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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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평택 진위, 그 시간을 걸어보다 지면기사
가벼운 등산하기에 좋은 무봉산장엄한 만기사·명당 위치 진위향교삼봉기념관 이어지는 문화유산들손잡고 가족 여행하기 안성맞춤5월 가기 전 서로간 사랑 느껴보길가정의 달 5월의 끝자락이다. 따사로운 햇살은 여전히 감사하다. 모든 만물이 생동의 기운을 한껏 내어보는 시절이다. 여기저기 아카시아 꽃향기와 철쭉의 화려함을 충분히 느끼기에 현실은 시간을 내어주지 않는다. 잠시나마 시간을 내 동네 근처에 있는 산에 올라본다. 평택시에 소재한 무봉산이다. 평택(平澤)이 진위와 현덕 등을 제외하면 100m가 안 되는 저평한 곳이다 보니 무봉산은 평택에서 가장 높은 산(208m)이다. 무봉산은 산책과 가벼운 등산이 가능한,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볍게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지형을 가진다. 가볍게 등산하기 좋은 코스라 그런지 어린아이들도 드물게 보인다. 아이들도 이 시간에 등산을 하다니, 필자도 열심히 등산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흙길을 오랜만에 밟아보니 기분도 좋고 자연을 벗 삼아 보니 행복한 마음이 절로 솟아난다. 이른 시간인지라 숲은 한적했고 길 옆의 아름드리나무는 길 안내를 자처한다.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은 눈이 부시고 상쾌한 공기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나의 상념은 자연의 절대지존 앞에서 작고 미미함이거늘….내려오는 길, 무봉산 자락에 자리한 만기사에 들러본다. 만기사는 고려 태조 25년인 942년 남대사(南大師)가 창건한 절이다. 세조가 인근을 지나다가 이 절에 들러 물을 마셨는데, 물맛이 상당히 좋아 샘 이름을 감로천(甘露泉)이라고 명명한 것을 설화는 전해준다. 임금이 마신 물이라고 해서 그런지 마을 사람들은 이 우물을 어정(御井)이라고 불러왔다. 현재의 절은 19세기 후반에 인근에서 옮겨온 것이다. 만기사는 고려 태조 이후 조선 세조 때 왕명으로 중수하였으나 1972년 주지인 혜송(慧松)이 대웅전과 삼성각·요사채를 세웠다. 1979년 실화로 요사채가 전소하자 원경스님이 이듬해 더욱 크게 확장하여 새로운 사찰로 지어져 장엄하게 오늘에 이른다. 만기사 대웅전 안에 있는 철조여래좌상은 197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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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앙골모아의 부활과 극복 지면기사
온나라 뒤덮은 '초미세먼지 공포'정부대책 공허속 국민은 무기력또다른 심각성은 '인구감소 문제'취업난에 결혼 포기 출산도 꺼려작금의 재앙 모두 힘모아 해결해야'앙골모아(Angolmois)'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집'에 등장하는 말이다. "1999년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 앙골모아의 대왕이 부활하리라"는 기록을 근거로 노스트라다무스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류의 멸망시기를 1999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점친 멸망의 원인은 핵미사일, 소행성 또는 혜성과의 충돌 등 해석도 분분했지만 인류는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 '앙골모아'가 부활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의 하늘을 보면 또 다른 '공포의 대왕'이 도사리고 있는 듯 느껴진다. 바로 초미세먼지다. 모든 생명체는 호흡을 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숨을 쉰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며, 숨이 막힌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말과 같다. 미세먼지가 무엇인가?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폐포(肺胞)까지 침투하여 축적되며, 경우에 따라선 혈액을 따라 전신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는 물질이다. 더 한심한 건 '침묵의 살인자'인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온 나라를 뒤덮어도 뾰족한 해법과 대책은 없다는 것이다. 정부 대책은 공허하고 국민은 무기력증에 빠졌다. 마스크 착용, 차량 2부제, 경유자동차 증가 억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한 달간 정지, 미세먼지 다량배출 사업장의 조업시간 변경, 비상 저감조치 시행, 대형 미세먼지 타워, 인공강우 등은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칠레에 이어 두 번째이며, 초미세먼지로 인한 심질환, 뇌졸중에 '급성하기도호흡기감염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는 생소한 병 때문에 1만1천924명이나 조기에 사망했다고 한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일부 서구 언론들은 미세먼지에 대해 공기(air)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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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교회장 선거일기 지면기사
