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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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영세 상인을 옥죄는 전안법 시행 전면 재검토해야 지면기사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 관리법(전안법)이란 전기용품 외에 신체에 직접 접촉하는 생활용품(가방·신발·의류 등)도 전기용품처럼 KC 인증을 의무화하는 법으로 KC 인증을 받지 않았거나 KC 인증 표시를 하지 않은 전기용품·생활용품은 제조, 수입, 판매, 구매대행, 판매중개를 할 수 없게끔 규정하고 있다. 전안법 개정의 목적과 취지는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전안법은 국민에게는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영세 소상공인들은 물론 소비자에게도 가혹한 법안이 되고 있다.전안법의 문제점은 공산품의 원자재가 아닌 개별 상품에 대한 안전검사를 요구하고 있기에 검사의 주체가 바뀌어야 된다. 동대문 시장 등 의류 상권은 유행주기가 일주일을 넘지 않는 '패스트 패션'인데 만약 10가지 원단을 사용한다면 10가지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6개 검사기관에서는 처리하기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KC 인증을 받으려면 1주일 이상이 걸리는 등 시간도 문제다. 무엇보다 최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며 이를 위반 시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돼 영세 소상공인들은 물론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게 되고 상품의 가격상승으로 인해 구매율 역시 떨어지게 된다.또한 소량으로 다품종을 생산하는 영세 소상공인들은 원가보다 비싼 비용을 내고 인증을 받아야만 제품 생산 및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단독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핸드메이드 작가들은 인증을 위해 시험 후엔 사용할 수 없는 인증용 제품을 굳이 하나 더 만들어야 한다. 이로 인해서 생산단가와 제품가격은 비싸지고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업자들은 문을 닫게 되는 상황까지 놓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대로라면 대기업 제품들만 남고 소품종 다량 생산하는 창작제품들은 다 사라지게 될 형편이다. 핸드메이드 작가들은 대부분이 각 분야의 전공 대학생이나 경력단절여성이 많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시대에 오히려 정부가 비정상적인 법안으로 청년과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형국이다.특히 해외 구매대행업자들도 전안법에 직격탄을 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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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교육 정책의 과제 지면기사
여성들 경력단절 결혼·출산 꺼려안심하고 직장생활 할 수 있도록보육시스템 정비 선결 돼야소득별 사교육비 격차 점점 심해공교육에 대한 강화도 필수적노년층 사회구성원으로 재교육도흔히들 국가의 장래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이 말은 본래 유소년기 교육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표현이었지만, 지금은 말 그대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있어야 국가의 미래가 희망적이라는 의미로 이해될 정도이다. 이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출산과 교육 문제는 밀접한 연관성을 갖게 된다. 얼마 전 한 국책 연구기관이 "여성의 교육 수준과 소득 수준이 상승함에 따라 하향 선택 결혼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관습 또는 규범을 바꿀 수 있는 문화적 콘텐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황당한 저출산 해소대책을 내놓아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 역시 인구절벽에 대한 위험을 개선해 보고자 하는 다급함에서 비롯된 졸속 정책이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국가라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토대로서 출산율을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몇 차례 언론보도에서도 언급되었듯이, 한국 사회의 저출산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아 수는 40만6천300명으로 1년 전의 43만8천400명 보다 3만2천100명이나 줄었다. 