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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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시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인천 공공의료정책 지면기사
"지역의료기관 역할을 못하고 있는 인천적십자병원에 대해 인천시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소통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최근 인천시의 공공의료정책을 두고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인천시의회 등 각계각층에서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열악했던 인천의 공공의료체계가 여실히 드러났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인천시의 적극적인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주된 얘기다. 인천은 인구 100만명당 의료기관 수가 7대 특별·광역시 중 가장 적고 공공의료기관 비율이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 남부권의 지역 거점 공공병원 역할을 하던 인천적십자병원까지 수년째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극심한 경영난으로 응급실까지 폐쇄된 인천적십자병원의 상황이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병상 이용률은 2019년에 46.7%까지 떨어졌고, 부채는 368억원에 달하는 등 대부분 지표에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인천시가 인천적십자병원을 제2의료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문제는 인천시다. 인천시가 추진 중인 공공의료정책이 시민들에게 전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천시가 공공의료기관 확충을 위해 추진 중인 4가지 전략 중 '인천의료원 기능 강화' 정도만 가시적 성과를 보일 뿐 나머지 '제2의료원 설립',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 '영종도 국립대병원 유치' 등 3가지 전략은 좀처럼 진척이 없다. 경북권역에 밀려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에 실패했을 때는 소극 행정의 결과라는 비판까지 제기됐을 정도다.인천시는 열악한 공공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하지만, 시민들의 눈엔 만족스럽지 못한 게 현실이다. 민선 7기 인천시가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킬 시간도 이제 1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는 '노력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결과로 말해야 할 때다. /공승배 인천 정치팀 기자 ksb@kyeongin.com공승배 인천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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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꽃]말의 꽃 지면기사
꽃만 따먹으며 왔다 //또옥, 또옥, 손으로 훑은 꽃들로광주리를 채우고, 사흘도못 갈 향기에 취해 여기까지 왔다 //치명적으로 다치지 않고허기도 없이 말의 꽃을 꺾었다 //시든 나무들은 말한다어떤 황홀함도, 어떤 비참함도다시 불러올 수가 없다고 //뿌리를 드러낸 나무 앞에며칠째 앉아 있다헛뿌리처럼 남아 있는 몇 마디가 웅성거리고그 앞을 지나는 발바닥이 아프다 //어떤 새도 저 잿빛 나무에 앉지 않는다나희덕(1966~)꽃이 떨어지기 쉬운 것처럼 말도 더럽혀지기 쉽다. 바닥에 떨어진 꽃을 붙일 수 없듯이 한번 뱉은 말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한다. 말은 소통의 기능보다 더 가공할 만한, 힘을 가지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했던 말을 번복하더라도 그것은 이전에 한 말이 아니며 되풀이할수록 왜곡될 뿐이다. 그만큼 세상을 사는 우리는 말을 통해 생각하고 말로써 움직이며 말로 살아가는데 말처럼 중요한 건 없다. 때로는 '또옥, 또옥, 손으로' 꽃을 따듯 한마디로 따낸 말이 '치명적으로' 흥망성쇠를 가늠하기도 한다. 이처럼 '말의 꽃'은 얼마나 쉬우면서 어려운가. '어떤 황홀함도, 어떤 비참함도 다시 불러올 수가 없다고' 말하는 모든 꽃이 '시든 나무'를 보라. '꽃의 말' 때문에 시들어갈 '웅성거리는 헛뿌리' 하나 떠오르지 않던가. 그 누구도 어떤 진리도 헛뿌리에서 태어나고 사라진다.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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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목에 뭐가 걸렸나요?"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사람들은 큰 행복감을 느낀다.하지만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음식을 섭취하다 목이 막혀 호흡곤란을 겪거나 심할 땐 생명을 잃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음식물 등 이물질에 의한 기도폐쇄는 짧은 시간 정확하고 신속한 처치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평소 올바른 응급처치법을 숙지해 둬야 하는 이유다. 