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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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에세이]모두 행복하기를, 사랑 가득하기를… 지면기사
산에 드는것은 휴식만이 아닌삶의 발자취 되돌아보고더 나은 내일 위해 다짐하는 시간혼란스럽고 허망한 한해 접지만아쉬움으로만 남지는 않을 것새해엔 눈꽃같은 꿈·희망 이루길눈 내린 아침, 산에 들었지요. 자연은 역시 겁(劫) 밖에 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햇살이 채 들지 않은 산, 눈길을 걷는 순간은 더없이 싱그럽고 상큼했습니다. 나뭇가지마다 해맑게 웃고 있는 눈꽃은 세상 어느 꽃보다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세상은 눈으로 뒤덮여 낮게 엎드려 있었지만, 산은 온통 눈꽃을 피운 채 반갑게 사람을 맞이했습니다. 눈이 내렸기 때문인지 평소에는 시끄럽기까지 하던 새소리가 산에서 들리지 않고, 적막함 그 자체였지요. 가끔 날고 들치며 사람을 놀라게 하던 청솔모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게 정말 산이구나, 산이 산답다는 생각에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마음이 더없이 푸근했습니다. 산에 사람이 많아지면 산이 아니고 마치 유원지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산을 산답게 느끼려면 사유(思惟) 시간과 공간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인데, 이를 우리 스스로 축소하고는 합니다. 산에 드는 일은 그저 단순히 운동이나 휴식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자연 속에서 삶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해보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삶의 근량을 저울질해보고 또 다른 삶의 의욕을 되찾는 것이야말로 정말 살 맛 나는 일, 산에서 이런 시간을 가져야지요. 눈꽃을 피운 산은 참으로 아름답고, 싱그러운 하얀 바다 같습니다. 수없이 산에 들었지만, 이날처럼 마음 상쾌하고 가슴이 후련하기는 참으로 오래간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귓불이 시리고 바람이 차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내 온몸이 따뜻해지면서 마음의 훈훈함과 사유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눈꽃은 자연이 가져다준 소중한 선물, '눈꽃바다' 속에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살아 있다는 사실이 그저 고맙게 느껴지는 행복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한 해가 저물고 다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것입니다. 정말 상상하지 못했던 혼란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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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매주 1천여명 피해… 연말,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 지면기사
최근 주춤하던 보이스피싱 피해가 연말을 맞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모두가 알고 있듯이 보이스피싱이란 개인정보(Privata)와 낚시(Fishing)의 합성어로 개인정보를 낚아챈다는 의미로 쓰인다. 보통 전화나 문자로 금융기관 또는 공공기관을 사칭해 개인의 금융정보를 입력하게 하거나 교부 받아 피해자로 하여금 금전적인 피해를 주는 범죄로 그 수법이 날로 교묘해 지고 있다.우선 가장 흔한 수법으로는 믿을만한 수사기관이나 국세청, 또는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하는 경우다. 최근에는 오히려 예전으로 돌아가 "가족을 납치했다"고 공갈 협박을 하며 금전을 요구하거나 '고액알바' 광고를 게재한 후 이를 보고 연락한 사람들을 상대로 교묘히 금전을 요구하는 수법까지 그 지능은 따라가기 조차 힘든 지경이다.작년 한 해 동안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이 무려 2천400여억원에 이르며 피해자 수는 5만7천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를 환산해 보면 매주 50억원 가량이 보이스피싱 범인에게 넘어갔고 그 피해자는 매주 1천여명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그렇다면 그토록 시간과 경비를 들여가며 보이스피싱 피해사례와 예방법에 대하여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줄지 않는 이유는 뭘까?우선 우리들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원칙에 입각하기보다 편법을 먼저 생각하며 진정한 확인이 필요한 시점에서도 단순히 믿어버리는 경향이 심하다. 