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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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장맛비 지면기사
'6월 장마에 돌도 큰다'고 했다. 돌이 자란다? 얼마나 시적(詩的)이고 멋진 말인가. '장마 도깨비 여울 건너가는 소리를 한다'는 말도 있다. 입속으로만 웅얼웅얼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그렇다는 거지만 도깨비가 여울 건너가는 걸 누가 보기라도 했다는 건가. 영어엔 장마라는 말이 따로 없다. 그냥 '계속 오는 여름 비(the rainy spell in summer)'고 '비 오는 시즌(the rainy season)'이다. 하지만 한·중·일 3국의 장마 어휘는 풍부하다. 우리말엔 장맛비, 장림(長霖), 임우(霖雨), 적우(積雨), 구우(久雨), 황매우(黃梅雨) 등이 있다. '장림'의 霖은 수풀처럼 내리는 비의 상형 글자다. '장맛비'는 우리 고유어지만 혹시 겨릅대(삼대)처럼 내리꽂히듯 쏟아지는 빗줄기라고 해서 '長麻' 또는 오래오래 성가신 귀신같다고 해서 '長魔'라는 걸 한글 표기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중국어 장마 단어도 우계(雨季:위지), 매우(梅雨:메이위), 음우(陰雨 또는 淫雨:인위), 연음우(連陰雨:리엔인위) 등 다수고 '좌전(左傳)'엔 매림(梅霖), 임우(霖雨), 임림(霖霖), 임력(霖瀝)이라는 말도 나온다. 중국에선 또 열흘 이상 계속 오는 비를 '음우'라고 한다. '음'자는 雨 밑에 '음탕할 음(淫)'자가 붙은 글자다. 장맛비가 음탕하다 그건가. 일본어에도 장마를 가리키는 말은 장우(長雨:나가아메), 매우(梅雨:쓰유 또는 바이우) 말고도 음력 5월에 내리는 장맛비라고 해서 '사미다레'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한·중·일 공통어가 '梅雨'인 까닭은 매실이 익어갈 이 즈음에 내리는 장맛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에선 매실이 아직 파랄 때는 청매우, 노랗게 익을 무렵에 오는 장맛비는 황매우라 하고 거셌다 약했다 오는 비는 남청매(男靑梅), 꾸준히 오는 비는 여청매라고 한다.남녘의 장마전선이 중부지방까지 뻗쳐올라 왔다지만 장마전선이라는 말도 재미있다. 중국에선 엉뚱하게도 '우계전봉(雨季前鋒:위지치엔펑)'이라 하고 일본에선 '매우전선(梅雨前線: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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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뚱보 선진국 지면기사
미국은 비만 역시 1등 선진국이다. 체중 181㎏의 사형수 미첼 루프(40)가 "내게 교수형이 집행되면 몸이 무거워 목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리되면 참수형과 뭐가 다른가"며 워싱턴 주 법원에 호소한 건 1994년 5월이었고 그의 소청(訴請)이 넉 달 뒤 토머스 질리 판사에 의해 받아들여졌을 때 몸무게는 5㎏ 늘어 186㎏이었다. CNN은 2014년 11월 '전 세계 비만 케어(care) 비용이 연간 2조 달러(약 2천400조원)로 전쟁과 흡연 비용(각각 2조1천억 달러) 다음'이라고 보도했다. 186㎏ 정도 미국인 뚱보는 아무것도 아니고 원유부국 중동에도 뚱보 천지다. 사우디 국왕의 명령으로 2013년 8월 수도 리야드 병원에 입원한 해리드 샤에리 군은 10대 후반이었다. 그런데 감량했다는 게 320㎏이었고 감량 전엔 무려 610㎏이었다고 2014년 2월 4일 CNN이 보도했다. 걔는 황소 무게였다.뚱보 천국인 미국이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건 2002년이었고 애완동물비만예방협회(APOP→Association for Pet Obesity Prevention)라는 게 다 있다. 애완 반려동물 비만까지도 심각하다는 거다. 개와 고양이 비만 비율이 2007년엔 각각 10%와 19%였던 게 2012년엔 개 55% 고양이 53%로 늘었다. 그래서 개 고양이 다이어트 클리닉이 도처에 성업 중이지만 '문제는 보호자 22%가 동물 비만을 정상으로 착각하는 그 점'이라고 APOP 설립자 에니 워드 박사가 지적한다. 