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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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노숙자들 자립·자영할 수 있게 도움줘야 지면기사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인천의 표어가 있다. 인천의 포부를 널리 알리고 시민에게는 자긍심을 가지게 하려는 표어로 보인다. 시민 생활 속에 자리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 시민의식 등 각 분야에서 더 풍요롭고 품위있는 도시로 발전해보자는 인천의 표현이다. 희망을 창작하는 도시 인천에서 그러한 생활 전반의 향상을 이루는 일이 꼭 실현됐으면 좋겠다. 우선 모든 분야에서 도약하려는 포부를 가진 인천은 적극 나서서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힘든 삶을 이어가는 노숙자의 생활개선을 강력하게 지적하고 싶다. 인천은 올해 복지분야에 사용할 예산을 대폭 늘려 어려운 시민들에게 사용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보다 풍요로운 나라에도 노숙자들과 구걸하는 사람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인천지역 노숙자들에게는 복지의 도움이 전혀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준비된 복지정책이 촘촘하지 못해서 인지 노숙자들이 시내 곳곳에서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굶은 사람에게 밥 한 끼 나누는 전통 풍속을 살려 어려운 이웃에 무료급식을 베푸는 단체들의 아름다운 선행도 이들 노숙자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지적도 많다. 이는 자활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적응한다면 사회 일원으로 다시 활동할 기회도 있으나 간섭과 규제받는 것을 싫어하는 노숙자들의 특성 때문인지 떠돌이 생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자주 본다. 노숙자들은 주로 월미도, 연안부두, 자유공원, 배다리, 수봉공원, 서구, 부평 지역 등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인천의 정책 수준과 품격 그리고 시민들의 배려의식에까지 좋지 못한 인식을 줄 수 있는 인천의 큰 과제다. 인천을 찾는 외부 관광객들에게 불쾌한 혐오감을 주기도 하고 인천의 첫인상에도 나쁜 영향이 있는 것이다. 따뜻한 밥, 잠자리, 목욕물이 있는 시설도 준비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떠도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그토록 안정된 시설에 들어가지 않는 것인지, 시설 안에서는 자율성이 없고 규제가 심해서인지 등 여러 면으로 살펴 고칠 점은 없는지 점검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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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무상탈륜: 서로의 질서를 빼앗지 않는다 지면기사
얼마 전 술 한 잔 하려니 소주 값이 또 올랐다. 산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솔바람이 빼앗아가지 않고 솔바람 소리를 나는 새가 빼앗아가지 않고 나는 새소리를 떠다니는 구름이 빼앗아가지 않는다. 봄철의 개나리를 여름철 장미가 탐내지 않고 가을철 국화를 겨울의 송백이 훔쳐보지도 않는다. 書經에 보면 순임금이 여러 제도를 구상하여 그것을 맡길 적임자를 찾아 당부하는 대목이 있다. 그 가운데 典樂의 일을 맡기면서 시가(詩歌)를 표현하는 성률(聲律)은 서로의 소리가 잘 맞아서 각자가 지니고 있는 율려를 침해하지 말아야 인간의 정신과 감정이 잘 조화된다고 하였다.그런데 소리만 각자가 지니는 알맞은 율려나 질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이다. 서로가 침해하면 삐걱거려 무너지는 시공간적 질서가 있는데 그럴 때는 빼앗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같은 백성들의 질서란 게 거창한 게 뭐가 있나? 최소한의 예정된 생존의 질서이다. 혼돈과 아픔을 틈타 각종 물가를 올려 이득을 취하려는 요즈음의 여러 업계의 행태는 빼앗으면 안 되는 부분을 치고 들어오는 백성의 등을 처먹는 잔인한 탈륜(奪倫)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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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국격(國格)이 떨어지고 있다 지면기사
정부 수립후 최악의 권력게이트정치권은 민생경제 무관심 일관위기에 빠진 나라 구하려면새로운 국가 목표·전략 세우고정치·경제 협치로 가는 새판 짜국민마음 묶고 희망 부풀게 해야국가에 대한 국민의 '바람'이라는 자원에는 한계가 있다. 국민의 바람이 자주 꺾이면 꿈도 희망도 없어지게 마련이다. 우리는 정부 수립이후 최악의 권력게이트를 겪으면서 공정한 국가, 온전한 국민주권이 보장되는 나라에 대한 바람이 수포로 돌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국민들이 꿈과 희망을 품지도 못하고 실천되지 못하는 국가에서는 나라의 품격이 생겨나기 힘들다.한 나라가 정체상태에 빠지는 건 언제인가? '법과 제도가 쇠퇴하면서 지대(Rent)를 추구하는 특권층이 경제와 정치를 지배할 때'다. 2세기 전 국부론을 쓴 '아담 스미스'의 통찰이 지금 우리나라의 총체적 난맥상을 관통하고 있다. 탄핵정국과 추악한 국내 정치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어나고 있다. 국내기업의 해외시장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니까 국가브랜드의 위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구조조정이 부진하고 천문학적 숫자의 가계부채, 거기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들어 한국에만 불리하게 경제성장률을 2.6%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가브랜드는 넓은 의미로 보면 국가의 품격의 다른 표현이다. 우리나라의 국격은 부패하고 무능한 대통령, 삼류 정치를 일삼는 저질 국회의원, 정경유착의 반 시장 기업인, 무능한 교육부와 대학들이 앞장서서 떨어뜨리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 브랜드는 실제 능력 만큼 대우받지 못한다. 품질이 같은 제품일지라도 일본이나 독일제품보다 30~40% 가량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얼마 전 문광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브랜드 슬로건으로 'Creative Korea'를 발표했다. 하지만 브랜드 슬로건이 창의성이 없고, 국가의 핵심전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슬로건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한국을 딱 표현해주는 '한 방'이 없다. 또한 현 정부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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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석성산에서 되찾는 용인의 정체성 지면기사
