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오늘의 창] 민영이를 위해
    오늘의 창

    [오늘의 창] 민영이를 위해 지면기사

    어젯(10일)밤, 초조한 마음으로 TV 앞을 서성였다.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화성입양아동학대사건, 이른바 '민영이사건'을 방송하기로 해서다. 이미 2개월 넘게 취재하고 있던 터라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방송 내내 리모컨을 꽉 쥐고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사람들이 민영이 사건에 다시 관심을 가졌을까 궁금해 포털사이트도 들어갔다. 이제 우리가 무엇을 더 해야 할까 머릿속이 복잡했다.지난 5월 초 사건이 발생한 직후, 언론의 관심은 반짝했다. 사건의 형태가 정인이 사건과 매우 닮아있어서다. 하지만 수사를 맡은 경찰은 언론에 입을 꾹 다문 채 사건의 중요한 정보도 확인해주지 않았고 입양기관 등 민영이 사정을 알만한 이들도 숨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자 결국 관심도 사라졌다.민영이 사건을 취재하는 일은 그래서 외로웠다. 취재할수록 고민도 깊어졌다. 워낙 외부활동이 적었던 아이여서 학대를 증언하거나 아이에 대해 말해 줄 사람을 찾는 일이 무척 힘들었다. 증언해줄 만한 사람을 찾아 전화하고 찾아가 설득하는 일을 반복했다. 그렇게 어렵사리 모은 '사실'을 손에 쥐고도 우리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과연 우리가 확인한 사실(fact)이 민영이 사건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일까, 사건과 무관하게 자극적인 보도가 되진 않을까, 고민을 거듭했다.민영이 사건이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질수록 마음이 괴로웠다. 사건의 불씨가 꺼질까 노심초사하는 와중에 방송국의 시사프로그램들에서 연락이 왔다. 꼭 방송해야 한다는 약속을 다짐받으며 우리가 취재한 정보를 공유했다. 정인이 사건을 알린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와도 끊임없이 소통했고 엄마들이 민영이의 든든한 동아줄이 돼 주었다. 천신만고 끝의 일이다.그렇게 매일 난관에 부딪혔다. 그래도 안간힘을 쓰며 여기까지 온 것은 민영이 때문이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했다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우리는 말해주어야 한다. 우리의 목소리가 민영이에게 닿을 수 있다면 부디 툭툭 털고 일어나 너의 삶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해야 한다. /공지영 사회부 차장 jyg@kyeongin.com공지영 사회부 차장

  • 사설

    [사설] 인천시는 '일꾼교회' 존치 요구에 응답해야 지면기사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교회')의 존치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인천도시산선은 '화수화평구역 주택재개발 도시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철거 위기에 처했다. 이곳 정비사업은 화평동 1-1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40층 규모의 아파트 2천986가구를 짓는 재개발 사업이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인천도시산선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고려하여 존치를 요구했지만 도시계획위원회는 표지석 설치를 조건으로 철거를 승인했다. 이에 인천시민단체들은 인천시에 인가 고시를 연기하고 철거 결정 재심의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 범시민 서명운동과 항의농성을 이어가고 있다.인천도시산선은 한국의 산업화와 노동운동사의 중요한 사적이다. 1962년 미국 선교사 조지 오글(G. Ogle) 목사가 동구 화수동의 초가집을 매입하여 설립한 이래, 노동자 권리의식과 인권 제고, 1970년대 노동조합 결성, 군사독재 정부에 희생된 인민혁명당 사건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오글 목사는 1975년 '인혁당재건위' 사건의 진실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미국으로 추방되는 등 민주화 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대한민국 인권상'을 받은 인물이다.인천도시산선은 극렬한 노조파괴공작을 극복한 한국 민주노조 운동의 상징이다. 1978년 쟁의 중인 동일방직 노조 조합원들에게 노조반대파가 인분을 뿌린 '동일방직 사건' 당시 여성노동자들의 피난처 역할을 했던 곳이다. 2007년 정부는 동일방직에 위장 취업해 노동운동을 이끌어온 조화순 목사에게 대한민국 인권상의 최고 영예인 국민 훈장을 수여했다. 조 목사가 도시산업선교회에서 1966년부터 20여년간 활동하면서 노동인권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도시개발사업에서 산업유산이나 건축유산을 보존 활용함으로써 장소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 일반적 추세이다. 일꾼교회는 한국 민주화에 기여한 조지 오글 목사, 조화순 목사와 김근태 전 의원을 비롯한 수많은 노동운동가들과 민주화 인사를 배출한 민주주의의 산실이자 민주노조 운동의 역사적 현장이었다. 인천시를 넘어

