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김기식 사태
    참성단

    [참성단]김기식 사태 지면기사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로비성 해외출장 파문이 심상치 않은 정치적 사태로 번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내로남불'형 이중적 도덕률의 수많은 사례에 하나 더 보태는 선에서 끝날 듯 싶더니,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 논란으로 확대된 것이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로맨스'라 주장하지만 야당은 '불륜'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여론은 사태의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부적절한 해명이 불씨를 키웠다. 김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국민세금을 지원받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경비로 여비서와 외유성 출장을 다녀오는 등 세차례의 무상 외유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에 대해 청와대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민주당은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이라고 보호막을 쳤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KIEP의 실패한 로비'라고 거들었다. 당사자인 김 원장은 출장에 동행한 여비서의 역할이 '정책총괄자'라 했다. 도덕성을 묻는 질문의 본질을 자의적인 법과 관행의 해석으로, 현란한 수사로 외면한 셈이다. 결정적으로 김 원장의 정책총괄 비서의 당시 신분은 인턴으로 밝혀졌다.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서 잉태됐다. 권력의 비도덕성에 절망한 국민이 대안 부재 상태에서 선택한 권력이다. 도덕적 순결의 의무는 그만큼 엄중하다. 전 대통령과 전전 대통령이 적폐의 상징으로 전락해 구치소에 수감된 초현실적 상황은 권력의 도덕성을 회복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책무를 상기시킨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꾸준히 70%를 유지하는 동력은 권력의 새로운 전범(典範)을 갈구하는 대중의 소망이다. 민심은 '김기식 사태'를 문재인 정부의 도덕적 우월성을 검증할 잣대로 활용할 수 있다.청와대와 민주당이 자신들이 어부지리로 획득한 도덕적 권위의 엄중함을 인식했더라면 여기에 이르렀을까 의문이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김 원장의 외유가 관행이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것도 관행 아니냐"고 힐난했다. 이 질문은 청와대와 여당이 자문자답했어야 옳았다. 김기식의 관행과 박근혜의 관행이 뒤섞이면 문재인 정부와 전 정

  • [참성단]삼성의 굴욕
    참성단

    [참성단]삼성의 굴욕 지면기사

    삼성 제품들이 전 세계 판매장에서 찬밥 신세를 당한 적이 있었다. 세일을 해도 팔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제품의 질이 형편없었던 게 문제였다. 팔리지 않는 제품은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이를 본 이건희 회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1993년 삼성 이 회장은 LA, 오사카, 도쿄, 런던에서 장장 4개월에 걸쳐 1천800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경영을 설파하며 다녔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는 혁명적인 연설을 한 후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는 대대적인 경영혁신을 단행했다.1995년 무리하게 출시를 서둘렀던 애니콜 휴대폰의 불량률이 12%로 치솟자 구미공장에서 15만대를 쌓아놓고 불태웠다. 이른바 '애니콜 화형식'. 이런 과정을 겪고 삼성은 IMF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그 후 삼성 특검과 심근경색으로 이 회장이 쓰러지면서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맞았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이 부회장이 구속과 석방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런 삼성이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증권 등에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굴욕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9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의 정전사고, 같은 달 19일 삼성물산이 시공한 평택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추락 사망 사고, 이달 6일에는 삼성증권의 100조원대 주식 배당 사고 등 한 달 사이 큰 사고 세 건이 발생했다. 여기에 노동조합 와해 의혹, 반도체공장 환경보고서 공개 논란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과거에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이 같은 일들은 미래전략실 해체가 결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룹의 컨트롤타워가 사라지면서, 삼성 특유의 관리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도금지' 지시를 받고도 잘 못 들어온 주식을 버젓이 팔아치우는 삼성증권 임직원들의 모럴 해저드를 컨트롤타워 부재 때문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이번 사태로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는 삼성그룹에 대한 신뢰는 크게 떨어졌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자칫 삼성병원에서 발생한 메르스 같은 사태를 맞을지도 모른다. 지금 삼성이 이 굴욕을 떨쳐 내려면 솔직