이는 자그마치 7.3%가 하락한 것으로, 2015년 한해만 반짝 반등했을 뿐 전체적인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속도는 가속이 붙었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의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로 불리는데,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2012년 11.7%였던 고령화율은 2013년 12.2%, 2014년 12.7%, 2015년 13.1%로 높아지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은 13.5%에 달해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 사회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교육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실질적으로 매년 1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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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홍비탈익: 기러기가 높이 날아 화살을 피한다 지면기사
"기러기가 높이 날아 화살을 피한다"는 홍비탈익(鴻飛脫익)은 조선조 조헌(趙憲)의 상소문에 있는 표현이다. 당시 세상을 구제할만한 인재들이 너무나도 비정상적인 정치권력의 해악(害惡)을 피해 떠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글귀이다. 새가 마음 편히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니지 못하는 시절에는 늘 두렵다. 날개가 있는지라 날지 않을 수는 없으니 낮게 날면 사냥꾼이 쏘는 화살에 해를 입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런 때는 시야를 벗어날 정도로 높이 날아간다는 것이다. 기묘사화를 예견하고 성시(城市)에 숨어산 성수침(成守琛), 형인 성우(成遇)가 말 한마디로 문초를 받다 죽자 보은(報恩)에 숨어산 성운(成運), 유배도중 죽은 형의 일을 상심해서 예안(禮安)으로 물러간 이황, 동생이 어진 이를 해치는 것을 보고는 세상을 등지고 살았던 임억령(林億齡)과 화담(花潭)에 은둔한 서경덕(徐敬德), 출사를 끊은 김인후(金麟厚), 스승의 일을 징계하여 이름을 감추고 술로 세월을 보낸 정지운(鄭之雲), 친우 안명세(安命世)의 억울한 처형을 보고 바다와 섬을 돌아다니면서 양광(佯狂)으로 세상을 피해 산 토정 이지함(李之함) 등을 대표적 인물로 들었다. 공자는 시경의 한 구절을 인용해서 새들도 시절에 따라 자기들이 있을 곳을 아는데 하물며 사람이 그것을 모르면 되겠냐고 탄식하였지만 시절을 알고 사람을 안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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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교육 1번지' 명성 높여가는 '의왕시' 지면기사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 집중 투자 결과수도권 4년제 대학 합격 800여명 달해5개高 기숙사 갖춘 전국 유일市 '눈앞'해마다 이맘때면 정든 학생들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얼굴을 맞이하는 졸업·입학 시즌이다. 학교는 아쉬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속에 한해 동안 학생을 가르쳤던 성과를 정리해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새 학년의 희망찬 계획을 막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의왕시는 이번 입학·졸업 시즌을 맞아 교육 분야에서 자랑할 만한 일이 생겼다. 시에 소재한 5개 고교 학생들의 대학 입학시험 성적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의왕시내 고교들이 수도권 주요대학 합격생을 500명 이상 배출하는 성과를 올린 데 이어 올해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었다. 올해 2월 의왕시내 5개 고교를 졸업한 학생은 1천450여명이다. 이들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을 비롯한 수도권 4년제 대학 합격자가 2월 초 현재 800여명이었다. 이 중 주요 대학에 합격한 학생은 500여명이다. 복잡한 입시 일정이 마무리되면 일부 중복되거나 변동되는 인원이 생길 수 있지만 이 숫자는 그동안 '교육의 변방'이라는 소리를 듣던 의왕시로서는 정말 자랑할 만한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괄목할 성과는 그동안 의왕시가 교육 발전에 기울여온 노력이 현실화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오래 전의 일도 아니다. 6년여 전만 해도 의왕시는 열악한 교육환경 때문에 학부모들이 인근 도시로 '교육이민'을 떠나가는 도시였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도 최고 수준을 넘어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이처럼 의왕시가 단기간에 명품 교육도시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보다도 의왕시 교육여건에 대한 정확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중적이고 효과적인 투자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나는 2010년 7월 민선5기 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교육으뜸도시 구현이 시급한 과제임을 절감했다. 그래서 교육환경 개선과 특성화프로그램 운영에 집중적인 지원을 했다. 이런 정책이 주효해 어느덧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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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참지 못하는 한국사회, 늘어가는 난폭·보복운전 지면기사
