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다시 보는 영화 '강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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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다시 보는 영화 '강철비' 지면기사

    뤼미에르 형제의 세계 최초 영화 '기차의 도착'은 1895년 12월 28일 개봉됐다. 입장료는 1프랑, 관객은 33명. 기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2분짜리 동영상에 관객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영화는 그렇게 탄생했다. 불가사의한 일을 목격할 때 이제 사람들은 '영화같다'고 말한다.CG 작업 하나 없이 놀라운 이미지들을 영화 속에 가득 채워놓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내딛기 1년 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되기 13년 전인 1968년 개봉됐다. 영화 속 우주선 이름이 '디스커버리'였다는 것 외에도 NASA의 천재들이 이 영화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얻었는지는 이미 증명됐다.토니 스콧 감독의 1998년 작 '에네미 오브 스테이트'는 평론가들에게 '상상력의 과잉'으로 '만화같다'는 조롱 섞인 지적을 받았다. 토니 스콧은 이 영화를 통해 미국이 전 세계에서 저지르는 도·감청, 도촬 행위의 불법성에 대한 문제를 고발하고 싶어 했다. 지금 미국은 전 세계 CCTV, 위성 시스템 등이 결합한 감시 테크놀로지를 통해 우방국 정상들의 은밀한 대화까지 도·감청하며 세계 모든 정보를 손에 쥐고 있다.'지도자가 개성공단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비우자 북한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핵을 갖고도 사용하지 않는 지도자에 불만을 품은 정찰 총국장이 주도했다. 다연장 로켓포탄에 치명상을 입은 지도자는 남한으로 극적으로 탈출하고, 쿠데타 세력은 남한에 선전포고를 한다. 남한 정부는 지도자를 치료해 북한으로 돌려보낸다.'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 줄거리다. 남·북한 긴장이 최고조였던 지난해 말 개봉 당시 '상상력의 지나친 과잉'이란 소릴 들었던 이 영화가 싱가포르 북미회담을 앞둔 지금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폭스TV 뉴스는 5일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진정성을 보였으나 군부와 당 지도부 고위층들의 내부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는 또 "김정은

  • [참성단]폭염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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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폭염의 계절 지면기사

    진시황은 마지막 '순행'길에 객사한다. 순행은 황제의 권력을 제국 전체에 시위하는 통치행위였다. 자신의 권위를 보여주려 통일천하 곳곳을 누빈 카퍼레이드이자 로드쇼였던 셈이니 순행의 규모와 화려함은 엄청났다. 암살에 대비해 밀폐된 금속 마차를 탔고, 진시황 본인은 황제의 장엄한 복식으로 치장했다. 하지만 이게 독이 됐다. 마지막 순행은 한여름이었고, 황제의 복식을 갖춘 진시황은 찜통 같은 방탄마차 안에서 열사병에 걸려 급사한 것이다.대표적인 폭염질환이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체내의 염분과 수분이 더위로 소진돼서 발생한다. 피부가 차가워지고 축축해지며 체온은 크게 올라가지 않는다. 서늘한 곳에서 쉬고 염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면 호전되고, 심하면 병원에서 수액으로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면 된다. 무서운 건 열사병이다. 외부의 열 스트레스로 체온조절 중추가 기능을 상실하는 현상이다. 땀 배출 기능이 망가져 체온이 40도 이상 높아진다. 체내의 장기들이 기능을 상실하고 의식은 혼미해진다. 당장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그런데 폭염 때문에 정신질환이 발생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연구팀이 국내 6대도시의 폭염과 정신질환 상관관계를 분석했더니 정신질환 응급환자 7명중 1명, 특히 불안증상 입원환자 3명 중 1명은 폭염 때문이란다. 불안증상의 31.6%, 치매의 20.5%, 조현병의 19.2%, 우울증의 11.6%는 폭염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고온에 노출된 신체가 체온조절의 한계점을 초과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와 체온조절 중추의 이상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소설 '이방인'에서 뫼르소가 살인의 동기로 '태양'을 지목한 것은 카뮈의 문학적 레토릭이지만, 이제 과학적 근거가 나온 만큼 '이방인' 해석은 한층 다양해질 듯 하다.폭염의 계절이 왔다. 기상청은 이달부터 장마 전까지 건조한 불볕더위가, 장마 이후에는 습기 가득한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했다. 구태여 과학적 연구와 전문가의 설명이 없어도 더위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 더욱이 체감경기 악화로 울화(鬱