그런데 중국도 뚱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비만 인구가 9천만 명에 달해 미국을 넘었고 최근 6년간 비만 인구가 4배나 급증했다는 거다. 인구 대비 비율이야 아직 7% 정도로 30%가 뚱보인 미국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장차가 문제다. 중국 인구의 30% 뚱보란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힌다.북한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외엔 뚱보를 보기 어렵다. 김일성광장 군중대회의 열혈 인민은 깡그리 수수깡 젓가락처럼 말라깽이다. 중국도 드디어 뚱보 선진국 대열에 끼었다는 뉴스, 미국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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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리우↔우리? 지면기사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앞둔 우리 TV에 '리우↔우리'라는 자막이 떠 재치가 있다 싶지만 리우(Rio)는 'Rio De Janeiro(리우 데 자네이루)'의 준말로 브라질의 옛 수도다. 그럼 Rio는? 브라질 공용어인 포르투갈어로 강, 하천이라는 뜻이다. Rio Amazonas는 페루와 브라질로 흐르는 아마존 강이고 Rio Negro는 브라질 서부의 네그루 강이다. 강을 되게 좋아하는지 리우 클라루(Claro), 리우 틴투(Tinto), 리우 파르두(Pardo) 등은 또 브라질 도시 이름이고…. 그러니까 '리우↔우리'는 '강↔우리'다.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고 리우 올림픽에서 제 실력을 발휘한다는 뜻으로 보면 어떨까. 하지만 주최국 브라질이 강물에 빠져 헤어나질 못한다면 올림픽을 못할 수도 있다. 땅 넓이 세계 5위, 인구 2억의 대국 꼴이 엉망이다.지우마 호세프(Rousseff) 대통령은 지난달 정부 회계분식(粉飾) 의혹으로 탄핵, 6개월 직무정지를 당했고 그녀의 뒤를 이은 미셰우 테메르(Temer) 대통령 대행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관련 오직(汚職) 의혹을 사고 있다. 부통령이었던 2012년 상파울루 시장 선거자금으로 150만 리알(약 4억5천만 원)을 기부하라고 국영석유회사 사장에게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다. 게다가 리우의 치안, 교통, 의료 등 공공 서비스 등도 엉망이다. 그래서 올림픽 중책 이행을 위해 테메르 대통령 대행이 리우 주(州)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올해 190억 리알(약 6조원) 적자의 심각한 재정난으로 이미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그 뿐이 아니다. 올림픽 관광객 유치에 전념해야 할 알베스(Alves) 관광장관 등 각료 3명이나 한 달 동안 사표를 냈다는 거다. 그러니 올림픽은 과연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까.지카 바이러스 모기 또한 문제다. 그 무서운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 우리 선수단은 모두 긴 팔에 긴 바지 유니폼을 입는다지만 그럼 얼마나 더울까. 리우 관광객이 행여 또 폭동과 약탈의 무법천지인 이웃 베네수엘라까지 갔다가 몽땅 털리지는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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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총격 테러 지면기사