  • 사설

    [사설] 유감스러운 이건희 미술관 서울 선정 지면기사

    이른바 '이건희 미술관'의 입지가 결국 서울로 결정이 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을 발표하면서 이건희 미술관의 최종 후보지로 서울 용산과 송현동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 측이 문화재와 미술품 총 2만3천181점을 기증한 이후, 문체부가 별도 전담팀과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위원회)'를 운영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섰던 전국의 지자체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수원시와 용인시, 과천시, 오산시 등이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7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없는 인천 역시 2025년 개관 예정인 '인천뮤지엄파크' 민간 투자 부지에 이건희 미술관을 건립하는 방안을 문체부에 제안한 바 있다. 전국적으로는 유치경쟁에 뛰어든 자치단체가 수십곳이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사실 어느 곳이 선정되든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문체부의 결정엔 아쉬운 부분이 많다.문체부는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기반시설을 갖춘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인근에 위치해 연관 분야와의 활발한 교류, 협력,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서울의 두 지역을 최종 후보지로 꼽았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의 경험,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취지인 듯하다. 물론 미술품의 연구·보존·관리에 가장 효율적인 방안일 수 있다. 이 논리대로라면 서울로의 문화집중현상은 더욱 가속화 할 수밖에 없다. 문화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고 해서 국립 문화시설 입지로서의 우선권을 부여받는 게 당연하다면 문화 분권은 요원할 뿐이다.그러잖아도 서울 일극주의가 가장 팽배해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문화예술분야다. 공청회나 토론회 한번 없이 후보지를 결정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여러모로 지역에 대한 배려나 문화 형평성 차원에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지 않는다. 문체부도 지자체의 불만을 의식해서인지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국립문화시설

  • [참성단] 김정은 신변이상설
    참성단

    [참성단] 김정은 신변이상설 지면기사

    1986년 11월 어느 날 휴전선 비무장지대가 이상하게 조용했다. 체제 우월성과 대남 비방을 쉴새 없이 쏟아내던 북한군 확성기가 잠잠하더니 장송곡이 울려 퍼졌다. 전방 북한군 영내에 일제히 반기(조기)가 올랐다는 목격담이 돌았다. 김일성 주석 사망설은 급속하게 번졌고, 신문은 호외를 발행했다.보도에 따르면 김 주석은 열차를 타고 가다 총격을 받았다. 군부 중심의 심각한 권력투쟁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군부 쿠데타로 변란이 일어났고, 암살 주범은 중국으로 도주해 각국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소환되고 있다는 설이 돌았다.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 남북 관계에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전쟁설이 제기됐다. 남한은 물론 일본과 서방세계를 놀라게 한 사망설은 오래가지 않았다. 망자(亡者)가 몽골 사절단을 맞으려 대중이 운집한 평양공항에 모습을 드러내면서다. 김 주석은 1994년 7월 공식 사망했다. 사인은 심장마비. 당시에도 호외가 발행됐고, 피살설 등 추측이 난무했으나 사실무근이었다.지난 7일 증권가에선 김정은이 '뇌출혈로 열흘째 의식 불명에 빠졌고' '수술 후 사망했으며' '평양이 봉쇄됐다'는 사설 정보지(지라시)가 퍼졌다. 일부 매체는 익명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서 쿠데타 조짐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국정원은 곧바로 근거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지난달 말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정상적으로 통치 활동을 한다고 부연했다.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를 맞아 노동당 간부들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북한 매체가 8일 보도했다. 증권가에 돌았던 '김정은이 뇌출혈로 의식 불명에 빠지고 수술 후 사망했다'는 내용은 낭설이 됐다.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 이상은 중대 사안이다. 한반도는 물론 국제정세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친다. 김일성 부자에 김정은 위원장까지, 건강 이상과 군부 반란설이 대를 잇는다. 죄다 허무맹랑한 헛소리로 판명되지만 그때마다 증시가 요동치는 등 소동이 반복된다.정보가 넘쳐나고 위성으로 차량 번호를 감지하는 세상인데도 북한 사정엔 더듬이 신세다. 수십 년이 지났어도