하임리히법은 환자의 명치와 배꼽 사이를 강하게 압박해 기도에 막힌 이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이다.대한심폐소생협회가 올해 발표한 '한국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경미한 환자의 경우 강한 기침을 하게 해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단, 말을 하지 못하거나 목을 움켜잡는 등 심각한 징후를 보이는 환자의 경우 즉시 등을 두드려야 한다. 이때 어깨뼈 사이의 등 중앙을 강하게 두드린 후 양팔로 환자 복부를 강하게 밀어내야 한다. 환자가 회복하거나 의식을 잃기 전까지 등 두드리기와 복부 밀어내기를 5회씩 반복해야 한다. 만약 환자가 이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면 심폐소생술(CPR)을 해야 한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선 심각한 기도폐쇄 시 환자에 하임리히법을 하기 전 등 두드리기 처치가 포함됐다. 등 두드리기는 이전까지 만 1세 미만 영아의 기도폐쇄 시 했던 처치이나,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통해 성인에서도 적용됐다.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심폐소생협회에서 5년마다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발표되는 만큼 높은 전문성을 가진다. 변경된 기도폐쇄 처치법이 현장에서 활용된다면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를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김선호 인천소방학교 구급훈련교수김선호 인천소방학교 구급훈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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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그린뉴딜, 핵심은 시민 참여다! 지면기사
지구온난화, 인명·경제 막대한 손실 초래그린뉴딜 정책 '상향식' 돼야 큰 효과 기대 구리시, 민·관 합심 사업 추진하고자 노력주민들 직접 기획 민간주도형 반드시 필요올해는 일찍 따뜻해진 날씨로 봄꽃 개화가 유난히 빨랐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공식 벚꽃 개화일은 3월24일이었다. 이는 1922년 공식 관측 이래 가장 빠른 것이라고 한다. 벚꽃뿐만이 아니다. 최근 30년(1991~2020)간 봄꽃 개화일은 그전 10년(1981~1990)과 비교하여 매화는 10~21일, 개나리는 2~6일, 진달래는 3~5일, 벚나무는 2~6일가량 빨라졌다. 기상청은 봄꽃 개화에 영향을 주는 2~3월 평균기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1980년대 2.9℃이던 우리나라의 2~3월 평균기온은 최근 10년간 4.2℃로 상승했다.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0.74℃ 높아진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것이다.그러나 지구 온난화는 봄꽃을 빨리 볼 수 있게 되는 단순하거나 긍정적인 문제가 아니다. 지구 온난화는 폭염·폭설·가뭄·호우 등과 같은 기상이변과 생물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로인해 막대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지구온도가 2℃ 이상만 올라도 여름철 폭염으로 유럽에서만 수만명이 죽고, 세계 각종 생물의 3분의1이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탄생한 것이 바로 '그린뉴딜'이다. 그린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린뉴딜은 친환경·저탄소 중심의 재정 투자를 통해 경기를 회복하고 더불어 사회경제 구조를 친환경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 정책이다. 미국과 EU 등지에서 시작된 그린뉴딜운동은 이제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7월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면서 그린뉴딜을 한국판 뉴딜의 중요 축으로 제시하는 등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밀집된 경기도 역시 '데이터를 도민 품으로', '저탄소, 도민과 함께', '도민 삶의 안전망 구현' 3개 분야와 9개 중점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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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 2021년 5월 3일자(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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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민주당 송영길 지도부에 거는 기대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송영길 의원이 선출됐다. 2위인 홍영표 의원과는 미세한 차이지만 송 의원이 범친문이라 하더라도 친문핵심이 아니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당심이 지난 윤호중 원내대표에 이어 대표 조차 친문주류가 되는 것에 대한 부담과 견제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이 지난 재보선에서 참패를 당한 것은 비단 LH 투기 