비록 패했지만 앞으로 겪게 될국회의원·대통령 선거때지키지 못할 선심성 공약 남발출마때만 달콤하게 포장하는 후보걸러낼 수 있는 지혜로움 얻어 초등학교 5학년을 마칠 무렵에 도전했던 전교회장 선거에 대한 경험담을 소개해보려고 한다.후보등록 및 기호추첨(2017년 12월 7일) : 후보등록 요건인 친구 20명의 추천을 받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생의 친구, 친구의 친구들의 반을 다니며 서명을 받아 무사히 후보등록을 마쳤다. 방과 후에는 후보기호를 뽑았는데 4번을 뽑은 것이 왠지 불길했다.선거운동원 모집(12월 8일) : 성격이 활발하고 인맥이 넓은 친구들 5명을 선거운동원으로 뽑았다. 하지만 선거운동 시작 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선거운동원 중 한 명이 다른 후보의 선거운동원에게 "이거 먹을래?"라고 한 것을 다른 후보가 부정선거운동이라며 선생님께 말을 한 것이다. 다행히 선생님께서는 아직 선거운동 시작 전이라서 괜찮다고 하셨지만, 기분이 상한 운동원이 선거운동을 안 하겠다는 것을 겨우겨우 달랬다.선거운동 시작(12월 11일) : 산타클로스 콘셉트로 루돌프 머리띠·산타모자·빨간색 망토 등을 입고, 등하교시간과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쉬는 시간에 쉬지도 못하고 선거운동을 하다 보니, 나도 힘들고 친구들도 힘들어하는 눈치였다.후보연설/투표(12월 18일) : 강당에서 모든 후보들이 모여 연설을 했다. 내 공약은 금전적인 것,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빼고, 봉사활동, 학교운영 방법 개선 등에 대한 것이었다. 다른 반 후보는 점심시간에 학생 식당에 가요를 틀어주겠다는 등 내가 보기에는 실천하기 어려울 것 같은 공약들을 남발했다. 후보들의 공약 발표가 끝나고 투표가 이뤄졌다.당선자발표(12월 19일) : 전교회장은 터무니없는 공약을 남발한 후보가 됐다. 내심 나도 그럴 걸이라는 후회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선거가 끝난 뒤 부모님께서는 초등학교 회장선거가 어른들이 하는 공직선거와 많이 닮았다고 말씀하시며 이런 과정을 겪은 것이 나에게는 값진 경험이 될 거라 하셨다.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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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포 평화경제구역,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지면기사
산자부, 2020년 추가 지정 2차 계획 따라김포 대곶면에 5.2㎢ 복합도시 개발 추진R&D·주거·일자리 공존 '대혁신적' 구상시민·정치권 등 적극적 지원과 협조 절실김포시는 지난 16일 평화경제자유구역 대상지에 대해 개발제한행위를 고시했다.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환경 및 외국인들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조성된 지역으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정·고시되는 특구다. 지난 2003년 인천을 시작으로 부산·진해, 광양만권,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충북, 동해안권 등 총 8곳이 있었으나 새만금·군산이 해제되며 현재는 7개가 운영 중이다.산업통상자원부는 제2차 기본계획에 따라 경제자유구역의 국내외 혁신성장 거점 '재정립'을 위해 2020년에 추가 지정할 예정이다. 이와 병행해 혁신성장을 위한 경제자유구역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도 함께 추진 중이다. 한마디로 산자부의 2차 기본계획에는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신산업 거점 마련' 비전이 담겼다.기존 경제자유구역은 지역경제 발전,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정책목적에도 불구하고 지역개발과 외국인 투자로 기능이 한정돼 한계에 직면했다. 주로 개발절차 간소화, 외투 관련 규제완화에 집중됐으며 외투 조세감면 폐지는 물론, 국내기업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어 기업도시라든지 산업단지보다도 입주유인이 낮았다. 또한 기업·연구기관이 인천, 부산, 진해 등 특정구역에 집중돼 혁신생태계가 한쪽으로 쏠려버렸다. 예산지원은 도로와 용수 등 대부분 개발지원에 치중된 반면, 오히려 주택과 공원이 과도하게 추진됐다. 그래서 정부의 2차 기본계획은 산업여건 변화에 대응하고 국내외 혁신성장 거점으로 경제자유구역의 비전을 재정립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단지, 외투지역, 기타 특구와 달리 산업·혁신생태계·정주여건을 통합 제공해 장점을 살리고 규제혁신 인센티브와 소프트웨어적 예산지원을 아우르고 있다.김포는 지금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글로벌 도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포시는 산자부의 제2차 기본계획에 따라 대곶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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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주민 삶을 위한 지방자치 업그레이드 지면기사
급변하는 지역환경 다양한 행정서비스 제공자치단체에 국가사무·재정분권 과감 이양주민투표·소환·조례발안등 제·개정 국회제출'주민중심 지방자치' 실현위해 법률안 개선경기도에서 주민과 가까이 근무하며 지역 현장을 다닐 때 늘 가졌던 의문이 있다. 과연 현재 지방자치제도가 지역의 문제를 주민의 뜻에 따라 잘 해결하도록 설계되어 있는가? 그동안 지방자치를 통해 지역마다 많은 성과도 있었지만, 조금 더 주민에게 다가가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 저출산·고령화 등 급변하는 지방행정 환경에 대응하고, 주민의 다양한 요구와 지역특성에 맞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여 주민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자치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자치를 통해 주민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려면 먼저 지방분권이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주민 근처에 있는 자치단체가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사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국가사무의 과감한 이양이 필요할 것이다. 이때 지방분권의 과정에서 소요되는 재원을 뒷받침할 재정분권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의 자치역량을 높이는 것도 필수적인 과제이다. 한편, 이러한 자치분권을 통해 보다 성숙한 지방자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의 참여를 통해 주민이 지방자치의 주인이 되도록 제도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새로운 주민중심의 지방자치 시대를 열어 주민주권을 획기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주민중심의 지방자치를 구현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주민참여 3법(주민투표법, 주민소환법, 주민조례발안법) 제·개정안이 제출되어있다. 지방자치법은 1988년 전부개정 이후 큰 변화 없이 부분적으로만 보완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전부개정안은 '주민중심의 지방자치'를 목표로 지방자치제도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노력이라고 하겠다. 지금까지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선출, 권한, 기능 등 기관 중심의 지방자치에서, 주민자치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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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북 경협,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지면기사