  • [참성단]대통령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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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대통령 패션 지면기사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생전에 쿠바산 시거를 피우며 군복을 즐겨 입었다. 양복은 서구 자본주의 냄새가 난다고 멀리했다. 그러던 그가 2006년부터는 세 줄이 선명한 아디다스 운동복만 입었다. 외국 국가 원수는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날 때도 늘 그 '추리닝'이었다. 아디다스가 쿠바 올림픽 대표팀을 후원하기 때문에 입는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카스트로는 "군복보다 편하고 사진도 잘 나와서 입는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2009년 타임지는 그런 카스트로를 '옷 못 입는 지도자' 7위에 올렸다.그런 타임지가 2011년 3월엔 '카다피의 패션: 황제에게는 일부 미친 의상(Crazy Clothes)이 있다'는 특집기사를 통해 이젠 고인이 된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의 패션을 분석했다. 카다피는 공식 석상에 늘 루이뷔통 선글라스를 쓰고 전통의상을 입었다. 갈색 계통을 선호했지만 황금색이나 보라색 의상도 자주 입었다. 그는 드러내고 싶은 메시지를 옷으로 표현하는데 매우 능했다. 2009년 이탈리아를 방문해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만나는 자리에는 전통의상 대신 제복을 입었는데 그 가슴엔 오마르 무크타르 리비아 독립운동가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20년간 이탈리아가 리비아를 점령한 데 대한 항의 표시였다. 1974년 11월 야세르 아라파트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의장은 체크무늬 터번에 군복, 그리고 권총집을 허리에 차고 "한 손에는 올리브나무 가지를, 다른 한 손에는 자유를 위한 싸움에 나선 전사의 총을 들고 나는 오늘 이곳에 왔다. 내 손에서 올리브 가지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 달라"는 연설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의 군복 패션은 국제테러조직의 우두머리였던 아라파트가 핍박받는 팔레스타인 민족을 대표하는 지도자로 변신했음을 알리는 일종의 '메시지'였다. 한국을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파격적인 패션이 화제다. 검은 가죽 재킷 차림으로 공항 패션을 한껏 뽐내더니 '필리핀 동포와의 만남' 행사에선 위 단추를 풀어헤친 짙은 남색 셔츠 차림으로 나타났다. 외국 정상들과 만날 때마다 그의 파격적

  • [참성단]환경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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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환경의 날 지면기사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13개국 1천200명의 정부 대표가 모여 '오직 하나뿐인 지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유엔환경회의를 개최해 인간환경선언(스톡홀름 선언)을 채택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를 기념해 6월 5일을 세계환경의 날로 정해, 해마다 주제를 정해 대륙별로 돌아가며 기념행사를 갖는다. 올해 인도에서 열리는 행사의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으로 부터의 탈출'이다.하지만 미국 저널리스트 수전 프라인켈의 '플라스틱 사회'를 읽다 보면 플라스틱으로 부터 인류가 탈출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책은 빗, 의자, 신용카드 등 8가지 친숙한 플라스틱 제품을 통해 인류가 플라스틱빌(Piasticville·플라스틱 도시) 거주자임을 보여준다. 그녀가 어느 하루 접촉한 플라스틱을 모두 기록해보니 196개나 됐다.통칭해서 플라스틱이지만 종류는 다양하다.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폴리염화비닐(PVC), 폴리스티렌, 폴리우레탄,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 페놀수지, 폴리카보네이트, 아크릴 등등. 젖병, 기저귀, 의류, 신용카드, 자동차, 콘돔, 인공수정체, 아스피린병 등등 용도는 무궁무진해 전능의 경지다. 인류는 플라스틱 중독자이자 플라스틱 도구의 노예로 사는 셈이니 플라스틱빌 탈출은 언감생심이다.문제는 플라스틱에 섞인 화학물질들이 모든 생명체에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이 물질들은 유사 호르몬으로 위장해 생명체를 공격한다. 비스페놀A는 비만,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간기능 이상에 영향을 미친다. 프탈레이트는 남성호르몬에 대한 반작용으로 남자 아이의 생식기관 발달을 방해하고, 노닐페놀은 에스트로겐으로 위장해 생식기관의 기형을 초래한다. 플라스틱에서 용출된 환경호르몬은 모든 생물에게 재앙이다.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은 재앙의 피라미드 꼭짓점에 위태롭게 서있고….스톡홀름 선언 20년 뒤인 1992년 브라질에서 지구인 행동강령인 '환경과 개발에 관한 리우 선언'에 서명했다. 리우 선언의 1원칙이 "인간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이 논의되어야 한다. 인간은