사건이나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 재작년 조국 사태 이후 진영에 함몰된 팬덤정치에 입각한 내로남불과 위선적 행태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선거 패인과 향후 변화의 방향 등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심 대 민심의 비율이 90 대 10으로 당심의 영향이 절대적인데다가 권리당원 중 친문 당원의 규정력이 강한 경선 규칙을 의식해서 그럴 수밖에 없다고 이해하더라도 선거 패배에 반응하는 정당의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지난 재보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다가 이탈한 중도층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미진해서 지지를 철회한 것이 아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문핵심인 윤호중 의원이 압도적으로 당선된 것은 위기상황에서 더욱 단단한 결집이 당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음직하다. 그러나 당심은 절대 민심을 이기지 못한다. 특히 '문자폭탄'으로 당의 친문핵심과 다른 의견을 표명한 인사에게 무차별적 공격성 문자를 보내는 것은 대표적인 진영논리에 입각한 반정치적 행위가 아닐 수 없다.이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친문 당원의 문자폭탄을 옹호하는 의원이나 당직자들에게서 국민일반이 민주당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찾기 어렵다. 선거패배 이후 초선의원들의 반성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문자폭탄 공격이 이어졌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않고 토론 조차 허용하지 않으려는 것은 저급한 정치적 퇴행에 다름 없다. 민주당을 강하게 규정하는 친문세력의 존재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중도확장성을 현저히 떨어뜨릴 것이다.송영길 의원이 대표로 선출됐지만 친문핵심들인 김용민, 강병원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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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투기세력 조사·응징이 먼저라는 정부의 의지 지면기사
정부가 4월로 예정했던 수도권 공공택지 발표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택지 후보지들에서 투기로 의심되는 거래 정황이 포착돼 발표를 미루게 됐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사회적 파장이 큰 상황을 고려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후보지 발표를 하겠다는 것이다. 시장 반응은 갈린다. 주택 공급 지연으로 인한 집값 불안 우려가 생겼다는 주장과 이미 충분한 물량이 확보된 만큼 하반기에 추가 지정하면 된다는 의견이 맞선다.정부는 지난해까지 수도권 30만호 공급계획을 통해 수도권 공공택지 84만5천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올해는 2·4 대책에 따라 수도권 신규택지 18만호 중 광명·시흥 신도시 7만호를 확정하고 나머지 11만호는 4월 중 후보지를 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신규 택지의 투기 정황이 발견됐다며 발표 시기를 하반기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특정 후보지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토지거래량이 56건에 지분거래 비율이 18%였으나 하반기에 거래량 453건에 지분거래율이 87%까지 늘어나는 등 특이 거래동향이 보였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 예정된 100만호 규모의 신규택지 가운데 10% 정도 공급물량이 지연될 전망이다.정부는 수도권 지역에 충분할 정도의 물량 공급 방안이 확정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하반기에 추가로 발표하면 공급계획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장은 별 영향이 없겠으나 투기 조사가 장기화하고 다른 후보지를 선택할 경우 공급 차질이 빚어지게 돼 집값 상승 등 시장 불안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부동산 시장은 특히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정부가 로드맵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구체적인 조사 일정과 절차 등을 명확히 공개하고 후속 대책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투기 정황이 공공택지 발표를 미루게 했다. 땅 투기 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일정을 미루더라도 철저하게 조사해 처벌하는 등 의혹을 해소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이다. 이왕 강력한 의지를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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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5월 3일자]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평하며…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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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노동의 위기 지면기사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노동단체들의 집회와 행진이 벌어졌다. 