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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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지면기사
가평군, 수도권 미명하에 온갖 규제 받아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소멸 위험지' 분류'접경지역 지정'만이 40년 희생 정당한 보상정부, 군민들 절박한 호소 더이상 외면 말길잘 알려진 격언 중에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혜택에는 반드시 그에 따르는 대가 즉, 의무가 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정당한 대가를 치르면 당당히 점심 먹을 권리가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권리가 있으면 의무가 있고, 의무가 있으면 권리가 있는 것. 이것이 건전한 사회에서 통용되는 일반상식 아니겠는가.그런데 가평군에는 수도권이란 미명하에 온갖 규제만 있고, 그에 따른 보상은 없어 지역발전이 크게 정체되고 있다. 가평군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 '환경정책기본법'상 특별대책 지역, '한강수계법'상 수변구역 규제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에 의해 군사시설보호구역 규제까지 받고 있다. 이중삼중의 중첩규제로 가평군의 발전을 숨이 막힐 정도로 옥죄고 있다.이로 인해 가평군은 지속적인 인구감소 및 정체로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도 올해 4월 현재 30%로 매우 높다. 여기에 재정자립도는 18.3%(2024년 4월 기준)에 불과해 미래가 암울한 상황이다.사정이 이런 데도 정부가 인구감소지역 위기 극복을 위해 내놓은 신규정책은 비수도권의 반발로 가평군이 포함된 수도권이 배제되는 정책이 주류를 이뤄 가평군은 '수도권 역차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인구감소 지역 4개소 중 3개 지역(경기도 연천군, 인천광역시 강화·옹진군)은 접경지역으로서 인구감소지역 지원사업의 모든 수혜를 차별 없이 받고 있지만, 유일하게 접경지역이 아닌 가평군만 정책에서 배제돼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가평군은 이 같은 낙후된 군 발전에 대한 해결책으로 민선 8기 들어 정부에 '접경지역 지정'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국회는 낙후된 접경지역의 경제발전 및 주민복지향상 등을 위해 2000년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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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북정맥의 인문학적 가치와 보전 필요성 지면기사
조선사회 역사서·고지도에 중시한 흔적마루금 일대 군부대·철조망 등 너무 많아대규모 신도시 개발로 '길거리 정맥' 자조장명산, 백두대간 성지·교육장 거듭나야1792년 9월1일, 광릉으로 향하던 개혁 군주 정조의 어가가 축석령에서 멈췄다. 고갯마루에 선 정조는 멀리 남쪽으로 도봉산 등 한북정맥의 산을 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이 축석령은 백두산의 정간룡(正幹龍)이요, 한양으로 들어서는 골짜기이다. 산의 기세가 여기에서 한 번 크게 머물렀다가 다시 일어나 도봉산이 되고 또 골짜기를 지나 다시 일어나 삼각산이 되는데, 그 기복이 봉황이 날아오르는 듯하고 용이 뛰어오르는 듯하여 온 정신이 모두 왕성한 지역에 모여 있다. 산천은 사람의 외모와도 같은 것이어서 외모가 좋은 산천은 기색 또한 좋다."(정조실록 35권)정조는 '축석령'을 일컬어 '백두산의 정간룡'이라 했는데, 백두산~축석령~도봉산~삼각산~왕성(한성)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용이나 봉황과 같은 신비로운 생명체에 견주었다. '조선왕조실록'을 통틀어 왕이 직접 정맥 고갯마루 지세를 백두대간을 빌려 이야기한 것은 정조의 경우가 유일하다. 정조의 발언은 이미 조선 사회에서는 최소한 지식층을 중심으로 백두대간 개념이 일반화되어 있었으리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당시 지리 인식은 '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 '산경표'와 '도리표'를 거치면서 읍치와 진산에 이어졌고, 백두대간으로 완성되었다.역사서뿐만 아니라 고지도를 살펴보면 조선 사회가 한북정맥을 얼마나 중시했는지 여실히 드러나 있다. 1700년대 중엽 편찬된 '해동지도'의 함경도 안변부 군현 지도에서는 '한도대맥(漢都大맥)'이라는 지명이 보인다. '산경표'가 나오기 전에 한북정맥에 붙인 산줄기 이름이다. 1800년 이후에 나온 '광여도(廣輿圖)'에서는 이를 '한도거맥(漢都去맥)'으로 표기하고 있다. 거맥, 대맥, 정간룡 등의 명칭은 여암 신경준의 '동국문헌비고', '여지고'와 '산경표' 이후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정리되었다.한북정맥은 1정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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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익의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가치평가 지면기사
