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경제전망대] 보증금 회수의 위험, 돌다리도 두들겨 보자
    칼럼

    [경제전망대] 보증금 회수의 위험, 돌다리도 두들겨 보자 지면기사

    임차인, 절대로 보증금 반환때까지전입 이전하거나 집 인도해선 안돼잔금 치른후 이사·전입신고 마쳐도당일 설정 담보·전세권보다 후순위중요한건 '예방책'… 꼼꼼히 챙겨야최근 경매절차에서 주거용 오피스텔이 14차례 유찰된 사례가 확인되었다. 채권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로서 임차인 A의 보증금반환채권을 양수하여 보증금반환청구소송 후 강제경매를 신청한 사례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임차보증금에 대하여 우선변제권만 주장하고 대항력은 포기하며, 전액을 변제받지 못하더라도 임차권등기를 말소하는데 동의함'이라는 내용의 확약서를 경매법원에 제출했다. 그런데 14차례나 유찰이 된다? 무엇인가 이상하다. 살펴보니 선순위 전세권자 B가 존재하고, B는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다. 선순위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다면 경매로 인해 전세권등기가 말소되지 않는다. 즉, B의 전세금 전액을 낙찰자가 인수해야 하는 것이다. 임차인이 A와 B, 2명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왜 생겼을까?임차인 A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어 이삿짐을 모두 반출하고 임대인을 만난다. 임대인은 새로운 임차인 B로부터 보증금을 입금받는 즉시 이체해주겠다고 하여 임대인을 믿고 비밀번호를 알려준다. 같은 날 새로운 임차인 B는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한 후 전세권설정 및 입주와 전입신고까지 마쳤다. 임대인은 임차인 A에게 결국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임차인 A는 서둘러 임차권등기를 하지만 임차인 B의 전세권보다 후순위가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점유권까지 상실했다는 점이다. 다행히 임차인 A는 보증보험에 가입했었고 보증금반환채권을 양수받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경매신청을 했으나 보증금 전액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이런 일이 있을까 싶지만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사하는 날에는 정신이 없다. 이사는 도미노와 같아서 살던 집에 들어오는 새로운 임차인이 보증금을 지급하면 임대인은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고, 그 임차인이 새로 들어가는 집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한다. 이 절차가 물 흐르듯 진행되어야 한다. 그 사이에 생기

  • [기고] 경기도 선수단, 대한민국 스포츠를 이끌다
    칼럼

    [기고] 경기도 선수단, 대한민국 스포츠를 이끌다 지면기사

    도쿄 올림픽의 2배 가까운 메달도·의회·도체육회 선수 육성 원팀국제스케이트장 유치에 전력 다해'경기도 선수촌' 건립 용역 진행중"그들이 있어 행복한 여름이었다"여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일 경기도청 도담소에는 낯익은 하늘색 상하의에 태극기를 가슴에 단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이들은 경기도 소속 선수들로 대한민국 첫 메달을 안겨준 경기도청 사격 금지현을 비롯해 태권도 금메달 박태준(경희대), 양궁 금메달 이우석(코오롱엑스텐보이즈), 유도 동메달 김하윤(안산시청), 김민종(양평군청), 이준환(용인대)과 근대5종 김선우(경기도청)가 함께 했다. 이들의 인기를 반영하듯 취재 기자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체육도지사라 자칭한 김동연 도지사께서 선수들 모두에게 악수와 꽃다발 그리고 포상금을 전달하고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에 선수단은 유니폼에 선수들의 사인을 담아 전달하는 훈훈한 모습이 연출됐다.이번 2024 파리 올림픽은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기며 막을 내렸다. 1924년 제8회 대회 이후 100년만에 귀환한 올림픽이라는 큰 명제 속에 주경기장을 떠나 센강에서 개막하는 최초의 올림픽이었고 유적지에 마련된 경기장, 남녀 비율 50대50의 수적 양성평등 올림픽, 환경훼손과 경기장 증축을 최소화한 환경올림픽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았다. 현장에서의 느낌 역시 다른 대회와는 달리 유적지에 만들어진 스포츠 단지라 해도 좋을 만큼 기존의 상식을 뒤바꾼 아름다운 경기장이었다.올림픽이 열리기 전 스포츠계와 언론계 일각에선 이번 올림픽이 예전에 비해 국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기 단체 종목의 탈락으로 대부분의 종목이 비인기 종목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회 첫날 여자 핸드볼팀(강경민, 강은혜)이 독일에 극적인 1점 차 승리를 거두며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고 대회 2일차 사격에서 경기도청 금지현이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첫 메달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어 탁구 신유빈, 유도 안바울, 이준환, 김민종, 김하

