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GE와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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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GE와 삼성전자 지면기사

    지난달 21일 제너럴 일렉트릭(GE)이 다우지수 30대 구성 종목에서 제외됐다. GE는 다우지수 출범 때 포함된 종목 중 하나였다. 한때 잠시 다우지수를 떠난 적도 있으나 1907년 다시 편입돼 111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다. GE의 다우지수 제외는 미국 증시에 큰 충격을 주었다. 말이 제외지 사실상 쫓겨났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GE 주가는 다우지수가 32% 상승한 데 비해 46% 하락했다. 그 기간 시가 총액은 다우지수 퇴출 수준인 1천60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가 가정에 공급되고 전구와 라디오, TV, 냉장고 등 각종 전기제품은 인간의 삶을 상상 이상으로 바꿔놓았다. 제트엔진으로 전 세계가 일일생활권에 들어갔고, 엑스레이로 인간의 생명은 연장됐다. 이는 모두 GE가 기술을 개발했거나 상용화 해 가능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GE는 한때 전 세계 산업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경영 교과서'라 할 정도로 미국 최우량 기업의 상징이자 황제였다. 하지만 GE는 급변하는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GE의 찬란했던 역사가 끝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황제 기업'이 그저 그런 '보통기업'으로 전락한 것이다.황제주 삼성전자가 굴욕의 시간을 맞고 있다. 지난 4월 25일 50대1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5월 4일 액면 분할 후 첫 거래를 5만3천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이제 4만5천원 붕괴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뿐이 아니다. 공매도와는 거리가 멀었던 주식은 액면분할 후 쏟아지는 공매도 물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매도의 표적이 되다니,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삼성전자 주가하락 원인을 실적악화, 미·중간 무역전쟁, 중국의 반도체 추격으로 꼽지만, 정부의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도 압박'을 꼽는 전문가들도 많다. 실제 지난달 30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식 2천700만주를 매각하자 주가가 3.51% 급락해 처음으로 5만원선이 무너졌다. 손해를 본 개미투자자들은 '황제주에서

  • [참성단]일본관중의 청소매너와 욱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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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일본관중의 청소매너와 욱일기 지면기사

    일본인의 청소매너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화제다. 일본 응원단이 경기 후 관중석을 깔끔하게 청소하는 장면에 세계가 감동한 것이다. 응원단 뿐 아니다. 일본 대표팀도 사용했던 경기장 벤치나 라커룸을 깨끗하게 치운 뒤 "감사합니다"는 메모까지 남겼단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부터 이어 온 청소매너라니 대단하다.덕분에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에 오르기 위해 폴란드에 지고 있는데도 산책축구로 일관했던 무개념 스포츠정신에 대한 비판도 쏙 들어갔다. 영국 BBC는 "일본이 16강에서 꼭 지길 바란다"고 대놓고 멸시했다. 하지만 벨기에전 직후 영국 일간지 더선은 "일본 관중이 경기장의 승리자"라며 찬사를 보냈다.월드컵 청소매너와 관련해 일본의 '메이와쿠(迷惑)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본래의 뜻과는 상관없이 '민폐'를 뜻하는데, 절대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일본인의 의식을 일컫는다. 한번이라도 일본을 방문한 사람들은 깨끗한 거리에 놀라고 좀처럼 화내는 법이 없는 일본인의 미소에 감탄한다. 일본의 국격이 메이와쿠 문화에서 비롯된다는 기행문은 헤아리기 힘들다.하지만 메이와쿠 문화는 늘 의심받는다. 일본 주류사회가 주변국에 끼치는 역사적 민폐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점령지에서 저지른 만행을 부인하는 일본은, 일제 피해국 국민 입장에서는 역사적 철면피나 다름없다. 지진과 쓰나미 등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일본인이 보여주는 질서있는 대처는 메이와쿠 문화의 표본으로 칭송되지만, 그런 일본인이 일제 시절엔 관동대지진의 희생양으로 조선인을 학살했고 중국 난징시민들을 짐승처럼 사냥했었다. 메이와쿠는 일본인 끼리의 내국용 문화이다.그래서 서구 언론은 일본관중의 청소매너에 감동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일제 피해국들은 일본 관중이 휘두르는 욱일기에 경기를 일으킨다. 청소하는 일본인이 일본의 다테마에(建前·겉모습)라면, 욱일기를 흔드는 일본인은 일본의 혼네(本音·본심)로 보인다. 경기장을 일사불란하게 청소하는 일본인의 모습에서 메이와쿠 문화 속에 잔재한 일제 전체주의의