현재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답도 없고 정성적 요인 크게 작용프리시드 단계 '영감·신념' 결정매출있는 경우 DCF 계산 방법도 내부원칙 수립 가치 평가 현실적벤처캐피털(VC)이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최대 관심사는 그 회사에 투자를 해서 얼마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가일 것이다.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현재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니, 답도 없고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지식보다는 지혜가 필요하며 정량적인 요인보다 정성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분야다.지혜란 여러 가지 지식을 경험이라는 젓가락으로 저어서 비빔밥을 만드는 일이다. 투자는 가정에서 사실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가정(믿음)을 사실(Fact)로 만드는 일은 '신이(믿음) 존재(fact)한다'를 증명하는 일처럼 어렵다. 1~2년의 투자 경험 상담역들이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들을 종합해서 투자를 결정하는 오늘날의 현실은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다.통상 우리나라 VC들의 투자수익(ROI)이 발생하는 기간이 7~8년이므로 투자를 해놓고 묵묵히 기다린다는 것은 사실 힘든 일이다. 1억원을 투자해서 8년 후에 2배인 2억원을 회수한다 해도 연간 평균 수익률이 12~13%로 최근의 한국 벤처캐피털 협회의 발표 수익률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그러나 투자 실패율을 감안한다면 투자액의 4~5배의 훨씬 많은 수익으로 성공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다. 물론 대박을 내는 한 개만으로 손실을 만회하는 경우가 있다면 아주 행운이다.VC가 얼마를 어떤 조건으로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하려면 그 회사의 가치를 얼마로 볼 것인가라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사실 스타트업의 가치평가는 그리 간단치가 않고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는 제 눈에 안경이라 할 수 있다.스타트업의 가치 평가는 크게 둘로 나누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느 정도 매출액이 있어 재무제표라는 평가 자료가 있는 경우와 매출액이 없는 초보 단계의 스타트업과는 그 평가 방법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제품도 없고 매출도 없고 단지 사람만 보고 투자를 해야 하는 프리 시드 단계의 가치 평가는 그야말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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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사회통합프로그램 개선되어야 한다 지면기사
이민자의 한국생활 소양 습득 도와더 나은 여건서 일하려면 꼭 필요인터넷 접수의 어려움 원성 사기도'학기별 강좌' 온라인 확대 되어야신청 유연하게·절차는 간소화 바라한국의 인력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연도별 이주 노동자 도입 규모는 코로나19로 감소한 2021년(5만2천명)을 제외하면 2022년 6만9천명, 2023년 12만명, 2024년 16만5천명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를 보아도 국내 생산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지 2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의 재정비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그 가운데 하나가 '사회통합프로그램'이다. 사회통합프로그램(KIIP)이란 '한국 이민과 통합 프로그램(Korea Immigration & integration program)'으로 이민자의 한국 생활에 필요한 기본소양의 습득을 돕기 위한 것이다. 도입 취지는 이민자가 한국어는 물론 한국문화를 빨리 습득하여 한국민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지역사회와도 융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에 KIIP를 이수한 이민자가 영주권을 신청하거나, 그 외 체류자격을 신청할 때 한국어 능력 입증을 면제하거나 가점 등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니 더 나은 여건에서 일하고자 하는 이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제도이다.2023년 이민자 체류실태·고용조사 결과를 보니 비전문 취업(E9) 이주 노동자의 71.1%가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임금 및 보수에 대한 만족도는 68.9%였다. 이를 보아 잠정적으로 한국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일하고 싶어 하는 이주 노동자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숙련기능인력으로 일할 수 있는 E7-4 비자의 발급대상을 기존 5천명에서 3만5천명으로 늘린 것도 이주 노동자들의 한국 내 근무기간 연장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어 능력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확보되어야 한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숙련된 인력의 안정적 수급과 이주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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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안전성과 대학의 역할 지면기사