  • [참성단]여론조사
    참성단

    [참성단]여론조사 지면기사

    선거철이면 봇물 처럼 쏟아지는 게 여론조사다. 이제 여론조사 없는 선거는 불가능하고, 급기야 정치적 의사결정 수단으로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 현 정부가 공론조사방식으로 신고리원전 5, 6호기 건설을 재개한 것은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많다. 지표로서의 한계 때문이다. 여론조사는 현안에 대한 대중의 입장을 확인하는 실시간 지표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장시간을 두고 실현해야 할 비전이나 목표는 실시간 지표로 확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원전 유지에 대한 정부 입장을 여론조사 형태인 공론조사로 결정하는게 맞느냐는 논쟁이 벌어진 이유다.조작과 왜곡으로 특정 집단의 이익 추구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는 점도 여론조사의 맹점이다. 선거 때 마다 여론조작 시비가 발생하는데 주로 추출 표본과 의도된 설문이 증거로 도마에 오른다. 신고리원전 공론조사 설문도 비슷한 시비에 시달렸다. 종종 여론조작을 감행하는 권력에게 여론조사는 조작을 위장하는 악행의 도구다. 미국 부시 정부 시절 이라크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한 여론조작 시도가 있다. 장막 뒤에서 여론을 조작하는 당시의 스핀닥터는 백악관 참모 칼 로브였다. 스핀닥터들의 여론조작 수법이 왝더독(Wag the dog)이다. 대중을 부정적인 여론에서 분리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형 이슈를 조작해 생성하는 수법이다. 사건을 사건으로 덮는 영화속 악질검사의 수법이다. 조작하기로 작정한 여론을 여론조사로 포장하면 대중이 눈치채기는 정말 힘들다.여론조사 결과 자체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도 경계해야 한다. 밴드왜건 효과는 여론조사 결과 드러난 다수의 의견이 확장되고 강화되는 현상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소외를 견디지 못해 다수 의견을 추종하거나 아니면 침묵한다. 그 결과 실제와 다른 여론의 편향이 가능해진다.그래도 선거에서 여론조사는 침묵하는 민심을 가늠해 볼 유일한 수단이다. 경인일보가 어제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남경필 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3명에게 모두 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 지사 진영에는 비상사이렌이 울렸을테고, 민주당 예비후

  • [참성단]銃聲 없는 戰爭
    참성단

    [참성단]銃聲 없는 戰爭 지면기사

    그 어떤 총성도 들리지 않았다.그렇다고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미·중 무역 전쟁은 총소리 한방 없이, 스텔스 전폭기 처럼 조용하고 은밀하게 세계 경제 여기 저기에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무역전쟁을 '무기 없는 전쟁'이라고 하는 이유다. 1929년 대공황으로 미국 경제가 붕괴하자 당시 다수당이던 공화당은 수입품에 평균 20%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럼에도 경제는 더 악화됐다. 다른 나라들도 앞다퉈 보복관세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1차대전 배상금과 대공황으로 국가 파산 직전까지 몰린 독일은 예정대로 군국화의 길로 나섰다. 지역마다 내전, 국지전이 일어나더니 2차대전으로 확대됐다.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해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균열조짐을 보일때 예견됐다. 하나의 경제권이라고 해도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두 나라였다. 하지만 트럼프가 멕시코산 제품에 수입 관세를 20% 물리고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했을 때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1차 점령지가 멕시코라면, 최종 상륙지는 결국 중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불행하게 예상은 적중했다. 미·중 무역 충돌로 세계 경제는 패닉에 빠졌다. 대공황 이후 70여 년간 유지해 왔던 자유무역질서에도 심각한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교역의 담을 높일 수 있다는 배타주의가 각국으로 확산 되고 있어 걱정은 더 크다.문제는 세계 6위 수출대국인 우리다. 백악관은 중국과의 전쟁에 동맹국들과 공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 역시 미국 편에 서도록 압박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겠다는 심사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서글픈 숙명 앞에서 또 다시 방황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 우리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대책없이 전쟁에 임하면 백전백패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치밀하고 전략적인, 만반의 대책을 마련해 두고 있는가. 그게 걱정이다.