일례로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대부분 나이가 많고 귀가 어두운 노인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피해자들 중에는 20~30대의 젊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지난 5월 태국주재 대한민국 대사관에서는 작년 한 해 태국에서 선교활동을 하셨던 분들과 일반교민, 주재원분들의 보이스피싱 피해사례를 소개하고 예방법과 피해 발생 시 대처요령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 이렇듯 보이스피싱 대상은 내국인은 물론, 해외에 나가 있는 교민들에게까지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시도하고 있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더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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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노인에게 '사회활동(노인일자리)'은 최고의 묘약이다 지면기사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1% 이상 되는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게 됨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효과적인 노인복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최근 통계, 2016 고령자 통계 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절반은 별다른 노후 준비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자녀 뒷바라지 등으로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2015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크게 늘어 49.6%로 가장 높다. 이는 OECD 평균 12.4%의 4배에 달한다.우리나라 노인 60% 이상은 퇴직 후에도 계속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이 일하려는 목적은 생활비 보탬(58.0%), 일하는 즐거움(34.9%) 순으로 조사됐고 노인의 자살원인은 가난과 질병 그리고 소외감과 고독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경제적 빈곤으로 노후 여가활동은 고사하고 생존권마저 위협을 받게 되는 셈이다.고령노인의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박탈감 해소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대책은 노인이 직접 사회활동(노인일자리)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경제활동을 희망하는 건강한 노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열심히 일하며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경기도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1천250만 도민 중 10.76%(2016년 10월말 기준)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과제다. 이에 경기도는 노인의 사회활동(노인일자리) 지원을 위해 다음과 같은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첫째, 정부지원 중심의 공공형 노인일자리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내 12개 민간기업과 노인인력 채용 업무협약을 맺고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민간분야 노인일자리 510여 개를 발굴,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 흐름을 반영한 노인일자리를 신규로 발굴해 보급하고 있다. 둘째,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시장의 규모증가에 대비해 시니어 반려동물 돌보미(펫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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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학생 참여형 수업이 준 교육현장의 행복한 변화 지면기사
교육 현장을 지키며 항상 느끼는 생각은 '많이 아는 교육'에서 배움을 즐기는 '행복 교육'으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추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깊이 있는 학습과 배움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학생 참여형 수업과 학생 성장 중심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를 강조하는 데 이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죤 듀이(Jhon Dewey)는 교육이란 경험의 끝없는 개조이며, 미숙한 경험을 지적인 기술과 습관을 갖춘 경험으로 발전시키고 학생들을 참여시켜 창조력을 발휘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학교 교육의 기초는 아동의 경험이고 활동이며 교육과정이란 학교활동에 포함되는 학습자의 모든 경험으로 볼 수 있다. 요즘 학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방면의 체험활동은 곧 경험이며 삶에 있어서 좋은 자양분이 된다. 몇 년 전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12년 학교생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을 조사하였다. 학생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학습활동에 직접 참여했던 수업과 학습 결과물에 대한 선생님의 칭찬을 기억한다"고 답했다. 필자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도 마찬가지이다. 삼회장저고리의 깃과 고름·끝동·곁마기에 고운 색종이를 오려 붙여 만들었던 가정 시간, 현미경으로 양파의 세포를 보고 그렸던 과학 시간, 모둠원끼리 표현 무용을 꾸미고 발표했던 체육 시간 등이 기억나며 담당 선생님 얼굴도 또렷이 떠오른다. 이렇듯 학생 참여형 수업은 학교 현장에 즐거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첫째는 교사들의 변화이다. 학생중심 수업 실천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수업의 시작과 끝을 안내하고, 생각을 끌어내는 질문을 하며 정보를 지원하거나 사고 촉진을 돕는 역할을 하며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돕는 과정 중심 평가를 하고 있다. 수업에서 학생들의 '진정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단순 동기유발, 단답형 질문과는 다른 핵심질문을 하기 위해 고민한다. 이를 통해 학습공동체의 교직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둘째는 학생들의 변화이다. 조용한 교실에서 밝고 활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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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제4차 산업시대, 우리는 어떻게 앞서 나갈 것인가? 지면기사