대북 경제제재 해제 목 메는 동안해외서는 평양 찾아 비즈니스 활동아연 등 부존량 세계 10위권 추정망설이다가 외국기업 터전 될 수도비정치적 교류로 '사전 준비' 필요한반도 전 지역에는 금광이 매우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특히 북한지역에는 평안북도 운산군, 동천군, 선천군. 평안남도 회창군, 성천군. 은산군. 황해남도 수안군, 연산군, 함경남도 허천군, 부전군 등이 주요 부존지역이다. 해방 전 한반도지역 전체 광산중 금 광산이 무려 64%를 차지할 정도로 금 개발이 활발했다.북한지역에 부존되어 있는 금광이 1천860여개로 금맥이 있는 지역(군)만 해도 46개군 이다. 여기에 사금광까지 포함하면 2천300여개로 늘어나 거의 모든 군(郡)에 평균 10여개 이상의 금맥이 있다. 북한은 2002년 7월 1일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외국인 투자를 허용했다. 외국인 합작회사인 '금산합영회사'는 300만달러의 투자로 싱가포르는 자본을, 호주와 영국은 기술과 장비를 각각 투자하여 연 12만t의 금광석을 처리하고 연간 1.2t의 금을 생산했다. 2007년 3월에는 일본기업 공화상사와 북한이 '지성금산합영회사'를 만들어 강원도 통천 금광개발 등 여러 개의 유망한 금 광산과 아연·희토류 개발을 하고 있다. 우리가 대북 경제제재 해제에 목매어 있는 동안 외국기업들은 해제를 대비해 북한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금 평양에는 외국기업 관계자 수백명이 비즈니스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 쪽은 북한이다. 북한 경제를 심각한 궁핍 상태로 몰아넣은 제재 조치가 기약 없이 이어지게 됐기 때문이다.그래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북 간 결렬된 '하노이 핵 담판'을 살리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남북한 경제협력의 강행이다. 북한의 핵 폐기는 다시 우리 정부의 역할에 달렸다. 우리 정부가 북·미 간 신뢰구축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나서야 한다. 한반도 주변 정세가 개선되더라도 북한이 기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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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억하는 역사, 실천하는 역사 지면기사
日, 1965년 협정체결시 강제징용 사실 인정보상금 명목 그 당시 3억달러 지급한 바 있어 국가발전에 쓴 돈 피해자 후손에 돌려줘야정부·정치권 입법 통해 서둘러 문제해결을역사는 역사공동체가 기억하는 방향으로 지향점이 결정된다. 우리 역사공동체가 기억하는 일제시대 당시의 모습은 어떠한가. 일본제국주의는 식민사관을 바탕으로 식민지 지배를 합리화하는 기만적 태도로 일관해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일제 당시를 폭력적 지배와 비인도주의적 억압이 일상적으로 행해졌던 어둠의 시공간으로 분명하게 기억한다. 이러한 기억은 민족주의적 관점이 반영된 주관적 측면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선조들은 20세기 중반까지 지구의 다른 약소 공동체들처럼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서구에서 시작된 제국주의는 차별과 억압을 정당화하면서 약소국들에 대한 착취를 합리화하는 이념적 도구였다. 우리 선조들 역시 나라 잃은 백성으로서 일제가 벌인 전쟁의 한복판으로 강제 동원될 수밖에 없었다. 탄광노동자, 일본군 위안부, 일본군 또는 군속 등 모든 피해자들은 일본이 벌인 전쟁범죄가 가져온 가슴 아픈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이다. 많은 이들이 의미 없는 전쟁 속에 죽어갔고, 아직까지도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는 강제징용된 우리 조상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수많은 이들이 일제를 위한 전쟁으로 인해 죽고, 죽어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이처럼 역사는 결코 과거의 문제가 아니다. 역사해석에 따라 오늘을 사는 우리의 정체성이 달라지며, 역사적 난제를 해결하는 실천방식에 따라 우리가 마주할 미래 또한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아쉬운 점은 우리 사회가 일제에 의해 비롯된 문제상황을 해석함에 있어서 역사적 아픔을 분노로 표출하는 데에만 익숙하다는 점이다. 이는 개개인이 지고 있는 일상의 무게가 실천을 막는 측면도 크지만, 실천방식에 대한 합리적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 물론 정부와 국회 등 책임 있는 국가기관의 인식 부족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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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재명호 민선7기, 공정한 세상 바른 방향 찾아가고 있을까 지면기사