  • [참성단]김동연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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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김동연 패싱 지면기사

    5월 29일 청와대 가계소득 동향 점검회의.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청와대 경제정책 라인들이 참석했다. 회의 후 김의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앞으로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도하여 관련 부처 장관들이 함께 경제 전반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회의를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도하여'라는 문구가 논란을 불렀다. 청와대는 뒤늦게 "장하성 실장과 관련 부처 장관들이 함께"라고 문구를 수정했지만, 누가 봐도 장 실장이 경제정책 추진의 전면에 나서고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패싱'당한 것으로 '읽혔다'. 5월 30일 기획재정부 간부회의. 김 부총리는 "저소득층의 소득향상과 분배 개선을 위해서는 소득이전지출 등 대책도 중요하지만 경제 전반의 활력을 북돋울 수 있는 혁신성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됐다. 전날 문 대통령의 "소득분배 악화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이라며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청와대 의견을 뒤집은 것으로 '해석됐다'.5월 31일 청와대 국가재정전략회의.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말했다. 이 말에 모두 놀랐다. 경제학자, 영세자영업자 등 여론은 임시직과 일용직이 급격하게 줄어든 원인으로 '최저임금'을 지목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은 청와대 실세들을 옹호하고 기재부와 김 부총리를 질책하는 소리로 '들렸다'. 6월 1일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경제 전반에 대한 권한을 기재부 장관에게 줬기 때문에 경제 부총리라고 한 것이다. 김 부총리가 컨트롤 타워"라고 말했다. 경제 컨트롤 타워 논란이 점점 커지자 청와대가 김 부총리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그러나 김 부총리가 '컨트롤 타워'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그동안 증세와 최저임금 인상 등 핵심 현안에서 김 부총리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김동연 패싱'이

  • [참성단]넥센 히어로즈 뒷돈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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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넥센 히어로즈 뒷돈 파문 지면기사

    그동안 야구계에서는 넥센 히어로즈가 "선수들을 너무 팔아 치운다"는 소문이 꾸준하게 나돌았다. 그때마다 "설마"했다. 그런와중에 지난해 7월 넥센은 시즌 중 간판타자 윤석민을 KT로 트레이드했다. 팬들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타율 325, 홈런 7개, 타점 47개로 생애 최고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던 그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밝혀졌다. 뒷돈 5억원이 있었다. 넥센 히어로즈가 2009년 말부터 최근까지 트레이드 과정에서 131억5천만원의 뒷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넥센은 메인 스폰서가 없던 히어로즈 시절부터 23건의 트레이드를 체결했다. 2009년 12월 장원삼을 삼성에 주면서 발표된 내용은 투수 김상수, 박성훈과 함께 현금 20억원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금 35억원이 건네졌다. 2010년 7월 황재균을 롯데에 보내며 김수화 김민성을 데려올 때 20억원의 현금을 받고서도 KBO에 신고하지 않았다. 2010년 12월 고원준을 롯데에 내줄 때에는 이정훈 박정준과 맞바꾼다고 해놓고 뒤로 19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2011년 7월 송신영 김성현을 LG에 보내고 심수창 박병호를 영입할 땐 15억원의 뒷돈을 받았다. MLB 출신 김병현을 2014년 4월 KIA에 트레이드할 때의 뒷돈은 5억원이었다. 프로 스포츠는 막말로 '선수 장사'라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선수를 트레이드할 때 현금으로 얼마를 주고받든 그건 문제가 아니다. 몸값이 높을수록 오히려 선수에겐 영광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거래는 공개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넥센은 왜 그런 무리수를 두었을까. 야구계에서 이번 일을 두고 이구동성으로 '터질 게 터졌다'고 하는 걸 보면 뒷돈 거래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번 사태로 프로야구의 품격은 크게 훼손됐다. 뒷돈 받은 넥센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뒷돈을 준 구단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정범(正犯)과 공범(共犯)의 차이일 뿐이다. 관리 감독을 허술하게 한 KBO 사무국은 종범(從犯)이라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KBO 홈페이지 게시판엔 "모두