우리는 지속가능한 정보기술의글로벌 네트워크 중심축 돼야ICT중심 미래상 구현에 필요한복합융합기술과 인프라 구축 집중정부는 규제완화·지원체계 구축등국가경쟁력 강화위한 역할 해줘야인류의 발전은 농경사회, 산업사회, 그리고 정보사회로 기술진보에 의한 것이었으며, 미래 또한 기술의 진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제4차 산업혁명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IT의 진화와 인공지능, AI 등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가 펼쳐지고 있고, 대한민국은 최고수준의 IT기술력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진두지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얼마 전 회사 내에서 SMART WORK 교육을 받으며 대한민국의 IT강국은 옛 말이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중국은 짝퉁이라는 말은 흘러간 과거이며 현재는 드론과 IT 등의 성장동력에서는 중국이 우리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는 내용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자원이 풍부한 미국의 대형 IT기업들은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인텔, 아마존, 마이크로 소프트 6곳에 달하고 있고, 이들이 진행한 인수합병이나 스마트업 투자는 역대 최고일 것이다.제4차 산업인 IT산업은 더욱더 번창할 것이고 인공지능과 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 즉 코딩이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다. 코딩이란 간단히 말해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코딩은 인간과 로봇을 연결해주는 언어로 미래의 생활과 기술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아이들은 이를 통한 논리적 사고는 물론 문제 해결 능력, 창의력까지 키울 수 있다. 영국 정부는 발 빠르게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 2014년을 '코딩의 해'로 정하고 코딩 교육 연수를 대대적으로 실시하였고, 코딩을 정규과목으로도 채택해 만 5세부터 만 16세 고등학생까지 모두 배우도록 하고 있다. 대학의 경우,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같은 명문대를 중심으로 컴퓨터 공학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졸업 후 AI 창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들 투자의 공통점은 드론,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AR(Aug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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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인천 만석동 특색 살린 관광정책 세워야 지면기사
인천 동구 만석동(괭이부리)에서는 10여년전 주꾸미 축제가 있었다. 여러 도시에서 주꾸미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을 모방해 동구청의 후원으로 열린 만석동 주꾸미 축제였다. 만석동하고는 조금도 연관성이 없는 주꾸미를 만석동을 대표하는 것처럼 메인 이름으로 내세워 만석동 주꾸미 축제를 거행했으나 주민들로부터 관심받지 못한 축제였다.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3회까지 열린 후 폐지된 주꾸미 축제는 예산만 낭비한 사례였다. 얼마전에는 주민들의 생활모습을 살펴보고 체험하는 관광객 모집 계획도 있었으나 우리가 동물원 원숭이냐며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있자 흐지부지된 일도 있었다. 이번에는 만석동에 청사초롱 벽화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마을 담벼락에 청사초롱 벽화를 그리고 한옥 풍의 외벽도 꾸민다는 것이다. 옛 주막촌도 조성해 술 마시는 시음장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에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다른 도시에서도 벽화 마을 조성에 찬성하고 나섰던 주민들이 찾아드는 몰지각한 관광객들로 인해 조용하던 마을이 시끄럽고 쓰레기가 늘어나면서 마을의 꼴도 더러워지자 후회하는 마을주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알고 있는 만석동 주민들도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다. 만석동 고유의 정서를 해치는 술 부대들이 수시로 찾아와 술타령이나 할 장소가 되니 주막촌 계획도 반갑지 않다는 지적이다. 본인도 만석동 토박이로 주민들과 생각이 같다. 역사, 문화, 체육분야에서 인천을 대표하는 마을로 자랑스러워하는 주민들인데 만석동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는 청사초롱 조성계획은 무의미한 일이다. 