  • [참성단]황해문화 통권 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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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황해문화 통권 100호 지면기사

    인천서 발간되는 '황해문화'가 오는 9월 (가을호) 통권 100호를 맞는다. 1년에 4번 발행하는 계간지고, 그동안 단 한 번의 결호도 없었으니 꽉 찬 25년, 사반세기를 달려온 셈이다. 아직 출간도 안 된 100호가 새삼 주목을 받는 것은 지난달 29·30일 인하대학교 정석학술정보관에서 열린 '황해문화 통권 100호 발간 기념 국제 심포지엄'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를 다룬 심포지엄 주제가 늘 한발 앞서 우리 사회의 담론을 제시했던 잡지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황해문화의 저력은 또 돋보였다.대일 굴욕 외교의 결과로 인천이 개항한 것은 1883년이었다. 그로부터 110년 후인 1993년 "전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가슴 서늘한 슬로건을 내 건 황해문화가 인천에서 태어났다. '창작과 비평' 같은 담론의 장이 인천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이 시작이었다. 왜 그게 인천이었는지는 지금도 운명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지만, 어찌 됐건 지역 문화를 손에 쥐면서 전국을 아우르는 인문교양 계간지가 탄생해 마침내 100호 발간을 눈앞에 두고 있으니 생각만 해도 경이로울 뿐이다.지금 인천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인천사랑'이다. 산에 나무를 심듯 마음 속에 인천에 뿌리를 내리고 살겠다는 의식을 심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황해문화의 통권 100호는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한다. 흔히들 말하곤 한다. 인천은 특수한 운명을 타고난 항도라고. 하긴 그렇다. 모든 게 인천으로부터 시작했다. 전기, 기차, 통신, 등대, 짜장면, 갑문, 천일염전 그리고 야구 등등. 숙명이라면 이제 인천은 황해의 중심 항구로서 모든 인종과 어깨를 겨루고 함께 살아야 하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인천시는 이런 문화의 다양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교향곡과 같은 조화로운 하모니를 창조해야 한다. 다인종 국가인 미국이 최강국이 된 것처럼 말이다. '인천 시민의 자존심을 지키고, 인천 문화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풀무의 바람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 황해문화에 큰 기대를 거는 것도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 [참성단]무미건조한 이·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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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무미건조한 이· 취임식 지면기사

    지난해 1월 20일 아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백악관으로 오바마 미 대통령 부부를 방문했다.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함께 동행하기 위해서다. 오바마는 백악관을 떠나기전 집무실 책상에 신임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긴다. 이후 국회의사당에서 이임 대통령을 비롯한 생존한 전직 대통령 부부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이 성대하게 진행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전송을 받으며 국회의사당을 떠난다.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로 향해 오바마가 남긴 편지를 읽는 것으로 임기를 시작한다.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정당과 이념을 초월해 영속하는 하나의 미국을 보여주는 성대한 의식이다. 트럼프 지지자는 취임식장에서 환호하고 그를 반대하는 진보시민들은 격렬한 시위로 저항하지만, 그들을 대표하는 전직 대통령들과 의회의 주요 정당인사들은 빠짐없이 참석해 취임연설을 경청한다. 트럼프를 향한 거리의 찬반 의견과는 별개로, 역대 대통령들의 직무수행으로 성취한 미국의 가치에 모든 정치인이 예의를 표하는 것이다.오바마는 트럼프에게 남긴 편지에서 "우리는 일시적인 대통령직을 수행할 뿐"이라면서 "법의 지배나 삼권분립, 법아래 평등, 자유의 권리 등 민주주의 제도의 수호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화당의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비판자들 때문에 낙담하거나 항로를 벗어나지 말라"며 "당신의 성공이 곧 우리나라의 성공이며 난 당신을 지지한다"는 편지를 남겼다. 당파를 떠나 미국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복무하는 대통령의 직분을 공유하고 성공을 바라는 전임의 덕담은 신임 대통령이 미국 역사의 일원임을 각성시키기에 충분하다.지난 1일 우중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간소하게 취임식을 가졌다. 지난달 29일 남경필 전 도지사는 도청 실국을 돌며 인사하고 도의회 정례회 참석으로 퇴임식을 대신했다. 치열하게 격돌했던 지난 선거양상을 감안해도, 도정을 인수인계하는 의식과 의전의 부재는 아쉽다. 전임의 노고를 위로하는 신임의 배려와, 신임의 출정을 축하하는 전임의

