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김준혁의 역사산책]민수(民水), 만천(萬川), 명월(明月)
    칼럼

    [김준혁의 역사산책]민수(民水), 만천(萬川), 명월(明月) 지면기사

    군주민수(君舟民水)! 지난 2016년에 교수신문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다. 해석을 하자면 아주 간단하다. 임금은 배고, 백성은 물이라는 것이다. 즉 임금을 백성이 세우지만 임금이 잘못하면 백성들이 임금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작년 후반기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충격을 받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 대통령이 탄핵된 것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군주민수를 정확히 이해한 국왕은 동양의 역사에서 수도 없이 있겠지만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조선의 22대 국왕 정조(正祖)가 아닐까 한다. 정조는 항상 백성을 물로 보고 임금을 배로 보았다. 자신의 싱크탱크인 규장각 각신들과의 대화에서도 국왕과 백성의 관계를 늘 이야기하며 국왕 스스로가 경계를 하였다. 정조는 군주민수와 연계하여 독특한 자신의 철학을 내놓고 자신이 국왕된 지 22년째인 1798년에 이를 자호(自號)로 삼기도 하였다. 그것이 바로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다.'만천(萬川)'이란 한자 그대로 일 만개의 시내를 의미하는 것이다. 여기서 시내란 작은 시내뿐만이 아니라 조선의 8도에 있는 모든 물길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강과 대동강 등 서해로 흘러가는 큰 강과 8도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천을 말한다. 이는 곧 민수(民水), 즉 백성을 말하는 것이다. 명월(明月)은 말 그대로 하늘에 떠 있는 밝은 달을 의미하는 것이다. 밝은 달은 군주(君舟) 즉 국왕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만천명월이란 우리 땅에 있는 수많은 천을 고루 비쳐주는 밝은 달을 의미하는 것이다. 정조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하늘에 떠 있는 밝은 달이 어느 천은 작은 것이기에 작게 비춰주고, 어느 강은 큰 것이기에 더 많이 비춰 주어서는 안된다. 국왕이 힘 있고 돈 많은 사람에게 은혜를 많이 베풀어 주고,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서민들에게는 적게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베풀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시대는 명월이 만천을 고루 비춰주지 않고 힘있고 권세있는 소수 세력들에게 더 많이 비춰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랬기

  • [시인의 연인]등불과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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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등불과 꽃 지면기사

    모래알 하나도 외로움이 깊으면투명한 등불이 된다눈물방울 하나도 그리움을 다하면꽃이 된다모래알 아린 눈물샘산 위에서 세상으로 흘러넘치고등불을 지우고 꽃을 피우는 아침가슴 아픈 인간이 산다최동호(1948~)외로움과 그리움에도 심지가 있는가. 깊은 고독과 오랜 기다림을 아는 당신은 마음속에 '투명한 등불' 하나 태우며 '꽃'을 피운다. 자신이 타들어가는 것도 모른 채, 누군가를 향한 심지를 불사르며 스스로 불꽃이 된다. 불꽃은 불과 꽃의 합성어로서 뜨거운 불은 꽃을 통해 이완시키고, 아름다운 꽃은 불로서 긴장을 촉발시킨다. 불은 불을 버리고 꽃이 되며, 꽃은 꽃을 지우며 불꽃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새해 첫날 '등불과 꽃'이 피어 올리는 불꽃은 "등불을 지우고 꽃을 피우는 아침"에 선사하는 '가슴 아픈 인간'들이 사는 세계를 돌아보게 한다. 이른바 '모래알 하나의 외로움'과 '눈물방울 하나의 그리움'은 올 한해도 작고 적은 것을 통해 크고 많은 것을 사랑하라는 '정유년의 불꽃'이 아닐 수 없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최동호(1948~)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새 대통령의 첫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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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새 대통령의 첫 임무 지면기사

