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자치단상]지역자원시설세 편입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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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지역자원시설세 편입 유감 지면기사

    환경개선·주민 건강권 보호위해 즉시 투입돼야재정난 핑계로 당초 목적과 무관하게 사용 안돼인천시는 2016년 12월 정례 본회의에서 '인천광역시재난안전특별회계설치 및 운용조례'를 개정, 2017년도 본예산에 특정자원과 부동산 등에 부과되는 지역자원시설세 세입 전액을 재난관리기금으로 전출하도록 편성했다.지역자원시설세는 화력발전소 등으로 인해 직접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의 안전관리와 환경보호 및 환경개선을 위한 비용으로 충당하도록 제정된 목적세다.서구청과 서구주민들은 화력발전소가 있는 서구를 포함한 인근 지역의 환경보호와 개선을 위해 해당 재원을 사용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인천시에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인천시는 합당한 설명이나 대안제시 없이 '환경보호 및 환경개선'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재난안전특별회계에 지역자원시설세 재원을 세입으로 편입했다.이를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서구는 이번 조례 개정안에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이제라도 지역자원시설세를 위한 별도의 특별회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다.이번 조례 개정은 상위법령인 지방재정법 제9조에 위배되는 것이며, "세부적인 사업으로 세출을 특정해 특정 자원에서 거두어들인 목적세를 세입으로 운용하기 위해 별도의 특별회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방재정법 제9조 제2항 단서규정의 취지에도 배치된다. 지역자원시설세 재원을 재난안전특별회계 세입으로 편입하면 예산 상호전용 불가원칙 때문에 재난안전특별회계에 포함된 예산을 매우 제약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서구 일대 화력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보호 및 개선사업에 사용되기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데 이는 '성과중심의 재정운용원칙' 과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운용에 관한 규칙'에도 어긋난다.물론 지방재정법이나 관련 규정 등을 광의로 해석한다면 인천시의 이번 조치가 불법적이거나 위법한 조치가 '아닐 수는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다'는 '옳다'와 동의어가 아니다. 법률지식을 활용해 위법시비는 피하면서 시민들을 우롱하는 '교언(巧言)'

  • [특별기고]고양시 미래로 향한 기지개를 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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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고양시 미래로 향한 기지개를 켜다 지면기사

    고양상공회의소는 최근 고양시 관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 전망지수에서 향후에도 경기 상황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예상하는 여러 기관들도 2%대의 낮은 성장률로 전망하여 이제는 저성장이 장기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이런 와중에 고양시는 지난해 6월말 경기북부 테크노밸리가 선정되었다. 일산신도시 개발 이후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 전국에서 10번째로 100만의 거대도시가 되었지만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들었고, 제대로 된 산업기반시설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과밀억제권역 등 겹겹이 싸인 규제로 인해 기업을 유치하기에도 힘들었던 고양시는 테크노밸리 유치 확정이 큰 호재가 아닐 수 없다.90년대 초 신도시 개발 이후 또 하나의 큰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것으로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앞으로 고양 일산 테크노밸리는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것이다. 일자리창출과 실업 해소 문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구분 없이 우리 사회의 최우선 과제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테크노밸리 조성이 경기도에서 발표했던 1천900여 개의 기업 입주와 1만8천여명의 직접 고용효과는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계층의 인력들이 들어올 수 있겠지만 많은 고양시민들이 우선 고용되어 일자리 창출효과를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또한 판교테크노밸리 사례로 알 수 있듯이 수많은 기업의 입주는 그곳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소비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미래먹거리 산업을 발굴하거나 육성시킬 수 있고, 자치단체는 기업으로부터 세수확보로 지방재정을 튼튼히 하고 재정자립도를 높여 재정건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이제 고양시는 미래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도시로서 첫단추를 꿰는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 고양시에는 고양 일산 테크노밸리 뿐만 아니라 한류문화의 확산에 큰 힘을 주고 있는 방송영상 산업을 조성하려는 방송영상 문화콘텐츠밸리, 문화관광산업의 기반을 확대하여 문화관광벨트 형성, 마이스산업을 대표하는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 등 대규모 사업 프로젝트가 있다. 이를 위해 미래