46년간 끊겼던 마성리~동백동 숲길 다리로 연결단절된 처인과 기흥지역 잇는 통합의미 담겨 있어道기념물 제215호 '할미산성' 종합정비계획도 추진올해는 용인시가 채무제로 도시를 선포하고 제2의 도약을 시작하는 해이다. 이에 더해 두 동강 났던 용인의 석성산이 하나로 연결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석성산은 처인구의 유방동에서부터 역북동, 삼가동과 포곡읍의 마성리, 기흥구 구성동과 동백동까지 걸쳐 솟아있는 용인의 대표적인 산으로 산행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용인의 중심에 위치하고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산세와 약수, 사찰 등이 어우러져 용인시민 모두에게 신성함과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면 많은 시민이 석성산 일출을 보러 산마루에 오른다. 정상에 올라서면 용인 동백지구와 영동고속도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지정 등산로 외에도 여러 곳에 자연적인 숲길이 닦여 있다. 마성리에서 동백동까지의 숲길은 할미산성으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많은 산행객이 특히 즐겨 찾던 곳이었다. 마고할미가 앞치마에 돌을 모아 하룻밤 새 쌓아올렸다는 전설을 가진 산성이 영험한 기운을 가진 탓인지도 모른다. 석성산의 바로 이 숲길 구간은 지난 1971년 영동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사라졌다. 올 연말이면 이 구간에 길이 168m 폭 3m의 다리가 건설된다. 무려 46년간 끊어졌던 숲길이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단절구간에 다리가 놓이고 연결된다는 것은 두 동강 났던 용인, 서로 멀어졌던 두 지역이 다시 연결된다는 큰 의미가 있다. 용인시를 관통하는 영동고속도로는 90년대의 눈부신 성장을 상징한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오직 '성장'이라는 목표만을 향해 달려갔던 시대였다. 고속도로를 타고 이곳저곳을 오가며 너무 빠르게 도시화의 길을 갔고, 물질문명의 눈부신 발전을 얻었다. 특히 용인은 이런 급성장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하지만 이런 눈부신 발전 이면에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석성산이 두 동강이 났다는 것은 단지 자연과 생태계 훼손의 차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지역 간 단절을 뜻했다. 용인은 옛날부터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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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대학생들에게 통일교육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지면기사
통일은 될 것이고, 통일 대한민국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 국민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을까? 통일교육의 필요성이다. 특히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들에게 통일교육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은 학교통일(학생)과 사회통일교육(성인)의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통일교육의 근거법령으로서 현행 통일교육지원법은 통일교육에 관하여 "통일교육이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민족공동체 의식 및 건전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룩하는데 필요한 가치관과 태도를 기르도록 하기 위한 교육"이라고 정의하고 있다(통일교육지원법 제2조 제1호). 통일교육의 기본원칙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고, 통일교육은 개인적·당파적 목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통일교육지원법 제3조).통일교육과 안보교육은 차이가 있다. 북한을 주적으로 보는 안보교육과 북한과 남한이 함께 할 수 있는 남북한 평화 공존 방안 등을 전제로 하는 통일교육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가안보 없는 통일교육이 의미가 있을까? 그렇다고 통일교육만 강조한다면 어떻게 될까? 통일교육과 안보교육의 균형점이 필요하다.대학 구성원은 가르치는 교수와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있다. 특히 배우고자 하는 학생은 국내 학생들 뿐만아니라 외국 학생들까지 있다. 국내 학생들 가운데는 다문화가정 학생, 북한이탈주민 학생 등 다양한 학생들이 있다. 이들을 담을 수 있는 통일교육 교과목 편성은 되어 있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통일교육에서 교수의 역할은 다하고 있는가? 통일을 정치학자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각 분야, 각 전공에서 통일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 진정한 통일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대학의 기능을 고려하여 볼 때, 주변국 학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한 통일교육과 통일문제를 논의할 때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그러한 논의가 가능한 토대는 만들어져 있는가? 반문해 보고 싶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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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소화기 선물로 안전한 설연휴 보내기 지면기사