  • [참성단]박 전 대통령 1심 선고 생중계
    참성단

    [참성단]박 전 대통령 1심 선고 생중계 지면기사

    1960년 5월 아르헨티나에 숨어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체포됐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럽 각지에서 유대인을 체포해 수용소 강제 이주를 지휘한 특급 나치 전범이었다. 이듬해 4월 11일 그는 이스라엘 법정에 섰다. 이 재판은 전 세계 37개국에 생중계됐다. 재판 첫 날 법정 서기는 15개의 죄목을 읽어 내려갔다.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수백만 명 학살. 리투아니아 8만 명 학살, 라트비아 3만 명 학살,우크라이나 7만5천명 학살…. 아이히만은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행위에 대해 속죄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내가 뭘 잘못했지? 시킨대로 했을 뿐인데"하는 표정이었다. 현장에 있었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그의 모습에서 '악의 평범성'을 읽어냈다. 아이히만의 섬뜩한 표정은 수용소에서 살아 난 유대인들의 생생한 증언과 함께 고스란히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그리고 1962년 5월 31일. 텔아비브 외곽의 라믈레 교도소에서 아이히만의 사형이 집행됐다. 2015년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된 '아이히만 쇼'는 이 재판 과정을 생중계한 제작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백인 전처와 그의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 프로 풋볼 스타 O J 심슨 재판은 1994년 6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생중계됐다. 그 기간 미국인의 눈과 귀는 TV 화면에 집중됐다. 모든 정황은 심슨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흑인의 우상이었다. 드림 팀이라고 불린 그의 초호화 변호인단은 사건을 '인종차별의 관점'으로 몰고 갔다. 작전은 주효했다. 그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만일 재판이 생중계되지 않았다면 상황은 바뀌었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1심 판결이 오늘 TV로 생중계된다. 사법사상 처음 열리는 하급심 생중계인데다 다른 사건의 선례가 될 수 있어서인지 관심이 뜨겁다. '무죄 추정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과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이 확실한 가운데 안 하느니만 못한 중계라는 말도 나온다. 아무튼 오

  • [참성단]김영철의 의도적 무례
    참성단

    [참성단]김영철의 의도적 무례 지면기사

    대한민국 예술단이 평양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4일 새벽 귀국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첫 공연을 관람하고 "북과 남의 온 민족에게 평화의 봄을 불러왔다"면서 '가을이 왔다'는 주제로 북한 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즉석에서 제의했단다. 평창올림픽 이후 김 위원장의 파격행보는 4·27 남북정상회담과 5월 미북정상회담으로 그 실체가 드러날테니 '가을이 왔다' 공연이 실현될지는 그 때 가서 볼일이고, 그의 심복 김영철의 천안함 발언은 워낙 무례해 간과하기 힘들다. 김영철은 지난 2일 공연취재 제한에 항의하는 우리측 기자단에게 사과한다며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2010년 천안함 폭침은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 잠수함의 어뢰에 격침된 것으로 공식 확정한 사건이다. 대한민국은 46명의 전몰 수병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5년 야당 대표로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소행임을 확언했으니, 대한민국 공식 입장을 그대로 승계한 것이 분명하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지난 2월28일 국회에서 천안함을 폭침시킨 북한 잠수정이 정찰총국 소속이라고 밝혔고, 당시 정찰총국장이 바로 문제의 김영철, 북한 노동당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다.김영철의 발언은 농담도, 조롱도 아닌 의도적 발언으로 봐야한다. 대한민국에서 천안함 폭침이 어떤 사안인지 대남통일전선전략 지휘 책임자인 그가 모를리 없다. 남측 일각의 음모론으로 천안함 폭침사건이 보수-진보 대립의 불씨라는 사실을 잘 알고 활용하는 지위에 있다. 김영철은 자신의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반응을 떠본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정부가 침묵하든, 반발하든 모든 대응카드가 있었을 것이다. 침묵에 대한 대가는 3일자 노동신문 사설이었다. 천안함 사건은 "남조선 보수패당이 조작해낸 모략극"이라며 정부에게 "경망스럽게 놀다가는 큰 코 다친다"고 경고했다.남한 예술단의 평양공연에 김영철과 노동신문이 첨부한 '천안함' 메시지는,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향후 남북관계 전반에 북의 통일