  • [참성단]태풍 '쁘라삐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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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태풍 '쁘라삐룬' 지면기사

    태풍에 이름이 붙은 건 1953년부터였다. 그 전에는 번호를 사용했다. 더 그 이전 우리 조상들은 바람의 세기와 형태로 구분을 지었다. 삼국사기에는 바람을 '풍' '대풍' '폭풍'으로, 바람의 세기는 '나무가 부러졌다' '기왓장이 날았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고려사에는 바람을 12가지로 세분화해 기록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바람으로 인한 피해 기사 150여 건이 등장한다. 1999년까지 태풍 이름은 미국 태풍 합동경보센터가 정했다. 처음엔 온순하고 조용해지라는 희망으로 여성의 이름을 따서 썼는데 1978년 여성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남녀 이름을 번갈아 사용했다. 2000년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있는 우리나라, 중국, 북한, 라오스 등 14개국이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태풍 이름 140개를 28개씩 5개 조로 나눠 순서대로 사용하고 있다.한반도를 지나간 태풍 가운데 우리 기억에 남는 건 1959년 9월 '사라'일 것이다. 아름다운 이름과 달리 사라의 위력에 온 국민이 혼비백산했다. 849명이 사망하고 37만3천45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02년 8월 31일 단 하루 만에 강릉지방에 870.5㎜의 비를 쏟아 부은 '루사'는 5조4천600억원대의 재산 피해를 남겼다. 그 이듬해 9월 남해안에 상륙한 '매미'는 중심 기압 950헥토파스칼, 순간 최대 풍속 초속 60m로 '사라'의 기록을 모두 갈아 치웠다. 태풍은 초여름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가을에, 그것도 경상도 내륙으로 상륙해 피해가 더 컸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공전(工典) 천택(川澤) 편에서 "강하(江河)의 물가가 해마다 물에 부딪혀 파괴되어 백성들의 커다란 근심거리가 되는 것은, 제방을 만들어서 백성들로 하여금 안정하게 하여 주어야 한다"며 태풍과 홍수 피해 예방을 강조했다. 매년 겪는 물난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미리 제방을 쌓아 대비해 백성의 근심을 덜어 주는 것이야말로 지방관들의 사명이라는 것이다. 태국어로 '비의 신'을 의미하는 7호 태풍 '쁘라삐룬'이 접근하고 있다. 이번 태풍은 바람

  • [참성단]축구와 도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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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축구와 도박사 지면기사

    도박사의 눈은 매처럼 예리하다. 감정에 휘둘리는 법이란 없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의 축구 도박사들은 더욱 그렇다. 특히 축구 승패와 관련한 그들의 예측은 논리와 경험이 바탕이 돼 신중하고, 그래서 적중률도 높다. 잘못된 예측은 파산을 의미한다. 유럽 최대 스포츠 베팅 사이트 bwin은 이번 F조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의 승리에 1.2배를 책정했다. 반면 한국이 승리할 경우 배당은 12.5배였다. 1만원을 베팅하면 독일이 승리할 경우 2천원, 한국이 이길 경우는 11만5천원을 받는다는 얘기다. 영국 최대 스포츠 베팅사이트 베트 365와 레드 브룩스는 한술 더 떴다. 한국의 2대0 승리엔 80대1, 독일의 7대0으로 이기는 경우 66대1로 배당을 책정했다. 모두 불가능한 점수라는 뜻이지만, 한국이 2대0으로 이기는 것보다 독일이 7대0으로 이길 확률을 더 높게 본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에는 징크스라는 게 있다. 월드컵 축구도 마찬가지다. 월드컵 '우승팀은 그다음 월드컵의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다'는 게 그것이다. 이른바 '우승팀 징크스'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2무 1패로, 또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1승 2패로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예리한 도박사들이 이런 징크스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세계 축구에는 두 종류가 있다. 독일 축구와 그 외 나라의 축구'라고 생각했던 이들은 지역 예선 10전 전승을 기록했던 독일 만큼은 징크스를 피해갈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스웨덴, 멕시코와의 두 경기에서 최악의 플레이를 펼쳤던 한국축구가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랭킹 1위 독일을 2대 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1966년 영국월드컵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이기고 8강에 진출한 것을 뛰어넘는 대이변이다. '역시 공은 둥글다'는 게 다시 입증됐다. 경인일보 인터넷판에는 '손흥민·조

