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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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계절처럼 순환하는 폐기물 자원 지면기사
인간이 버린 엄청난 쓰레기를처리 못하면 지구는 죽어갈것온전한 녹색환경 유지하려면해마다 사계절이 돌아가듯폐기물 자원도 순환시켜에너지화 하려는 노력 필요옷깃을 여미게 하는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겨울이 찾아든 거리에는 가을이 남기고 간 낙엽들이 흩어져 있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낙엽이지만 길 위에 떨어진 낙엽들은 바스러져 먼지가 날리고 배수로를 막는 등 문제를 일으켜 환영받지 못하는 쓰레기로 인식되고 있다. 그동안 낙엽을 쓰레기로 분류해 처리한 비용은 한 해 수억 원에 달했다. 이에 서울·대구·강원도 등에서는 낙엽을 폐기하는 대신 친환경 퇴비로 재활용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낙엽의 퇴비화는 경제적 낭비도 줄일 뿐만 아니라 환경도 지키는 일거양득의 ‘자원순환’을 실천한 적절한 예이다.자원순환에 대한 관심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독일에서는 1980년대에 세계 최초로 폐기물 분리·선별 기술을 개발해 고형연료인 RDF를 생산해 오고 있다. RDF는 폐기물 중 가연성 물질을 추출, 고형화 처리한 다음 재생에너지로 화력발전소 등에서 보조연료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원순환사회촉진법을 제정하고, 오는 2020년까지 가용 폐자원을 전량 에너지화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자원순환사회’를 환경 분야의 최대 화두로 삼은 것이다. 수도권매립지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자원순환’을 실천하는 대표적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매립지’ 하면 단순히 쓰레기를 매립 하는 곳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수도권매립지는 지난 20여 년간 ‘폐자원은 곧 에너지’라는 모토 아래 매립지를 푸른 희망이 자라나는 녹색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수도권매립지는 매일 200t가량의 생활쓰레기를 RDF로 만들고 음식물 폐기물에서 한 해 1천660대의 버스에 공급 가능한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 세계 최대 규모인 50MW 매립가스발전소에선 폐기물 매립 후 발생되는 매립가스로 전력을 생산, 지난해 551억 원 가량을 벌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 발생하는 음폐수를 활용해 1일 약 2만5천㎥의 바이오가스를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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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Smart 축산물 위생 인터넷 자율점검제’ 참여를 지면기사
평균적으로 보면 1년에 몇 차례는 축산물 위생업소 관리상태가 엉망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가면서 위생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곤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불특정다수의 국민이 먹는 식품(축산물)에 위해를 가하는 일은 더는 발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이에 정부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국민(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오늘도 축산물 위생 감시에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들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공무원을 비롯한 축산물 위생감시원은 위해(危害) 축산물을 근절시키는 파수꾼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화상담이나 현장 지도·단속 과정에서의 예기치 않은 언쟁이 발생하기도 한다.위반사항에 대해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관계규정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재적발되지 않도록 지도하지만, 간혹 내용을 잘 알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경제적 피해 (고발, 과태료, 과징금, 영업정지 등)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반발이 도를 넘기도 한다.현재 광주시가 관리하는 축산물 위생업소는 식육판매업소 657개소, 식육포장처리업 118 개소 등 총 5개 업종에 873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금년 10월까지 행정처분 현황을 보면 고발이 4건, 과태료와 과징금 부과가 69건에 7천700여 만원, 영업정지가 16건으로 총 89건에 처분이 내려졌다.이런 상황을 줄여나가고자 광주시에서는 2016년도 축산물 위생감시 방향을 행정혁신과 스마트 행정 구현으로 정하고 위생업소 자율에 중점을 둔 일명 ‘Smart 축산물 위생 자율점검제(Self-Monitoring)’를 운영할 계획이다.