기술 넘어 사회적 신뢰와 직결지식뿐 아니라 윤리적 문제 교육정부·기업과 협력, 표준 수립해야사회적 인식 높이는 데 대학 중요산업계·학계 긴밀한 협력도 필요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AI 안전성' 문제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도로에서 안전하게 운행되기 위해서는 AI의 정확한 판단 능력과 시스템의 안전성이 필수적이다. 2018년 미국에서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치어 사망하게 한 사고는 AI 시스템의 오작동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020년 영국에서는 AI 알고리즘 오류로 대학 입학시험 성적이 잘못 산출되어 많은 학생이 피해를 봤다. 교사들의 예측 성적을 과도하게 낮추어 약 40% 학생들의 성적이 하향 조정되었고, 특히 사회경제적 배경이 낮은 학생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 이처럼 AI 안전성 문제는 기술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신뢰와도 직결되기도 한다.AI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학은 미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으로서 기술 교육과 함께 안전성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먼저, 기술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윤리 문제와 안전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들은 잠재적 위험과 예방법을 배우고 실무에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은 AI 관련 커리큘럼에 윤리 및 안전성 관련 과목을 포함해야 한다. 'AI 윤리와 안전성', '기술 윤리와 사회적 책임' 등 과목을 개설하고, 실제 오작동 사례 분석 등으로 학생들이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또 실습 프로젝트를 통해 안전성과 윤리의 필요성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다음으로 대학은 AI 연구과정에서도 안전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통해 AI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대학은 AI 시스템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과 절차를 개발하고 연구에 적용해야 한다. 다양한 환경과 조건에서 AI 시스템의 성능을 검증하는 시나리오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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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땅값 떨어지게…" 지면기사
청계산 입구 도로가 위치한 장군탑문화재 살리려 인근 주민들 告祀중땅 주인이라는 남자가 나타나 행패깨끗이 치우고 가꿔온 여현섭 선생무례함에 상처받아 "사회 험악해져"지난 5월14일 석가탄신일 전야, 의왕시 청계산 입구의 도로가에 위치한 유적 '청계산 장군탑'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잊혀져가던 문화재를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인근 주민 몇이서 떡과 술, 포를 놓고 고사(告祀)를 지내려는 찰나, 갑자기 땅 주인이라는 남자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타났다. 그는 어른들에게 눈을 부라리고 삿대질을 하면서 떡시루를 엎어버리겠다느니, 장군탑 비석을 넘어뜨려 땅에 묻어버리겠다느니 하면서 거칠게 대들었다. 주장인즉, "땅값 떨어지게" 남의 땅에서 지금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는 것.사람들이 마을과 집안의 안녕을 빌던 서낭당을 이렇게 철저하게 외면하는 땅 주인과는 달리 마을 노인들은 자신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이곳에서 제사 지내는 걸 봤다고 증언하고 있다. 아마 새마을운동이 벌어지면서 미신이라는 이유로 제사 풍속이 일소되었을 것이다. 이 장군탑은 돌무지 구조가 뚜렷한 고분(삼국시대로 추정)으로 지름 5~6m, 높이 3~4m의 크기이며 봉분 위에는 오래 전에 잘려진 고목 밑둥이 박혀있다. 봉분의 하단에는 커다란 바위가 드러나 있으며 주변에는 30~40㎝ 크기의 냇돌이 많이 쌓여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돌을 던진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무덤 앞에는 비석이 서 있는데 '장군탑의 역사는 팔천만 년 전으로 추정되며, 청계노인회에서 단기 4323년(1990)에 탑을 다시 세워 헌상(獻上)한다'라고 적혀있다.'장군'이라는 명칭은 민속에서는 최영, 임경업, 강감찬, 남이 장군 같은 인물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들은 굿을 할 때 무당의 몸주(혼령)가 되어 신의 원한을 풀어주고 집안의 행운을 빌어주는 선신(善神)이다. 한 마디로 '청계동 장군탑'은 만만치 않은 위인의 무덤으로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역사가 오래되었고, 후대로 내려오면서 신성하게 여겨져 제사도 지내고 소원도 빌던 마을 공동체 공간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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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딸애들처럼 웃자라 내 품을 떠나는 여름의 날들 지면기사