  • [풍경이 있는 에세이] 단골집과 맛집
    칼럼

    [풍경이 있는 에세이] 단골집과 맛집 지면기사

    인터넷·방송 안 탔던 나의 단골집이젠 알려졌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맛있는 걸 먹을 수 있게돼 괜찮다다만 사장님이 지치지않길 바랄뿐손맛 처음보는 외지인도 행복하길나만 알고 아껴두고 싶은 단골집이 TV에 나와버렸다. 단골들이 가도 사장님이 너무 바빠서 인사를 못 할 정도로 손님이 밀려들고 있다고 했다. 오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문을 두드려대고, 전화통에 불이 나고, 임시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하는 상황이라니! 고사 끝에 방송 출연을 수락한 사장님은 방송 나가기 전날 링거주사를 맞고 나름의 준비를 했지만 역대 최고 매출을 찍을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며칠 만에 짬이 조금 난다는 사장님과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는 동안에도 지나가는 사람마다 "방송 잘 봤다"며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방송의 힘이 이 정도였나 싶을 정도였다.사장님이 "단골손님들이 가족 같고, 가족 같은 분들과 잘 지내는 것이 보람"이라고 말씀하셨다는데, 그 멘트는 편집되었단다. 방송작가 입장에서는 진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단골손님 중의 한 명인 나로서는 꽤 소중한 말이었다. 방송 대신 육성으로 직접 들어서 더 그랬다. 다만 방송 직후부터 발 빠르게 전국 각지에서 찾아왔다는 외지 손님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나 역시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머쓱해졌다.며칠 전 의정부에서는 내가 바로 단골집 같은 유명 맛집에 줄 서 있는 외지인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광화문 서점에서 파는 유명한 약과라고 했다. 서점에서 책보다 약과가 더 잘 팔린다는 말을 듣고 희한하다고 생각했는데, 인스타에서 #파지약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동생이 꽂힌 거다.의정부라니, 아무리 약과가 맛있다고 해도 그 먼 곳을 처음부터 갈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약과를 구할 방법이 없었다. 픽업, 인스타 디엠, 전화, 문자 주문 모두 마감이었다. 택배 주문 역시 마감된 지 오래라 두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동생이 꼭 먹어보고 싶다고, 가보자는 말에 그냥 그러기로 했다. 내심 그 유명한 약과를 먹어보고 싶은 마음 반,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의정부에

