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노트북] 인하대 학생들의 과잠 시위 퍼포먼스
    노트북

    [노트북] 인하대 학생들의 과잠 시위 퍼포먼스 지면기사

    인하대학교 총학생회, 총동창회, 교수회, 직원노동조합은 지난 23일 인하대 본관 2층 대강당에서 교육부의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500여개 좌석 규모의 대강당을 뒤덮은 학과 점퍼(과잠)였다. 평상시라면 학생들이 앉았을 좌석의 빈자리에 과잠이 채워졌다.대강당에 걸린 과잠은 인하대 재학생, 졸업생들이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것으로 총학생회 등과 뜻을 함께한다는 의미가 있다. 인하대 총학생회는 최근 학교 대운동장에서 과잠 200여개를 동그랗게 펼쳐 놓고,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 수용을 교육부에 촉구하는 '과잠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이러한 시위와 퍼포먼스를 지켜보면서 인하대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과잠을 선택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러던 중 잠시 잊고 있었던 대학 생활이 떠올랐다. 신입생 때 대학교와 학과의 영문 이니셜, 그리고 학번이 적힌 과잠은 학생증과 함께 대학에서의 소속감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줬던 것 같다.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는 3월이 지나면, 과잠을 입고 교정을 다니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학생들에게 과잠은 학교와 자신을 이어주는 매개체 중 하나인 셈이다.현재 인하대에 모인 900여개의 과잠은 학생 각각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자신의 과잠을 보내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를 규탄하는 학생 900여명의 목소리는 절대 가볍지 않다. 인하대 학생들의 과잠 시위와 퍼포먼스는 과잠이 가지는 의미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고려했을 때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목소리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본다. /김태양 인천본사 사회팀 기자 ksun@kyeongin.com김태양 인천본사 사회팀 기자

  • [이재우 칼럼] 코로나 종식 시나리오
    기명칼럼

    [이재우 칼럼] 코로나 종식 시나리오 지면기사

    2019년 12월31일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집단 폐질환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1년8개월 이상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유행 상황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쉽게 변이할 수 있다. 최근에 인도에서 발생한 델타 변이는 기존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비해서 전파속도가 천 배 이상 빨라서 이미 전 세계에서 우세 감염 바이러스가 되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장기화로 많은 희생자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자영업 종사자들은 경제적 붕괴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몹쓸 코로나 바이러스는 언제쯤 종식될까?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히 창궐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종식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코로나 시나리오는 크게 4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제일 좋은 시나리오로 대박멸 시나리오이고, 두 번째 시나리오는 대응 가능한 동거 시나리오인 위드 코로나(with Corona)이고, 세 번째는 고통스러운 동거 시나리오이고, 마지막 시나리오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대유행 지속 시나리오다. 인류 괴롭히는 몹쓸병 언제 멈출까시나리오는 4가지… 첫번째 대박멸두번째는 대응가능한 위드 코로나 시나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2가지 요소를 생각해 보자. 첫 번째는 백신의 효과, 백신 접종, 치료제 개발이고, 두 번째 요소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와 같은 비의학적 대응이다. 코로나 대박멸 시나리오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의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 집단면역이 형성되거나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비의학적 대응이 효과를 발휘할 때를 말한다. 이 경우에 우리는 코로나19를 박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인류가 희망하는 미래이고,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할 수 있는 시나리오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코로나와 동거하는 위드 코로나 시나리오다. 코로나 백신은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내지만 완전히 코로나를 종식시킬 수 없으며 전 세계인은 조금 완화된

