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포토데스크] 한미정상 '한반도 완전 비핵화' 약속… 北의 생각은
    칼럼

    [포토데스크] 한미정상 '한반도 완전 비핵화' 약속… 北의 생각은 지면기사

    파주시 임진각의 망원경이 북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최근 한미정상은 정상회담 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과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뤄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반도 평화의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망원경 넘어 북한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글·사진/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 [시인의 꽃] 붉은 장미꽃 다발
    칼럼

    [시인의 꽃] 붉은 장미꽃 다발 지면기사

    네 꿈의 한복판네 온몸의 피가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그곳그곳에서 나는 눈을 뜰래 //네 살갗 밑 장미꽃 다발그 속에서 바짝 마른 눈알을 치켜뜰래네 안의 그 여자가 너를 생각하면서아픈 아코디언을 주름지게 할래 //아코디언 주름 속마다 빨간 물고기들이 딸꾹질하게 할래 //너무 위태로워 오히려 찬란한빨란 피톨의 시간이 터지게 할래 //네 꿈의 한복판네 온몸의 숨이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그곳그곳의 붉은 파도 자락을 놓지 않을래 //내 밖의 네 안, 그곳에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래김혜순(1955~)꽃다발은 여러 개의 꽃들이 모여 하나의 다발로 구성된다. 개별적인 꽃들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물이 생겨난 것이 꽃다발이다. 이것은 음악에서 여러 음이 모여서 노래가 되는 것처럼 하나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것. 서로가 서로의 멜로디를 이루고 있는 꽃다발은 향기 나는 '꿈의 한복판'이 된다. 이처럼 집단 속에 있는 자신은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도' 있는 것으로 그곳은 '온몸의 피가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나의 전부인 셈이다. '그곳에서 나는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은 공동체 안에 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곳이 삶의 바다라면 '그곳의 붉은 파도 자락을 놓지' 말아야 한다. 누구든지 스스로 있는 자가 없듯이 '내 밖의 네 안'에서 나를 찾고 있는 우리는 '그곳에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인생을 항해하고 있다.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참성단] 50대 여성 개물림 사망
    참성단

    [참성단] 50대 여성 개물림 사망 지면기사

    거리나 공원을 걷다 덩치 큰 맹견을 만나면 긴장하게 된다. 어린 시절 개에게 물린 트라우마가 있다면 극한의 공포체험일 수 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가 아닌 '세상에 물지 않는 개는 없다'일 수 있다. '우리 개는 순해서 물지 않아요'는 누구에게나 그런 건 아닐 것이다.올 초 가평군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던 20대가 맹견에 피습됐다.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로트와일러 견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공격했다. 견주가 자신의 개를 제압하지 못했고,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고 주장한다. 피해자는 '맹견사고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SNS에 올렸고, 많은 시민이 공분했다.지난 22일 남양주에서 50대 여성이 대형 견에 물려 숨졌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피해자는 목 뒷덜미에서 많은 피가 나 심정지 상태였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대원들은 인근에서 피해자를 문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견을 마취총을 쏴 포획했다. 경찰은 근처 CCTV에서 대형 견이 달려드는 모습을 확인했다.포획된 개는 몸길이 150㎝, 무게 30㎏ 크기다. 골든리트리버로 알려졌으나 풍산개와 사모예드 잡종에 가깝다는 전문가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사고 지점 인근 개 사육장 주인을 조사했으나 자신의 개가 아니라는 진술을 받았다. 유기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목줄을 착용했던 흔적이 남아 의문이 커지고 있다.경찰은 견주(犬主)를 찾고 있다. 하지만 신원을 확보하더라도 형사 처벌이 아닌 민사상 손해배상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풍산개 잡종은 입마개 의무 착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입마개를 해야 하는 견종은 도사견과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종뿐이다.'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 동물훈련사는 몸집 크고 사나운 맹견이라도 끝내 굴종시킨다. 어떤 독종은 순화 과정을 밟는데 수개월이 소요된다. 반려견을 무한사랑으로 돌보는 강 훈련사지만 사람을 해치는 개를 대하는 태도는 단호하다. 사람을 물어 숨지게 했다면 안락사가 마땅하다고 한다. 견주도 죄에 맞는