    한반도에서 전쟁 막는것 첫 과제북한을 파트너 삼아 정책 추진개성공단·금강산 관광 해결해야산업과 지역 경제 활성화시켜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 심어줘야국민이 원하는것 실천되는 국가로4월 26일. 예측보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서, 대통령 선거일로 거론되는 날이다. 만약 1월 말 경에 탄핵심판이 내려지면 3월 말 선거를, 3월 초에 내려지면 5월 초까지 선거를 해야 한다. 촛불을 든 국민들은 탄핵심판의 조속한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화답일까. 새해 들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대선 후보들은 어떠한가. 이미 자천 타천으로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도 이미 10명을 넘는다. 문재인 후보와 반기문 후보가 선두그룹. 그러나 오차범위 내 선두일 뿐이다. 그것은 누구도 단독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이합집산을 짐작케 한다. 반기문 총장의 귀국과 함께 정치세력 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은 자명한 사실. 조기 대선은 개헌을 화두로 정치세력 간 이해 조율이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탄핵 결정 후 60일 내 실시해야 하는 대선은 과거와 다르게 진행될 것이다. 당내 후보자의 선출과정도 마찬가지이다. 정책이나 공약도 진지하게 논의할 시간이 없다. 일부 후보자에 대한 검증도 미흡할 것이다. 대선에 승리하기 위한 극단적인 연대와 조합도 예감된다. 과거 노무현과 정몽준 후보의 연대를 능가하는 극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세대와 지역, 문화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표를 의식한 공허한 약속들이 난무할 것이다. 가계부채 1천300조원에 공시생이 50만명이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의 절규는 절망적이다. 자영업자들은 파산 직전이다. 고령화와 저출산 대책도 헛바퀴를 반복해 돌리고 있다. 올해 경제정책은 예산 20조원을 앞당겨 지출하겠다는 것이 전부다. 촛불은 적폐청산을 요구하지만 그런 정책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걱정이다. 탄핵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차기 대통령은 과연 얼마나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이미 트럼프는 보호무역을 내세우면서 한미 FTA에 손을 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 [기고]경기도 통상촉진단과 손잡고 새로운 유럽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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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경기도 통상촉진단과 손잡고 새로운 유럽시장 공략 지면기사

    당사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30년차 기업으로 꽃 포장에 사용되는 메쉬롤을 제조해 국내 및 유럽과 북·중남미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OPP 투명 비닐과 포장무늬 디자인을 직접 개발한 꽃 포장재 제조 전문 업체이기도 하다. 현재는 월마트 등 세계 최대 유통업체와 이들 고객사로부터 당사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우수성을 인정받아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 지속적인 신규바이어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 회사가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중국산 제품의 수입증가로 국내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둔화로 인한 매출이 감소하면서부터다. 수출 시작 단계에서 아무런 노하우가 없던 우리 회사는 정부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해외수출마케팅 지원사업 중 하나인 해외전시회를 참가하게 됐고 자연스레 경기도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인 '경기도 통상촉진단'을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지난 9월 경기FTA센터에서 주관한 유럽 통상촉진단의 일원으로 루마니아와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말로만 듣던 유럽 화훼시장을 직접 확인하면서 성공적인 꽃 포장재 시장진입의 가능성을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각각 수출상담을 진행했고, 그중 대박 상담은 루마니아에서 이루어졌다. 현지 상담에서 한-EU FTA 관세 혜택을 내세워 중국 제품과도 겨룰만한 가격경쟁력이 있음을 어필했다. 바이어도 당사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해 2개 업체로부터 적극적인 러브 콜을 받았다. 현장에서 12만 달러 이상의 주문을 받았고, 500만 달러 수출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에는 루마니아 바이어가 공장을 직접 방문해 약 2만 달러의 1차 계약을 체결했고 조만간 선적이 진행될 예정이다. 루마니아에서의 상담은 이번 통상촉진단의 가장 큰 성과였다. 이러한 결과는 사전 현지 시장조사와 내실 있고 심도 있는 바이어 선택이 한몫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의 매끄러운 프로그램 진행도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다만, 계획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상담회 특성상 실질적인 바이어와의 상담시간이 부족한 건 아쉬움으로