  • [발언대]황새 그리고 숲과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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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황새 그리고 숲과 아이들 지면기사

    황새는 길조로 사람들이 좋아한다. 황새 또한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 황새는 미꾸라지, 붕어, 개구리, 뱀, 들쥐들이 많은 청정한 곳에 모여 산다. 우리나라에선 1945년까지만 해도 황해도와 충청도 습지, 바닷가 갯벌 등지에 집단서식을 한 텃새였다. 그러던 것이 1950년 6·25전쟁과 1960년 밀렵꾼에 의해 독살, 그리고 벼를 심은 논에 화학비료 및 제초제 살포와 산업화로 수질이 오염돼 먹잇감이 없어지자 점점 그 개체 수가 줄다 1994년 이후 멸종됐다. 황새는 생태계에서 환경오염의 지표로 삼을 정도로 공해에 민감하다.프랑스와 독일에서는 '황새가 아이를 물어 온다'는 속담이 있다. 황새가 사는 곳은 생태적으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생물다양성은 젊은이들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일자리를 따라 젊은이들이 모여 살며 아이들을 많이 낳는다. 그래서 아이를 물어 온다고 한다. 또 숲이 많은 곳에 사는 학생은 분별력과 판단력이 더 뛰어나고 더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다. 이 또한 쾌적한 환경의 효과다.그래서 가급적 실내에 녹색식물을 기르는 것이 좋다. 식물이 있는 실내에 있을 때 왼쪽 뇌의 활동력이 높아지고 뇌기능을 활성화하는 알파파가 증가한다.뿐만 아니라 녹색식물은 심리적 안정을 주는 효과도 클 뿐만 아니라 숲이 내뿜는 산소와 향이 두뇌의 인지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때문에 숲이 울창하고 황새가 사는 쾌적한 곳이면 인간이 살기에 더없이 좋다.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인류가 빈곤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었으며 우리나라도 1960년대 경제개발로 식량을 비롯한 각종 물질이 풍부해졌다. 반면 지구온난화 등으로 환경이 극도로 악화, 인류 삶이 더욱 힘들어졌다. 이제 인류에게 풍부한 재화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쾌적한 환경이다. 때문에 황새가 살 수 있는 곳, 숲이 있는 곳을 만들어야 한다.2016년 충청남도 예산에서 황새의 자연번식에 성공했다. 자연번식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보다 환경이 개선, 먹잇감이 풍부해졌다는 증거다. 그러나 이에 만족할 게 아니라 보다 더 쾌적한 환경을 만

  • [양진관의 날씨이야기]날씨와 스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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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관의 날씨이야기]날씨와 스모그 지면기사

    지난해 말 중국에 강한 스모그가 덮쳤다. 스모그는 중국 전체 면적의 9분의 1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강력했다. 중국 일부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최고 15배에 육박하였는데 이로 인해 베이징의 자금성도 희뿌연 스모그 속에 가려졌고 내륙 곳곳이 회색으로 변해버린 모습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었다. 중국 당국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스모그 적색경보를 발령했는데 이는 스모그로 인해 가시거리가 200m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가 24시간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고 한다. 스모그가 가장 심했던 연말 23개 도시의 유치원과 학교 대부분이 휴교하였고 스모그로 인해 가시거리가 500m에도 못 미치면서 항공기 운항 취소는 물론 24중 추돌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의 다발로 가시거리가 200m 이하로 떨어진 고속도로를 잠정 폐쇄했다고 한다.스모그로 떠들썩한 중국을 보며 1952년 영국에서 발생한 런던 스모그 사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당시 산업생산과 난방, 취사용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대량으로 발생한 황화물이 스모그(smoke+fog)라는 말 그대로 안개와 결합하여 런던에 4일간 지속되었는데, 이때 발생한 스모그를 들이마신 런던시민은 급성호흡기 질환, 질식 등으로 3주 만에 4천 여명이 사망하였으며, 이후 만성폐질환으로 8천여명이 사망하였다. 이처럼 강력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스모그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그 세력을 떨치는 중이다. 프랑스 파리나 리옹도 높은 수준의 스모그 때문에 에펠탑이 안보일 정도의 대기오염으로 해마다 4만2천 명이 조기에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은 여러 스모그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시에서는 이산화질소 농도가 허용치를 상회하면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총 9시간여 동안 로마 도심에서는 모터 달린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통행을 금지한다. 또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만 운행을 허가하거나, 홀짝 운행을 시행하는 등 차량 운행을 제한한다. 이탈리아 내 다른 도시들도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상회하면 스모그 대책으로 나온 차량운행제한에 동참한다

