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경제전망대] 인간은 합리적인가?
    칼럼

    [경제전망대] 인간은 합리적인가? 지면기사

    근대경제학 개개인 이익 극대화 의미그러나 행동경제학은 합리성 비판서로 이익인데도 수용을 거부하 듯합리적 정책추진도 결과예측 상반복잡다기 인간 사전적 추론 어려워근대 이후의 경제학은 인간을 합리적인 존재로 간주하고 이론을 발전시켜 왔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말은 개인의 선호가 타인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오로지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자신이 가진 구매력의 범위 내에서 자신의 효용을 최대로 하는 방식으로 소비를 결정하고 생산자는 주어진 비용과 시장수요 하에서 이윤을 최대로 하는 산출량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개인의 효용 및 이윤 극대화 노력은 가격이라는 인센티브의 작동에 의해 수급의 과부족이 없는 균형상태에 이르게 되며 모든 사람들이 만족한다는 것이 근대경제학의 요지이다.그렇다면 과연 인간은 근대경제학이 상정하는 것처럼 합리적인 존재일까? 그런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세일기간에 평소 갖고 싶은 물건을 사거나 흉작으로 가격이 오른 배추를 대신하여 무로 김치를 담그는 것은 분명 합리적인 결정이다. 반면 당첨 기대금액이 지불액보다 낮은 복권을 사거나 필요하지도 않은 비싼 물건을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사는 행위는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최근에는 경제학 내부에서도 인간의 합리성을 비판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행동경제학이라고 한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엘 카너만 교수가 대표적인 행동경제학자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의 합리성 전제를 비판하는 많은 사례와 실험을 제시하였는데 그중 하나를 살펴보자. A에게 100만원을 주고 이 중 얼마를 마음대로 B에게 나누어주되 만일 B가 수취를 거부할 경우 A와 B는 모두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실험이다. B가 합리적이라면 얼마를 받더라도 한 푼도 받지 않는 것보다는 효용이 높으므로 수취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A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B가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거부할 이유가 없음을 알고 있고 자신은 많이 가질수록 이익이므로 최소단위인 1만원

  • [데스크칼럼] 고깃집이 망한 이유
    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 고깃집이 망한 이유 지면기사

    대학선배가 퇴사후 경험없이 고깃집을 냈다문제는 신선도 외면 팔기 급급 1년만에 폐업인간은 최악타이밍에 어이없는 실수를 한다잘못된 선택 쪽박… 어디서든 일어날수 있어오래전의 일이다. 어느 날 대학 선배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고깃집을 차렸다는 연락을 받았다. 소식을 듣고 찾아간 식당은 고풍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선배는 식당을 운영해본 경험은 없었다. 식당에서 만난 선배는 꼼꼼하게 준비했다며 자신감에 차 있었다. 선배의 전 직장 동료들과 학교 선후배, 일가친척들이 한동안 가게를 찾았다. 식당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개업 이후 지인들이 찾다가 점차 줄어든 시기가 있다. 속된 말로 '개업발'이 떨어진다고 표현한다. 선배의 식당도 그렇게 지인들의 발길이 줄면서 준비한 고기가 냉장고에 쌓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냉동이나 냉장으로 보관한다고 해도 갓 들여온 고기에 비해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선배는 손님이 올 때마다 신선한 고기보다 먼저 들여온 고기를 팔았다. 손님들의 불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손님들의 입맛이 까다롭다는 것을 깨닫는 데 걸린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이쯤 되면 예상했겠지만 결국, 선배는 개업한 지 일 년이 채 못 가 식당을 접었다. 폐업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고기 신선도와 맛이 영향을 미쳤다. '맛있는 음식을 내놓겠다'는 생각보다 '비싸게 들여온 고기를 상하기 전에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있는데 식당이 제대로 운영되길 바라는 것은 무리였다. 선배는 음식재료를 단순히 '재고'로만 생각했다. 식당 운영은 상점처럼 썩지 않는 물건을 놓고 파는 것과는 다르다. 음식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 "식당 운영 경험도 없는 데다 갑자기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신선도를 따질 여유가 있었겠느냐"는 일부 동정론과 격려도 있었지만, 폐업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지인 모임에서 간혹 선배의 고깃집 사연을 꺼내면 "먼저 사놓은 고기를 포기하는 게 당연하다. 조금 손해를 보더