  • [경인칼럼] 베수비오산 기슭에 집 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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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베수비오산 기슭에 집 지어라 지면기사

    대졸이상 비경제활동인구 59만1천명이나'취업 대신 창업' 택한 대학생들 증가추세국내 창업 1세대 '헝그리 정신' 핵심 요소사업 닮고 싶은 MZ 기업인 무운장구 빈다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대졸 백수'가 역대 최대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전문대 포함) 비경제활동인구는 405만8천명으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7만2천명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들로 일 할 능력이 없거나 일 할 수는 있지만 노동할 의사가 없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대졸 비경제활동인구의 중심은 20대 청년이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 청년(15∼29세) 비경제활동인구는 59만1천명으로 지난해보다 7천명 증가했다. 인구가 줄고 있음에도 대졸 백수가 늘어난 연령대는 청년층이 유일하다. "이러다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니냐"며 우려하는 지경이다. 청년 고학력자 중심의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는 생활고와 주거불안 심화로 귀결돼 사회의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한편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대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금년에 대학생이 창업한 기업수는 전년대비 23.4% 증가한 1천951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상공업체 경영주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최근 본죽으로 잘 알려진 본아이에프의 2030세대 점주 비중이 지난해보다 무려 33%나 증가했다. 2022년 기준 소상공업체 오너경영인 중 2030 비중은 전년대비 4.7% 증가했다. 내수경기가 코로나19때보다 더 나쁜데 용기가 가상하다.MZ세대들의 이병철(삼성), 정주영(현대), 구인회(LG) 등 창업 1세대 기업인들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는 추세이다. 한국의 창업 1세대 기업인 관련 영상들이 유튜브에 올라와 수십만∼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정주영 회장이 사우디에서 12억달러짜리 주베일항만 공사를 수주한 일화나 포스코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박태준 회장의 '우향우' 경영철학 등은 2030세대들에 깊은 감명을 주었다. 관련 동영상에는 '말도 안

  • [수요광장] 마음은 눈감을 줄 모르는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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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 마음은 눈감을 줄 모르는 고향 지면기사

    최순애·정지용·백석·윤동주…고전 텍스트 '낯익은 새로움' 선사떠나고 나서 비로소 발견하게 되고가고 싶고, 언젠가는 가야만 하고가을이 오면 더욱 그리워하게 될것혹서의 계절, 고향(故鄕) 시편을 읽어보았다. 기억의 원형이나 보편적 공감을 담은 작품이 어쩌면 기본을 잃어버린 시대에 어떤 근원적 힘을 건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미 고전 반열에 오른 텍스트들은, 참신성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오히려 '낯익은 새로움'의 순간을 선사해주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최순애의 '오빠 생각'(1925)과 이원수의 '고향의 봄'(1926)이다. 현실에서 부부의 연을 맺은 두 분의 너무도 유명한 동요였다. 앞의 것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마며 서울로 향하는 이향(離鄕)의 모습을 포착했다면, 뒤의 것은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회향(懷鄕)의 정서를 담았다. 근대인은 타향살이라고 했거니와 그들에게 고향이란 돌아가야 하지만 끝내 돌아갈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정지용의 '향수'(1927)와 '고향'(1932)은 지용 버전 고향 시리즈다.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와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라는 구절은 망향(望鄕)과 실향(失鄕)의 정서를 반대편에서 보여준다. 마음에서는 불변하면서도 현실에서는 변해가는 고향을 비대칭 데칼코마니처럼 그렸다. 5년 터울의 작품에서 정지용은 한쪽에서는 '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여전히 울고 있을 것 같고 한쪽에서는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가 사라져버린 고향의 양면성을 노래하였다. 김희갑과 채동선 곡으로 불러보아도 좋을 한국 현대시의 명편들이다.백석의 '고향'(1938)은 함흥 시절 경험을 다루었다. 혼자 앓아눕게 되어 의원을 찾았는데 의원은 아픈 데 대신 고향을 묻는다. 사람이 앓아누우면 그리운 것도 많은데 그때 고향이 비로소 살아나온다는 것을 이 작품은 암시해준다. 몇 차례 대화가 오간 후 '먼녯적 어늬나라 신선'같았던 의원은 어느새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지고 마침내 '고향도 아버지도 아