우리는 가족, 학교 등 작은 단위에서 민족이나 지구촌 등 큰 단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동체에 속해 소속감을 갖고 살아간다. 그러나 공동체의 결속력이 약화하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면서 사소한 다툼으로 인한 분노를 참지 못해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난폭·보복운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번만 이해하고 넘어갔다면 참을 수 있었지만, 순간적인 분노는 난폭·보복운전으로 귀결됐다.특히 운전대만 잡으면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속도를 높이거나 차선을 급변경하고, 과도하게 경적을 울리며 욕을 하는 등 공격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자동차라는 공간의 익명성에 있다. 자동차가 안겨주는 사적인 공간은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어 누군가를 비방·음해하거나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부 운전자에게 난폭운전을 서슴지 않게 하는 도구가 된다. 진로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상대 차량을 추월해 급정거, 자동차 트렁크에서 야구방망이를 꺼내 다가오거나 흉기로 위협하는 등의 사건이 보도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하지만 도로를 달리는 차는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지난해 2월 도로교통법이 개정, 이제 난폭·보복운전 행위를 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형사입건만 돼도 운전면허가 정지된다.최근 경찰의 수사·단속 결과에 따르면 난폭·보복운전은 하루 평균 83건이 발생했다. 형사 입건된 경우는 하루 17명이었다. 급격한 진로변경이 전체 502명 중 162명(32.4%)으로 가장 많았고 경적·상향등(114명·22.7%), 끼어들기(90명·18%), 서행운전(82명·16.4%)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난폭운전 행위에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이 개정된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회문제가 됐다는 의미다.난폭·보복운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범죄임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린다. 경찰은 언론과 SNS 홍보, 국민제보 앱 '목격자를 찾습니다' 등 다양한 경로로 신고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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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독자위 1월 모니터링 요지·인천 지면기사
신년호 '관상으로 보는 대권주자' 흥미로워동암역 새벽 인력시장 풍경 기사·사진 뭉클공공기관 보도자료 균형있게 처리할 필요경인일보 1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가 지난 8일 오전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이날 독자위원회 회의에는 김하운(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 독자위원장과 이경환(SGI서울보증 삼화대리점 대표)·조강희(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이광수(인천시교육청 장학사) 독자위원이 참석했고 경인일보에서는 임성훈 문화체육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김하운 위원장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어느 해보다 추운 설 명절을 보내고 있는 경인지역 주요 산단을 살펴본 <현장르포, 설 앞두고 얼어붙은 주요 산업단지>(20일 23면)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고 했다.김 위원장은 "인천지역 산업단지의 어려운 상황을 현장의 '미시적' 시각으로 살펴본 시도가 신선했다"면서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한 것이 어려운 경제학적 설명보다 훨씬 울림이 크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시적 시각으로 현장을 바라보고 기사에서 이를 뒷받침한 통계로 가동률과 체불임금 등 미시적 지표를 또 인용했는데, 차라리 거시적 경제지표를 동원해서 살펴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조강희 위원은 신년호의 <관상으로 보는 대권주자>를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고 했다. 그는 "역술가가 관상학적 시각에서 바라본 차기 대권주자의 얼굴을 분석한 시도가 해마다 반복되는 천편일률적인 여론조사 분석 기사보다 훨씬 신선한 재미를 줬고, 또 신년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대권 후보들 만큼이나 이들을 분석한 김나인 역술가에 대해서도 무척 궁금했는데, 역술가에 대한 설명이 없어 아쉬웠다"며 "역술가에 대한 소개기사가 있었더라면 기사 신뢰도도 높아졌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이광수 위원은 해양경찰 부활 필요성에 대한 인천 시민의 의견을 여론조사를 통해 살펴본 <인천시민 85% "해양경찰 부활해야">(3일 3면) 기사가 반가웠다고 했다.이 위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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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독자위 1월 모니터링 요지·경기 지면기사