  • [발언대] PM 교통사고예방, 신속보다 안전이 우선
    칼럼

    [발언대] PM 교통사고예방, 신속보다 안전이 우선 지면기사

    최근 새롭게 등장한 개인형 이동장치인 PM(Personal mobility)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PM이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1인용 이동장치로 시속 25㎞ 미만, 총중량 30㎏ 미만인 전동킥보드, 전동이륜평행차 등의 기기를 일컫는다.휴대폰 앱을 통해 간편하게 대여할 수 있고 조작이 어렵지 않아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년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안전모 미착용, 보도 주행 등 안전의식이 결여된 무분별한 이용 증가로 사고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동승자 탑승, 역주행, 안전모 미착용 등 법규를 위반하는 위험천만한 PM 이용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2020년 12월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만 13세 이상이면 운전면허 없이 PM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별다른 처벌 규정이 없었던 상황에서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는 지난 2018년 16건에서 2020년 37건으로 기존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경기북부경찰청 통계자료 기준).경찰은 재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지난 5월1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자전거 도로나 차로 우측을 통행해야 하며, 보도로는 통행할 수 없다. 처벌규정으로는 ▲원동기장치 자전거 이상 면허 미소지 시 범칙금 10만원 ▲음주운전 시 범칙금 10만원 및 측정 불응 시 범칙금 13만원 ▲과로·약물 운전 시 범칙금 10만원 ▲동승자 탑승 시 범칙금 4만원 ▲13세 미만 어린이 사용 시 보호자에게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일산동부경찰서에서는 올해 5~8월까지 100일 동안 PM 도로교통법 개정사항 홍보 및 안전운행을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안전모 미착용, 보도 통행 등 단순 위반행위에 대해 적극 계도에 이어 6월부터는 중앙선 침범, 신호위반 등 고위험 행위에 대한 단속을 병행하고 있다. 법규 위반행위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해 교통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PM 이용자도 개정된 법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고 보행자의 안전까지 생각하는 운행을 하길 바란다./신혜은 일산동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순경신혜은 일산동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순경

  • 미스터 달팽이 2021년 6월 9일자(이공명)
    만화

    미스터 달팽이 2021년 6월 9일자(이공명) 지면기사

  • 사설

    [사설] 부동산 의혹 국회의원 12명 탈당 권유한 민주당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관련 위법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통보받은 소속 의원 12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탈당 권유와 출당을 결정했다. 전날 권익위가 12명의 의원 중 본인 6명과 6명의 배우자 및 가족이 16건의 부동산 거래 및 보유 관련 위법 의혹이 확인됐다고 밝힌데 따른 후속 조치이다.민주당이 권익위의 조사 결과를 신속하게 수용하고 명단을 공개한 것은 국민적 공분을 산 LH투기 사태를 감안한 정치적 결단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LH 사태가 터지자 지난 3월30일 권익위에 당 소속 국회의원 174명과 직계존비속 816명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통상적인 대응으로는 사태를 진정시킬 수 없자, 집권여당의 자진 조사 카드를 꺼낸 것이다.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문제 의원에 대해서는 단호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다.민주당의 명단공개와 탈·출당 조치는 약속을 어길 경우 감당해야 할 정치적 부담이 파국적이라는 위기의식 때문일 것이다. 이로 인한 정치적 피해도 적지 않다. 12명 의원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고, 의혹의 내용은 구체적이다. 당 중진인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시민단체 출신의 윤미향·양이원영 의원,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김주영·김한정·서영석·임종성 의원이 포함돼 당세의 핵심 세대와 직능, 지역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명의신탁, 농지법 위반은 물론 업무상 비밀이용이라는 위법 의혹은 LH 사태 때 주목받은 대표적인 불법 투기 수법들이다.하지만 큰 안목에서 보면 작은 피해를 감수하고 큰 이익을 취하는 사소취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LH 사태와 관련한 자발적 집단조사를 선도하고 그 결과를 수용하는 대국민 약속을 이행한 집권여당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이 보다 따뜻해질 수 있다. 집권세력을 목 졸랐던 내로남불 프레임을 벗는 계기가 된다면 금상첨화다. 국민의힘이 어떻게 할지는 구태여 요구할 필요가 없다. 국민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고 국민의힘도 여론의 눈초리를 비켜갈 수 없을 것이다.민주당 의원 12명은 당의 결단을 깨끗하게 수용해야 한다. 의혹을 이첩받은 정