  • [참성단]법대로 가는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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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법대로 가는 '악연' 지면기사

    법원 송사에 휘말려 본 사람들은 살면서 절대 법원신세 지면 안된다는 것을 안다. 송사에 돈과 시간은 물론 인생까지 잃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홧김에 제기한 이혼소송이 부부를 원수로 만들기 일쑤라 도입한게 이혼숙려제도다. 법대로 하기 전에 화를 가라앉히라는 배려다. '법대로 하자'는 말은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라는 선언과 같고, '법 없이도 살 사람'이 실제로는 억울한 일을 무수히 참아낸 사람이기 십상이다. 법에 의지하는 일이 험하고 멀다보니 주먹으로 풀려다 법신세를 지는 사람도 허다하고.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배우 김부선씨,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도지사후보가 험난한 법적 공방에 돌입했다. 이재명 캠프 가짜뉴스대책단이 26일 '김 전후보가 지난 지방선거 도중 이 당선인과 김씨의 '옥수동 밀회'를 주장한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는 요지의 해명과 함께 김 전후보를 허위사실공표죄로, 김 씨를 공동정범으로 고발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이 김 씨와의 스캔들을 부인했다는 이유로 이 후보를 역시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했으니, 법대로 가리고 밝히지 않고는 못배길 사안이 됐다.양측이 법을 통해 가리자는 진실의 주제는 다르다. 이 당선인측은 김 전후보가 주장한 밀회의 시기에 관련해 김 씨와 이 당선인의 동선과 기상상황을 제시하며, '옥수동 밀회'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한다. 이에대해 김씨는 "날짜를 헷갈렸다고 있었던 일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며 핵심은 옥수동 밀회가 아니라 자신과 이 당선인 관계의 진실여부임을 강조하고 있다. 경찰·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심리가 어떻게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인연의 성격에 대해 서로 주장이 다르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오늘 같은 처지에 설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희곡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에서 "판사의 법복도 결코 자비의 절반만큼도 위대하지 않다"고 했다. 법으로 실현된 정의도 인간적 용서만 못한 법이다. 이 당선인과 김 씨는 서로에게 용서할 수 없는 악연이 됐다. 법정은 결론을 내리겠지만 판결로

  • [참성단]JP 국민훈장 추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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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JP 국민훈장 추서 논란 지면기사

    훈장제도는 12세기 십자군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예루살렘으로 몰려드는 수십만 명의 십자군을 구분하기 위해서 사용한 표장(標章)이 그 시작이었다. 기사단 특성에 따라 군장의 모양과 색깔을 달리했고 십자가를 독특하게 디자인한 표장을 옷에 달았다. 전쟁 후에도 표장은 국가 또는 왕에 충성을 바친 사람에게 수여하는 명예의 상징이 됐다. 그게 훈장으로 발전했다는 게 정설이다.우리나라 최고의 훈장은 무궁화 대훈장으로 대통령과 그 배우자가 받는다. 그 다음이 건국훈장, 국민훈장, 무공훈장, 근정훈장, 보국훈장, 산업훈장, 문화훈장, 체육훈장, 과학기술훈장 순으로 훈장 종류만도 11개에 이른다. 무궁화 대훈장을 빼고 각 훈장마다 5등급이 있어 훈장 수는 모두 51개나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때 무궁화 대훈장을 받았다. 단 하루도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않고 훈장을 받는 것이 모순이라는 여론이 일자,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직전 이 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이 역시 셀프 수여라고 해서 잡음이 일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퇴임 직전인 2013년 2월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이틀 뒤인 2013년 2월에 각각 셀프 수여해 비난에 직면했었다.훈장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었다. 정부는 지난 2006년 개정된 상훈법에 따라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의 서훈을 모두 취소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공로로 받은 태극무공훈장은 물론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등 10여 개 훈장도 포함됐다."상과 벌이 모든 사람들이 공인하는 공과 죄에 따르지 않고 한 개인의 기쁨과 노여움에서 결정된다면, 상을 주어도 권장되지 못하고 벌을 준다 해도 징계하지 못할 것이다. 상과 벌은 공적인 데서 나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정도전은 삼봉집 14권 조선경국전 정전(政典) 상벌(賞罰)에 상과 벌은 주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고 적었다. 조선을 건국하며 상이 제 가치를 갖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을 제시한 것이다.정부가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여전히 논란이 뜨겁다. 정치권은 DJP 연합으로 평