  • [춘추칼럼]두차례 분수령이 예상되는 2017년도 한반도정세 전망
    칼럼

    [춘추칼럼]두차례 분수령이 예상되는 2017년도 한반도정세 전망 지면기사

    2~3월 실시 한·미합동 군사훈련과 차기정부 출범국민·남북·국제사회의 대북정책, 위기 기회될 수도2017년은 한반도의 긴장국면이 지속될 것인지,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것인지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정세는 탄핵정국의 촛불집회, 개헌담론과 대선정국, 그리고 지도자와 정책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 속에서 다소 혼란이 예상된다. 탄핵의 결과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특검과 탄핵의 결과가 다르면 대립과 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개헌담론이 부각되면 정당정치는 사라지고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이루어질 것이다. 대선은 정책경쟁이 아니라 이념경쟁의 장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이념경쟁에서 진보는 평화안보를 강조하고 보수는 대결안보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안보는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는 탈냉전적 사고이다. 대결안보는 북한을 인정하지 않는 냉전적 사고이다. 보수가 안보를 잘한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의 왜곡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권력집중을 비판하지만 직접선출을 선호한다. 개헌은 찻잔속의 미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차기정부는 6월 중 출범이 예상된다.북한 국내정세는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강화가 예상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1월 8일), 김정일 출생 75주년(2월 16일 광명성절), 김일성 출생 105주년(4월 15일 태양절), 인민군 창건 85주년(4월 25일), 백두산위인 칭송대회(8월 중), 김정숙 출생 100주년(12월 24일) 등 정유년의 정치행사가 잡혀있다. 김정은 위원장을 김정일과 김일성의 동격 반열에 올려놓는 우상화작업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핵보유국을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군사강국을 선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핵보유국의 동등한 입장에서 미북 군축협상 또는 평화협정 논의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분야는 자강력제일주의와 북중간의 교류협력을 유지하면서 6·28 조치와 5·30 방침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장마당을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하면서 생필품의 수요와 공급 균형을 유지시킬 것이다. 고위관료들에게는 공포정치를 펼치면서 주민들에게는 친화정책으로 다가

  • 경인일보 독자위 11월 모니터링 요지·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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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일보 독자위 11월 모니터링 요지·인천 지면기사

    삼성바이오로직스 특혜의혹 후속보도 필요'탄핵정국' 제목 함축적·위트있는 표현 눈길'구도심 편중 지적 재정교부금' 기사 아쉬움경인일보 11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가 지난 14일 경인일보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개최됐다.이날 독자위원회 회의에는 김하운 독자위원회 위원장(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과 이경환(SGI서울보증 삼화대리점 대표), 조강희(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광수(인천시교육청 장학사) 독자위원이 참석했고 경인일보에서는 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김하운 독자위원장은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의 문제점을 지적한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재정부담 '애물단지' 되나>(11일 1면) 보도를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김 위원장은 "참 잘 쓴 기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에 따른 재정부담 문제를 추진 일정에 따라 단계별로 분석해, 인천시의 비용 부담의 문제를 잘 지적했다"며 "또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도 잘 소개했다"고 했다. 그는 더 나아가 "명확한 재원확보방안 없이 이관에 합의한 과정에서의 문제점이나 무효화 등을 위해 계속 감시하고 문제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조강희 위원은 인천시청 앞 중앙공원 단풍 스케치를 담은 1면 사진이 신선했다고 했다.조 위원은 "오색 단풍의 모습을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이 무척 시원하고 산뜻했고, 사진의 크기를 더 크게 키웠어도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또 16일 보도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외투기업 가장 수백억 특혜 의혹>(1면), <짜고치는 '무늬만' 외투기업… IFEZ 외자유치 직격탄 맞나>(3면) 기사도 눈길을 끌었다고 했다.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혜 의혹을 지적했는데, 다른 기업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경제청이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움직일 수 있도록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이경환 위원도 이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고 했다. 이 위원은 "외투 기업에 대한 혜택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 경인일보 독자위 11월 모니터링 요지·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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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일보 독자위 11월 모니터링 요지·경기 지면기사