  • 사설

    [사설] 하남도시공사 사장 인사, 왜 시끄럽나 지면기사

    제3기 신도시인 하남시 교산지구를 관리·운영해야 하는 하남도시공사가 사장 자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땅 투기 의혹이 잇따라 확산하면서 정치권까지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공사 사장 자리에 비전문가 출신이 또다시 내정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김상호 하남시장은 지난 3일 공석인 하남도시공사 사장에 이학수 전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사장을 내정했다.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3인의 후보자 중 이 내정자를 선임한 김 시장은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성 경험과 탄소 중립 실현 등 지속 가능한 도시건설에 이 내정자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역에선 내정된 사장이 도시계획·개발 전문가가 아니라는 지적과 함께 김 시장이 학연을 앞세운 코드인사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도시공사 사장 자리는 제3기 신도시인 교산지구의 현안사항 등 중요한 자리여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이전에도 도시공사 사장이 비전문가로 잇따라 내정되면서 내홍을 겪었다.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 등을 거친 9대 김경수 전 사장을 비롯해 지난 3월 다주택 보유 논란으로 공사 사장에 내정됐다가 자진해서 사퇴한 최수만 전 대전테크노파크 원장까지 모두 비전문가 출신이었다. 또 K-water에서 인사팀장, 인재개발팀장, 감사실장 등 주로 인사·행정 파트에서 근무했던 이 내정자도 도시계획·개발분야의 전문가로 보기 어렵다는 게 지역 내 판단이다.김 시장(연세대 정치외교학과)을 비롯, 최 전 원장(연세대 인문대학 졸), 이 내정자(연세대 행정학과) 모두 연세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문성과 능력이 아닌 학연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의회가 인사청문회 개최를 거부했지만, 시는 오는 17일 이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강행키로 하면서 집행부-의회 간 갈등도 불가피해졌다. 다음 달 1일 이 내정자를 임명하는데 발생할 인사 논란에 대한 면피용이라는 의견도 나온다.하남도시공사는 지난 2019년 10월 교산 신도시 지구 및 공동사업시행자로 지정되는 등 조직체계도 1본부 2실 1단

  • [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6월 9일자] 급했다
    만평

    [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6월 9일자] 급했다 지면기사

  • [참성단] 시간복지(時間福祉)
    참성단

    [참성단] 시간복지(時間福祉) 지면기사

    우리는 시간적 존재다. 백세 상수(上壽)가 현실화한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 시대라 하지만, 백년이라는 긴 세월도 유한한 시간이다. 인생의 순간순간이 황금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 시간은 곧 생명이며 삶이다.올해는 64일의 공휴일이 있다. 주말을 포함하면 휴일이 115일이 된다. 얼핏 휴일이 많아 보이지만 옛날 조상들보다 우리는 더 많이 일하며, 더 바쁘고, 더 여유가 없이 살아간다. 프랑스의 노동사회학자 보방(Vauban)에 따르면, 18세기까지 유럽에서 평민들의 노동시간은 연평균 180일을 넘지 않았다고 한다. 하루 일하고, 하루를 논 셈이다. 지금처럼 휴일을 법제화하고 시간을 국가적으로 관리하지 않았지만 날이 궂거나 덥거나 추우면 일을 할 수 없어 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절대빈곤을 벗어난 사회의 다음 과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복지의 완성이다. 그런데 복지가 꼭 돈을 들이고, 예산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 생활을 보장해주는 복지도 필요하지만, 시간도 복지에 해당한다. 직업을 갖고 생활 전선에 뛰어든 봉급생활자들, 임금노동자들, 학생 등은 특히 시간적 약자들이다. 시간이 없기에 아파도 힘들어도 웬만하면 그냥 참고 산다. 또 좋은 공연, 영화, 경기를 보고 싶어도 시간이 나지 않는다. 휴식시간도 부족한데 언제 이런 문화생활을 누리겠는가.하루에 1시간 주어지는 점심시간도 빠듯하다. 직장 주변이나 구내식당에서 재빨리 식사를 해야 커피라도 한잔 마시고 인터넷으로 뉴스도 보고 잠깐의 토막잠이나 짧은 산책을 할 수가 있다. 그런데 왜 꼭 점심시간이 1시간이어야 하는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30분쯤 더 주어질 수는 없는가. 1시간 30분이면 좀 더 먼 거리의 맛집도 가볼 수 있고, 쪽잠을 자거나 잠시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출퇴근 시간도 그렇다. 미세먼지가 많거나 태풍, 폭설이 예고된 날은 출근 시간을 30분 연장해주고, 문화가 있는 수요일 2시간 일찍 조기 퇴근을 실시한다면 주 52시간이라는 법정 근로시간을 더 유연하게 잘 지킬