  • [시인의 연인]겨울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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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겨울 강가에서 지면기사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겨울강 강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정호승(1950~)누구나 흔들리며 살아간다. 고요함 속에서도 요동치는, 그 마음은 외부 충격에 의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매 순간 만져지지도, 잡을 수도 없다. 그렇지만 우리의 마음속 깊이에는 쉽게 변하지 말아야 하는 믿음이 있다. 이 믿음은 자신 내부에 있기에, 그것을 지키는 것 또한 스스로의 몫이 된다. 갈대는 바람에 흔들리지만 오히려 그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꺾이지 않고, 그 자리에 변함없이 서 있는 것이다. '겨울강 강언덕에' 있는 갈대는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그대로 흔들릴 뿐이다.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는 기다림과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는 그리움을 버티는 갈대를 볼 때, 강하다는 것은 힘이 센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것임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 "흔들리지 않는 갈대"에서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로 살아있다. 진정으로 고독하다는 것은, 흔들리는 것을 흔들리지 않게 보여준다는 것이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정호승(1950~)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붉은 닭 홰를 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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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붉은 닭 홰를 치니 지면기사

    21C 문명전환과 초불확실성 시대이육사의 태초의 닭 우는 소리서산대사의 애국실천 일깨워 보자끝없는 도전·유혹에 흔들림없는목계의 부동심·수탉의 지용 갖춘국민적 리더십 대망하는 '정유년'열정을 상징하는 붉은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이 밝았다. 어린 시절 우렁차게 홰를 치며 새벽어둠을 가르던 닭의 울음과 자태가 귀에 쟁쟁하고 눈에 아련하다. 목청껏 '꼬끼요'를 외쳐 온 마을을 진동시키며 아침 햇빛에 오색찬란한 깃털이 움틀대던 수탉의 위용은 저 높은 곳에 드리운 봉황 못지 않았다.갑오년 지나 을미년 거쳐 병신년까지 숨 가쁘게 넘기고 정유년 새 아침이 밝았으나 국내외적 상황은 캄캄한 어둠 속이다. 일간지 메인타이틀처럼 '日中美 스트롱맨 펀치와 日中의 협공을 받아 코너에 몰린 모래알 한국'이다. 고도성장의 피로감과 법치의 변곡점에서 국정 중심조차 공백 상태를 맞아, 한국에선 지금 우왕좌왕 국론 분열이 끝 간 데를 모르고 심화되고 있다. 70년 가까이 남북으로 분단되어 첨예하게 대치한 가운데, 대륙 안보를 에워싼 중국과 소련, 해양 경제의 극단에 마주선 미국과 일본 등 4대 열강의 국익과 안보, 자존심의 각축장이 된 지금의 한국은 풍전등화의 구한말 대한제국을 연상케 한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의 한복판에서 상처 입고 분열된 나라를 치유하고 통합하여 국정 중심을 바로 세우고 나라와 국민 정신을 일으킬 새로운 리더십이 절박한 시점이다. 국내외적 난제와 사회적 병폐가 아무리 깊고 두텁다 해도 세계 최단기간 내 경제성장과 자유민주주의를 성취한 나라, 경제대국·문화대국을 이룬 국민이라는 자긍심을 살려 흩어진 국력을 모아야 할 때이다. 일제 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차가운 감옥, 절망의 밑바닥에서도 불멸의 애국혼으로 높푸른 시심을 꽃피운 민족시인 이육사(李陸史)의 수탉 같은 외침에 귀 기울이고 작금의 혼탁한 정신을 씻어낼 일이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 [춘추칼럼]박사모의 헛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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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박사모의 헛다리 지면기사