업소 불시 점검에 따른 불만과 불안감을 제거하고 자발적인 업소 관리를 유도해 위법행위 예방과 함께 대시민 신뢰성 확보와 건전한 영업질서 정착에 기여하고 아울러 영업자의 적정한 긴장감 유지와 안일한 업소 관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사업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축산물 성수기(설·추석·연말연시)와 위생 취약시기인 하절기가 도래하기 전 연 4회 영업자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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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의 영화로 보는 역사] 가려진 여인상 가려진 역사 지면기사
영화 ‘위로공단’은 2014년 ‘수출의 여인상’ 제막식 장면에서 시작한다. 감독은 구로공단 50주년 기념으로 세운 여인상이 다시 하얀 포장막으로 가려지게끔 필름을 거꾸로 돌려 버린다. 이어서 영화는 1970년대 청계천 봉제·가발공장, 1978년의 동일방직, 1979년의 YH무역, 1985년의 동맹파업에 참여한 구로공단, 2002년의 기륭전자, 2007년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2011년의 한진중공업에서 일하며 노동운동에 참여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증언을 담는다. 세월이 흘렀다. 갓 상경한 소녀들이 공장에 취직하려고 모여들던 가리봉 지역은 가산 디지털단지로 바뀌었지만 여성 노동자들의 삶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노동자가 대우받으며 잘사는 세상은 여전히 오지 않고 있다. 현재 여성노동자들은 기본적인 육체노동에 더해 감정노동에까지 시달리고 있다. 이를 영화는 다산콜센터 상담원과 스튜어디스, 대형 마트 직원의 인터뷰로 보여준다. 한편,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면 빨갱이로 몰려 구타당하던 구로공단의 여공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2014년, 여성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위하자 무장군인들이 총을 쏘아 진압한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카나디아 공단에 있는 한국 의류 공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영화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구로공단에서 카나디아 공단까지, 열악한 노동 현장에서 자본과 공권력에 맞서 싸운 여성노동자들의 각각 다른 시간과 공간의 기억을 상징적 이미지로 연결하여 주제를 드러낸다. 영화제 아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것이 이해가 된다. 특히 인터뷰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수건이나 보자기, 손으로 눈을 가리고 걸어가는 자매가 등장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수출의 여인상’이 가려지는 첫 장면에서 암시하듯, 이들 여성노동자들의 삶과 역사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나의 어머니와 여성 노동자들에게 바칩니다.’ 영화가 끝날 때 화면에 떠오른 자막을 보고 있노라니 착잡한 기분이다. ‘한국 여성들은 의무는 행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한다’‘국가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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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목숨을 바쳐 지킬 것이 있다면 지면기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에서조씨집안 혈육 지키기위해목숨 바친 공손저구 역할 맡았던인천시립극단 배우 ‘임홍식’ 영면자신 연기분량 모두 소화하고빛난 인상 준 고인의 명복을 빈다올 하반기 국립극단 가을마당 상연작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란 작품이다. 중국 원나라 때 기군상(紀君祥)이 진(晉)나라 때의 일을 희곡으로 쓴 것이다. 중국 CCTV에서 제작한 41부작 드라마도 소개된 바 있고 2013년에는 첸카이거 감독의 ‘천하영웅’(원제 趙氏孤兒)이 개봉되기도 하였다. 진나라에는 두 사람의 대신이 있었다. 문신으로는 조순(趙盾)이었고 무신으로는 도안고(屠岸賈)였다. 도안고는 유능한 장군이었으나 음험한 위인으로 조순을 경계하였다. 조순이 공주를 며느리로 맞아 진영공과 사돈이 되자 도안고는 더욱 시기하였고 결국 음모를 꾸며 조순을 제거하였다. 공주와 결혼한 아들 조삭 또한 죽음을 맞이했고 조씨 집안은 모조리 도륙을 당하였다. 임신 중이던 공주는 냉궁에 갇혀 조씨 집안의 유일한 혈육을 출산하였다. 공주는 이 혈손을 지키고자 문객 정영을 불러 아이를 당부하고 자결하였고 냉궁을 지키던 장군 한궐도 아기를 내보내기 위해 자결하였으며 아기를 감추기 위해 은퇴한 대신 공손저구도 자결하였다. 정영은 자신의 아들과 고아를 바꿔 아들을 희생시키고 고아를 살려내었다. 그러나 아들을 잃은 정영의 아내는 절망하여 자결한다. 끝내 살아남은 고아는 정영의 아들로 자라며 아이러니하게도 도안고의 양아들이 되어 도안고에게 무술을 전수받는다. 성장한 고아는 자신의 내력을 알게 되자 도안고를 죽여 가문의 원수를 갚는다. 상식의 시선으로 보면 ‘복수’가 뭐라고 아기 하나 살리려 수많은 사람이 죽으며 심지어 자신의 자식까지 희생하나 비판할 수 있다. 물론 타당하다. 모든 생명의 본능은 자손을 낳아 후대를 잇는 것이다. 더욱이 아무것도 모르는 죄 없는 아기를 대신 죽게 하다니 ‘희생’을 미화할 수는 없다. 작품에서도 모든 사람이 고아를 위해 죽으나 정영의 아내는 자신의 자식을 위해 죽는다. 비극은 하나가 아닌 것이다. 이는 곧 희생의 정당성,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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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연인] 처음 순간 지면기사