  • [수요광장] 6월 9일, 애도와 기억의 시간
    칼럼

    [수요광장] 6월 9일, 애도와 기억의 시간 지면기사

    이한열, 민주항쟁 불꽃 피워올린 날시인 기형도는 1년후 기자로 광주행어머니와 만났으나 묘역 인상만 기록추후 표제작품 '입속의 검은잎' 내놔김숨 'L의 운동화'도… 잊히지 않길연세대학교 정문 앞에는 지난 1987년 6월9일에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한열 열사를 기리는 동판이 하나 새겨져 있다. 2016년 6월9일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제작한 이 동판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바닥에 새겨져 있어서 누구든 걸으면서 바라볼 수 있다. 당시 이 대학 2학년생이었던 이한열은 오후 5시쯤 쓰러졌다. 동판은 이 쓰러짐이 유월민주항쟁의 불꽃을 피워 올렸다고 적고 있다. 오늘, 무심하게 찾아온 6월9일은 이제 그날로부터 34년을 넘어서고 있다. 나는 지금도 그 시절 어디선가 받았을 헝겊 조각 한 장을 간직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그가 쓰러지면서 친구에게 안겨 있는 그 유명한 장면이 판화로 새겨져 있고, '한열이를 살려내라!'라는 문구가 아래쪽에 적혀 있다. 장례식 때 가슴에 달았던 듯하다.시인 기형도는 언론사 기자로 일할 무렵인 1988년 8월 초에 광주 망월동 묘지에 들른다. 그의 산문 '짧은 여행의 기록'은 '1988년 8월2일 저녁 5시부터 8월5일 밤 11시까지 3박 4일간'을 기록한 노트인데 그 끝 무렵에 광주에 간 기록이 남아 있다. "무명 열사의 묘, 박관현의 묘, 묘비명 사이를 걸으며 나는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묘원은 아무도 없었고 나 혼자였으며 열사(熱沙)였다." 그는 묘원에서 나와 봉고차에 올라탔는데 아낙네 한 분이 어린 소녀와 함께 올라타게 되어 우연하게 합석을 하게 된다. 그의 묘사에 따르면 여인은 "파마 머리에 찌든 얼굴, 갈라진 두툼한 입술, 넓적한 코, 초점이 흐린 눈동자, 검게 탄 피부, 가는 몸매, 흰 반팔 남방, 갈색 면바지, 굽 없는 흰 샌들을 신은 촌부"였다. 봉고차 기사가 "이한열 어머니예요"라고 말을 건네자 기형도는 좌석 앞으로 다가가 "한열이 선뱁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여인은 늙고 지친 얼굴로 "이따금 이곳에 다녀갑니다"라고 쓸쓸하게 대

  • [경인칼럼] '조국' 이후 변하지 않는 집권 주류
    칼럼

    [경인칼럼] '조국' 이후 변하지 않는 집권 주류 지면기사

    그는 왜, 하필 이시기에… 책을 출간했을까본인은 아니라 하나 '강성친문 메시지' 분명현재 정치수사·이슈는 대선과 직간접 연관결국 중도층 이탈 가속화… 역시 정치는 생물지난 4월 재보선의 더불어민주당 참패는 조국 사태가 상당한 원인이었다는 민주당의 패인 분석이 있었으나 곧 강성 지지자들에 의해 '제압'되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조국의 시간' 출간 이후 조국 사태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했다.'조국'은 어느덧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되었다. 그가 어떠한 의도로 책을 출간한 건지, 왜 하필 지금 이 시간에 그와 그의 가족의 혐의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건지는 각자 해석의 영역이다. 그러나 '조국의 시간'이라는 책을 통하여 강성친문 지지자들과 당내 강경 친문 의원들에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자신을 밟고 전진하라고 하지 않았던가.조국 전 장관은 자신의 책이 "정치활동을 하기 위함도 현재의 정치과정에 개입하기 위한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정치적 파장은 민주당 내는 물론이고 여야의 소모적 대립으로 옮겨붙었다. 대선과 관련한 다층적 방정식과 관련한 전략적이고 도발적인 발제를 한 셈이다.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여권 인사들은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조국 비호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그간의 일을 어떻게 떠올리고 집필하셨을지 헤아리기도 힘들다.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고 했고, 정 전 총리는 "조국의 시간은 역사의 고갯길, 공인이라는 이름으로,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발가벗겨지고 상처 입은 그 가족의 피로 쓴 책이라는 글귀에 자식을 둔 아버지고 아내를 둔 남편으로 가슴이 아리다"며 힘을 실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조국의 시련은 촛불로 세운 나라의 촛불개혁의 시작인 검찰개혁이 결코 중단돼서는 안 됨을 일깨우는 촛불 시민 개혁사"라며 역사적 의미까지 부여했다. 당내 경선을 의식한 고육지책인지, 정치적 소신인지 알 수 없지만 중도층을 다시 불러모으기는커녕 중도층의 민주당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현단계에서의 모든 정치수사나 이슈는 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