  • [자치단상] 구립요양원 건립으로 통합돌봄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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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 구립요양원 건립으로 통합돌봄시스템 구축 지면기사

    나이들면 잔병 많아져 병원 자주 찾게 돼동구 26.5%… 인천시에서 노인 비율 최고본인·가족 고통 덜기 위해 통합돌봄 결론2028년 준공… 제물포구 통합후 표준될 것"인생이라는 거 그렇게 공평하지 않아. 평생이 울퉁불퉁 비포장도로인 사람도 있고, 평생 죽어라 달렸는데 그 끝이 낭떠러지인 사람도 있어." 한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의 대사다. 듣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다르겠지만 인천 동구의 연로한 어르신들이 생각이 났다.인생은 단순하다. 세상에 태어나 젊어서는 사회·경제 활동에 열중하고, 부모가 되면 자녀들을 양육해 독립시킨다. 그렇게 평생 앞만 보고 달리던 그 길 끝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닥뜨리는 것이 있다. '나이 듦'. 다른 말로는 '노환(老患)'. 어느 누구도 노인이 되는 걸 피할 수 없다.현대사회는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제적 활동 등 사회 일선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대부분 인간은 빠르면 65~70세 사이 나이 듦이 오기 때문이다.나이가 들면 잔병치레가 많아진다. 거동이 불편해지고 자연스럽게 병원을 자주 가게 된다. 연쇄적으로 침묵의 난치병인 '치매'도 찾아온다.동구는 인천에서 노인 비율이 가장 높다. 올해 7월 기준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이 26.5%로 초고령화 단계에 진입한 지 한참 됐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가면 '초고령화 사회'로 분류된다.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중 추정 치매 환자 수는 96만여명에 달하고, 추정 치매 유병률은 10.38%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동구 지역 노인인구는 지난해 12월 기준 1만5천240명. 전국 통계대로라면 동구 노인 1천500여명이 치매를 앓고 있거나 증상이 있을 수 있는 위험군에 속한다.드라마 대사부터 동구의 고령화·치매 비율까지 연상된 것은 한순간이었다. 매 순간 동구 행정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다 보니 생긴 '직업병'이다. 나이 듦이 누군가에게는 '낭떠러지'가 될

  • [경인아고라] 한동훈·이재명 만나도 불발 뻔한 '빅3 의제'
    칼럼

    [경인아고라] 한동훈·이재명 만나도 불발 뻔한 '빅3 의제' 지면기사

    '전국민 지원금' 이미 대통령 거부'채상병 특검 3자 추천' 속도 못 내'금투세 폐지' 민주당 일각서 반대李 코로나 확진, 여야대표회담 연기만약 열렸다면 합의가 가능했을까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대표 사이의 여야 대표회담은 이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됐다. 언제 만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전당대회에서 압승한 이 대표가 당선 일성으로 먼저 한 대표에게 회담을 제의했고 한 대표가 적극적으로 응하면서 만남의 날짜가 빠른 속도로 정해졌다. 심지어 내용뿐만 아니라 회담의 생방송 여부를 놓고 양측이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으로 비칠만큼 회담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그러나 실제로 회담이 성사됐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의제 3가지 중 하나라도 두 사람 사이의 결정적인 진전이 가능했을까. 회담이 예정대로 열렸다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을 '빅3' 의제는 25만원 국민복지지원금, 채 상병 특검 제3자 추천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이다. 한 대표는 여기에 민생 우선, 정쟁 최소화, 여야 정책 협의체 등 3가지 추가 제안을 하는 상황이었고 이 대표와 한 대표 모두 관심 있는 '지구당 부활' 관련 협의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만약 회담이 열렸다면 하나라도 합의 결론이 나왔을까.정작 회담이 열렸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합의가 이뤄질만한 이슈는 단 한 건도 없다. 먼저 하나씩 따져보다.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은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다. 지난 총선 당시에도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25만원 지원 공약'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당 차원에서 반대하고 있는 25만원 지원금에 대해 한 대표가 수용할 수 있을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찬성할 명분도 없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조차 반대하는 이슈다. 4개 여론조사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지난 4월29일~5월1일 자체적으로 실시한 NBS조사(전국 1천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 [생활법무카페] 본처와 내연녀간 유해인도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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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법무카페] 본처와 내연녀간 유해인도 쟁탈전 지면기사