  • [참성단]월드컵과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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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월드컵과 희생양 지면기사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노란색 유니폼은 마라카낭의 비극에서 탄생했다. 1950년 월드컵 개최국 브라질은 7월16일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결승리그 선두를 가리는 사실상의 결승전을 가졌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인데다, 앞선 결승리그 전적상 브라질의 압도적 경기가 예상됐다. 브라질의 우승을 단정한 FIFA도 우승 트로피인 쥘 리메 컵을 미리 브라질 월드컵 조직 위원회 측에 넘겨줬을 정도였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2대1. 우루과이의 역전 우승으로 끝났다.종료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은 숨막히는 정적에 휩싸였고 20만에 이르는 관중들은 비탄에 잠겼다. 2명이 심장마비로, 2명이 권총자살로 관중 4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전국에서 폭동과 자살이 속출했다. 브라질 축구협회는 상하의 하얀색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수거해 불태운 뒤 유니폼 색깔을 새로 정했으니, 현재의 디자인이다. 2골을 먹은 골키퍼 모아시르 바르보사는 공공의 적이 됐다. 그는 79세로 임종하면서 "그 경기에서 패배했다는 이유만으로 50년을 죄인처럼 지내야만 했다"고 토로했다.국가 혹은 민족대항전으로 비화하기 일쑤인 월드컵에서 패전의 희생양이 된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니다. 콜롬비아 국가대표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1994년 월드컵에서 자책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고향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하석주가 멕시코전에서 첫 골을 성공시킨 뒤 곧바로 백태클 반칙으로 퇴장당해 몇분 사이 영웅에서 역적으로 전락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차범근 감독을 찾아보지 못한다니 안쓰럽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축구 국가대표 장현수를 비난하는 청원이 쇄도하는 모양이다. 24일 멕시코 전에서 태클 실패로 페널티킥을 내준데 대한 화풀이성 청원인데 짐승만도 못한 언어폭력에 귀를 씻고 싶을 지경이다. 장 선수의 신체훼손에서 살해협박도 모자라 가족의 해외추방을 거론하니 일일이 찾아내 엄벌해야 마땅하다. 이렇게 선수를 쥐잡듯 해놓았으니 장 선수가 독일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축구팀의 패전 보다, 희생양을 찾아 짓밟아대는

  • [참성단]'잊혀진 전쟁'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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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잊혀진 전쟁' 6·25 지면기사

    2013년 7월 27일 미국 워싱턴 DC의 한국전쟁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식에 현직으로는 최초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해 기념사를 낭독했다. "여기 미국에서는 어떤 전쟁도 잊혀지지 않는다. 한국의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약속과 헌신은 결코 약화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동맹은 평화와 안보, 번영을 위한 세력으로 유지될 것이다." 미국에서 6·25전쟁을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미국에선 6·25전쟁을 '역사의 고아'라고도 부른다. 3년1개월2일 동안 연인원 178만9천명의 미군이 참전해 3만6천여명이 전사했지만 2차대전과 베트남 전쟁보다 역사적인 평가에서 철저하게 외면을 받고있다. 6·25전쟁이 승전도 아니고 패전도 아닌 '정전'으로 끝났기 때문에 그렇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의 비문에는 '미국은 조국의 부름을 받고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들, 전혀 알지도 못했던 나라의 자유를 위해 달려갔던 자랑스러운 우리 아들 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글귀와 함께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Freedom is not free)'라고 적혀있다.오늘은 6·25가 발발한 지 68년이 되는 날이다. 하지만 올해 6·25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다. 오히려 정전협정을 종전협정, 나아가 평화협정으로 전환 시켜야 한다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북미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똑똑한 터프가이이자 위대한 협상가"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럴수록 조국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호국영령과 참전용사들의 넋은 더욱더 존중되고 기억되어야 한다.모윤숙은 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에서 '나는 죽었노라. 스물 다섯 젊은 나이에/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산맥을 지키다가/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고 노래했다. 한국군 전사자 14만9천5명, 실종자 13만2천256명, 부상자 71만783명 등 목숨을 걸고 자유를 지킨 용사들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구 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