눈꽃 한 방울 내 입술에 와 닿을 때그 차가운 꽃내 더운 살갗에 묻어 스러질 때그 작은 침에 찔린 뾰족한 아픔이성냥불 그신 듯화르륵,입술 잔주름 위를 축지법으로 번져나갈 때그 아픔 얼마나 달콤했는지까마득히 달아나도사라지지 않는 당신을 처음만났던 순간 방민호(1965~)세상에 모든 ‘처음 순간’은 도달하고 있거나, 도달해 있다. 지나가 버린 ‘처음’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설렌다. 거기에 다가온 사람들은 그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면서 살고 있는 줄 모른다. 첫사랑의 첫키스 같이, 갑작스러운 입맞춤은 “눈꽃 한 방울”같이 ‘내 입술에서, 내 더운 살갗에서’ 녹아버린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면, “그 작은 침에 찔린 뾰족한 아픔”만이 남아버린 것을 우리는 ‘첫사랑’이라고 부른다. 그 기억은 ‘성냥불 그신 듯’ 검게 그을려 있지만 ‘그 아픔’도 돌이켜 보면 얼마나 달콤했던가. 오늘은 “사라지지 않는 당신을 처음”이라고 호명해 준 그 사람이 그립다. 어디선가 도달하고 있을, 첫눈은 그것을 알고 내리지만 당신보다 빨리 녹는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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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부동산개발 등록제를 아시나요? 지면기사
부동산개발업 법이 시행된 지 8년이 지났다. 하지만 법 제정 취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현재까지 등록한 580개 업체가 전문인력 등에 대한 변경신고를 안해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으며 등록요건 미달로 취소를 당한 업체가 247개소에 달하는 등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부동산개발업은 IMF이후 건설업체가 시공사와 시행사로 분리되고 부동산 개발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일반인들도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기획부동산·부동산매매업자·부동산컨설팅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자들이 참여하게 되었고, 영세한 시행사들은 과다 경쟁과 전문성 부족으로 상가·오피스텔 사업시행 과정에서 사기분양·허위 광고로 다수의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사업시행자의 무분별한 부동산개발에 따른 피해 방지를 위해 기존 형법 또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 제재만으로 그 한계가 있어 ‘부동산개발업 등록제’를 시행하였다. 토지 5천㎡ 이상(연 1만㎡ 이상)을 건설공사·형질변경으로 조성하거나 건축물 연면적 3천㎡이상(연 5천㎡ 이상)을 건축·대수선·리모델링·용도변경 후 타인에게 공급(판매·임대 등)할 경우 반드시 부동산개발업을 등록해야한다. 그러나 시군구청 인·허가 관련 부서와 신청업무를 대행하는 측량설계사무소, 건축사사무소 등에서 ‘부동산개발업’ 등록대상 여부를 제대로 확인 않고 잘못된 안내로 자가사용 확인서 제출 후, 판매 또는 임대 등의 행위를 위해 사업주체 변경을 신청하면 승인되지 않아 자금 사정 등으로 부도가 나기도 하고 설령 등록 절차 없이 인허가 승인 후 타인에게 공급(판매 또는 임대)할 경우 사업 주체는 무등록사업자로 고발되어 전과자 신세가 되기도 한다. 경기도에서는 인·허가 업무 처리시 부동산개발업법을 잘못 적용하는 사례를 줄이고자 시·군·구 인·허가 담당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잦은 인사이동 등으로 인하여 부동산개발업법 시행 8년이 지난 현재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사업주체 개개인은 부동산을 개발할 때 상식적으로 등록제를 항상 염두에 두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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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위험한 사회에서 안전한 사회로 지면기사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1986년 ‘위험사회’란 저서를 통해 서구를 중심으로 추구해온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이 실제로는 가공스러운 ‘위험사회’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합리성을 토대로 이룬 근대화가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컨트롤할 수 없는 위험성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게 ‘원전’인데, 이 합리적인 선택엔 1986년 체르노빌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이 따라온다. 