  • 미스터 달팽이(이공명)
    만화

    미스터 달팽이(이공명) 지면기사

  • 사설

    [사설] 언론법, 시민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시민사회와 현업 언론단체들의 반대는 물론 개정안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통과시키려 하는 것은 대선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개정안에서 쟁점은 '고의와 중과실에 의한 허위·조작 보도'의 모호성이다. 선출직 공무원과 현직 대통령, 대기업 임원 등을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전직 공무원과 법인, 전직 대통령은 여전히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대로라면 언론은 비리나 범죄 의혹조차 보도하기 어렵게 되고 언론의 취재와 보도는 심대하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가짜뉴스로 인한 피해가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이에 대한 구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정안을 마냥 반대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상 가짜뉴스와 극단적 보도는 1인 미디어인 유튜브가 훨씬 심각한 상황에서 이를 제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려 한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언론 자유와 기본권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가 선거공학의 제물이 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대한 잘못이 아닐 수 없다.청와대와 민주당 내부에서 신중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여전히 강행 의사가 강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임대차법 등 여당이 의석을 믿고 강행 처리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야당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통과시킨 법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대의제 민주주의에서 다수결은 의사를 결정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특히 정치사회적 쟁점이 첨예한 법안은 여야 합의는 물론이고 시민사회의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당이 굳이 국내외적인 반대여론이 높은 법안을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처리하게 된다면 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지난 주말 민주당 내의 신중론이 비등한 상황에서도 송영길 대표 등 강경파가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을 바꾸지 않으면 가뜩이나 여야 대치가 심한 대선 국면에서 여야 대립은 한층 가팔라질 것이다. 여당은 마지막까지 독소조항으로 인식되는 부분들에 대해 비판 여론을 반영하고 숙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강

  • 사설

    [사설] 팔당상수원 피해 주민들, 이제는 보상금 줘야 지면기사

    남양주, 광주, 이천 등 경기 동북부 7개 지자체는 팔당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각종 개발행위 제한에 따라 재산권 행사에 불이익을 받는 것은 물론 주민 생활 불편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정부는 한강수계관리기금을 통해 지역 복지시설 건립을 돕고 주민들에 지원금을 주고 있으나 실질적인 혜택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20년 넘도록 기금 지원방식이 바뀌지 않으면서 같은 시설을 다시 짓는 등 중복 투자에 따른 예산 낭비란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주민들이 지원금이 아닌 피해보상금으로 전환해 직접 지원을 해줘야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이유다.팔당 수계 지자체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한강수계관리기금은 2000년 1천657억원에서 2018년 4천658억원으로 2.8배 증가했다. 반면 기금대비 주민지원사업비 배분비율은 같은 기간 36%(602억원)에서 16%(722억원)로, 오히려 20%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수원보호구역인 남양주시 조안면의 경우 1975년부터 2018년까지 규제피해비용은 1조1천992억원(연 682억원)으로 추산되지만 조안면 주민지원사업비는 1천22억원(연 42억원)으로 6.8% 수준에 불과했다. 직접지원비를 받는 주민 중 2명만 연간 500만원을 받았고, 대부분은 연간 100만~300만원에 그친다.이에 따라 주민들은 지원금이 아닌 피해보상금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각종 개발행위 제한으로 재산권 행사에 불이익을 받는 만큼 특별한 희생에 따른 특별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보호구역 지정 이전의 주민들에 한해 1회만 상속·증여가 가능하도록 한 지원대상 자격기준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속이나 증여를 받은 대상자들이 고령화하고, 신규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늘면서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고사위기란 거다.수도권 식수 공급을 위해 팔당 수계 주민들은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 재산권 피해와 생활 불편에 대한 보상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강수계관리기금 운용방식에 대한 주민 불만은 커지고,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질적