코로나 재난으로 인한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비대면 사회를 지탱하는 플랫폼 노동자와 서비스 노동자들의 권리향상 등 노동계의 요구가 빗발쳤다. 민주노총은 하반기 총파업도 예고했다.소년 노동자 출신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지금 대한민국의 노동이 위기에 놓였다"며 "땀흘려 일한 근로소득으로는 급격히 벌어지는 자산격차를 따라갈 수 없어, 대한민국은 땀의 가치가 천대받는 사회로 전락해가고 있다"고 했다.이 지사가 우려한 대한민국 노동의 위기는 청년세대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MZ세대는 노동의 가치에 절망한 상태다. 경실련 분석대로라면 임금 노동자가 서울 아파트를 사려면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36년을 모아야 한단다. 이 정부 들어 15년이 늘었단다. 임금의 30%를 저축해 아파트를 사려면 118년이 걸린다니 평생 노동해도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하고 죽는 셈이다.프랑스 격언에 '젊은이는 희망에 살고 노인은 추억에 산다'는 말이 있다. 노동의 가치에 절망하고 분노한 대한민국 청년들이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에서 일확천금의 꿈을 키운다. 곳곳에서 터지는 성공사례가 이들의 희망봉이다.떼돈을 번 일부 동학개미, 서학개미를 추종하는 개미군단들이 주식시장의 큰 손이 됐다. 밤새워 미국 주식을 거래하느라 직장에선 졸고 있는 청년 직원들이 주식시장이 탄광이라면 가상화폐 시장은 금광이다. 수개월, 수년 사이에 수십, 수백억원의 투자 차익을 챙겼다는 대박 사례가 속출한다. 400억원의 비트코인 수익을 내고 퇴직을 선언한 '삼성전자 형'의 뒤를 잇겠다는 수많은 청년들이 코인 광풍에 몸을 실었다.적금을 깨고 대출 받아 주식과 가상화폐에 영혼을 바친 청년들의 눈에 핏발이 서렸다. 투자환경에 영향을 미칠 정책에 불을 켜고 반대한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주식 공매도로 주식시장이 철렁 가라앉으면 난리가 날 것이다. 정부와 여야 정당은 이들의 눈치를 보느라 가상화폐 규제를 머뭇댄다.부동산이 노동의 가치를 조롱하자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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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재산비례벌금제'의 핵심은 서로 다른 죄의 무게 지면기사
가난한 사람 과도한 형벌 안된다는 취지중범죄 아닌 경우 경제적 능력따라 처벌감당 가능한 죗값통해 범죄 막자는 논리우리도 이제 충분히 논의 해볼만한 정책'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 돈이 있을 경우 무죄로 풀려나지만 돈이 없을 경우 유죄로 처벌받는다는 말이다.있는 자는 죄를 지어도 형벌의 무게가 무겁지 않다. 비싼 돈으로 변호사를 수임하면 죄는 가벼워진다는 유전무죄의 논리. 죄가 있어도 무죄로 빠져나가거나 일부 유죄 판결로 실제 죄의 무게에 비해 작은 형벌을 받는다. 작금의 현실이다.지난해 수원 소재 한 고시원에서 훈제계란 18알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있었다. 이 40대 남자는 2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생활하다 배고픔에 훈제계란을 훔쳤다. 이른바 '코로나 장발장' 사건이다. 검찰은 이모(48)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이 사건은 언론을 통해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건이었다.법원은 이씨에게 양형을 베풀었다. 하지만 과거의 범죄경력 때문에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이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1년의 실형을 살았다. 훈제계란 18알을 훔쳐 먹은 죄로 징역 1년이라는 과도한 형벌의 무게를 짊어져야 했다. 이씨가 짊어진 형벌의 무게에 대해 그 누가 적당한 무게라 말할 수 있을까.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재산비례벌금제'를 제안하고 나섰다. 재산비례벌금제의 핵심은 가난한 사람이 억울하게 과도한 형벌의 무게를 짊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형벌의 실질적 평등 효과를 낼 것이라는 주장과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지만, 있는 자들의 책임을 더 높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관용을 베풀자는 게 이번 재산비례벌금제의 제안 취지로 이해된다.해외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형벌에 있어 그 책임은 각기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특히 벌금형에 준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경제적 능력에 따라 차등 처벌하고 있다. 재산비례벌금제를 도입한 대표적인 나라는 독일이다. 형에 따라 '형기'를 정하면 이에 1인당 소득액을 곱해 결정한다. 경제적 여력이 없어 벌금을 내지 못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