영국 노동당 조 콕스(Jo Cox) 여성 하원의원(41)에게 총격 테러, 사망케 한 토마스 메어(52)는 백인 지상주의 신봉자다. 영국인이 최고라는,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Brexit)는 당연하다는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 신도라는 거다. 잉글랜드는 Anglaland·Englaland에서 유래한 '앵글인의 땅'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 앵글인의 땅이야 발트(Baltic)해로 돌출한 한 귀퉁이에 불과하지만 지상에서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한 민족이 바로 앵글인 앵글로색슨이고 영국의 주체는 물론 미국을 건설한 주역도 그들이라는 거다. 그러니 EU 따위에선 탈퇴해야 한다는 인종격리(아파르트헤이트) 신봉자가 바로 범인이었고 그런 잡지도 구독해 왔다고 했다. 아무튼 콕스 의원 피격으로 유럽대륙이 충격에 빠졌지만 세계 여론도 브렉시트엔 부정적이다.IMF(국제통화기금)는 18일 '브렉시트는 영국의 경제손실이 클 것'이라고 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타임지 기고에서 '브렉시트는 영국에의 투자와 사업 매력을 잃게 할 것'이라며 말렸다. 가브리엘(Gabriel) 독일 경제장관도 17일 '영국의 EU 탈퇴는 EU 전체의 신뢰성을 추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100여명이 죽고 다친 최악의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Arlando)의 나이트클럽 총격 테러범 오마르 마틴(Mateen·29)은 이슬람 극단주의 IS에 빠져 충성을 맹세했었다. 그러나 그는 범행 현장에서 200㎞ 떨어진 포트피어스(Port Pierce)의 멀쩡한 집안 청년이었고 동성애를 몹시 혐오했다. 몇 달 전 마이애미(플로리다 주) 비치에서 게이(동성애 사내)들이 키스하는 모습을 목격, 쇼크를 받았다. 그런데 지난 12일 그의 총격 테러 현장인 나이트클럽은 동성애자 집합소였고 사망자 중엔 동성애자가 많았다.미국 사회의 난제가 바로 총기규제와 이민, 동성애 문제다. 미국무성은 엊그제 발표한 '테러연차보고서'에서 전 세계 테러 희생자가 2만1천404명이라고 했다. 바로 오늘(20일) 미 상원 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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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휘는 스마트 폰 지면기사
중국 스마트 폰 메이커 레노보(lenovo)가 세계 최초로 휘는 스마트 폰을 선보였다. 구부려 팔찌처럼 손목에 거는 스마트 폰을 지난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신제품 행사장에서 공개했다는 거다. lenovo리엔샹(聯想)→레노보 그룹(集團)이야 중국 500대 민영기업 중 랭킹 5위 이내지만 레노보 스마트 폰만은 올 1분기 세계 판매량이 같은 중국 메이커인 화웨이(華爲), 오포(OPPO), 샤오미(小米), 비보(VIVO), ZTE(中興)에도 떨어지는 1천90만대였다. 그런 레노보가 세계 1위 삼성(8천150만대), 2위 애플(5천160만대), 3위 화웨이(2천890만대)를 깡그리 제치고 휘는 스마트 폰을 선보였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스마트 폰뿐이 아니다. 중국의 기술 발전과 경제력, 돈 파워야말로 대단하다. 중국 상무부가 지난달 17일 금년 1~4월 중국 대외 비금융 직접투자액을 발표했다. 자그마치 3천914억5천만위안(600억8천만 달러)이었다. 그런 대외투자가 지속 증장(增長)한다는 거다.중국 저장(浙江)성 완펑서(万봉社:만봉사)가 미국 미시간 주의 로봇 회사(機器人公司)를 인수한 건 지난 4월이었다. 용접 로봇 응용시스템인 서비스머천다이저 파슬린을 3억2천만 달러에 인수했다고 우진화(吳錦華) 완펑서 대표가 발표했다. 중국은 국내 로봇시장 판매량만 해도 2014년에 이미 5만7천대를 돌파, 전 세계 판매량의 4분의 1을 점유했다. 중국 중처(中車)그룹은 또 미국 시카고 지하철공사 프로젝트와 관련, 정식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4월 17일 마윈쐉(馬云雙) 사장이 밝혔다. 846량의 차량 입찰금액이 13억900만 달러로 중국이 선진국 지하철 차량의 최대 수출국 기록을 세웠다는 것이다. 지하철 차량까지도 중국제를 타고 다니는 미국인의 느낌이 어떨지가 궁금하다.전 세계 경제가 침체, 죽을 쑤고 있지만 여전히 고속성장 중인 유일한 나라가 중국이다. IMF(국제통화기금)의 올해 중국 경제성장 전망치는 6.5%, 미국은 2.6%다. 그보다는 중국이 글로벌 경제의 안전장치, 그들의 표현대로 '온정기(穩定器)'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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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난폭 보복운전 지면기사