대한민국도 급속한 근대화 과정에서 대규모 재난 사고를 수차례 경험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엔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1971년 대연각 호텔 화재로 자동 소화 스프링클러 시스템을 고층 건물에 설치하는 제도를 도입했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에는 구조·구급 시스템이 소방을 중심으로 체계화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국무총리 직속의 국민안전처가 출범하게 됐다.우리 사회는 급속한 근대화 속 사회 발전과 더불어 파생되는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상태인데도,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기심으로 변화와 발전을 추구해왔다. 컨트롤 할 수 없는 위험이 너무 많아지고 있는데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사회 인프라, 문화는 함께 변하지 못했다. 달라진 게 없는 건 아니지만, 위험과 불안감이 더 커졌기 때문에 국민의 기대에 걸맞은 변화와 발전은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국민들이 재난 위험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부는 국민안전처를 출범시켰다. 이 국민안전처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는데, 우리 사회는 그동안 주변의 위험 요소들을 상당히 감소시켜왔다. 안전 관리 시스템을 변화시켰고 안전을 위한 사회 인프라의 확충, 안전 문화의 정착을 위한 노력에 힘써왔다고 할 수 있다.지방 정부도 같은 맥락에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재난안전본부를 도지사 직속으로 해 소방 중심의 재난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다른 지자체가 소방과 안전 관리를 분리 운영하는데 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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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북한의 제7차 당 대회를 주목한다 지면기사
김정일 유훈 통치시대 종식 ‘김정은 시대’ 선포할듯당대회후 8월 남북·10월 북중정상회담 추진할 수도한국·주변국들, 北로켓발사 막고 개혁개방 이끌어야북한은 지난 10월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2016년 5월 초에 제7차 당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1980년 제6차 당 대회 후 36년 만에 개최되는 전당대회이다. 36년 동안 북한 국내외 사정이 좋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동구 공산권의 붕괴와 소련의 해체,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고난의 행군, 제2차 북핵위기와 국제사회의 압박,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후계체제 구축 등이 그 어려움을 말해준다. 2016년은 김정은 정권 5년차이다. 5년차에 당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그만큼 안정감과 자신감에 차 있다는 방증이다. 대내적으로 당 기능의 정상화와 연간 30만t 정도의 식량 증산, 미세하지만 1% 내외의 경제성장이 안정감의 표시일 수 있다. 3천200명 규모의 당 대회 참가자들에게 선물정치를 할 만큼 통치자금도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8·25 합의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과 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북중관계의 복원이 자신감의 토대일 수 있다. 북한은 제7차 당 대회에서 김정일 유훈 통치시대를 종식하고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를 선포할 것으로 보인다. 당규약을 개정해서 최고인민위원회를 설치하고 김정은을 위원장에 추대할 수도 있다. 230여명의 당중앙위원회 위원 가운데 상당수의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교체 가능성도 있다. 박봉주 내각 총리의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도 예상된다. 개혁·개방이 가미된 선민중시의 새로운 경제정책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계기 때마다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강조해 왔다. 김 제1위원장의 통일지도자상을 부각시키기 위해 새로운 통일방안을 발표할 수도 있다. 북핵문제와 인권문제를 희석시키고 평화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전쟁종식과 평화협정 논의를 위한 미국의 차기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할 수도 있다. 2016년 남북관계 및 한반도 정세 전망은 그리 어둡지도 밝지도 않다. 남북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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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에세이] 다시, 신춘문예의 계절을 맞아 지면기사