성남시 출신 측근 '300인 양병설'道 실장급 고위직도 눈치 보고모든걸 결정하는 '비서실 파워''공정가치'란 바른길 가고 있는지도민 삶 나아지게 하는지 살펴야민선 7기 300일을 맞아 돌아본 경기도정의 중간 성적표는 B 아니면 C다. 도정 300일을 자체 평가한 설문 결과 얘기다. 응답자 절반가량이 민선 6기와 7기 사이 차이점을 못 느낀다고 답했단다. 구태와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경기와 공정한 세상을 슬로건으로 세웠던 300일이었다.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수술실 CCTV 설치는 법률가로서 이재명 지사의 역량을 보여준 사례였다. 특별사법경찰관의 운영은 지방분권의 새로운 장을 여는 도전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에 대한 관심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설립으로 새로운 한 발을 내디딜 것이다.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공약 평가가 제일 높은 것도 경기도다. 그런데도 도민들의 정책 체감도는 높지 않다.본래 행정복지센터가 시청보다, 도청보다 시청이 가깝다. 물리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그렇다. 정책의 효과가 멀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진 지 1년이 되지 않았다. 정책이 입안되고 일상으로 파고드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벌써 정책효과 운운하는 건 좀 가혹한 얘기다. 그럼에도 "잘하고 있다, 기다려 보시라"는 말로 갈무리하기엔 뭔가 좀 찝찝하다. 근본으로 돌아가 보자. 도민들이 도지사에게 표를 던진 이유는 오로지 하나다. 도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해달라는 것이다. 헌법정신에 입각해 보면 지사가 거머쥔 권리이자 의무는 바로 이 명령에 응답하는 것이다.지난해 8월부터 경기도 정가에 여러 얘기가 돌았다. '성남시 300인 양병설'도 그중 하나다. 도지사의 성남시 측근 300명쯤이 자리를 받자고 줄 서 있다는 농담이다. 웃어넘길 얘기만은 아니다. 경기도청 홈페이지상 조직도에는 민선 6기나 5기에는 없던 비서실이 새로 생겼다. 대부분 성남시장 시절부터 손발을 맞춘 인물들이다. 산하기관장이 임명되면 열에 여덟은 성남시와 관계가 있다. 교수를 했어도 성남의 대학이고 하다못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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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2019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에 부쳐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했다. 오랜 편견과 오해의 역사를 되새기며 해마다 이날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BIT: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Biphobia and Transphobia, 이하 아이다호)로 기념한다. 올해 아이다호의 열쇳말인 평등과 안전을 통해 한국 사회 성소수자 권익이 어디쯤 왔는지 돌아본다.평등이란 권리나 의무 등이 차별 없이 고른 상태라고 한다. 예컨대 성소수자 커플의 가족을 구성할 권리가 얼마만큼 보장되었는지는 우리 공동체의 평등과 관련한 문제다. 또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동성애자 군인을 잠재적 범법자로 규율하는 군형법 제92조의6은 사회에서 성소수자가 얼마나 차별받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외에도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합리적인 근거 없이 공공기관이 시설사용을 거부(서울 동대문구의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 대관거부 등)한다든지, HIV감염인이 의료기관으로부터 부당하게 진료를 거부당한다면 한국 성소수자에게 평등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과제다.안전이란 위험이나 사고의 염려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안전은 시민의 건강이나 생명과 연관되므로 보다 기초적인 권리인데, 성소수자의 경우 이조차 위협받는 경우가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인천에서 열린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벌어진 성소수자에 대한 증오범죄(특정 소수자 집단에 대한 증오를 동기로 하는 범죄)가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성별 표현이 다르다는 이유로 화장실 사용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성소수자도 많다.안전이라는 미명 아래 많은 국민의 권리가 후퇴했던 역사를 기억하며 한 마디 보탠다. 공동체의 가장자리로 밀려난 존재들(빨갱이, 성소수자, 난민 등)을 '위험요인'으로 낙인찍고, 공포와 불안을 악용하려는 '혐오의 정치'를 멈춰야 한다. 안전은 어느 정치세력이 독점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결국 누구도 배제될 필요가 없는 공간이야말로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다.오는 5월 17일 저녁 7시,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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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 우리 선생님 지면기사
'군사부일체'라 높이 받들었는데 세상 변해전희련 은사님 열강듣고 '시인의 길' 선택첫 시집 보내드렸을 때 빨간 줄 첨삭 '뜨끔'열정·절제 인생 큰 영향… 만수무강 기원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세 번의 큰 만남을 갖는다고 한다. 그 첫 번째가 부모님과의 만남이고 두 번째가 학교에서 선생님과의 만남이고 세 번째가 동문수학한 친구들과의 만남이라고 한다.예부터 군사부일체라고 해서 스승을 높이 받들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다. 세상은 많이 변했다. 상전벽해라고 했던가. 요즈음은 반대로 학생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된다는 자조적인 말을 듣기에 이르렀다.나는 한평생 시를 쓰는 시인으로 살고 있다. 내가 문학을 택하게 된 것도 나를 가르쳐주신 은사님들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작문시간에 동시를 썼다.먼 산 머리 아지랑이 아른거리고뒷동산 수양버들 무거운 듯 늘어지면앞 개울가 엄마 찾는 송아지 음매 음매애'봄'이란 제목의 동시였는데 담임 오수척 선생님께서 참 잘 썼다고 칭찬해 주시며 너는 먼 훗날 시인이 될 수 있다고 하셨다. 6·25 직후라 학교는 불타 천주교회당에서 공부를 했다. 밤이면 램프를 켜놓고 밤이 깊도록 선생님께서 열심히 지도해주셔서 그 당시 세칭 일류 중학교에 여러 명이 합격하였다.중학교 때는 도원희 선생님으로부터 시를 공부하게 되어 어렴풋이 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김윤식 선생님과 전희련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김윤식 선생님은 얼마 후 대학으로 가셔서 문학평론가로 활동하시다가 작년에 별세하셨는데 금년에 한국문학관에 30억원을 기증하셨다.1950년대 말에는 교내 웅변대회를 비롯하여 많은 웅변대회가 있었다. 전희련 선생님과 학교 대표로 도대회 웅변대회에 출전하게 되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올 때 선생님은 "오늘 출장비가 총 얼마인데 왕복 버스비, 점심 짜장면 값 빼고 남은 돈"이라며 선생님께서 내 주머니에 넣어 주셨다.봄 소풍을 전교생이 용주사로 갈 때 황구지천을 건너야 한다. 학생들이 선생님들을 업어서 건네주었다. 그런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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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수도권정비계획법과 지평막걸리의 눈물 지면기사