청사초롱 계획을 내놓았으면 예산도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만석동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면 주민들이 반대하는 일보다 만석동의 자긍심으로 주민들이 자랑스러워하고 잘 알고 있는 내용이 국내외로 알려져 수준있는 관광객들이 만석동을 관광코스로 잡을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틀어 줄 것을 주문하면서 몇가지 제언을 하겠다. 첫째, 주거생활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석동에는 민속학적 소재가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의 증조부가 서해용왕의 딸과 혼인했다는 서해용궁과 가까이 마주하고 있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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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정부 3.0과 미디어 리터러시 3.0 지면기사
중학생들에 미디어전문가 꿈·희망 심어주고 싶어드론촬영 교육·남동체육관 전용공간 마련 성공이맘 때면 공공기관들이 분주하다. 경영실적을 보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내년 봄 경영평가를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성과급의 크기가 달라진다. 꼭 돈의 문제만은 아니다. 존재감과 자존심이 걸려있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속해 있는 시청자미디어재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기관으로 출범했고, 올해 2월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됐다. 경영평가란 걸 처음 받는다. 열정이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모든 게 낯설고 어렵다. 이런저런 평가지표와 용어들은 어지럽다.그중에서도 특히 '정부 3.0'은 아주 난해한 녀석이다. 담장을 허물고,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 소통·협력하면서, 국민 개개인이 실감할 수 있는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쯤은 안다. 문제는 국민들이 미디어를 잘 이해하고, 잘 활용하며, 자신의 시각과 목소리를 오롯이 담은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는 내가 그것을 과연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굳이 경영평가가 아니더라도 '언론'과 '방송'이 삶의 대부분이었던 나로선 진작에 곰곰 생각해 봤어야 할 일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올 한해 추진했던 여러 사업 가운데 몇몇에서 의미 있는 답을 찾을 수 있겠다 싶다.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재작년 개관과 함께 '시청자교양아카데미'를 선보였다. 방송제작에 참여하는 유명인사들을 직접 만날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였다. 인문학콘서트 형식이었는데 '방송의 사각지대' 인천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에게 그런 식으로라도 방송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정관용 교수, 이영돈 PD, 이정민 아나운서, 진모영 감독, 이욱정 PD, 김학순 감독 등 많은 분이 방송과 영상과 새로운 미디어테크놀로지에 대해 다양한 주제로 강연했다.올해는 대상을 학생으로, 현장을 학교로 옮겼다. 자유학기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해주고 싶었다. 미디어전문가로의 꿈을 키우는 계기도 마련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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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체계 일원화해야 지면기사
세월호 참사가 2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참사 이후 범국민적 관심과 정부의 의지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을 모색해 왔으며, 그러한 노력으로 '여객 및 화물 겸용 여객선'을 최대 선령이 25년으로 단축됐고, 선사와 여객에 대한 관리·감독 등을 강화했다.특히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으로 이원화돼있던 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국민안전처 출범과 함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소속을 변경해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했다. 여객선의 운항 관리를 담당하는 운항관리센터를 선사단체인 해운조합에서 해양수산부 산하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 변경함으로써 감독기관 일원화와 독립성을 강화했다.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제도상에 허점은 남아있다. 인천 연안의 경우 기상악화와 짙은 안개 등으로 연간 최대 65일 결항돼 도서를 오가는 주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묶어 놓는다. 물론, 출항통제기준에 따른 여객선 통제가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출항통제까지 절차가 이원화돼 있다는 것이다. '해사안전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여객선의 출항통제권자는 해양경비안전서장이다. 그러나 여객선 출항통제 절차에 의하면 해양수산부 산하 선박안전기술공단 운항관리센터에서 기상상황을 종합 분석하여 출항통제권자인 해양경비안전서장에게 보고하고, 출항통제권자는 해상상태 및 센터의 보고 등을 검토해 통제하게 된다. 