    '최순실 국정농단' 태블릿피씨 통해 최초 입증모든 사실 검찰수사 통해 밝혀진 것들이기 때문"최순실 것 아니다"라는 한결같은 주장 아쉽기만"한번도 사익을 취하지 않았다" "피곤해서 태반주사 좀 맞은 게 그렇게 큰 죄가 되느냐?"시간은 많은 것을 해결해 준다. 그때는 몰랐던 것을 시간이 지나서 깨닫는 경우도 있고, 아무리 아픈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희석되게 마련이다. 또한 시간은 궁지에 몰린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곧 하야라도 할 것 같던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유의 뻔뻔함을 회복했다.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촛불을 들었던 12월 2일, 박사모를 봤다. 그들은 서울역 한구석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박대통령은 죄가 없다고 외치고 있었다. 수십명 될까말까한, 초라한 행색의 그들을 보면서 분노보다는 연민의 감정이 먼저 들었다. 주군의 활약에 힘을 얻어서일까, 한동안 웅크리고 있던 박사모도 힘을 낸다. 이젠 박사모도 광화문 한편을 내놓으라고 당당히 요구한다. 숫자 또한 늘어서, 이제는 수만명의 인파를 헤아린다.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도 상당부분 박사모의 것이다. 하지만 그 댓글들을 보면 좀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그들이 헛다리를 짚고 있는 듯해서다. 지금 그들이 물고 늘어지는 것은 JTBC가 특종으로 보도한 태블릿피씨다. (1) 그 취득 자체가 불법으로 이루어진 데다, (2) 그게 최순실의 것도 아니며, (3) 안에 담긴 내용도 다 JTBC의 조작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태블릿피씨에 매달리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박대통령이 이 지경으로 전락한 시초가 다 태블릿피씨가 아니던가. 그래서 그들은 다음과 같은 환상에 빠진다. 태블릿피씨만 없애버린다면 박대통령이 탄핵당할 일도 없고, 박대통령이 최순실의 지시를 받고 나라를 다스리던 그 아름다운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 말이다. 그들의 단순무식함이 한편으로는 부럽고, 또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이 시점에서 태블릿피씨는 없어도 되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태블릿피씨가 박정권의 몰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

  • [발언대]AI 불안감으로 인한 소비감소는 없어야 한다
    칼럼

    [발언대]AI 불안감으로 인한 소비감소는 없어야 한다 지면기사

    2017년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을 맞이했지만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양계농가의 시름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6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AI가 발생한 뒤 48일째인 1월2일까지 매몰 처분된 가금류가 전체 가금규의 18%에 달하는 3천33만 마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알을 낳는 산란계의 경우 전체 사육 대비 32%에 해당하는 2천245만 마리가 매몰처분 되었고, 산란계를 낳는 산란종계의 경우 전체 사육 대비 48%인 41만 마리가 매몰처분 되면서 경제적 손실이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포천시의 가정집에서 폐사한 채로 발견된 고양이까지 AI에 걸린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가하여 오리와 닭고기 외면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양계농가에 이중의 고통을 주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생계(중·1㎏기준) 도매가는 12월초 1천890원이었으나 12월말 1천390원으로 26.5% 폭락했다. AI 위험 지역의 가금류는 이동이 엄격하게 통제된 상태에서 살처분·매몰 또는 폐기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지 않으며, AI바이러스는 75℃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되므로 익혀먹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식량기구(FAO) 등에서도 익힌 닭고기, 오리고기 및 계란 섭취로 인한 전염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감염된 가금류와 직접적이고 빈번한 접촉이 없다면 AI의 인체감염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한다.계란값이 연일 급등해 4일부터 정부는 계란과 계란 가공품을 무관세로 수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와 반대로 오리와 닭고기는 70% 이하 수준까지 낮춰 할인행사를 해도 거들떠보지 않는 경우가 많아 농가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AI의 불안감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지 않도록 감염된 지역의 가금류가 부정 유통되지 못하도록 감독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더불어 익혀먹으면 안전하다는 사실을 인지해 AI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 소비감소

  • [풍경이 있는 에세이]그날 밤 우리가 보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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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이 있는 에세이]그날 밤 우리가 보낸 것은 지면기사