양평특산물 불구 춘천에 공장신설시설규모 제한 규제로 '아이러니'불합리한 정책 반드시 없애고지역경제 살리는 향토기업 육성지자체 스스로 살길 개척해 나가야막걸리 애주가들이 첫손으로 꼽는 '지평막걸리'는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에서 태어났다. 오랜 세월 양평의 특산물로 명성을 떨치며 점점 찾는 이가 늘어나 최근 제조공장을 크게 새로 지었다. 그런데 새 공장이 세워진 곳은 본디의 고향인 '지평'이 아니라 물설고 낯선 강원도 춘천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제조시설은 세울 수 없는, 양평을 꽁꽁 옭아맨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위시한 낡은 규제와 법령 탓이다. 지역주민의 사랑과 지자체의 지원에 힘입어 동네 구멍가게에서 출발해서 전국규모의 생산업체로 성장했지만 지역주민은 일자리를 잃고 지자체는 주요 경제기반을 잃는 결과가 되어버린 것이다.'지평막걸리'와 유사한 경우는 양평에 한둘이 아니다. 성공한 향토기업은 결국 고향을 떠나야 하는 게 양평의 현실이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만한 규모의 기업신설은 아예 원천봉쇄다. 제갈공명, 스티브 잡스가 환생한들 무슨 수로 양평의 지역경제를 살려낼 것이며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할 수 있겠는가. 반면, 양평의 바로 옆 동네, 원주·홍천·횡성은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보장되며 국가로부터 적극 지원 육성되고 있다. 거기나 양평이나 '물'은 다 남한강·북한강으로 흘러드는데 양평은 두 손 두 발 다 묶여 있고, 지도에 죽 그어놓은 수도권정비계획법 경계선 밖에 놓인 지역들은 훨훨 날아다녀도 된다는 게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 양평이 수도권정비계획법 울타리 안에 놓일 만큼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면 억울하지나 않지, 인구 천만이 훌쩍 넘는 서울보다 1.4배 넓은 면적에 달랑 인구 12만이 채 안 된다. 무늬만 수도권이지 실상은 원주·홍천·횡성보다 훨씬 시골이다. 훨씬 시골인데 양평군민 누구도 원치 않는 '수도권'이라는 가시왕관을 쓰고 있다. 벗을 수 없는 가시왕관에 찔리고 짓눌린 곳마다 아픔과 원망만이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는 지난 4월 18일 정부에 김포시, 파주시 등 접경지역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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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업을 떠나보내야 하는 이천시의 슬픈 현실을 바라보며
지난 2월 19일 현대엘리베이터가 이천시를 떠나 타시·도로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라는 언론보도를 접하며 기업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과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일까? 한순간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인시 유치를 확정 발표한지 며칠이 되지 않아 시민들의 상실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보도되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민들의 실망은 더 컸을 것이다.지금의 상황에 대해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지는 못할망정, 기존에 있던 기업도 못 지키냐?"는 식의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엄태준 이천시장의 지시도 있었지만 나 또한 현대엘리베이터를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없다고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을 하고 다음날 현대엘리베이터 이천공장을 방문하여 보도 내용의 진의와 이천시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현대 엘리베이터가 이전을 검토하게 된 배경은 첫째 현재의 공장은 35년이 넘는 노후화된 공장으로 건축물 안전상의 문제가 있고, 둘째 생산성 향상을 위하여 자동화시설 도입을 위한 공장 증설, 마지막으로 비좁은 공장부지로 인하여 천안에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있는 비효율성이며, 이로 인해 이 모든 요소를 충족할 수 있는 규모로 향후 50년을 내다보고 스마트 공장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현대엘리베이터에서는 현재 공장이 위치하고 있고 근로자들이 살고 있는 이천에서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최고의 바람이었지만, 각종 규제로 인하여 이천시에서 신규 공장을 건설하기 어렵다고 판단, "규제에서 자유로운 강원도, 충청북도 등을 대상으로 마땅한 곳을 찾고 있는 중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것이었다.이에 이천시에서는 관련 부서장 회의를 통해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규제를 풀어 현대엘리베이터에 이전부지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찾아보자고 뜻을 모았고, 엄태준 시장이 현대엘리베이터를 직접 방문하여 장병우 대표이사 면담을 통해 이천시의 입장을 전달하였다.한편으로는 중첩된 규제를 풀기 위해 법령의 개정 또는 한시적 적용완화 등의 대안을 마련하여 경기도(규제개혁담당관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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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북교류협력사업의 지방자치단체 역할/전철 경기도 남북교류협력팀장