코스트코 등 창고형 마트 문제점 다뤄야지자체등 청년 창업지원 시스템 검토 필요심각한 저출산문제 자료성 기사화 아쉬워경인일보 1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13일 경인일보 3층 소회의실에서 열렸다.이날 회의에는 김준호(수원대 객원교수) 위원, 박은순(경기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장) 위원, 이민상(협성대 교수) 위원, 이을죽(미래사회발전연구원 이사) 위원, 장동빈(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위원, 허성수(안산상록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위원, 홍문기(한세대 교수) 위원, 천진(민주노총경기도본부 수원용인화성지부 의장) 위원이 참석했다. 경인일보에서는 김순기 사회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1월 독자위원회는 전국을 강타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발병한 구제역에 대한 사태와 코스트코 갑질 논란, 취업난 등 경제 사안을 중점으로 의견을 나눴다.홍문기 위원은 "1월 4일자 23면 '축산 현대화 FTA 기금이 최악의 AI 불렀다' 기사를 통해 FTA 기금 지원으로 축산 시설이 현대화 및 밀집화 되면서 최대 규모의 AI 사태를 초래했다는 새로운 관점에서 이번 AI의 원인에 대해 짚어 흥미로운 사실을 독자에게 전달했다"면서 "다만, FTA로 체결된 물량을 수급하기 위해 생산 단가를 낮추는 과정에서 밀집 사육이 조성됐다고 했는데 밀집 사육을 하지 않을 시 물량 수급능력과 방목 시 AI에 대한 예방 가능성 여부, 또 살처분 등에 따른 지자체의 부채 및 농가의 피해, 정부의 지원에 대한 후속 기사가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 문제를 지적할 때는 대안 등도 다뤄 정부 및 지자체가 나아가야 할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홍 위원은 "11일자 '코스트코 갑질 논란 반품 상품 유통계약서 없이 구두 거래', '상품보증제 뒤 반품숍 꼼수 유통구조', 12일자 '반품숍 상대로 권리금 장사하는 벤더' 등 코스트코의 갑질 논란 기사가 연이어 게재됐다. 코스트코의 경우 외국 업체로, 국내 유통 기업과 운영의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업체들이 우리 유통 구조를 왜곡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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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냉철해져야 할 때 지면기사
지난 10월 말부터 근 넉 달에 걸친 긴 드라마의 끝이 이제 보이려 하는 것 같다. 겨울에서 봄으로 오는 사이에 한국 사회는 정치권력 구조를 둘러싼 미증유의 시험을 치르고 있고 이제 결말만을 남겨둔 모양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예상되는 3월 10일 전후까지 앞으로 남은 시간은 불과 보름이 채 안될 것 같다는 것이 언론의 대체적 판단인데, 그러고보면 이 길고긴 드라마도 종영을 앞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어떻게 끝나게 될까. 답은 둘 중 하나다. 인용되든가 기각되든가 하는 문제만 남았다. 만약 이 드라마가 텔레비전 화면 안에서 가상으로 펼쳐지는 연속극이라면 우리들에게 남겨진 문제는 별 것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결말이 어떻게 맺어지는가를 지켜보고 한탄을 하거나 동정을 하면 그만이며, 또 다른 연속극이 새로운 흥미와 재미를 선사하기를 기다리면 그뿐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화면 속에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시시각각으로 펼쳐지고 있다. 문제가 간단치 않다. 과연 이 드라마는 끝나는 날까지 순탄히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무슨 돌발적인 사건이나 우연의 형식을 빌린 사태로 인해 끝을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인가? 이런 불안감 어린 의문은 걱정을 많이 하는 습성을 가진 사람의 기우일 뿐일까? 헌법재판소는 27일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을 모두 마쳤다. 당초 24일 최종 변론을 하겠다던 결정을 바꾸어 피청구인(대통령측) 쪽의 입장을 한 번 더 배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아마도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일 것이라 생각된다.그런가 하면 국회에서는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놓고 야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사이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황 권한대행이 27일 특검의 수사 연장 요청을 거부해 특검수사가 28일로 끝나게 되자 야당이 거칠게 반발해서다. 야당은 황 권한대행 탄핵에서 부터 새 특검법 직권상정에 이르기 까지 특검부활을 위한 정치적 수순에 돌입했다. 문제는 특검 수사기간 연장안 직권상정에 미온적이었던 국회의장이 새로운 특검법을 직권상정할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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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강의 음악살롱]불협화음은 결코 '협화음'이 될 수 없다 지면기사