  • [참성단]대법원 사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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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대법원 사태 유감 지면기사

    법 없는 국가는 없었다. 법치가 무너지면 국가가 망하고, 법질서가 흐려지면 사회는 문명에서 야만으로 전락한다. 입법, 행정, 사법의 3권분립은 민주주의를 모든 형태의 독재체제와 구별짓는 권력체계다. 3부의 개별적 권력은 오로지 국민에게서 나오니, 서로 영역을 침범하면 안된다. 권력이 섞이면 주권재민 원칙이 깨지고, 법치의 규범이 무너지고, 정의를 세울수 없다. 대한민국 판사들이 부당한 권력의 간섭에 직을 걸고 항거한 사법파동 역사를 이어 온 건 이 때문이다.1차 사법파동은 1971년 박정희 정권과 사법부의 충돌이었다. 공안 및 시국사범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불만이었던 정권은 두명의 판사에게 향응혐의를 씌워 사법부 길들이기에 나섰다. 당시 450명의 판사중 150명이 사표를 제출하며 항의했다. 정권은 유신헌법으로 대법원의 위헌법률심사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보복했다. 하지만 1988년 2차, 1993년 3차 사법파동에서 소장판사들은 '문제적 대법원장'들을 사퇴시켜 사법개혁 의지를 관철했다. 3차 파동 당시 소장판사들은 사법개혁 성명에서 "판사들은 판결로 말해야 할 때 침묵하기도 했고 판결로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하기도 했으며 판결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진실에 등을 돌리기도 했다"고 뼈저린 자기반성을 남겼다. 2003년 4차 사법파동은 법원 인사제도 개혁으로 헌법재판관과 대법관에 여성들을 진출시켰다.법원이 시끄럽다. 지난해 법원행정처의 진보성향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의혹이 사법행정권남용 논란으로 확산됐다. 전·현직 대법원장이 진보·보수 시민단체로 부터 고발당했고,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정리해고됐던 KTX승무원들은 판결무효를 주장하며 대법원을 점거하기도 했다. 현 김명수 대법원장은 자신이 구성한 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부정하는 자충수에 고민이 깊은 모양이다. 법원 내부도 사실 관계에 대한 판사들간의 논란으로 뜨겁다.권력으로부터의 사법독립과 내부의 사법개혁을 추구한 예전의 사법파동과는 거리가 멀다. 진영대립의 악폐가 사법부에 이른 듯해 실망스럽고, 판사 성향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는

  • [참성단]방탄소년단과 비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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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방탄소년단과 비틀스 지면기사

    2018년 5월 27일은 한국 대중음악사, 나아가 세계 팝 음악사에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방탄소년단(BTS)의 앨범 'LOVE YOURSELF 轉 Tear'가 빌보드 앨범 200에 당당히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영어가 아닌 한국 가사의 노래가, 싱글 차트가 아닌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것은 춘향가 중 '쑥대머리'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는 것 보다 사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의 7명의 젊은이 정국, 진 , 슈가, 제이홉, 지민, 뷔, RM이 그 누구도 꿈에서조차 상상하지 못한 큰 일을 해냈다.1964년 2월 7일이 팝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날로 기록되고 있는 것은 그날, 비틀스가 미국에 첫발을 디뎠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더벅 머리 4인조 폴 매카트니 죤 레논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의 미국 도착으로 전 세계 음악 시장의 판을 다시 짜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으로 건너간 지 불과 두 달 만에 빌보드 싱글 차트 1~5위를 모두 자신들의 곡으로 채우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때부터 비틀스는 단순한 '음악적 현상'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 됐다.비틀스의 미국 방문은 영국의 많은 뮤지션들이 미국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계기 됐다. 믹 재거의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 난폭한 퍼포먼스의 창시자 더 후(The Who), 뉴캐슬 출신의 애니멀스(Animals) 그리고 에릭 크랩튼, 제프 벡, 지미 페이지의 야드 버즈(Yardbirds)등 영국 출신 가수들이 대서양을 건넜고, 삽시간에 미국 팝 음악계를 석권했다. 언론들은 이를 가리켜 '영국의 침공(British Invasion)'이라고 지칭했다. K팝은 한국에서 만 과소평가될 뿐, 세계적으로는 이미 'K팝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 팝 시장에 K팝이 새로운 주류로 떠오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비틀스가 빌보드를 석권한 이후 영국 가수들이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 [참성단]무산 스님 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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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무산 스님 입적 지면기사