문재인 정부 들어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회담을 연이어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국민들은 남북관계의 급진전을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남북관계를 둘러싼 여건이 그때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희망이 전혀 없다기보다는 조금 더 신중을 기하기 위해 시간이 늦춰졌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아직도 지방자치단체가 대북사업을 왜 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통일·외교는 기본적으로 국가사무이며, 특히 속임수에 능하고 예측 불가능한 북한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채널을 단일화하는 것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이들에게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반면, 북한을 공존의 대상, 협력의 대상, 기회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에게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 안보의 논리가 강하게 작동하는 정부의 대북정책과 달리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평화의 논리가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북한은 안보의 대상인 동시에 공존과 협력의 대상이다. 과거 참혹한 6·25전쟁의 기억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지만 동시에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딜레마로 다가온다. 이처럼 이중적 성격의 북한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한 가지 성격만이 진실인 듯 몰아붙이는 태도는 비현실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이며, 국가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국가이익 차원에서 북한이 가진 각각의 성격을 동시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안보는 중앙정부가 남북교류협력은 지자체가 담당하는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한반도 정세는 북·미 관계, 미·중 관계, 남북 관계, 여론 등 내·외부적 변수에 민감하다. 정부의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하는 눈이 많다. 반면 지자체는(물론 내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한반도의 군사·외교적 갈등으로 정부가 움직이기 힘들 때, 지자체의 남북교류는 한반도의 갈등을 완화하는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편 지자체 차원에서 남북관계는 도민 삶에 영향을 미치는 큰 변수이다. 특히 경기도와 같은 접경지역일수록 평화로운 남북관계가 도민 삶의 질을 높인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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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봉사활동은 나를 살찌우는 자양분 지면기사
아침에 눈을 뜨면 매일 같이 끔찍한 사건들이 터져 나와 뉴스를 보고 있으면 내가 지금 영화를 보고 있나 하는 착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하루를 우울한 기분으로 시작하고 싶지 않아 뉴스 보는 시간을 점심 이후로 일부러 미루기도 한다. "사회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나"하는 생각과 함께 점점 세상을 보는 눈이 비관적으로 변하게 되는 요즘, 그래도 주말이 되면 나의 마음은 한결 따뜻해진다.눈코 뜰 새 없이 정신없는 평일이 지나고 드디어 주말이 오면 미뤄뒀던 늦잠도 자고, 침대에 누워 이불 밖으로 나오고 싶지 않아질 때도 있지만, 나를 기다리는 이들을 생각하면 눈이 번쩍 떠지고 몸이 저절로 일으켜진다. 나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고 침대에서 벌떡 일으키는 사람들, 바로 무료급식소 어르신들이다.나의 첫 봉사활동의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농촌의 과수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농부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봉사의 참맛을 알게 된 나는 좀 더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실질적 도움을 주고 싶다는 욕심에 제과·제빵 자격증을 따 장애인 시설인 자립작업장에서 빵을 만드는 봉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내 인생의 후반부는 나의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요리 학원을 다니며 한식과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무료급식소 봉사단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곳에서 나의 역할은 주방에서 국과 반찬 등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는 일이다.봉사활동 초창기에 일이 익숙지 않아 식사를 만들며 가끔 실수를 했는데 그중에서 청포묵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청포묵을 뜨거운 물에 삶아 양념을 넣어 무치는데 비닐장갑 속에 면장갑을 껴야 하는 것을 모르고 비닐장갑만 끼고 일을 하면서, '이렇게 뜨거운데 다들 대단하시네' 하고 생각하며 참고 일을 했던 것이다. 결국 손등이 시뻘겋게 데여 한동안 고생을 좀 했던 '웃픈' 일화이다.급식소가 있는 이곳 덕유마을에 사시는 분들은 연세가 드시면서 몸이 아파 병원에 다니시는 분들이 꽤 많이 있다. 어르신 중 지난 봄에 병원에 입원했다가 막 퇴원하신 분을 거리에서 만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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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기고]이유 없이 피곤하고 무기력한 당신, 갑상샘 기능 이상?
