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박석무 칼럼]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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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무 칼럼]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자 지면기사

    대한민국, 나라가 참으로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헌법 위반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사람이 사과와 반성은 한마디도 없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도 온갖 잔꾀를 부리며 계속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 1호 당원이었던 사람이 위헌행위로 파면되었는데도, 그가 소속했던 정당은 무슨 잘못이냐며 두둔하면서 다시 집권하겠다고 한다. 철면피의 인간이나 할 일을 버젓이 감행하고 있으니, 기가 차고 가슴이 막히는 지경이다. 200년 전 다산 정약용 선생의 지혜를 빌리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억울하게 긴 유배 생활을 하던 다산은 나라

  • [방민호 칼럼] 다시 ‘러시아 인텔리겐치아’의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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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호 칼럼] 다시 ‘러시아 인텔리겐치아’의 꿈을 지면기사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말이 되었지만, 내가 대학 다닐 때는 이 말이 어디서든 들렸다. ‘인텔리겐치아’(intelligentsia)’. 학민글밭이라는 출판사는 1983년에 ‘인텔리겐챠와 지식인’을 펴내기도 했다. 이처럼 ‘인텔리겐치아’라는 말에는 그냥 ‘지식인’이라 할 때와 달리, 어떤 숭고하고도 신비로운 이미지가 덧붙여져 있었다. 인텔리겐치아는 1830년대의 러시아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나는 1984년에 대학에 들어갔는데 그때는 ‘러시아 인텔리겐치아’라고 두 단어를 꼭 붙여서 말하곤 했다. 그때는 또 ‘러시아 나로드니키’에

  • [윤인수 칼럼] 경사진 운동장에 선 김문수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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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인수 칼럼] 경사진 운동장에 선 김문수의 과제 지면기사

    21대 대통령 선거가 어제부터 공식 유세전에 돌입했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윤석열 파면으로 성사된 조기 대선이다. 선거 개시 직전 여론조사기관들의 지표에 드러난 추세는 어슷비슷하다. 저울추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쪽이 무겁다. 추격에 나선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에겐 버거운 격차다.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을 관통하며 형성된 국민 정서의 총합이다. 윤석열은 불법 비상계엄으로 헌법의 대지를 오염시켰다. 용납과 용서의 여지가 없는 정치사변이었다. 대지의 공유자인 국민의 분노는 당연했다. 국민의힘도 헌법의 대지에 뿌리를 박은 정당이다. 미욱

  • [전호근 칼럼] 가난한 이들의 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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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호근 칼럼] 가난한 이들의 성자 지면기사

    불교 경전 중 하나인 ‘금강경’을 처음 접했을 때 무척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첫번째 이야기를 전하는 다음의 기록을 읽고서이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인가 세존(世尊)이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머물며 제자들과 함께 하셨다. 이윽고 밥때가 되자 세존은 장삼을 걸치고 바리때를 든 채 사위국 성으로 들어가 성안에서 걸식(乞食)하셨다’. 나는 ‘걸식어기성중(乞食於其城中, 성안에서 먹을 것을 구걸했다는 뜻)’이라는 여섯 글자를 읽으면서 눈을 의심했다. 석가세존이 오랫동안 머물렀던 기수급고독원은 사위국의 태자였던 기타와

  • [이재우 칼럼] 한 과학자의 작은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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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우 칼럼] 한 과학자의 작은 소망 지면기사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후 대한민국의 정치 시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탄핵 선고 60일 이내 치러야 하는 대선을 앞두고 각 대권 주자들은 분주히 뛰고 있다. 탄핵을 예상하고 공약을 미리 준비한 후보도 있지만 갑작스레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은 정책을 가다듬을 시간이 부족한 현실이다. 그러나 나라를 이끌겠다고 나선 사람이라면 적어도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젊은 연구자들과 함께 실험실을 지켜온 과학자다. 평범한 시민으로서, 정치인들에

  • [박석무 칼럼] K-민주주의를 완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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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무 칼럼] K-민주주의를 완성하자 지면기사