    4천억 국비 도민위해 사용 구체적 보도 필요노면전차 '제2의 경전철' 안되게 나서주길'최순실 사태 영향' 다양한 분야 다뤄져야 경인일보 11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6일 경인일보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이날 회의에는 김준호(수원대 객원교수) 위원, 박은순(경기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장) 위원, 이민상(협성대 교수) 위원, 이을죽(미래사회발전연구원 이사) 위원, 장동빈(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위원, 허성수(안산상록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위원이 참석했다. 경인일보에서는 김성규 사회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11월 독자위원회의는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을 강타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관련 보도에 대한 의견으로 시작됐다.장동빈 위원은 "AI 보도 내용들을 보면 방제를 어떻게 하느냐에 치우치고 있다"며 "고병원성 조류독감에 대한 문제는 예방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인데도 아직도 방제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김준호 위원은 "경인일보 11월 지면에서도 AI에 대해 '파죽지세'로 표현했는데, 날이 지날수록 점진적으로 심화되는 분위기"라며 "그런데도 AI의 심각성에 대해 국민의 인식과 체감도는 상당히 낮아 아쉽다. 언론에서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탓인지 공격적인 보도에 나서지 않으면서 더욱 이슈가 묻히는 것 같다.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AI는 아주 심각한 문제로, 사후약방문식 대응책이 아닌 예방책 등에 대해서도 심층 보도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김 위원은 또 "5일자에 4천억원 이상의 국비가 경기도민을 위해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보도됐는데 타 시도에 비해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전년도에 비해 얼마나 확대된 것인지 등이 뒷받침된다면 독자 입장에서 더욱 평가하기 쉬울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비가 경기도민을 위해 많이 쓰인다는 점은 도민 입장에서 굉장히 바람직하기 때문에 향후 더 구체적으로 다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24일부터 보도된 '지자체 트램 열풍, 혁명인가 낭비인가' 기획 보도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이을

  • [풍경이 있는 에세이]새해, 합리적인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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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이 있는 에세이]새해, 합리적인 꿈을 꾸어본다 지면기사

    개인의 안녕·가정 평화·사회 발전매년 상식적이고 소박한 꿈 빌어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최순실 게이트·대통령 탄핵소추'병신년의 트라우마는 극복돼야다가오는 정유년이여 '응답하라'묵은해가 저물어가고 새해가 다가오는 길목에 서면, 사람들은 매번 그러하듯이 새로운 꿈과 소원을 빌게 된다. 그래서인지 해돋이를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곳이나, 해가 아름답게 지는 일몰 장소가 새해의 명승지가 된 지는 제법 오래된 것 같다.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꿈과 소원을 힘껏 외치면 그것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믿음이 이러한 새해 첫날 문화의 밑바닥에 흐르고 있을 것이다. 어쨌든 다가오는 정유년(丁酉年)은, 모두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꿈이 하나 하나 이루어지길 마음 깊이 소망해본다.돌이켜보면, 지난 병신년(丙申年)은 다사다난이라는 관용어가 부족할 만큼 부침이 심한 한 해였다. 그 사례야 넘치고 넘치겠지만, 우리는 정치권력의 정점에서 빚어진 스캔들을 한동안 가장 먼저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일본의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역시 박근혜 대통령 관련 뉴스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이어 세 번째 빅뉴스로 뽑았다. 물론 이 글이 씌어지는 순간까지도 국정조사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고, 특별검사 팀이 당사자들을 불러 조사를 시작한 만큼, 아직은 명명백백하게 법리적으로 밝혀진 건 없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미 최순실 게이트 또는 박근혜 게이트라고 이 사건을 명명하면서, 최순실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에 강도 높게 개입했고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의 설립에 관여하여 그 재단을 사유화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게다가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특혜를 받은 사례 등이 낱낱이 밝혀짐으로써 이 사건은 최순실 일가와 청와대의 오래된 부적절 관계 양상으로 번져가는 형국이 되었다. 거기에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동선(動線)까지 문제가 됨으로써, 결국 국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소추가 가결되기에 이르렀다. 아마 더 소상하게 나열한다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이 미증유의 사건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여러 해석과 제언을 할 수