  • 사설

    [사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 지면기사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6·11 전당대회가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당의 얼굴인 당 대표 선거에서 신진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 대표 경선은 중진 대 신진의 대결구도가 확연한 가운데, 파격적인 여론조사 결과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선두권에서는 30대 원외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화려한 경력의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을 압도하고 있다. 추격권에서는 초선인 김웅, 김은혜 의원이 다선 중진인 홍문표, 윤영석, 조경태 의원에 앞서고 있다.물론 단순 여론조사만으로 이 같은 구도가 계속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오는 28일 본선 후보 5명을 선정하는 컷오프는 당원 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반영한다. 최종 경선은 당원 투표 70%로 늘어나고 여론조사는 30%로 축소된다. 여론조사 지지가 높더라도 당원 지지를 놓치면 승리하기 힘든 구조이다.결과를 예단하기 힘들지만 원외와 초선이 주도하는 국민의힘 대표 경선은 여야 정당사에서 전례없는 현상이다. 민주화가 완성된 87년 체제 이후에도 한국 정당들은 총재와 소수 중진들의 집단지도부가 전권을 행사하는 수직적 정당문화를 유지해왔다. 이런 문화에서 이견의 표출은 이단으로 취급받았고 당내 민주주의는 제한적 범위에서만 가능했다. 경직된 정당문화는 여야가 소모적으로 대치하는 경직된 정치문화를 낳았고, 이로인한 국력의 손실과 민심의 분열은 심각했다. 여야 대립이 해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현재의 정국은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여야 지도부의 낡은 세계관이 수십년 동안 충돌한 최종적인 결과이다.민주주의가 결핍된 정당 문화에 환멸을 느낀 국민은 오래전부터 정치인의 세대교체와 정치문화의 혁명적 변화를 갈구해왔다. 그런 민심이 국민의힘 대표경선에 겁 없이 도전장을 내민 원외와 초선의원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로 나타난 것으로 봐야 한다. 이 같은 일반 국민들의 여론에 당원들의 표심이 호응한다면 한국 정당사에 전례 없는 변화와 세대교체 바람이 보수정당에서 시작될 것이다. 실패한다 해도 정당문화의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준엄한 요구 자체는

  • 사설

    [사설] 백신 생산 허브로 떠오른 송도국제도시 지면기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원액을 '완제(병입) 충전'하는 방식으로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게 된다. 기술 이전, 시험 생산 등을 거쳐 올해 3분기부터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업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mRNA 백신 위탁생산을 선점한 셈으로, 송도국제도시가 '글로벌 백신 생산·공급의 허브'로 급부상할 것이란 기대가 벌써 나온다.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모더나는 '한국 투자 및 생산 관련 논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모더나는 한국에 mRNA 백신 생산시설 투자와 한국 인력 채용을 위해 노력하고, 산업부와 복지부는 모더나의 투자 활동과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바이오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고 인천국제공항이 가까운 송도국제도시(경제자유구역)는 모더나의 투자처로 매력적이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은 56만ℓ로,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여기에 더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각각 제4공장(25만6천ℓ), 제3공장(20만ℓ)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 교육기관 격인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바이오 기업들은 양질의 전문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송도국제도시가 글로벌 백신 생산·공급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의약품 연구개발부터 대량 생산까지 모든 바이오 공정이 이뤄지는 바이오산업 생태계가 송도에 형성되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대기업과 대학 및 연구소, 중소기업들이 협력해 바이오산업을 육성해 나가야 한다. 기술 교류 및 이전, 창업, 투자·회수·재투자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시설 투자, 산학연 협력, 벤처 투자 활성화, 국내외 기업 유치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중소벤처기업부가