    반대파 학살 이승만 독재 몰아내고 유신체제·전두환 군사정권 무너뜨려 김대중 정권 수평적 정권교체 ‘새싹’ 4월4일 파면 선고, 또한번 무혈혁명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 모진 겨울 추위에 시달리던 산야의 초목들, 봄기운이 돌자 붉고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하더니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만개하였으니 진정 봄은 오고 말았다. 만화방창하는 4월 온갖 꽃이 활짝 열리자 자연의 봄만이 아니라 인간의 봄도 기어이 오고 말았다. 지난 4월4일 오전 11시23분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내려지면서 민주

  • [방민호 칼럼] ‘웃음의 이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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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호 칼럼] ‘웃음의 이해’ 시간 지면기사

    ‘울며 겨자 먹기’로 떠맡게된 수업 철학자 탐구하다 ‘소크라테스’까지 청년 타락이란 죄목으로 유죄 판결 ‘입증된 바 없다’며 스스로 택한 죽음 삶의 아이러니는 ‘쓴 웃음’의 미학 그 금요일은 수업이 두 개나 있는 날이었다. 날이 갈수록 수업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에 전날부터 준비에 공을 들여야 했다. 세월이 베풀어 준 가르침일 수도 있다. ‘웃음의 이해’는 제목은 아주 유쾌해 보이지만 수업을 끌어가는 사람 입장에서 결코 즐겁게 웃을 수가 없다. 도대체 웃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웃음은 ‘실행적’으로 웃는 것이 이해하는 것보다

  • [윤인수 칼럼] 벚꽃 탄핵과 장미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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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인수 칼럼] 벚꽃 탄핵과 장미 대선 지면기사

    파면 당하고 광장 지지자 붙잡는 尹 메시지 벚꽃 달리 궁상맞은 낙화… 지리멸렬 국힘 이재명의 민주당, 조기 대선의 대세론으로 사법리스크에 ‘이재명 vs 이재명’ 판세될듯 남녘의 벚꽃이 만개했던 4일 대통령 윤석열이 파면됐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는 2024년 12월 3일 그날 밤 국민이 목격했던 초현실적 장면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대통령이 심야에 지상파 방송에 등장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군 헬기가 국회 앞마당에 착륙하고 특수부대원들이 국회 본관에 진입했다. 나라엔 비상계엄을 예감할 어떤 변고도 징후도 없었다. 대통령의

  • [옥창준 칼럼] 한국학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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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창준 칼럼] 한국학의 범위 지면기사

    2002년 세계한국학대회 첫 개최후 정세 악화로 남북 직접 교류 불허 아직 한국학 시민권 얻지 못한 北 유력한 한국학의 제1후보 아닐까 범위 확장해줄 용자를 기다려본다 1988년 9월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체육부는 세계한민족체육대회, 소위 ‘한민족체전’을 열기로 한다. 이미 체육부는 소련과 중국 측의 동포를 유치하기 위해 올림픽 기간 중 소련 및 중국 대표단과 의견을 교환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1989년 한민족체전이 전국체전과 더불어 성황리에 개최된다. 말로만 듣던 ‘조국’을 처음 방문한 소련과 중국 출신 동포 선수

  • [전호근 칼럼] 층간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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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호근 칼럼] 층간소음 지면기사

    한달전쯤부터 밤마다 정체불명 소음 가족들도 같은 소리에 불안하다고 아내, 소음의 정체 알아낸거 같다며 몸 불편한분 보행기 미는 소리 같아 이웃집 소리는 살아있다는 신호다 우르렁 우르렁… 쿵! 한 달 전쯤부터 내가 사는 아파트 위층 어느 집엔가에서 밤마다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소음이다. 처음에는 먼 데서 울리는 천둥소리처럼 들렸는데 맑은 날에 그럴 리는 없기에 무슨 소린가 싶어 귀 기울여 들어보면 무거운 물건을 끌고 가다가 내려놓는 소리 같기도 하고 드릴로 벽에 구멍을 뚫거나 못질하는 소리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럴 리는 없다. 물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