    조계종 대종사이자 선시(禪詩)의 대가 신흥사 조실 무산 스님이 26일 입적했다. 1968년 범어사에서 비구계를 받았고, 같은 해 '시조문학' 추천으로 등단했으니 법랍과 시력이 50년을 꽉 채웠다. 스님 무산은 참선과 보시에 힘썼고, 시인 조오현은 화사한 선풍 가득한 시로 속세를 위로했다.입적 후 언론이 정리한 스님의 행장은 하나같이 막히고 거칠 것이 없는 선사의 풍모로 가득하다.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들을 위로하는 장면을 보고 "고통받는 중생이 없으면 부처도 필요 없다"며 "교황처럼 중생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라"고 절집을 향해 일갈했다. '만해대상'을 제정해 만해 한용운과 백담사를 오늘에 되살린 것도 무산의 업적이다. 신흥사와 백담사에 선원을 세워 사그라들던 선풍(禪風)을 진작했고, 스스로도 말년에 매년 여름과 겨울 석달 씩 백담사 무문관에서 참선에 정진했다.시인으로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수많은 독자를 거느렸다. 천년을 사는 성자도 뜨는 해 지는 해 다본 뒤 알까고 죽은 하루살이 떼에 불과하다는 '천년의 성자'는 참선 끝에 이른 궁극의 경지를 보여준다. "이제 나도 갈 일만 남은 시신입니더.(염장이와 선사)"의 염장이는 부처였고, "산에 살면서 산도 못보고 생 울음소리는 커녕 내 울음도 못 듣는(일색과후)" 중늙은이는 무산이었다. 삼라만상에 맺힌 부처의 얼굴을 용케도 알아보는 특별한 재능이 있었다.스님의 선시를 읽은 문인들과 명사들의 독후감을 모아 '이렇게 읽었다 설악 무산 한글선시'를 펴낸 권성훈 시인은 무산을 이렇게 기억했다. "질문을 던지는데,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침묵하면서 말하게 하고 소리가 없는데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무산이 "밀물 때나 썰물 때 파도 위에 떠 살던(인천만 낙조)" 그 늙은 어부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생전에 "이다음 숲에서 사는 새의 먹이로 가야겠다.(적멸을 위하여)"고 작정했으니, 이제 숲에서 만날 벌레 한 마리도 예사롭지 않을 듯 싶다.설악산 백담사와 신흥사를 중심으로 수행하던

  • [참성단]이재명  욕설 파일 공개  논란
    참성단

    [참성단]이재명 욕설 파일 공개 논란 지면기사

    인지 언어학 창시자 조지 레이코프는 저서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에서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프레임(frame)'이라고 주장했다. "전략적으로 짜인 틀을 제시해 대중의 사고 틀을 먼저 규정하는 쪽이 정치적으로 승리하며, 이를 반박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프레임을 강화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빨갱이' '위선자'등 상대방 흠집을 내는 네거티브를 끊임없이 전파하면 유권자는 그 프레임 속에 갇힌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 압력을 받은 닉슨 대통령이 TV에 나와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라고 연설할 때 이미 '닉슨=거짓말쟁이' 프레임 속에 갇힌 대중은 그 순간, '닉슨은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런 경우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대선 막바지 안철수 당시 국민의 당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은 'MB 아바타'라는 프레임에 걸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프레임이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2000년 11월 미국 대선 투표일을 5일 앞두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과거에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사실이 폭로됐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을 때라 앨 고어 민주당 후보 측은 쾌재를 불렀다. '부시=음주운전'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부시를 공격하기 딱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시가 먼저 기자들에게 "나는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해 버렸다. 그러자 '부시=솔직'이라는 역 프레임이 형성되면서 고어 측이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한국당이 지난 24일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의 욕설 음성 파일을 당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그런데 뒷맛이 영 고약하다. 새로운 것도 아니다. 6년 전부터 이미 대선, 지방 선거 등 고비 때마다 이 후보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그 파일을 재탕한 정도다. 한국당은 '유권자에게 올바른 사실을 제공해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개했다'지만 그런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한국당은 각종 여론 조사에서 남경필 후보가 열세를 보이자 파일을 이용해서 '이재명=패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