파란 바다·흰모래, 긴 셔츠·반바지의 계절저녁엔 식구와 찐 옥수수·복숭아 먹는 일비 오는 날 쇼팽 피아노곡 귀 기울이는 것인생을 스쳐간 '영화'의 기억을 불러온다모란과 작약의 계절이 지나면 곧 수국꽃 피는 계절이다. 수국꽃은 여름을 여는 신호와 같다. 벌써 이마가 데일 듯 한낮 땡볕은 뜨겁고, 머잖아 향기로운 여름 과일들이 쏟아져나올 테다. 기억 속 여름의 한 풍경. 때죽나무 위에서 매미가 맹렬하게 울어댄다. 화단에는 키 작은 맨드라미가 있고, 껑충 자란 해바라기도 우두커니 서 있다. 어른들이 집을 비워 나 혼자 종일 심심했다. 뽕나무로 올라가 오디를 따먹었다. 까맣게 잘 익어 달콤새콤했다. 오디를 욕심껏 움켜쥐었던 손은 금세 보랏빛으로 물들고, 셔츠 자락도 보랏빛 범벅이 되었다. 옷을 더럽혔다고 어머니가 꾸중을 하실 게 분명했다. 밤늦게 지쳐서 돌아오신 어머니는 내 옷을 보고도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어린 시절의 동네에는 철공소가 있었다. 안을 들여다보면 용접봉에서 쉭쉭 소리를 내며 튀어나온 파란 불꽃이 뱀의 갈라진 혀처럼 허공을 핥았다. 모루 위에는 제물처럼 달궈진 쇠가 올려져 있는데, 망치가 모루 위의 쇠를 두드리면 나는 쇳소리가 천둥소리 같이 퍼졌다. 세상의 강철들을 연마하는 모루와 망치들. 한여름의 철공소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거기엔 모루와 망치의 합창, 후끈한 열기와 땀방울들이 있었다. 나는 심부름을 나왔다가 용접봉에서 나오는 파란 불꽃에 매혹되어 철공소 앞을 떠나지 못했다. 여름의 철공소와 함께 나는 미처 가보지 못한 먼 고장을 꿈꾸곤 했다. 거기 번잡한 도시들, 낯선 기름과 향신료 냄새들이 후각을 찌르는 시장, 귀에 선 말로 소통하는 사람들과 맛보지 못한 열대과일도 풍성할 테다.여름은 나무들의 전성기다. 수목들은 무성하고, 식물 특유의 방향이 공중에 가득 떠돈다. 녹색 잎잎은 기름을 바른 듯 반짝거린다. 바람이 불면 챙캉챙캉 쇳소리를 내는 녹색 잎들, 활엽의 나무들이 일제히 내뿜는 산소, 나무들이 드리우는 그늘들. 여름의 모든 것이 다 좋다. 여름의 나무 그늘에서 여름을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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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반려동물 위생배변봉투 보관함의 수난 지면기사
'보관하는 곳' 명시 없으니'수거함'으로 오인할 수도편의시설에 표기 간과 불상사디자인·사용설명 안내문 등사용자 편에서 개선할 필요깜짝 놀랐다. 지자체에서 반려견 견주님들의 편의와 공원의 청결한 유지관리를 위해 만들어둔 반려동물 위생배변봉투 보관함에 여러 개의 배변이 담긴 비닐봉투가 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처음엔 위생배변봉투가 보관함 밖으로 삐져나온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는데 그건 찰나의 오판이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부러진 나뭇가지로 집게 삼아 보관함 속에서 문제의 배변 봉투를 끄집어냈다. 청소는 익일 아침 이곳에 들를 시니어 공공시설관리도우미들의 몫으로 돌리고.얼마 전에 공원에서 맨발걷기 중 만난 시니어 한분으로부터 반려견 배변은 일반 쓰레기가 아니고 폐기물이라서 수거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수거의 믿음이 확실치 않았지만 그렇더라도 일단 위생배변봉투 보관함에선 빼내어야 했다. 나뭇가지 집게로 비닐 배변봉투를 집을 때 손끝으로 불쾌함이 느껴졌다. 일부는 비닐봉투 밀봉이 느슨하여 배변 냄새까지 나는 것을 보아 투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구나 싶었다.몇 시간 전, 동네 상가에 가기 위해 이곳을 지나칠 때 인접한 파고라 밑에서 강아지 두 마리를 벤치에 앉혀놓고 휴대전화를 만지작대던 나이든 남자가 스쳐 지나갔다. 그이가 원흉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그 시간대에 근처에서 반려견과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떠올랐던 것이다.몰지각한 일부 견주 탓에 매너 있는 많은 견주들까지 도매금으로 힐난의 시선을 주게 된다. 공원 동남측 진입구 근처에서 반려견과 산책 중인 여성이 공원에 들어서고 있던 중인 것으로 보였는데 위생배변봉투 보관함 근처에서 얼쩡대는 나를 보았는지 공원으로 들어서지 않은 채 머뭇머뭇 거리고 있었다. 혹시?그렇게 투기된 배변봉투를 보관함에서 꺼내놓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하니 반려견 견주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끼어들었다.문제의 반려견 위생배변봉투 보관함은 집 대문 혹은 담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편함과 같은 생김새로 인해 이곳을 반려견 위생배변봉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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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금사과, 고물가 저성장 시대 지면기사