  • [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5월 25일자] 깻잎 주차
    만평

    [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5월 25일자] 깻잎 주차 지면기사

  • 경인일보 독자위 4월 모니터링 요지
    칼럼

    경인일보 독자위 4월 모니터링 요지 지면기사

    이슈 '천주교 답동성당 역사관 개관' 눈길'이건희 컬렉션' 관련 보도 엇갈린 평가출간 수개월 지난 책 '신간 소개' 지적도경인일보 4월 지면을 평가하는 인천본사 독자위원회가 지난 17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신희식((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독자위원장, 양진채(소설가)·이동익(민주노총 인천본부 조직국장)·홍지연(책방 산책 대표) 독자위원이 참석했고 김명호 정치팀장이 참석해 독자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이달 독자 위원들은 미얀마 사태 관련 지역의 움직임을 꾸준히 지면으로 알린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건희 컬렉션' 관련 기사에 대해서는 독자위원들의 평가가 엇갈렸다.경인일보는 미얀마 사태 이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과 사진전, 기자회견 등 인천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지지 움직임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양진채 위원은 "경인일보가 3월 이후에 지속해서 미얀마 관련 소식을 보도하고 있는데, 경인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신문이지만 국제 사회와 연대하는 모습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만큼 미얀마에 대해 관심 갖는 나라가 없는 것 같은데 이런 보도들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신희식 위원장은 "경인일보를 통해 알게 된 미얀마 관련한 지역사회의 이슈가 많았고 또 반가웠다"면서 "이러한 이유로는 인천에 가족을 꾸리고 사는 이주노동자 가정이 많은 것도 한가지 배경으로 보이는데, 이들의 삶을 꾸준히 살피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이동익 위원은 외국인이 말하는 기획기사인 <외국인이 말하는 보호소의 삶>(5~8일, 사회면)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고 했다.이 위원은 "보호복을 입고 철창 속 생활을 하는 상황을 보며 구금시설과 다를 바 없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은 침해해도 된다는 사고가 여전함을 알 수 있었는데, 여전히 후진적인 인권 감수성, 행정편의주의 등의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고 말했다.홍지연 위원은 "외국인 보호소에 대한 이번 기획 기사를 유심히 읽었다"면서 "기자의

  • 경인일보 독자위 4월 모니터링 요지
    칼럼

    경인일보 독자위 4월 모니터링 요지 지면기사

    전국 최다 '고구려유적 관리 부실'지적 적절진행형 세월호 7주기… 폭넓은 보도 의미사할린 귀국 동포 지원·서류 절차 개선을경인일보 4월 지면 평가 독자위원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이재율(미래사회발전연구원 원장) 위원, 김준혁(한신대학교 교수) 위원, 김민준(청년정의당 경기도당 운영위원) 위원, 안은정(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위원, 김윤아(시각예술작가) 위원이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왔다.이달 독자위원들은 경인일보의 단독 취재 기획기사 [경인 WIDE]가 눈길을 끌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과 유행에 대한 보도는 불안을 지양하고 삶을 보완하는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이재율 위원은 "다양한 이슈를 발굴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 공감을 주는 기사가 눈에 많이 띄었다"며 "특히 <'자리 못 잡는 주소 체계' 이대로 괜찮나>(8일자 1·3면), <유적관리 부실 '고구려 역사' 홀대>(13일자 1·3면), <도내 박물관, 미술관 수장고 포화상태>(30일자 1·3면) 등 경인 WIDE 기획은 시기적으로나 내용 면에서 적절한 보도였다"고 말했다.김준혁 위원도 <유적관리 부실 '고구려 역사' 홀대>에 대해 "경기도는 전국에서 고구려 유적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진 유적만 63곳에 달하지만, 국립박물관 건립이 늦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며 "우리 고유의 문화가 왜곡 당하는 시점에 적절한 문제 제기였다"고 했다.안은정 위원은 <자살률 지역을 보다> 기사가 지역사회 공동체 연결의 중요성을 드러낸 의미 있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안 위원은 "통계로서만 설명되지 않는 구체적인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지역사회가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하고 촘촘한 대안 마련의 절실함을 잘 제시했다"고 했다.사할린에서 귀국한 동포의 신원 확인 과정의 개선점을 지적한 <직계비속 증명부터 난항…'서류에 발 묶인' 동포들>(2일자 5면) 기사는 공감대를 얻었다. 이 위원은 "