  • [춘추칼럼] 콩국수를 먹으며 생각한 것들
    칼럼

    [춘추칼럼] 콩국수를 먹으며 생각한 것들 지면기사

    한가지 음식 만들려면 많은 과정·정성 필요빈곤 시달리던 때와 달리 요즘 먹거리 풍부생활방식도 빨라져 패스트푸드 자주 애용삶은 더 조악해지고 미각 즐거움 잃게될 듯무더위로 입맛을 잃는 여름철 한 끼 음식으로 콩국수 만한 게 없다. 콩국수는 봄가을에도 먹을 수 있지만 여름 콩국수만큼 그 진한 풍미를 느끼기는 어렵다. 콩국수 만드는 법은 단순하다. 백태콩을 찬물에 불려 한소끔 끓인 뒤 믹서에 간 콩국물에 국수를 말고, 채 썬 오이와 볶은 통깨, 삶은 달걀 반쪽을 갈라 고명으로 얹는다. 오이나 통깨가 없다면 열무김치를 얹어 먹어도 그 조합이 나쁘지 않다. 얼음을 띄워 차가워진 콩국수 한 그릇을 먹고 나면 더위쯤은 거뜬하게 견딜 수 있다.누구도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사람은 식물같이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영양소를 만들어낼 수 없는 탓에 생명 유지를 위해 외부 물질을 몸 안에 들여야 하는 까닭이다. 무언가를 먹는 것은 제 몸의 바깥에서 구한 물질을 몸 안으로 들여 몸의 일부로 바꾸는 일이다. 부자이건 가난한 사람이건 제 몸 안에 들인 음식으로 제 몸을 만드는 존재라는 점에서 사람은 평등하다. 음식은 생명 유지의 바탕이고, 건강과 삶의 질을 만드는 필요조건이라는 한에서 이것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넓고 크다."배추는 굵은 소금으로 숨을 죽인다/미나리는 뜨거운 국물에 데치고/이월 냉이는 잘 씻어 고추장에 무친다/기장멸치는 달달 볶고/도토리묵은 푹 쑤고/갈빗살은 살짝 구워내고/아가미 젓갈은 굴속에서 곰삭힌다/세발낙지는 한손으로 주욱 훑고//안치고, 뜸들이고, 묵히고, 한소끔 끓이고/익히고, 삶고, 찌고, 다듬고, 다지고, 버무리고/비비고, 푹 고고, 빻고, 찧고, 잘게 찢고/썰고, 까고, 갈고, 짜고, 까불고, 우려내고, 덖고/빚고, 졸이고, 뜨고, 뽑고, 어르고/담그고, 묻고, 말리고, 쟁여놓고, 응달에 널고/얼렸다 녹이고 녹였다가 얼리고//쑥 뽑아 든 무는 무청부터 날로 베어 먹고/그물에 걸려 올라온 꽃게는 반을 뚝 갈라 날로 후루룩/알이 잔뜩 밴 도루묵찌개는 큰 알부터 골라먹고/이른 봄

  • [기고] 전 국민 주거권 실현과 '기본주택'
    칼럼

    [기고] 전 국민 주거권 실현과 '기본주택' 지면기사

    척박한 주거현실 극복위한 대안분양형, 토지는 임대 건물만 분양엄청난 대출없이 내집 마련임대형, 핵심지역 공급 질 높여기존 공공임대 부정적 인식 불식의식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주(住)'다. 주거가 불안하면 인간다운 삶은 불가능하다. 그렇다. 주거권은 모두가 누려야 하는 기본권에 속한다. 공정한 경쟁은 주거안정이 전제되어 있어야 가능하다.그런데 어찌해서 선진국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주거 현실은 이렇게 척박하기만 할까?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저소득층(약 800만 가구)에서 집이 아닌 쪽방,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에 거주하는 가구 비율이 무려 57만(2006년엔 9만8천가구)이나 되는 것으로 나온다. 이들에게 '기회 균등'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전개된 196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불로소득을 노리는 주택투기는 우리 사회를 말할 수 없이 괴롭혀 왔다.그러면서 형성된 특징은 세 가지다.첫 번째는 자가보유의 장벽이 높다는 것, 즉 주택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2020년 현재 서울의 연 소득 대비 집값은 12배로 나타났는데, 이는 서울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중간 가격의 주택을 매입하려면 12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두 번째는 선진국과 비교해서 공공임대주택의 양과 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무주택자를 위한 30년 이상 장기공공임대주택 비율은 2019년 현재 전체 주택의 4.3%에 불과하고 위치도 도심지와 멀리 떨어져 있으며 질마저 떨어진다.세 번째는 민간 임대시장에서 집주인의 힘이 압도적으로 세다는 것이다.이런 척박한 주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나온 대안이 바로 기본주택이다. 기본주택은 분양형과 임대형으로 나뉘는데, 분양형은 기존 분양주택의 대안으로, 임대형은 기존 공공임대주택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기본주택은 말 그대로 국민의 주거권을 기본권으로 접근하여 구현하려는 전략이다.먼저 '분양형'을 살펴보자. 분양형 기본주택의 목표는 분양주택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자는 것에 있다. 집값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땅은