    A씨는 1993년 결혼해 딸을 낳았고 혼인 중 2006년 내연녀와 아들을 낳았다. A씨가 사망하자 내연녀는 독단으로 유해를 납골당에 안치했다. 그러자 본처와 딸은 '유해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2023년 5월11일 대법원은 '고인의 유해와 분묘등 제사용재산의 권리를 갖는 제사주재자는 공동상속인간 협의로 정하되 협의가 안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남녀, 적자와 서자를 불문하고 최근친의 연장자가 우선한다'고 판결했다. 제사용재산등의 승계에서 남성을 우선한 것은 헌법11조 평등권에 반하고, 혼인과 가족관계에서의 양성평등을 보장하는 헌법36조 정신에 반한다고 했다. 2008년 대법원은 망인의 공동상속인 사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적서를 불문하고 장남·장손자가, 아들이 없는 경우에는 장녀가 제사주재자가 된다고 판결했다.현대사회는 안타깝게도 제사를 서로 안모시려고 하는 세태다. 상속인간 망인의 유해인도소송은 극히 이례적이다. 본처의 장녀와 내연녀의 장남을 내세워 한 남자를 두고 자존심을 건 생전 쟁탈전의 (유해인도청구의 형태로)연장으로 보인다. 여기에 남녀평등이니 전통문화니 거창한 이념과 철학을 붙이기엔 낯부끄럽다. 제사를 누가 모시느냐는 전통적인 인식은 장남이었기에 예견가능하고 혼란이 없었다. 변경된 판례에 의하면 장녀가 장남과 결혼하면 친가와 시가 모두 지내야하는 경우가 있어 혼란이 있다. 남녀의 순서를 정한 것은 나름 합리적이다. 제사주재자로 장남을 우선해 지내온 것은 우리의 오랜 전통이고 이를 존중하여 왔다. 제사를 주재하는 것은 힘들고 역할수행이 필요한데 연장자라고 반드시 적합하지도 않다. 이는 연령의 차별이다. 기왕에 장자승계원칙을 변경하려면 망인의 추모의사, 제사비용을 부담할 능력을 기준으로 삼는 게 현실적이다. 대법관 소수의견은 제사주재자 결정에 협의가 안되면 배우자를 포함해 법원이 정하자고 했으나 구체적 타당성을 기할 수 있어도 법적안정성은 해친다./이영옥 법무사·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화성지부이영옥 법무사·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화성지부

  • [월요논단]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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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지면기사

    근무지 이탈 악덕브로커 악행 원인개입 차단 위해 국가간 협약 필요결혼이민자 4촌이내 친인척 초청송출국 지자체 MOU보다 안정적통합 제도·관리시스템 구축 시급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크게 두 부류이다. 먼저 고용허가제를 통한 이주노동자이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한 계절근로자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특히 농어촌에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2015년 시범적으로 시행되었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계절근로자의 수는 2017년 1천547명으로 시작하여 2021년 8천184명, 2024년 상반기 6만7천711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렇게 계절근로자가 급속히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농어촌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그런데 우리는 종종 보도를 통하여 몇 명의 미등록 외국인이 검거되었고 몇 명이 추방되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낳는 요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이 왜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하여 스스로 미등록자가 되었는가의 원인을 안다면 이주노동자를 좀 더 이해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힌두교 신자인 노동자가 도축장에서 일하다가 근무지를 이탈한 사례도 있지만, 대개는 더 나은 조건과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더하여 계절근로자의 근무지 이탈은 브로커의 악행이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하고 있다. 여권을 빼앗는 것은 물론 임금통장을 관리해준다는 명목으로 근로자의 임금을 착취하는 구조이다. 브로커의 악행은 인신매매 수준이라고 한다.이러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 농림축산식품부가 2023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이다. 그간 계절근로자는 농가의 직접 고용만이 허가되었다. 그렇다 보니 농가도 행정도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농가의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농업은 작목(作木)에 따라 몇 개월씩 고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지속해서 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니 이주노동자와 계절근로자를 여러 농가가 함께 필요한 시기

  • [안은정의 '문득, 인권'] 당신의 시선이 머물러야 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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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은정의 '문득, 인권'] 당신의 시선이 머물러야 할 곳 지면기사