  • [경인만평 이공명] 위드 탈레반
    만평

    [경인만평 이공명] 위드 탈레반 지면기사

  • [오늘의 창] 과밀학급 해법 '아이들 위한 교육의 눈'으로
    오늘의 창

    [오늘의 창] 과밀학급 해법 '아이들 위한 교육의 눈'으로 지면기사

    미사강변도시의 과밀학급 문제가 불거진지 4~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렇다고 뾰족한 해결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뭐가 문제일까?미사강변도시 내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남시와 하남교육지원청이 추진 중인 미래형 통합학교(초·중 통합학교+복합화 SOC 프로젝트)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고 여전히 잘못 끼워진 단추는 바로 잡지 못하고 있다.하남시는 지난 3월17일 홈페이지 '사실 이렇습니다' 코너에 '미사 통합학교에 대하여'를 통해 '초등은 2023년, 중등은 2028년이 지나서부터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현재 학생 수 예측으로는 단설학교 설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2019년 4월 '하남미사지구 학교과밀 예측 용역' 결과를 그대로 옮긴 것인데 하남시장과 하남시 공무원들은 명확히 오류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하남시 주장대로 2024년 입학생부터 학년당 1천900~2천명대이던 초등생 수가 1천400명대로 감소하는데, 2028년이 지나서 줄어든다고 했던 중학교는 오히려 2027년부터 초과밀을 넘어선 초초과밀로 접어든다. 더구나 2019년생(주민등록인구 1천265명)이 중학교에 입학하는 2032년까지 미사강변도시는 단설 중학교(중5)를 설립하더라도 학생 부족(5개교×10학급×학급당 25명 = 1천250명)이 나타나지 않는다. 용역결과만을 갖고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현실이다.이러한 중학교 초초과밀학급은 고스란히 고등학교 초과밀로 이어지면서 미사강변도시의 과밀학급 문제는 더욱더 꼬여만 가고 있는데 하남시는 학교 설립문제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한다.그런데 지방자치법 제9조(지방자치단체의 사무범위) ②항 5호 가목엔 분명하게 '유아원·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및 이에 준하는 각종 학교의 설치·운영·지도'를 지방자치단체에 속하는 사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 또한 법 규정이 잘못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 [참성단] '갤러리 그리브스'
    참성단

    [참성단] '갤러리 그리브스' 지면기사

    파주시 군내면 소재 '캠프 그리브스'는 미2사단 보병대대가 50년간 주둔하다 2007년 한국 정부에 반환됐다.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 거리 임진강 북단에 있다. 병사 숙소와 생활관, 체육관 등 군 시설이 원형으로 남아 근대문화유산으로서 문화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경기관광공사는 기지 내 미군 장교들의 숙소를 활용해 24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유스호스텔을 운영 중이다. 민간인 통제구역 내 유일의 숙박시설이다. 방문자들을 위한 안보 OX 게임, 통일 기원 미니 장승과 솟대 만들기, 특급전사 선발, 캠프 놀이마당, 도전 DMZ 골든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덤이다.2016 방영된 인기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배경무대가 되면서 방송사와 영화제작사의 단골 촬영지가 됐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2019),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 CNN 'South Korea POV'(2019), JTBC '비긴어게인'(2020) 등 대형 작품에도 등장한다. 예전 미군 부대 모습 그대로라 세트장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소를 생동감 있게 담아낼 수 있는 매력을 지녔다. 하반기에만 20건의 촬영 예약이 성사됐다고 한다.분단의 상징물에서 평화·안보 교육장으로 변신한 미군 공여지가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난다. 파주시는 캠프 내 전시장인 '갤러리 그리브스'를 임진각 평화 곤돌라 방문객에게 내달 초부터 개방하기로 했다. 경기관광공사는 기지 내 볼링장시설을 리모델링해 전시장으로 활용해 왔다. 이 공간엔 '두 개의 시간(TIME LOST, TIME REGAINED)'이라는 주제로 6·25전쟁 관련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갤러리는 곤돌라 이용객들을 위한 쉼터에 접했고, 제1 전망대와도 가깝다. 시는 휴식의 공간이자 새로운 볼거리가 돼 관광객의 재방문을 유인할 것이라 기대한다. 캠프와의 연계 관광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수도권 최북단 파주는 평화·안보 관광지로서 잠재력이 크다. 지역 북쪽을 관통하는 DMZ는 70년 가까운 세월, 자연 생태계를 온전히 지켜온 땅이다.