  • [열린글밭] 인천공항공사에 바란다
    칼럼

    [열린글밭] 인천공항공사에 바란다 지면기사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된 이후 외교부가 발령했던 특별여행주의보가 드디어 내달 중 풀릴 것으로 보인다. 모든 사람이 기다리던 격리 없는 해외여행 시대가 곧 다가올 전망이다. 여행에 대한 욕구를 대신해 전 세계적으로 전자제품 판매가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무착륙 여행 상품이나 랜선 여행 등도 늘어났다.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은 전 세계인들에게 나타나고 있다.이제 조만간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대한민국은 어떤 준비가 되어 있는가? 관광 대한민국으로 발돋움할 준비가 잘 되어 있는지 점검이 시급한 시점이다.우선 대한민국의 관문이며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 경쟁 선상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개항 20주년을 맞이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4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항전문기업으로 비상하기 위한 일환으로 4단계 건설 및 해외사업, 주변지역 개발을 위해 약 3천300억원의 해외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올해 취임한 김경욱 사장도 과거 불통의 이미지를 벗고 소통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여 보는 이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런 가운데 최근 전임 사장 시절의 입찰 절차 및 가격이 문제점으로 부각되어 감사원의 공익감사까지 받게 된 것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공정과 상생'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 작년도 소위 '인국공'의 노노 갈등에 이어 공항 면세점들 간에도 형평성 갈등이 일더니, 이제는 스카이72를 두고 공사와 기존 사업자 외에 공모에 참여했던 사업자들 간 갈등과 소송전도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관문을 책임지는 공사가 본연의 공항 경쟁력 강화에 힘쓰지 못하고, 불공정의 상징이 되어가고, 조직 안팎으로는 갈등만 커 보이니 안타까운 마음까지 든다.한편으로는 공사가 구조적으로 이러한 갈등 해결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원칙 없이 정규직화를 추진하다 국민적인 비난을 받기도 한 반면, 때로는 원칙을 지킨다며 협력사에는 생명과도 같은 단전·단수를 단행하기도 해 법원의 중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공정하지 못한 주먹구구식 대

  • 미스터 달팽이 2021년 7월 8일자(이공명)
    만화

    미스터 달팽이 2021년 7월 8일자(이공명) 지면기사

  • 사설

    [사설] 과감한 선제 조치로 4차 대유행 막아야 지면기사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1천2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로,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하루 1천명을 넘어선 경기·인천·서울 등 수도권 지역이 특히 심각하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20·30대에서도 확산 추세가 가파르다. 정부는 현행 거리두기를 1주일 연기하고 상황에 따라 단계 상향도 검토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방역 강화를 지시하고 방역 수칙을 위반할 경우 무관용 원칙을 강력하게 적용하라고 강조했다. 지자체가 상황 변화에 따라 자체적으로 방역기준을 강화하는 등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정부 방침에 따라 수도권은 4인 이상 모임이 계속 금지되고, 음식점 등 다중이용업소의 영업시간도 오후 10시로 제한된다. 8일부터는 수도권에 2단계가 적용돼 6인까지 사적 모임을 허용하고 영업시간도 자정까지 허용하기로 했으나 유예됐다. 상황에 따라 더 강화된 조치가 발령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총력 대응으로 재확산을 막는다는 구상이다. 수도권에서의 코로나 감염이 20·30대에서 급증하는 만큼 이들의 예방적 진단검사를 강력 권고하기로 했다. 이스라엘과의 백신 스와프로 확보한 백신 물량을 서울과 경기에 집중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하지만 코로나 재확산 추세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백신 물량이 충분치 않아 접종률이 정체 상태인 것도 걱정이다. 직장과 학교, 백화점 등 일상 공간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데다 전파력이 센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백신 접종을 과신해 정책적 실착을 했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 4월 이후 대유행 조짐이 여전한데도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면서 방역의식이 느슨해지는 등 잘못된 메시지를 줬다는 거다.8일부터는 방역수칙을 한 차례라도 위반한 시설이나 업체는 10일간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현 단계를 유지하면서 강력한 법 집행과 생활 방역으로 대유행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방역 전문가들은 대유행을 막을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4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