재영(在英) 저널리스트 권석하 씨가 그의 저서 '영국인 재발견'에서 서유럽 3국과 동아시아 3국을 비교했다. 그 '비교 3국지'가 그럴싸하고 흥미롭다. 영국은 중국과 닮았고 독일은 일본과, 프랑스는 한국과 비슷하다는 거다.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외유내강 형이며 언어에 능해 외교 수사(修辭)의 천재들인 데다가 자신들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여기는 영·중이 닮았는가 하면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에 강하고 개인적이기보다는 집단적이며 유(柔)하기보다는 강(剛)하고 날카로운 점이 또한 독·일이 비슷하다는 거다. 2차대전 전범(戰犯)도 같고. 그럼 프랑스와 한국은 어떤가. 이성적이라기보다 감성적이고 예술적이며 창조적이고 놀기 좋아하고 가족 중심적이다. 그렇다니까 과연 그런 것 같고 유럽 3국과 동양 3국 3국지가 겹친다는 느낌이다.그런데 운전하기 좋은 나라는 독일이다. 무엇보다 길이 좋고 도로규칙을 잘 지킨다. 대도시들이 없어 출퇴근 시간에도 교통체증이 거의 없다. 독일보다는 좀 어렵지만 그래도 운전하기 쉬운 나라는 영국이다. 양보심이 강해 끼어들기를 하면 놀랄 정도로 비켜 주고 주행 실수를 해도 여간해서 경적을 울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프랑스는 다르다. 3국 중 가장 운전하기 어려운 나라가 프랑스다. 130㎞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지키는 운전자는 없고 시내를 운전하다 조금만 멈칫거려도 즉각 경적을 울려댄다. 차선 끼어들기는 더더욱 용인하지 않는다. 그들이 자랑하는 유명한 말 톨레랑스(tolerance)―관용은 운전의 경우엔 예외다. 난폭한 보복운전이라면 단연 프랑스인이고 그들이 서울 등 한국에서 보복운전과 멱살잡기, 주먹다짐을 목격하면 쑥스러운 듯 웃는다. 자기네와 썩 닮았다는 거다.운전대만 잡으면 난폭해지는 이유가 뭘까. 그런 증세를 중국에선 '노노증(路怒症:루누정)'이라고 한다. 화를 못 참는 난폭 보복운전도 병이라는 거다. 에리니에스(Erinyes) 등 그리스신화의 복수의 여신들은 모두 머리에 뱀을 틀어 만든 관을 쓰고 있다. 그 끔찍한 모습을 상상해서라도 참는 게 낫고 좋다. 단 몇 초의 화를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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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뒷돈 앞돈 지면기사
'돈 돈 돈 그 놈의 돈이 무엇이길래/ 개도 안 갖는 게 돈이더라…'가 가수 민지의 노랫말이지만 개가 돈을 물지 않는 이유가 뭘까. 냄새나고 세균이 많다는 걸 뛰어난 후각으로 아는 건 아닐까. 2012년 12월 영국 옥스퍼드 대학 과학자 팀이 지폐의 세균을 조사했더니 한 장 평균 2만6천 마리가 우글거렸다는 게 2013년 3월 CNN 뉴스였다. 그럼 조폐공사에서 방금 찍혀 나온 돈은 어떨까. 그 역시 2천400마리가 꼼틀거렸다. 냄새는 또? '동취(銅臭)'라는 말은 구리 냄새가 아니라 '돈 냄새'다. 후한(後漢) 영제(靈帝) 때 최열(崔烈)이라는 사람이 거금 500만금으로 사도(司徒)라는 벼슬을 매관(賣官), 거들먹거리자 그 아들이 '아버지한테서 동취가 난다'고 했다. 개도 안 먹는 돈을 사람이 먹는다. '돈(뇌물) 먹고 봐 줬다'는 말이 증명한다. 롯데그룹 임원의 처제 집에서 현금 30억원이 나왔다면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돈의 8촌집에서는 얼마나 나올까.