며 약정(約定)했다.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왕래하자, 합동 연습과 공연을 하자'는 언약도 피를 마시며 할 걸 그랬나! 북측은 지난 19일에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을 단장으로 한 (남측 공연장) 사전 점검단을 보내기로 통보했다가 그날 밤중에 취소했었다. 그랬다가 이틀 후 내려와 여왕 대접을 받았다. 그런데 29일 밤중에도 다음달 4일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일방적 통고를 했다. 금강산 공연에 다량의 경유도 보내기로 했고 평창올림픽 개막 전날에 벌인다는 조선인민군 창건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도 '우연의 일치지 올림픽과는 관련 없다'고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북한 대신 해명했건만 취소한 이유가 뭔가. 그게 '한·미 군사훈련은 영구 중단하라면서 올림픽 전날 인민군 열병식은 왜 강행하느냐'는 남측 언론 보도 탓이란다.남북은 동족이지 동국(同國)이 아니다. 국가간 약속과 약조는 그만큼 중대사다. 북한은 1인 독재자가 만사를 전결(專決)한다. 김일성 3대(代) 뚱보를 중국에선 金三반(진싼팡:김삼반) 또는 金반子(진팡쯔)라 부르고 그 세 번째 뚱보가 김정은이다. 만사를 그가 결정한다. 중국이 혈맹인 북한을 비판한 노래에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