벌써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친척들이 오랜만에 모두 모여 새해의 소망을 빌고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즐거운 연휴를 보낸다. 더불어 이들이 모인 큰집에는 쌓인 설날 선물도 각양각색일 터이다. 선물은 각종 과일, 약과, 한우 등 다양하겠지만 선물로 소화기를 주고받는 곳은 거의 없다. 이런 때 '소화기를 하나 선물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종종 우리는 설날 연휴 기간에 집에서 화재가 일어나는 뉴스를 듣곤 한다. 그러나 친척들이 모두 모인 좋은 자리에서 불의의 화재가 발생한다면 정말 이보다 나쁜 명절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사실 설날은 겨울철이라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 불이 나기 쉬운 조건이다. 또한 기상이변으로 인한 각종 재난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계절이다. 그러므로 설 연휴에는 특히 불조심을 강조하고 친척들과 안전하게 즐겁게 보낼 수 있게 소화기를 선물하자는 것이다.지난 2015년 국민안전처에서 실시한 소방안전 포스터 공모전의 수상작 중 대상과 금상 수상작이 모두 소화기의 중요성을 묘사한 작품이었다. 대상 수상작은 소화기 한 개가 소방차 한 대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묘사하였고 금상 수상작은 소화기를 소방대에 비유하였다. 이 작품들에서 보여주듯 화재 발생 시 초기에 불을 진압하는데 소화기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현재 국민안전처 및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서는 주택화재 예방을 위해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로 이루어진 기초 소방시설을 홍보하는 '119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캠페인은 1개의 소화기, 1개의 감지기가 생명을 9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국민안전처는 2017년 초까지 모든 주택에 기초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였다. 이렇듯 모든 가정에 소화기를 비치하는 것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한마디 더 덧붙인다면, 이러한 소화기의 비치에 안전한 사용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 모두 안전한 설 연휴를 보내기 위해서 소화기를 선물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소화기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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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연인]새는 자기 길을 안다 지면기사
하늘에 길이 있다는 것을새들이 먼저 안다하늘에 길을 내며 날던 새는길을 또한 지운다새들이 하늘 높이 길을 내지 않는 것은그 위에 별들이 가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김종해(1941~)길은 누군가 먼저 간 자들의 흔적이다. 이 흔적을 따라서 길은, 길로 통하며 길을 지우기도 한다. 그러나 보이는 곳에만 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길은 여러 갈래로 펼쳐져 있다. 하늘을 나는 새들을 보라. 새들은 허공에 난 길로서 어디든지 가고 있지 않은가. 보이는 길보다 보이지 않는 길이 더 자유롭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새들에게 허공을 내어준다는 것은 날개를 마음껏 펄럭일 수 있도록 자유를 허락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땅의 속박에서 벗어난 새들은 자신이 낸 길을 남기지 않으려고, 무수한 날개 짓으로 흔적을 지우고 있는 줄도 모른다. '하늘 높이 길을 내지 않는 것' 또한 '그 위에 별들이 가는 길'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한 삶의 방식인 것을, 이제야 알겠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김종해(1941~)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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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모든 공부가 즐겁기만 하다면… 지면기사
토론·실습 등 참여형 교육 개혁즐겁게 공부하도록 하고 시험은 정답 맞히기형에서 탈피독창적 사고와 비판적 능력을평가하도록 개선 하는것이 중요그래야 창의·혁신적 인재를 육성히말라야산맥에 있는 부탄은 국민행복지수가 전 세계 국가 중에 최상위권에 속하고 중남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 중에서 최하위권에 속하고, 전 세계적으로도 하위권에 속한다. 국내 한 대학의 연구팀이 발표한 '2016 제8차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조사대상인 OECD 22개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행복이라는 것이 주관적 감정이고, 행복지수는 계량화된 지표가 아니라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주관적 수치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낮은 것은 입시위주 교육과 성적 지상주의로 인해 자신을 다른 학생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나라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낮은 것과 달리 학업성취도는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OECD가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읽기, 수학, 과학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해왔다. 2015년 평가 결과는 2012년에 비해 점수와 순위가 조금 하락했지만, 여전히 모든 평가영역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PISA는 의무교육 종료시점에 있는 만 15세 학생들에게 교육과정에 바탕을 둔 지식보다는 실생활에 필요한 응용능력을 평가해 국제적으로 비교할 목적으로 2000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학업 성과 위주의 교육을 하다 보니 학생들이 자신의 꿈, 재능, 취미와 관계없이 공부에 매달리고, 학교 공부 이외에도 