    작가들 행사 있었던 12월 31일친구들과 쉽게 헤어지지 못했고자정 5분전에 또 자리를 옮겼다한잔 한잔 취해가는데 갑자기독일인 사장이 "해피 뉴이어!"영어로 외쳐 새해인 것을 알았다2016년 12월 31일은 작가들 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송년인데도 평소와 다르지 않게 느껴졌는데 날이 춥지 않아서 더 그런 것 같았다. 무언가를 보낸다는 것은 잃어버린다는 것, 여기에 없게 된다는 것, 부재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 그렇다면 온도는 더 낮아야 하지 않을까. 학교 다닐 때 배운 신기한 개념 중 하나는 '기화열(氣化熱)'이라는 것이었다. 물이 기체가 되어 본래 상태에서 벗어날 때 열을 가져간다는 원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별의 정리와 닮아 있으니까. 행사가 끝나고 송년이니까 각자 계획이 있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같이 있고 싶어했고 카페로 가서 차를 마셨다. 무언가 아주 단 것, 머리가 어질할 정도로 농도 짙은 달콤함이 필요해서 휘핑크림과 시럽을 잔뜩 넣은 초콜릿음료를 주문했고 그 사이 누구는 연애를 시작했고 누구는 내년에 결혼을 하고 누구는 곧 어디로든 여행을 떠나고 말리라는 이야기가 오갔다. 아직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지 못해 정기적인 심리 상담을 계속해야 하는 친구와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공통된 마음은 2016년이 가는 것이 아쉽지 않다는 것인데 한 친구가 "매번 우리는 그런 것 같지 않아"라고 물었다. 정말 한해의 마지막마다 잘가, 다시는 오지마, 하는 마음이기는 했다. 하지만 내심 아쉬움과 슬픔이 없는 건 아니니까 사실 그 단호한 결별의 선언이란 연인에게 거짓으로 이별을 고하는 사람의 과장된 연기 같은 것은 아닐까. 자정을 두 시간 앞두고도 우리는 쉽게 헤어지지 못했다. 한국어를 거의 못하지만 신기하게도 한국말을 다 알아듣는 독일인 사장이 있는 좀 먼곳의 맥줏집에 가서 안주로 감자를 먹고 싶다고 친구가 말했고 나는 평소에 그 친구가 다른 이들을 배려하느라 정작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제안이

  • [기고]국제기구 유치의 가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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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국제기구 유치의 가성비(?) 지면기사

    요즘 세대를 불문하고 가장 흔히 쓰는 말 중에 하나로 '가성비'란 단어가 있다. 노트북과 같은 고가의 전자제품은 물론, 마트에서 커피 한잔을 사 먹고도 사람들은 지불한 금액 대비 제품에 대한 만족감을 "가성비가 좋다, 나쁘다"로 표현한다.역동적인 세계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인천시는 2006년부터 송도를 중심으로 국제기구 유치에 공을 들여 녹색기후기금(GCF)을 포함한 13개의 국제기구를 유치했고, 이들 국제기구에 근무하는 인원만 해도 90여 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211명에 이르는 등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국제기구 중심 도시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제기구에 매년 7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는 데 비해 얻는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종종 제기되고 있다. 국제기구 유치의 가성비가 문제 되고 있는 것이다.국제기구 유치 효과는 장기적이고 무형의 효과가 크기 때문에 계량화된 수치로 가성비를 따져보는 것은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으나,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이나 국제기구 근무자 소비 지출, 내국인 고용 창출, 국제회의 개최에 따른 마이스·관광산업 활성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제기구 211명의 근무자와 그 가족이 인천에서 생활하면서 소비하는 비용은 약 274억원(유엔 기준 적용)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인천에 있는 국제기구들이 개최한 46회 국제행사에 2천300여명(2015년 기준)이 참가했는데, 국제회의 참가자는 일반 관광객보다 훨씬 많은 지출을 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지역호텔, 요식업, 쇼핑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보인다.국제기구의 '지역사회와의 소통 및 기여 활동'도 간과할 수 없는 효과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유엔재해경감국제전략 동북아사무소(UNISDR),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SCAP) 동북아지역사무소 등 여러 국제기구는 인천 대학생들에게 국제기구 체험 기회를 제공해 이들의 경력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유엔아시아태평양 정보통신교육원(UNAPCICT) 이현숙 원장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대표자들이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