즉, 기상여건 분석은 해양수산부가 하고 출항통제는 해양경비안전본부가 하는 이원화된 구조다.이러한 이원화된 감독(통제)구조는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책임 있는 행정 처리에 어려움을 줄 뿐만 아니라 일관성 있고 통합적인 정책수립에 지장을 초래한다. 각종 상황 발생 시 유연하고 신속한 상황대처에 한계점을 노출한다.실례로 옹진군의 경우, 항로에 짙은 안개 시 원격도서 항로는 정상 운항하나 근해도서 항로를 통제시키는 경우가 있으며, 같은 원격도서이나 연평항로는 운항하고 백령항로를 통제시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는 운항관리센터에서 기상분석 시 기상전문가 부재와 이원화된 구조로 인한 결과가 아닌지 의심스러우며, 항로에 짙은 안개로 장기간 출항통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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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불착여풍: 집착하지 않음이 바람과 같다 지면기사
불교에서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을 4대(四大)라 하여 만물을 생성하는 근본으로 보았다. 생명을 이루는 4가지 요소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이 넷이 생명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원동력이지만, 바로 그 때문에 고통의 근본 원인도 된다. 나무 한 그루를 보면 땅도 필요하고 수분도 필요하고 태양에너지도 필요하고 공기도 필요하다. 이렇게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집착이 따르게 된다. 나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땅에 집착하고, 물에 집착하고, 태양 빛에 집착하고, 공기에 집착한다. 그 결과 나무는 땅이 없으면 살 곳이 없어 죽을 것 같고, 물이 없으면 말라죽을 것 같고, 빛이 없으면 추워죽을 것 같고, 공기가 없으면 숨 막혀 죽을 것 같게 되는 것이다. 육체는 흙으로, 각종 액체는 물로, 열기는 화로, 숨은 바람으로 보면 사람도 마찬가지다. 육체가 없어지거나 체내 수분이 없게 되거나 일정한 체온을 유지 못하거나 숨을 쉬지 못하면 사람은 죽는다. 이렇게 보면 나를 살리고 있는 것이 결국 나를 고통으로 이끄는 장본인이다. 그런데 무량수경에서는 인간 생명의 근본이 고통의 근본으로서만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해준다. 인욕(忍辱)은 일체를 평등하게 받아들이는 땅이 제일이고, 청정(淸淨)은 때를 씻어주는 물이 제일이고, 지혜는 온갖 번뇌를 태우는 불이 제일이고, 집착하지 않아 걸림이 없음은 바람이 제일이다. 생명의 근본과 고통의 원인, 해탈의 방법이 모두 한 자리에 있으니 잘 보라는 뜻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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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우리 대학들이 상아탑의 기능을 회복하길 바라며' 지면기사
세계 유수기업들의 인문학도들창의력으로 엄청난 성과에 자극국내 기업도 인문학적 교양 갖춘신입사원 채용하려는 노력 보여더 늦기전 다양한 인재 육성하는기반 조성에 대학들 매진해야한 해를 보내며 자주 쓰는 단어이지만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어울리는 2016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여러 가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고, 지난 7일 2017학년도 수능 성적이 발표됐다. 수능일 당시 학생들의 반응을 통해 이른바 '불수능'이라는 예측이 나왔고, 특히 상위권의 변별력이 강화됐다고 한다.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한 학생들은 일찌감치 내년도 수능 준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매년 반복되는 수험생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생각하며 우리의 대학이 처한 현실을 되돌아보았다.흔히 대학을 상아탑으로 표현하고 있다. 상아가 코끼리의 엄니이고 고가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상아탑은 귀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 상아탑이라는 표현은 사실 아카데미즘이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는 점을 비꼬는 경향이 강한 표현이기도 하다. 이 상아탑(象牙塔)의 어원은 프랑스의 평론가 생트 뵈브(Sainte Beuve)가 세속적인 생활에 관심을 두지 않고 고고한 예술지상주의 입장을 취한 19세기의 프랑스 문인 알프레드 드 비니(Alfred de Vigny)를 평가한 말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상아탑의 의미가 현대에 와서 긍정적으로 변용되었지만, 이른바 대학을 상아탑이라고 일컬을 때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현실의 맥락과 다름'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것이다. 현실 이상의 중요한 가치들을 가르치고 연구하거나, 현실에 쓸모없는 것들을 가르치고 연구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 사회는 대학과 사회, 엄밀하게 말해 이상과 현실 사회의 괴리를 용인하기 어려운 상황에 돌입하게 되었다.특히 전통적인 인문학 분야인 이른바 문사철(文史哲)은 취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학문으로 취급받게 되었고, 많은 학과가 비자발적으로 융합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졸업생의 취업률을 통해 학문의 가치를 평가받는 시대가 되었다. 오늘날 한국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