방과후에 학원에서 사교육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높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키지 말고 놀리라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에서 우위를 차지해야 개인과 국가의 발전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인천형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행복하게 해주려고 공부 부담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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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미의 나무이야기]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인 측백나무 지면기사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가 무엇인지 물으면 알고 있는 국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 모른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는 바로 대구시 도동에 있는 측백나무숲이다. 경부고속도로 도동IC 부근에 있는 절벽에 1천400여 그루의 측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측백나무는 원래 중국이 원산지인데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데 있어 우리나라가 원산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논란이 많았으나 대구 도동외에도 충북 단양과 경북 안동, 영양, 울진 등 여러 곳에서 자생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지정되었다. 측백나무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하나같이 석회암 지대의 가파른 절벽의 암석틈에서 자라고 있으며 그 앞에 물이 흐르는 등 환경이 매우 비슷하다는 특징이 있다. 측백나무는 높이 25m, 직경 1m까지 자라는 늘푸른 큰키나무이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세로로 갈라지며, 작고 납작한 잎은 비늘모양으로, 가지를 사이에 두고 서로 어긋나게 달린다. 4월에 피는 꽃은 황록색이며, 9~10월에 달리는 열매는 구과로 달걀형이다. 측백나무는 맹아력이 강하고 생장속도가 빠를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푸르고 가지가 촘촘히 뻗어 바람을 막거나 소리를 차단할 수 있으며 병충해에도 강하므로 생울타리나 방풍림으로도 많이 심고 있다. 측백나무와 사촌지간 쯤 되는 나무로 편백과 화백이 있는데 자라는 모양이 서로 많이 유사해 꽃과 열매를 보기전에는 상당히 구별이 어렵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측백은 W, 화백은 X, 편백은 Y자형으로 비늘잎이 쪼개지는 모양이 서로 달라 구분이 가능하다. 측백이라는 이름은 '본초강목'에 잎이 납작하고 옆으로 자라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나와 있다. 잎은 옆으로 자란다고는 하기 어려우나 자세히 보면 비늘잎이 겹쳐져 있어 모양은 눌려서 납작한 편이니 연관성이 아주 없다고 할 수도 없다. 또한 측백은 한자로 側과 柏을 쓰는데 흰색(白)이 서쪽을 의미해 서쪽으로 기운 나무라는 뜻이지만 실제 이렇게 자라는 것은 아니다. 음양의 관점에서 보면 서쪽을 의미하는 나무는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음수를 뜻하는 것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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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메릴 스트립의 용기 지면기사
'할리우드·배우·권력·언론이란 무엇인가' 언급우린 지금 '물러나는 권력' 열정적으로 비판하지만그녀가 맞선건 '들어서는 권력' 트럼프였다는 사실최근 특검이 밝힌 바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창작과비평'이나 '문학동네' 같은 좌파 문예지들만 지원하고 건전 문예지들은 지원을 안 해서 건전세력이 불만이 많으니" 해당 출판사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라는 지시를 직접 했다고 한다. '좌파 문예지' 제작자들을 감옥에 처넣지 않고 그저 돈줄만 죄었으니 차라리 고맙다고 해야 할까. 사실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은 반대자들을 배제(exclusion)하는 정도가 아니라 절멸(extermination)시켜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배제(exclude)에는 포함(include)이라는 반대말이 있지만 절멸(exterminate)에는 없다. 그것은 말 그대로 끝장내버리는(terminate) 일이다. 저들을 '괴물'이라고 간주해 버리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나를 그들로부터 완벽하게 구별/구원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윤리적 판타지다. 다른, 이해할 수 없는, 그래서 끔찍한 이들에게 나도 그런 욕망을 품는다. 비근한 예로 나는 광화문에서 단식 중이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 앞에서 피자를 시켜 먹는 이들을 보며 저들을 절멸시켜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나는(우리는) 그러지 않는다. 인정과 공존의 윤리를 교육받은 민주 시민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감히 그런 욕망을 실천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질 수 없으므로 그러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면? 그러므로 권력은 위험한 것이다. 배제 혹은 절멸에의 욕망을 강하게 품고 있는 자가 권력을 가지게 될 때 특히 그렇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언론이 필요한 것이다. 권력자가 자신의 욕망에 패배하지 않도록 그의 욕망을 대신 감시해 주는 존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난 8일 골든 글로브 시상식장에서 메릴 스트립이 그의 놀랍도록 용기 있고 지적이며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통해 내게 새삼 가르쳐준 사실이기도 하다. 5분 30초 동안 진행된 그 연설은 구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