봄 날씨가 완연하다. 몸이 이유 없이 피곤하고 무기력해져 '춘곤증'인가 하고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갑상샘 기능 이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최덕현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갑상샘 기능 이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갑상샘은 목 앞쪽에 있는 나비넥타이 모양의 기관으로 갑상샘 호르몬을 생성하고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샘 호르몬은 체내 여러 조직의 산소 소비와 열량 생산 등을 촉진하여 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갑상샘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은 질환이 '갑상샘항진증', 적은 질환이 '갑상샘저하증'이다.'갑상샘항진증'은 체내 대사가 항진되어 더위에 민감해지고 땀이 많이 나며, 체중 감소, 두근거림, 불안감, 안구 돌출, 호흡 곤란 등의 증상들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심방세동, 협심증 같은 심장 질환이 유발되기도 한다. 또한, 극도로 악화되면 '갑상샘 중독발작'이 와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반면에 '갑상샘저하증'은 갑상샘항진증과는 반대되는 증상들이 나타난다. 추위에 민감해지고, 인지 기능이 떨어지며, 체중 증가, 변비, 탈모, 우울증 같은 증상들이 생길 수 있다. 대사가 지나치게 억제되어 고지혈증, 고혈당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는 심부전이 발생하기도 한다. 갑상샘저하증 역시 극도로 악화되면 '점액부종혼수'에 이르러 생명이 위독할 수 있다.갑상샘 기능 이상 질환들의 치료는 일차적으로 약물치료가 원칙이다. 갑상샘항진증은 갑상샘 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리는 '항갑상샘제'를 쓰고, 갑상샘저하증은 반대로 수치를 높이는 '갑상샘 호르몬제'를 쓴다.항갑상샘제는 피부 두드러기와 소화 불량과 같은 부작용이 5%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다. 매우 드물지만, 무과립구증이나 간염과 같은 위험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하여 복용해야 한다.약물 치료가 실패한 경우, 갑상샘절제술이나 방사성요오드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갑상샘저하증 치료를 위해 갑상샘호르몬제를 복용할 때는 반드시 아침 식사 30분 전 공복에 복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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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회의 땅 경기, 접경지를 넘어 지면기사
경기 7개시·군, 인천 2개군·강원 6개시·군'60년 희생'… 수정법등에 '중첩규제' 대상국회 남북경협 관련법등 '계류중' 안타까워3개시·도 '균형발전 공동연구委' 발족 다행정쟁이 한창이던 지난 4월 26일, 국회 한편에서는 보합대화(保合大和)의 장이 열렸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접경지역 15개 기초자치단체, 경기·인천·강원의 시·도 연구원이 함께 하는 '접경지 균형발전 공동연구위원회' 발대식이 그것이다. 분단이후 김포를 비롯한 경기 7개 시·군, 인천 2개 군, 강원 6개 시·군의 주민들은 그동안 국가안보의 대의로 인해 발전의 기회를 희생당해왔다. 지난 60여 년간 GDP가 3만 배나 오르는 동안에도, 분단의 역사는 이들에게 잃어버린 시간만을 남겼다. 특히 경기와 인천의 접경지역의 경우,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에 의해 중첩적인 규제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들 주민들에게 남북 화해 국면은 동토에 비추는 봄볕과 같다. 지난해 세 차례의 남북 대화 이후 한반도 주변국 사이의 소통과 두 번의 북미대화까지, 국제정치의 복잡한 변수 속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첫 단추가 꿰어졌다. 모처럼 동북아에 불기 시작한 훈풍 속에서,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내보였다. 평화의 시대, 미래 한반도의 모습을 그려보는 전략적 구상을 마냥 성급하다고 할 수는 없다. 바야흐로 한반도 균형발전 전략을 세워야 할 때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노력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자성해야 할 대목이다.현재 국회에는 남북 교류협력 및 남북협력기금과 관련한 여러 건의 법률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그중에는 접경지역에 남북통일경제특구를 지정하고, 남북경협 및 개성공단 재가동을 촉구하는 법안도 있다. 하지만 우선순위는 저 뒤로 밀려 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본격적으로 구현된다면, 일순간에 진행될지 모를 경제협력의 복안들임에도, 정쟁에 묶여 한 걸음 내딛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자체 차원에서의 남북 협력은 독일의 예에서 보듯 상당히 실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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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미니멈의 법칙 지면기사
쇠사슬 강도, 가장 약한 고리가 결정부족한 요인에 의해 결과 나와우리는 칭찬에 주안점 두지만치명적인 약점의 한계 못 넘어극복할 수 있을 때 '높은 이상' 실현사슴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호수로 물을 마시러 간다. 여기서 사슴은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다 커다란 위용을 가진 자신의 뿔이 자기 몸 중에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황홀한 자신의 뿔에 감탄하고 난 후 사슴은 다리는 보게 되었는데 너무도 가늘고 힘없이 보이자 '이런 다리를 없는 이만 못하다'고 혼잣말을 한다. 때마침 사슴을 노리고 나타난 사자가 달려들자 볼품없다 불평했던 다리에 의지해 쏜살같이 사자의 공포로부터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돌리려는 순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뿔이 나뭇가지에 걸려 움직일 수 없게 되고 불쌍하게도 사자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 버린다. 사슴은 볼품없는 다리 덕분에 목숨을 건사했고 큰 자랑이라 생각했던 뿔 때문에 죽음을 맞이한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여기서 사슴의 빈약한 다리는 외모를 기준으로 평가할 때 '약한 고리'로 작용하고 반면 사슴의 크고 자랑스러운 뿔은 생명을 기준으로 평가할 때 '약한 고리'다. 모든 조건이 다 충족되더라도 결국 가장 부족한 조건에 맞춰 능력이 결정된다. 이를 '미니멈의 법칙(law of minimum)'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쇠사슬을 들어보자. 쇠사슬의 강도는 가장 강한 고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약한 고리가 전체 강도를 결정한다. 당기는 힘을 높여가다 보면 끊어지는 것은 약한 고리다.독일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는 '미니멈의 법칙'을 통해 수확물의 크기가 달라지는 이유를 설명한다. 때에 맞게 거름을 주고 비료를 뿌리며 가뭄에는 물을 대주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주기도 한다. 이런 수고로움 속에 크고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농작물이 잘 자라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 충족되었다 하더라도 사람마다 결실의 크기가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매 해마다 수확물의 크기가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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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어버이날에 즈음하여 지면기사