  • [참성단]추급권(追及權)
    참성단

    [참성단]추급권(追及權) 지면기사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 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 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은 훌륭한 화가의 아내가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 너무 가난해서 생전에 제대로 된 전시 한번 못했던 화가. 51세에 요절한 박수근이 김복순에게 보낸 청혼 러브레터는 지금 읽어도 가슴이 먹먹하다.박수근은 가난한 화가였다. 여름에도 겨울 옷을 입은 채 그림을 그렸고, 전쟁 중엔 미군 초상화를 그려 주면서 하루하루 연명했다. 20달러에 그림 한 점 팔면 행복했다. 낭만이나 관념 따위는 그에겐 사치였다. 행복하게 해준다던 아내는 툭하면 돈을 꾸러 다녔다. 선생님이 "너희 집은 뭘 해서 먹고 사냐"고 묻자 셋째아들은 "꿔서 먹고 살아요"라고 답했다.궁핍한 삶이 그대로 작품으로 이어졌다. 절제된 선과 단순한 색을 바탕으로 가난한 서민의 애환을 소박하게 그려냈다. 벌거벗은 고목 나무들, 시장 난전에 좌판을 벌인 아낙, 아이를 둘러업은 어린 소녀 등 한국인의 가장 친밀한 모습을 담아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인기가 높다. 지난주 옥션 경매에서 이중섭의 '소'가 47억원에 낙찰되기 전까지, '빨래터'는 45억2천만원으로 경매가 최고기록을 갖고 있었다.생전에 가난했으나 사후 그림값이 사상 최고라는 '그림값의 역설'을 증명하는 화가는 많다. 빈센트 반 고흐도 죽기 전까지 그림을 딱 한 점밖에 팔지 못했고, 이중섭도 찢어지게 가난했다. 사후 그림값이 폭등해도 화가는 경제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평생을 가난에 찌들어 살다 세상을 떠났다.가난한 미술가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권리를 확대하는 다양한 제도가 도입된다는 소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추급권'이다. 팔린 화가의 작품이 또 다른 이에게 재판매될 때 그 대금 중 일부를 작가나 저작권을 가진 유족이 배분받을 수 있는 권리다. 유럽에선 3천 유로 이상 미술품에 한해 판매가의 0.25∼4%를 작가나 유가족에

  • [참성단]무슬림에 대한 편견
    참성단

    [참성단]무슬림에 대한 편견 지면기사

    이슬람교와 신도인 무슬림에 대한 편견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잔인한 테러행위 탓이 크다. 미국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지만, 알 카에다의 9·11 테러가 미국에 남긴 트라우마는 현재진행형이다. 그 알 카에다 조직이 한국의 이라크 파병을 시비 걸어 김선일씨를 참수해 우리와 악연을 맺은 건 2004년의 일이다. 당시 흥분한 네티즌들은 이슬람 사원을 겨냥한 돼지피 보복테러를 외쳤다. 구호에 그쳤기 망정이지, 실행됐다면 그야말로 이슬람 국가 전체와 척을 지는 외교참사가 발생했을 것이다.무슬림이 한국에서 겪는 가장 큰 고역이 돼지고기 상식(常食) 문화라 한다. 무슬림들이 매일 암송하는 신성한 경전 '코란'은 돼지고기 식용을 엄하게 금지한다. 코란은 무슬림에게 허용되는 '할랄'과 금지된 '하람'을 명시하고 있는데 '돼지고기와 죽은 고기, 피, 하나님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죽인 동물의 고기'가 하람에 포함된다. 무슬림의 하람 식재료 기피는 신의 뜻에 따른 것이니 설득 대신 존중할 수밖에 없다. 중화사상의 중국도 무슬림 소수민족 학교에서는 할랄 식재료만 쓰는 이슬람 식당을 따로 운영할 정도다. 밥 가지고 분쟁을 일으킬 수야 없는 일 아닌가.할랄 산업이 글로벌 블루오션 산업으로 주목받은 지 오래다. 17억명에 달하는 무슬림을 겨냥한 마케팅 전쟁으로, 할랄 식품시장 규모만 7천억 달러를 훌쩍 넘는다니 당연한 일이다. 일본은 고래고기에까지 할랄 인증을 내주고, 공항에는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기업들의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할랄 인증을 지원하는 등 뒤늦은 추격전이 한창이다.그런데 해마다 경기도를 찾아온 20만명 안팎의 무슬림 관광객들이 밥 먹고 기도할 장소가 태부족이라니 한심한 일이다. 그 이유가 무슬림과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동일시하는 편견이 작용한 탓이라니 더욱 그렇다. 본디 이슬람교는 평화를 추구하고 공존을 지향한다. 어느 종교나 극단주의자는 있지만, 그들로 인해 종교의 참 가치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 [참성단]"진짜가 나타났다!"
    참성단