현금 30억원이면 5만원짜리로 자그마치 600다발이다. 그런데 재벌 비자금 책임자의 오매불망 소원이라면 뭘까. 10만, 100만 원짜리 지폐 아닐까. 1만 싱가포르달러는 우리 돈 1천만 원이고 1만 브루나이달러도 비슷하다. 1천 스위스 프랑과 1천 캐나다 달러도 각각 134만원과 121만원이고. 그런 지폐라면 숨기기가 오죽 편할까. 중동 국가의 디나르 화폐 단위도 높다. 20디나르 지폐에 0 두 개씩을 그려 넣어 2천 디나르로 위조한 200장(15억원)을 환전하려던 일당 4명이 엊그제 경찰에 체포됐다. 수전노(守錢奴)를 중국에선 '수재노(守財奴)'라고 하지만 가진 돈을 지키는 거야 당연하다. '노예'라는 말은 글렀지만. 그런데 12일 의정부 사패산 등산객 살인범 정모(45)는 돈의 노예 정도가 아니라 돈에 미친 돈 귀신 아닐까. 50대 여성을 단돈 1만5천원에 죽일 수도 있는가.일본에선 뒷돈이라는 말이 '우라가네(裏金)'지만 '속 리(裏)'를 쓴다. 뒷돈이 아니고 왜 속 돈이라는 건가. '정경유착'이 아니더라도 세상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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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대통령 자격 지면기사
지난달 9일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 아직 정식 취임(오는 30일)도 안 한 로드리고 두테르테(Duterte·71)의 목에 현상금부터 걸렸다면 믿을 수 있을까. 자그마치 13억원이 걸렸다고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이 지난 10일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마약상은 현장에서 쏴 죽여도 좋다며 포상금을 내 건데 반발한 마약조직이 거꾸로 대통령 목에 거금을 내걸었다"고. 대통령을 없애는 자에게 곧바로 13억원을 주겠다는 거다. 대선 유세과정에서 줄곧 '필리핀의 트럼프'로 통했던 막말 연속의 두테르테는 지난 6일 방송연설에서 '범죄자가 저항할 경우 살해해도 좋다'고 했고 지난 2일엔 '기자가 취재 중 살해당해도 부패 기자라면 그리돼도 싸다'고 말했다. 그래선지 1992년 이래 살해당한 필리핀 기자는 77명, 1986년 이후는 176명이라는 게 국제적인 비영리단체인 '저널리스트보호위원회'의 엊그제 발표였다.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GMA 방송 여기자 마리즈 우말리(37)가 내각구성(組閣)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그랬더니 두테르테는 "당신은 정말로 내 관심을 끌고 싶은 것 같다"며 느닷없이 휘파람을 휙휙 불어댔다. 막말 잡소리의 3류 코미디언 같은 그의 성희롱 발언은 그게 처음이 아니다. 그는 대선 유세과정에서 "아내 말고 여러 명의 애인이 있다. 비아그라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별난 올빼미 족이다. 오전 8시~오후 5시가 보통인 직장 근무시간과는 달리 그의 업무시간은 오후 1시부터다. 그로부터 밤새 일하다가 오전에 취침, 오후에 일어나는 거다. 그는 정장 차림을 외면, 기자회견 때도 T셔츠 바람이다. 어쨌거나 현상금 걸린 그의 목이 임기 끝까지 성할지가 걱정이다.시정잡배, 장삼이사(張三李四) 수준만 겨우 벗어난 듯한 함량미달의 대권 지망자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해 어느 나라나 흔하다. 한국도 다를 바 없다.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를 어떻게 세월호 사고와 비교할 수 있는가. 사고 책임도 서울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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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은행 금리 지면기사