기후변화·코로나·러-우전쟁 여파글로벌 공급망 붕괴 물가상승 지속수출에 의존 한국경제엔 '치명적''저물가 고성장' 호시절 오지않을것뉴노멀 시대 생존법은 절약습관뿐지난 설날 차례상에 올릴 사과 한 알 가격이 8천~9천원이라 선뜻 사지 못하고 망설이던 기억이 난다. 정말로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을 실감한다. 기후 변화로 사과농사의 재배면적이 줄어들고 작황이 좋지 않았던 이유와 우리 농업보호 정책에 의한 수입제한 조처 등이 사과값 상승에 한 몫을 했다.이달 초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로 전년동월대비 2.9%, 생활물가지수 또한 전년동월대비 3.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식품지수 3.7%, 신선채소 12.9%, 특히 신선과일은 전년동월대비 38.7%나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지출목적별 동향으로는 교통, 음식·숙박, 기타 상품·서비스, 오락·문화, 교육, 주류·담배는 모두 전월 또는 전년동월대비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생활물가지수는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7분기째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가처분소득이란 이자와 세금 등을 내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외식과 가공식품 등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상승 폭이 컸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물가상승 현상은 2022년 3분기부터 금년 1분기까지 연속 7분기째 이어졌다. 특히 1분기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10.4%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7.5배였고, 이 중 과실 물가상승률은 36.4%로 26.3배로 나타났다. 지금도 외식이나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어 외식은 물론 장바구니 부담이 지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1분기 사과가격상승률은 1975년 관련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고, 배는 1991년 3분기 이후 33년만에 최고였다. 2분기에도 외식,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어 먹거리 물가에 대한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필자의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에서는 언제부터인가 1만원짜리 점심식사는 찾아보기 힘들고 최하 1만2천원은 있어야 간신히 김치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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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감사와 감시는 다르다 지면기사
하이브가 공개 민희진 카톡 대화록미동의 포렌식 자료일시 위법 소지강형욱 훈련사의 직원 메신저 열람동의 없었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CCTV 감시, 직장 괴롭힘 가능성도최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두 이슈가 있다.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 그리고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의 직원에 대한 폭언·감시 논란이다. 무관해 보이는 두 이슈 사이에는 노동관계법적인 공통점이 있다. 임직원에 대한 회사의 감독이 어디까지 적법하고 정당하냐는 것이다.먼저 민 대표의 경우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하이브가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의 카카오톡 대화록을 공개하며 경영권 탈취 시도라고 주장하면서 세상에 불거졌다. 그리고 하이브는 최근까지 계속해서 민 대표와 부대표의 다른 대화, 심지어 민 대표와 지인의 카카오톡 대화록까지 언론에 공개하며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문제는 하이브가 해당 대화록을 어떻게 입수했는지에 있다. 하이브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는 하이브 측과 민 대표의 직접 대화가 아니다. 하이브 측이 대화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은 내용을 제3자로서 들여다본 자료다. 게다가 어도어 설립 이전의 내용도 포함되고, 대화 상대방도 어도어 부대표로 한정되지 않아 업무상 소통 이상의, 민 대표의 사적인 대화까지 광범위한 자료를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어도어 측은 하이브가 입수한 대화록은 민 대표가 동의하여 제출하지 않은 자료이며, 감사 과정에서 반납된 기기를 포렌식하여 불법적으로 취득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만약 하이브 측의 입수 경위가 이와 같다면 정보통신망법 등 위반으로 대화록의 증거 능력 및 정당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민 대표 또한 기자회견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와의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지만, 큰 차이가 있다. 민 대표가 공개한 대화록은 모두 자신이 상대방과 직접 나눈 대화라는 점이다. 따라서 민 대표가 공개한 대화록은 취득의 적법성 등을 따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메신저 감시는 강 훈련사 사건에서도 중요한 이슈다. 다만 다른 부분은 강 훈련사가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