  • [손경년의 '늘찬문화']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대해
    칼럼

    [손경년의 '늘찬문화']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대해 지면기사

    '자유로이 일하는 자'로서 시간을 보낸 지 딱 365일 만에 나는 다시 '직장인'이 되었다. 이전과 다른 것은 우리나라의 동남단에 있는 김해시가 출연한 문화재단에서 일하게 됨으로써 수도권이 아닌 지역으로 공간이동을 했다는 점, 1년 동안 가까운 이웃과 일상을 나누면서 한 사람의 주민으로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다시 공공조직의 역할을 살펴보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나의 경험은 '경험의 노래들'(2021)에서 마틴 제이가 말한 "'경험'은 각자의 생각에 따라 경험에 특별한 강조점을 둔 많은 사람에게서 놀라운 감정을 촉발하는 하나의 기표"라는 의미에 가깝다. 어쨌든 나는 세금을 내는 국민이고, 이웃공동체의 구성원이고,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이고, 같은 목적을 향해 고민하는 직장 동료이며, 사는 지역에 도움이 되고 싶고, 인류가 창작, 제작, 생산하는 모든 것의 총체인 '문화'를 누리고, 습득하고 이를 통해 성장하고 싶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으로, 조직의 존재 의미를 다시금 생각할 기회를 얻었다.지난 6월23일 제388회 국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 '예술인 복지법 일부 개정법률안', '문화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 그리고 '문화재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 등을 심의하였다. 그리고 8월17일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이 제390회 국회 임시회에서 의결되었고, 8월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통과, 8월30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었다. 알다시피 이 법안은 20대 국회에서 발의되었지만 폐기되었고, 21대 국회에서 재발의하여 통과됨으로써 참으로 긴 여정을 거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법안의 내용을 살펴보자. 제1조는 '예술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예술인의 노동과 복지 등 직업적 권리를 신장'하며, '예술인의 문화적·사회적·경제적·

  • [월요논단] 대한민국예술원의 부끄러운 현실
    칼럼

    [월요논단] 대한민국예술원의 부끄러운 현실 지면기사

    일찍이 유럽 예술계에는 '패트런(patron)'이란 존재가 있었다. 예술가로부터 창작물을 헌정받는 대가로 예술가의 생존을 책임지는 것이 패트런의 역할이었다. 중세의 영주와 귀족, 르네상스기의 성공한 부르주아가 패트런을 자처하였으며, 패트런의 지원에 의지하였던 예술가들이 패트런의 이념에 예속되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패트런은 근대정신의 상징인 1789년 프랑스대혁명을 경과하면서 점차 소멸해 갔다. 이에 따라 예술가는 정치적·경제적 후원자 없이 자립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지게 되었다.변화한 조건에 맞닥뜨린 근대 예술가들은 상상력에서 존립 근거를 마련해 내었다. 상상력이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능력이 아니라, 지각작용으로 받아들인 이미지를 변형시키는 능력이다.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은 현실을 고수하고자 하지만 상상력에 바탕을 둔 예술은 현실을 대상으로 삼되 불완전한 현실 너머로 미끄러지는 지점에 자리한다. 그러니 근대의 예술가는 상상력을 도약대 삼아 지금 여기의 현실에서 아직 도래하지 않은 세계로 이월하려는 인간이라 정의할 수 있겠다. 자유롭다거나 오만하다는 예술가에 대한 이미지는 이처럼 유동하는 상상력의 운동성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1954년 창립때부터 심각한 문제점당시 법무장관 김법린·김동리 짝짜꿍원로 대거 탈락시키고 지인들 인선 그런 점에서 본다면 '회원을 우대하고 회원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대한민국예술원법에 근거하여 정부가 설립한 특수예우기관'인 대한민국예술원은 모순된 성격을 지닐 수밖에 없다. '인사말'에서 예술원장은 예술원이 '대한민국 대표 예술기관'임을 자임하고 있는바, 대표성은 국가권력의 지원을 받되 국가권력이 그어놓은 경계에 포획되지 않는 예술적 지향으로써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순은 예술의 자율성이 제대로 존중받고 보장되는 사회에서나 해결이 가능하다. 현재의 정치권력·경제권력과 맞서는 데 예술의 역할이 놓여 있으며, 결국 예술이 제기하는 모순을 해결하면서 우리 사회가 풍요로워지리라는 믿음이 공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