    [참성단]"진짜가 나타났다!" 지면기사

    하루 하루가 즐겁다. 골치 아픈 정치, 앞이 안 보이는 복잡한 외교, 날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경제. 하지만 그를 보면 이 모든 것이 눈 녹듯 사라져 버린다. 우리는 이런 타자 한명 쯤 갖고 싶었다. 강백호. 지금 프로야구계는 벼락같이 등장한 '괴물 신인'에 들끓고 있다. 그제 밤 수원이 들썩거렸다. 수원 kt위즈 파크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2차전. kt위즈는 1회, 3회 각각 4점을 허용하면서 8실점. 상대가 누군가. 최강 두산베어스다. 경기는 끝난거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강백호가 있었다. 강백호는 장원준의 135㎞ 슬라이더를 우측 담장을 넘겨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렸다. 경기는 20대8로 뒤집혔다. 중계 캐스터는 "진짜가 나타났다!"고 탄성을 질렀다. 그날 밤 스포츠 채널 프로야구 하이라이트에 출연한 해설자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진짜가 나타났다"고 흥분했다. 홈런 순위 1위는 둘째 치고 그가 날린 홈런 4개 중 3개가 기아의 헥터, 두산의 린드블럼, 장원준 등 팀의 에이스 투수들로부터 얻어낸 것이다. 헥터는 지난해 20승을 올린 투수다. 린드블럼은 2015년 210이닝을 소화한 리그 대표의 '이닝이터' 투수. 장원준은'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다. 강백호는 겨우 19세의 신인일 뿐이다. 신인드래프트에서 계약금 3억원에 SK에 1차 지명된 최정도 데뷔 해인 2006년 홈런 12개를 쏘아 올렸다. 당시 최정의 나이도 19세였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10대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김재현(21개), 이승엽(13개), 김태균(20개), 최정 4명밖에 없다. 그런데 강백호는 8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때렸다. 강백호는 수원 kt위즈 소속이지만 이와 무관하게 전국구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19세 괴물을 보러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을 것이다. 자칫 자만해 질 수도 있다. 선인들은 자신의 덕을 닦는데 게을리 하지 말라는 의미로 '소년등과(少年登科)'를 언급했다. 일찍 성취하게 되면 그 자리가 얼마나 귀한 줄 모른다. 삶이 자신의 손바닥 위에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

  • [참성단]혼탁·과열… 민주당 공천 전쟁
    참성단

    [참성단]혼탁·과열… 민주당 공천 전쟁 지면기사

    스탈린은 키가 작았다. 공식적으로 162㎝였다. 열등감이 심했고, 의심도 많았다. 심약하기까지 했다. 대신 질투심은 하늘을 찔렀다. 남이 자신보다 잘나면 그 꼴을 못봤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유려한 문장을 쓰고, 준비없이 즉석에서 현란한 연설을 하던 트로츠키가, 그래서 미웠다. 하지만 기억력은 뛰어나 사소한 원한까지 기억했다가 반드시 숙청했다. 그리고 반드시 그 흔적을 지웠다. 1937~1938년 두해동안 130만명을 체포해 68만명을 처형하고 나머지는 시베리아 수용소로 보냈다.러시아 혁명하면 떠오르는 역사적인 사진이 한장 있다. 레닌이 즉석에서 만든 연단에 올라가 대중을 향해 열변을 토하는 모습을 골드스타인(G.P.Goldstein)이 찍었다. 너무 극적이라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의 탄생을 알리는 역사적인 기록사진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연단으로 오르는 계단에 트로츠키의 모습이 찍혔다. 스탈린은 그게 마음에 거슬렸다. 레닌과 트로츠키가 친근해 보였기 때문이다. 우여곡절끝에 권력을 잡은 스탈린은 레닌이 죽은 후 그 사진에서 트로츠키의 모습을 지워버렸다.프로파간다(propaganda·선전)에서 사진 한장은 대중의 마음을 빼앗고 나아가 역사를 바꿀 수도 있을 만큼 폭발적인 힘을 갖는다. 사진이 조작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분야의 대가 아돌프 히틀러는 프로파간다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선전은 진실을 섬겨선 안된다. 특히 진실이 적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더불어민주당 지자체 후보들간의 경쟁이 과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제는 사진 한 장을 두고 이재명 전시장과 전해철 의원 지지자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이 전 시장이 사용한 홍보사진이 원인이었다. 이 전 시장 얼굴 뒤에 전 의원의 얼굴이 흐릿하게 들어간 사진이었다. 전 의원 지지자들은 "조롱당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전 시장 측은 "이유를 막론하고 명백한 우리 캠프의 책임"이라며 사과하고 홈페이지 등에서 문제의 사진을 내렸다. 그런데도 뒷말이 무성하다. 프로파간다였는지 아니면 단순 실수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