    아리셀, 軍 납품 리튬전지 시료바꿔치기 들통 무리한 생산 사고 정부기관 침묵 책임지는곳 없어유가족 답답·피해자들 인권 멈춰많은 시민 그들의 기댈곳 돼주길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뚫고 거리에 선다. 잠시만 서 있어도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어제는 경찰청으로, 오늘은 노동청으로, 내일은 국방부로. 아리셀 중대 재해 참사 해결을 위해 곳곳을 찾아간다. 관계 당국이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아 참사가 일어난 것이라 소리치고, 때로는 제발 이 사건 해결할 수 있게 해달라 읍소한다. 23명이 생명을 잃었는데,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 책임지는 곳도 없다. "왜 이런 참사가 일어나게 되었는지 진실을 규명해주세요, 이런 사고 또 일어나지 않게 재발방지대책 마련해주세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거리에서 외친다.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 참사가 발생한 지 62일이 지나고 있다.얼마 전 발표된 경찰의 수사 결과는 참담했다. 아리셀은 군에 납품할 리튬전지의 시료를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조작하고 그것이 탄로나 전지를 다시 생산하게 되었다. 회사는 납품기한을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과도하게 늘릴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를 급하게 공정에 투입하고 충분한 업무 관련 교육, 안전교육도 하지 않았다.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 역시 알려주지 않았다. 사고가 일어나기 2일 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생산라인은 계속 가동되었다. 품질조작, 노동자 존중 없는 무리한 운영은 결국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1:29:300'. 하인리히 법칙은 1건의 대형 참사가 일어나기 전 29건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일어남을 뜻하는 통계적 법칙이다. 화재 참사가 발생하기 전 현장에서 작은 화재는 흔한 일이었다. 연기가 피어올라도 일을 계속하는 현장 CCTV 영상을 보면 화재가 얼마나 일상적인 일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리셀은 안전대책 없이 무리하게 생산을 강행했다. 이 외에도 참사를 예견한 징후들은 더 많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리고 징후를 알고 있었

  • [with+] '꼬마 뱀을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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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th+] '꼬마 뱀을 조심해' 지면기사

    동시 즐기지 않는 초등학생 딸'완성되지 않은 일기'란 시 흥미자기 사연과 똑 닮은 시집 빠져공감의 포인트 제대로 배운 셈"동시는 쇼츠" 벙찌는 독후감딸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여태 동시는 별로 즐기지 않았다. 베스트셀러로 널리 알려진 동시집을 여러 권 사주었지만 그중 두어 권만 좋아했을 뿐 오래오래 아껴 읽거나 하지는 않았던 거다. 꽤 책벌레인 아이인데도 그랬다.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어." 아이의 말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긴, 이건 아이의 성향과도 상관이 있는 일일 것이었다. 스토리의 앞뒤가 명확하고, 주인공의 행적이 뚜렷해야만 공감할 수 있는 독서의 수준이다 보니 동시란 장르 자체가 영 미심쩍고 헛갈렸겠지. 하지만 동시의 세계가 얼마나 재미난데. 아이를 동시의 세계로 데려가기 위해 나는 이것저것 수를 써보았으나 큰 효과는 없었다.요즘은 일기 숙제를 내지 않는 초등학교도 많은 모양이다.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도 일기 숙제는 없다. 1, 2학년 때는 숙제가 아니어도 곧잘 쓰더니 요즘은 그래서 통 쓰지 않는다. 어쩌다 기분이 좋은 날에만 선심 쓰듯 한 장씩 쓰는데, 그날 아이는 일기를 썼다. 대가족 모두 베트남 여행을 가기로 결정한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신난 아이는 도대체 이걸 어디다 자랑하나 고민하더니 일기장을 폈다. 컴퓨터 모니터로 몇 번이나 전자항공권을 들여다보며 설렜던 아이는 "드디어 사촌언니와 함께 여행을 가게 되었다"로 시작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웬걸, 일기를 미처 다 쓰기도 전에 여행 계획은 어그러지고 말았다. 운동선수인 중학생 사촌 언니의 훈련 일정과 여행이 겹친 것이었다. 항공권은 곧바로 취소했고 딸아이는 으앙,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쓰다 만 일기 끝에 아이는 "너무 슬프다, 여행이 취소되었다"라고 썼다. 나는 옆에서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아이를 달랬다. "걱정 마. 날짜를 다시 잡으면 돼. 다 잘될 거야." 아이가 나를 쳐다보았다. "그럼 이 일기는 어떡해? 어떻게 써?" 나는 전화로 가족들과 일정을 다시 조율했지만, 원체 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