  • [발언대] 익숙한 이름 '작약도'로 부르자
    칼럼

    [발언대] 익숙한 이름 '작약도'로 부르자 지면기사

    다시 강력하게 주장한다. 인천시 동구 만석동 해역에 있는 작약도는 일본식 지명이 아니다.작약도 지명은 인천의 옛사람들이 사람이 살지 않고 이름이 없는 자그마한 섬에 작약꽃이 많이 피어 작약도로 불린 곳이다. 경남 창녕군 영산면 교리에 있는 작약산도 먼 옛날부터 불려 왔다는 창녕군 문화 홍보실의 답변도 있다.작약도 지명을 일본식 지명으로 판정 내린 일은 경기읍지, 대동여지도 등 불과 160여년 전에 제작된 지도에 물치도로 명기되어 있는 시점부터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까지 좁게 한정 지어 본 잘못된 결과다. 1930년대 물치도를 매입한 일본인은 일본 외무성 소속으로, 1903년 인천 영사로 근무한, 임진왜란때 일본으로 귀화한 조선인들이 받은 일본 성씨 58개 중 하나인 스즈키 집안의 후손이다. 스즈키에 의해 물치도가 작약도로 불렸을 것이라는 추정으로, 우리 고유의 지명을 일본식 지명으로 낙인 찍은 것이다.인천지역 여러 지명이 일본식 지명으로 엮여 심판대에 오른 일은 17년 전에도 있었다. 그때는 만석동과 작약도 지명은 없었다.우리 고유의 명칭인 작약도는 고대로부터 조선 중기에 이르기까지 해양 군사 요충지의 역할을 충실히 해 온 군사적 요새였다.우리의 고서를 살펴보면 작약도 지명이 나올 수 있다. 이미 작약은 동이(조선)의 고유 명칭이라는 것이 중국의 문헌, 설화, 식물학계에 의해 밝혀졌다.작약도 지명이 물치도로 바뀐 것에 대한 만석동 주민들의 의견은 익숙한 이름 작약도로 부르자였다. 다시 묻는다. 작약도가 일제의 잔재 지명이라는 근거 자료를 공개해 주길 바란다./이강동 인천시 중구 독자이강동 인천시 중구 독자

  • [기고] 풍운의 수에즈, 바람결의 한반도
    칼럼

    [기고] 풍운의 수에즈, 바람결의 한반도 지면기사

    한국에서 북한으로 가는 직항로 아직 없어깊게 파내고 바닷물을 유입할 필요도 없다남북이 서명한 많은 합의문 이행만 하면 돼北, 변화 필요성 느끼도록 인내·집요함 절실좌초된 대형 컨테이너 선박 한 척 때문에 가로막혔던 수에즈 운하가 다시 개통되었다. 막혔던 혈관에 피가 다시 환류하는 듯한 모습이다. 수에즈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150년의 역사를 머금고 있는 수에즈는 우리에게 역사적 소명을 제시한다.1488년 '바르톨로메우 디아스'란 포르투갈 항해사가 희망봉을 발견한 이후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시켜 주는 당시의 바닷길은 수세기동안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남대서양의 섬 세인트 헬레나를 지나 아프리카 대륙의 남단을 돌아야 하는 머나먼 항로였다. 대항해시대를 지나 근대국가들이 고개를 들면서 이집트 땅에 운하를 만들 생각을 수없이 해 왔지만, 프랑스 외교관 '페르디낭 레셉스'가 착공을 기획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실행하지 못하였다. 은퇴 이후 더욱 추진력을 발휘하였던 레셉스는 10년의 시간을 모래바람 속에서 견뎠다.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1869년 수에즈 운하가 완공되자 이집트를 가르는 수에즈는 새로운 희망이자 세상의 미래가 되었다. 희망봉을 외면하는 모든 선박들은 수에즈를 관통하는 단축항로의 고객이 되었다.풍운의 수에즈. 그 역사(歷史) 속에는 한 인간의 집념이 스며있다. 19세기는 영국과 러시아가 세계 전역에서 각축하고 있었지만, 영국의 헤게모니에 당시의 강국 프랑스도 시시각각 도전하고 있었다. 이집트에서 여러 차례 근무한 프랑스인 레셉스는 영국의 입지가 강한 이집트에 모국 프랑스의 영향력을 부식시키려는 생각이 강했다. 레셉스의 개인적인 외교역량은 막대한 통행료 수입을 보장받는 이집트 통치자의 이해관계와 부합하여 역사(役事)를 완공했다. 수에즈 운하의 토목공사로 피라미드의 나라에 프랑스의 입지가 생긴 것이다. 식민외교에 기치를 올리던 19세기 후반의 프랑스 외교에 레셉스는 해야 할 기여를 하였고 그의 이름은 수에즈 운하의 좁고 긴 물길을 따라 지중해의 물살을 가르며 전해오고 있다. 바람을 거스르며 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