  • [발언대]인천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전망과 과제
    칼럼

    [발언대]인천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전망과 과제 지면기사

    지자체의 도시정책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현행 재개발·재건축 방식의 도시정비사업은 물리적인 정비 위주로 추진돼 원주민의 재정착이 어려웠고, 지역 공동체를 해체하는 문제를 초래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지자체에서는 공동체 복원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책들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주민 간 관계를 회복하고,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를 실천하는 사업이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인천시도 주민이 직접 참여해 주도하는 '구도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과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은 공동체가 형성된 지역에 기반시설과 주민공동이용시설을 확충하고, 주택을 보전·정비해 나가는 시설형 사업이다.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은 주민이 공동체를 형성해서 마을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는 프로그램형 사업이다. 지난 4년간 주민제안 공모를 통해 200여 개 마을공동체가 성장했다. 마을공동체 활동은 시민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주민모임이 마을공동체로써 다양한 활동을 하며 마을을 돌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인천시는 시설형 사업을 추진할 때 나타나는 갈등과 분쟁을 주민 스스로 해소하고, 주민협의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지원해왔다.하지만 마을공동체가 지속하기 위한 추진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인천시의 지원 없이 계속 활동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가 적을 뿐 아니라, 수년간 활동해온 마을공동체라도 재정적인 자립, 상근활동가의 확보 등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을에서는 원하는 사업을 하기 위한 조건이나 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종합적인 계획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애초 목적인 공동체의 회복은 요원하다.인천시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행정적·재정적으로 체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소통하는 마을공동체가 확산하도록 여러 가지 형태의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첫째, 지속적인 마을활동의 보장이다. 기존 마을공동체의 활동과 마을공동체 활동에 관심 있는 새로운 주민모임의 활동을 지원한다. 둘째, 마을 안에 사람을 키우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선발해

  • [기고]환경문제,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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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환경문제,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지면기사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환경 문제 전반에 대해 크게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은 80%에 육박하고, 5년 후에는 지금보다 악화될 것(31.5%)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개선될 것(24.7%)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많았다.이러한 결과는 사람들의 막연한 기우(杞憂)가 아니라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상 환경 분야에서 예외 없이 최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우리나라가 향후 대기오염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60년에 이르러서는 대기오염에 따른 사망률이 OECD 회원국 중 최고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우리 국민의 환경보호 의지는 어떨까? 통계청의 같은 조사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세금을 더 내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사람의 비율(36.2%)은 오히려 2년 전(36.8%)보다 줄었다. 경제 상황 악화에 따라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을 하고 있음에도, 환경개선을 위해 내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에는 주저하는 분위기가 더 커진 것이다. 또한, 공장 폐수와 매연을 무단 배출하는 불법 행위는 지금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한정된 단속 인력으로 배출 사업장을 관리하고 감독하는데는 물리적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복잡해진 오염원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면 적발도 어려운 실정이다.이에 한강청은 올해 환경정책과 법률이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한 현장관리를 강화했다.매년 여름철이면 발생하는 녹조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하수처리장, 가축분뇨시설 등 점오염원 관리를 강화하고 도로, 경작지 등 비점오염원 차단에도 주력했다. 특히, 팔당 상수원에 위치한 음식점, 숙박업소, 수상레저시설 등 행락철 위락시설들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해 불법행위 78곳을 적발했고, 공공하수처리장에서 녹조유발 물질인 총인을 작년대비 70% 이상 줄였다. 이러한 노력을 토대로 올해 단 하루도 한강유역에 조류 경보 및 주의보가 발령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