수많은 작품들의 만만찮은문학적 역량 보여주는 무대올해도 젊은 문학도들이 등단인문정신을 지켜가면서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미학적 보루로 남길 바란다다시 신춘문예의 계절이 다가왔다. 새로운 해가 밝으면 각 언론사에서 주관한 신춘문예 당선작들이 하나씩 지면 위로 고개를 내밀게 될 것이다. 비록 그것이 해마다 치러지는 관성적 행사일지라도, 그때마다 심한 열병과 가슴앓이를 경험하는 이른바 ‘신춘문예주의자’들의 가슴은 올해도 뜨겁게 설렐 것이다. 이처럼 언제나 문학 지망생들에게 매혹과 의욕을 동시에 주는 신춘문예는 그래서 단연 문단의 폭 넓은 화제가 되기에 족하다. 물론 신춘문예의 다양한 문제점을 들어 폐지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아직도 신인 등용문으로서의 상징적이고 실제적인 의미를 가장 강렬하게 띠고 있는 신춘문예의 순기능은 결코 무시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신춘문예가 언론사의 도움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정말 폐지되기라도 한다면, 문학 지망생의 숫자는 현저히 격감할 것이고, 우리 문학의 인프라도 그만큼 취약해질 것이다. 그 점에서 우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춘문예를 운영해가는 언론사들에게 응원과 감사의 박수를 힘차게 보낸다.보통 신춘문예 당선작들은, 신인 등용문이라는 성격이 애초부터 가질 수 있는 도전과 모험 정신보다는, 고전적 성찰과 인생론적 성향을 줄곧 보여왔다. 이는 물론 신춘문예가 톡톡 튀는 실험 의지의 작품보다는 두루 모양새를 안정되게 취하고 있는 이른바 ‘모범생’ 작품을 줄곧 뽑고 있다는 관행을 의식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 외에도 우리 시대가 그동안의 정치성 및 실험성의 과잉을 반성하고 문학 본유의 고전적 통찰력과 서정성으로 회귀하고 있는 보편적 현상을 신춘문예 역시 부분적으로 반영한 측면 또한 수긍되어야 할 것이다.이렇듯 신춘문예가 지향하는 일종의 ‘모범답안 증후군’은 여전히 지속되어갈 가능성이 높다. 알맞은 길이(지나친 단형이나 장형은 기피된다)와 단아하게 짜여진 사유(지나친 난해 작품이나 문맥 소통이 불편한 경향 역시 기피된다), 그리고 소통이 편안한 문장에 얽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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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가정의 안전을 위한 설득 지면기사
지난 2012년 2월 5일 ‘소방시설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의 개정으로 신규주택은 의무적으로 기초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을 설치해야 하고, 기존 주택은 2017년 2월 4일까지 설치를 하여야 한다.하지만 가정에 설치를 위해 일부러 소화기를 구매하는 사람은 극소수인 것 같다. 2014년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전체 화재 건수 중 주거시설에서 발생하는 비율은 26.8%이고, 인명피해의 경우 화재로 인한 전체 사상자 중 65.1%가 주택 등 주거시설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장 편안하고 안전해야 할 가정이 오히려 화재에 가장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법이 개정되었지만 아직 기초소방시설 설치 의무를 모르는 국민도 많고, 알고 있다 하더라도 ‘설마’ 하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 심리학과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B. Cialdini) 교수의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보면 재미있는 예가 나온다. 캐나다의 두 심리학자(Knox & Inkster, 1968)가 경마장에서의 사람들의 행동을 연구하던 중 매우 흥미로운 사실은 발견하였다. 사람들이 특정 말에 돈을 건 후에는 돈을 걸기 전과 비교하여 그 말이 경마에서 우승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돈을 걸기 전이나 후나 특정 말의 우승 확률은 변함이 없었다. 똑같은 말이 경마장을 달리게 되지만 일단 경마권을 사게 되면 갑작스럽게 자신의 말이 우승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샘솟듯 넘친다는 것이다.이는 일단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되면, 그 결정에 대한 일관성이라는 심리적 압력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들을 결정된 입장을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맞춰 나가게 된다‘는 일관성의 법칙 때문이다.가정의 안전을 위한 기초소방시설 정책도 이런 범주에서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화재를 대비하여 소화기를 사고, 감지기를 설치하는 것은 때로는 불필요한 일에 투자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소화기를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