악보는 많은 음표로 구성돼 있다. 음표가 둘 이상 모여서 화음을 이룬다. 어울리는 것이 협화음, 안 어울리는 것은 불협화음이다. 그렇다면 불협화음은 협화음이 될 수 있을까? 작곡에 능한 사람일수록, '불협화음'을 '협화음'처럼 만드는 게 가능하다. 중간에 어떤 다른 음을 집어넣어서, 불협화음을 협화음처럼 들리게 만든다. 이건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 사이에, 이 둘을 잘 이해해주는 제 3자가 개입하는 것과 같다. 연주를 통해서도, 불협화음을 협화음처럼 들리게 할 수 있다. 협화음은 더욱 강하게 드러나게 하고, 불협화음은 약하게 처리를 하면 조화롭게 들릴 수 있다. 어울리는 관계를 드러내지 않고 숨기는 거다. 그런데 명백한 것은, 이렇게 불협화음을 협화음처럼 애써서 만든다손 치더라도, 단지 그렇게 들릴 뿐이라는 사실이다. 그 안에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내재돼 있다는 건 바뀔 수 없다. 불협화음은 결코 협화음이 되지 않고, 협화음이 불협화음으로 바뀌는 일은 거의 없다. 단지 그걸 표면상으로 완화시킬 뿐이다. 음표를 사람으로 바꿔보자. 사람 사이에도, 어울리기 쉬운 관계와 어울리기 어려운 관계가 있다. 협화음처럼 좋은 관계는, 노력 없이도 자연스럽게 그리 된다. 반면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을 어울리게 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안타까운 건, 그렇게 한다손 치더라도, 그게 진심으로 어울리는 게 아니라 표면상 그렇게 보일뿐이란 사실! 나는 오십이 될 때까지, 사람과 틀어져지는 것을 무척 경계했다.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좋아해주길 바랐다. 내가 누구에게나 '협화음'이 되길 바랐다. 이건 불가능하다. 이것만큼 세상에 어리석은 일은 없다. 우리들은 모두 음표다. 나와 어울리는 음표가 있는가 하면, 나와 어울리기 힘든 음표가 있다. 이걸 인정해야 한다. 세상에는 '코드'가 맞는 사람이 있고,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세상의 이치다. 당신은 신이 아니다. 당신은 인간이다. 당신에게는 희로애락의 코드가 있다. 이런 코드와 맞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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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이안환안(以眼還眼) 이아환아(以牙還牙)의 끈기로 지면기사
최근 탄핵정국 '이중생의 묘안''친일부역세력' 생존전략의유산을 100%로 응용되는 듯죽어도 놓지 않으려는 세력감당하려면 똑같이 끈기있게포기하지 않는 법 뿐이다우리에게 '맹진사댁 경사' 일명 '시집가는 날'로 유명한 극작가 오영진은 한국연극사의 희극 영역에 흔치 않은 독보적인 작가이다. 사위가 몸이 불편하다고 신부를 바꿔 딸 갑분이 대신 하녀 입분이를 시집 보내려는 사기(詐欺)가 실패하고 착한 입분이가 좋은 신랑감을 만나 결혼에 성공하는 것은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유쾌한 사건임에 분명하다. 극작가로서 오영진의 탁월한 감각은 연극에 내포된 고도의 정치적 역학을 잘 활용하는 까닭이다. 사실 극작품은 인간의 내적 갈등과 고뇌의 기술을 중심에 두는 소설과는 달리 인간 간의 갈등과 역학을 직접 다룬다. 더욱이 인간의 오욕칠정, 계급이나 정파 같은 역사적 세력, 자연의 이치나 에너지 등 인간의 사유를 고도로 추상화하여 이를 등장인물에 반영하고 대변하도록 하기에 만든 사람의 입장과 해석, 보는 사람의 입장과 해석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한 판단이 가능하다. 이러한 정치적 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오영진 최고의 작품의 작품은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이중생'은 친일부역 자본가이다. 일제 때는 앞장 서 아들을 징용에 보낼 만큼 일제에 부역하면서 치부를 했고 해방 후에는 일제가 남긴 적산을 부정한 방법으로 차지하고 미국인 브로커에게 접근하여 미국자본을 쉽게 끌어 쓰고자 딸조차 미인계의 수단으로 동원한다. 그러나 로비를 위해 접촉했던 미국인이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관리인을 속여 부당하게 차지했던 인천의 별장에서 쫓겨나며 급기야 사기, 배임횡령, 공문서 위조, 탈세 등의 죄목으로 이중생은 구속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렇게 죄상이 밝혀져 구속되면 어떻게든 형량을 줄여보려 노력하는 것이 고작일 뿐, 대부분 체념하고 범죄사실을 시인할 터이나 우리의 이중생 각하는 차원이 다르다. 요로에 힘을 써 특별 단기보석을 받아냈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대지와 가옥 등기 등은 명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