어느 정도 은행 이자가 적당한지는 나라마다 달라 정답은 없다. 하지만 예금이든 대출이든 이자는 이자다워야 은행 같다. 아니면 이자의 '利'자는 '이로울 利'자는 아닌 '날카로울 이'자가 되고 만다. 원래 '날카로울 이'자다. 이자가 이자 같아야 할 또 하나 이유는 관심 흥미 재미라는 뜻의 interest가 '이자'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래 利자는 '리' 발음이고 중국엔 '利子'라는 말이 없다. 그냥 利고 리금(利金), 리전(利錢), 리식(利息)이다. 이자 돈도 '리시치엔(利息錢)'이다. 일본서도 利 발음은 '리'고 이자는 '리시(利子), 리소쿠(利息)'다. 한국은행이 은행 금리를 25 베이시스 포인트(bp) 내려 사상 최저인 1.25%가 됐지만 이제 몇 번만 더 내리면 마이너스 금리가 된다. 현재 일본이 마이너스 0.1~0.3이고 대부분의 유럽 국가도 마이너스 금리다. 예금을 하면 이자는커녕 보관료를 내야 한다. 미국은 0.25%에서 곧 올릴 예정이고….이주열 한은총재의 1.25% 결단에 유일호 기획재정부장관은 침체된 경제에 플러스가 될 거라고 했지만 금리가 높은 나라들도 있다. 러시아는 한은 결단 다음날(10일) 정책금리를 11.00%에서 10.50%로 인하했다. 인하했다는 게 10.50%고 작년 7월 이래 1년만이다. 뛰는 물가 잡기와 인플레 리스크 저하가 목적이라는 게 러시아 중앙은행의 해명이었다. 브라질은 더 높다. 한은 결정 하루 전(8일) 정책금리를 14.25%로 거치(据置)한다고 그곳 중앙은행이 발표했다. 지난달 인플레율이 9.32%로 목표치 4.5%를 크게 웃돌았다는 거다. 터키의 기준금리도 7.5%고 대출일 다음날 결제되는 익일물(翌日物→value spot) 대출금리가 10.75%다. 낮은 금리가 불만인 한국 예금자들의 부러움을 살만하다. 그런데 1.25의 기대치와는 반대로 가계부채, 전세난 등 문제도 크다.금이 은보다 비싼데 왜 '금행'이 아니고 또 '은행'인가. 하긴 은전도 돈이듯이 은도 돈이다. '백금을 일러 은이라 했다(白金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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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北·中은 트럼프 편 지면기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험구는 닫힐 줄 모른다. '무슬림 입국 금지, 무슬림 판사는 불공정할 수도 있다'는 발언에 이어 '멕시코 판사도 공정하지 못할 수 있다'고 해 거센 반발을 불렀다. 엊그제 캘리포니아 주 유세에선 힐러리 클린턴을 '도둑'이라고까지 막말을 해댔고 '북한과 일본이 전쟁을 한다면 저희끼리 하라고 해. 미국이 왜 개입해?'라고 했다. 그럼 한반도 전쟁은? 그 또한 답은 같을 거다. '기존 동맹 틀은 깰 수도 있다. 미군 철수도 물론'이라는 그의 '배타 고립주의 미국'과 인종차별주의는 강하다. 드디어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지난 3일 뉴욕시립대 졸업식 축사에서 한 마디 했다. "이 대학엔 150개 국적, 100종이 넘는 언어를 쓰는 학생이 어울려 있다. 미국 문화, 우리의 국력은 바로 다양한 민족 멜팅 팟(melting pot→용광로)에서 나오는 것 아니냐"고. 얼마나 똑똑한가! 그 말을 트럼프가 들었는지는 몰라도 정신까지 오락가락하는 그다. 권투 영웅 무하마드 알리의 죽음에 대해 지난 4일 SNS에 글을 올렸다. 'A truly great champion and a wonderful guy(정말 위대한 챔피언이자 훌륭한 남자)'라는 찬사였다. 그런데 작년 7월엔 이렇게 말했었다. 'Obama said that Muslims are our sports heroes. What sports is he talking about, and who? Is Obama profiling(오바마가 무슬림인 우리의 스포츠 영웅이 있다고 했는데 무슨 스포츠 누구를 말하는 거지? 오바마 자료에만 있나?)'라고. 그의 일관성 없는 망각 발언에 네티즌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었고 '1년 전엔 무슬림이 뭔지도 몰랐나. 아니면 무슬림은 싫지만 복싱은 좋다는 건가'라고 비아냥거렸다. 휠체어의 스티븐 호킹 박사까지 한 마디 거들었다. '하늘만 쳐다보는 나로선 도무지 설명이 불가능한 사람'이라고.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힐러리와의 세기적인 남녀 대결의 끝장도 몇 달 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