'孝' 백행의 근본·생활 지침 삼은 우리민족가족의 근간 허물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어르신들 활짝 웃게 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5월 8일 하루 아닌 '365일 어버이날'이어야8일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정 공포한 어버이날이다. 가없는 어버이의 은혜를 기리기 위하여 정부는 1956년 어머니날을 만들었다가 추후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 공포했다. 요즘 우리 주변은 도덕과 윤리가 존중되던 아름다운 공동체는 사라지고 인간성 상실, 황금만능주의, 한탕주의, 환락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효(孝)를 백행의 근본으로 삼아 충(忠), 예(禮)와 함께 생활의 지침으로 삼았다. 孝가 살아야 가정이 행복하다. 孝가 살아야 사회가 안정된다. 孝가 살아야 국가가 부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버이날은 5월 8일 하루만이 아니라 365일 내내 어버이날이어야 한다.요즘 주변에서 효자, 효녀, 효부를 찾기가 힘들다는 여론이 많다. 부모님이 나이가 연로하고 거동이 불편하면 자식들은 당연하다는 듯 양로원 또는 요양병원으로 보낸다. 옛날같이 함께 부모님을 모시면서 지극 정성으로 병간호하고 세끼 식사를 대접하면서 수발드는 자손이 점점 사라지는 풍조를 보며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탱하였던 가족의 근간이 허물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필자가 속한 단체에서는 매년 어버이날을 맞아 효자, 효녀, 효부를 널리 발굴하여 표상으로 삼고 있다. 올해 효녀상을 수상하는 안성자(70)씨는 7남매 중 막내딸로서 인천의 최고령자이신 120세 이화례 여사를 41년 동안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살면서 효행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 계신 분이다. 또 효부상을 수상하는 이소혜(33)씨는 필리핀에서 귀화한 다문화가정의 주부로서 2011년 남편과 사별한 뒤 두 자녀를 키우기도 벅찬 환경에서 고령인 시어머니의 병수발까지 들면서 밝게 살아가고 있다. 두 분 다 타인의 귀감이 되어 주위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점점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 하고 천륜도 마다하는 각박한 세상에 이분들의 효행을 들어보면 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가 떠올려진다. 예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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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 도자문화의 명성, 도자분야 디자인 보호부터 지면기사
얼마 전, 친한 도예가가 자신이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도자 상품 디자인이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도용돼, 대기업이나 중국 OEM 제품으로 둔갑되는 경우가 많아져서 보증 인원이 적은 소규모 행사에서는 신규 상품을 팔기가 두렵다고 하는 고민을 들은 적이 있다. 수공예 도예가들은 대량생산성이 약한 반면 스스로 자부할 수 있는 본인만의 디자인과 기능을 입힌 유니크한 도자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디자인 개발 시간이 길고, 제작이 까다로운 창작품일수록 상품의 완성도는 높아지지만 가격경쟁에서 불리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도예가들은 독창성과 기능성, 심미성을 갖춘 상품을 개발·출시하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그런데 이렇게 창작된 도예가들의 좋은 도자 상품들이 제대로 출시되기도 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 중국 OEM을 통한 유통업자들은 도예가들의 상품이 생산량이나 가격경쟁에서 불리한 점을 악용, 반응이 좋은 상품들을 싸구려 멜라민 재질로 변형하거나 대량생산해 싼 가격으로 소비자를 현혹한다. 창작은 더욱 힘들어지고, 어렵게 만든 도자 상품 디자인이 불법 복사돼 대량으로 유통되는 것은 쉬워지고 있다. 원칙적으로 창작한 디자인은 특허청에 등록하여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기업에서도 비용과 시간을 부담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수십 개의 디자인 중 특정 상품의 디자인에 대해서만 권리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물며 개인 공방을 운영하는 도예가들에게 특허등록은 기업들의 일반적인 관행보다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이미 도용당할 수도 있고,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등록을 진행하다가 시간,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2010년 1월 특허청 고시(제2009-38호)에 따라 디자인공지증명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디자인공지증명제도는 해당 분야의 공신력 있는 기관을 전문 공지 기관으로 선정해, 비록 권리화되지 않은 디자인이라도 경쟁업체의 모방 및 분쟁에 보다 손쉽게 대응하고, 출원 등록비용 및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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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잠깐 주정차 이젠 안 통합니다 지면기사
불법주정차로 소방활동 지장·교통사고 유발31개시·군에 '단속지역' 알기쉽게 표시예정소화전·교차로모퉁이·버스정류소·횡단보도4곳은 도민 안전위해 불편해도 꼭 비워둬야경기도가 정부와 함께 고질적인 안전 무시 관행인 불법 주·정차 근절을 위해 소화전, 교차로 모퉁이, 버스정류소, 횡단보도 등에 1분 이상 주차를 하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주민신고제를 지난 4월 17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란 주민이 스마트폰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주정차 위반사항을 쉽게 신고하는 것을 말한다. 앱을 통해 신고가 이뤄지면 단속 공무원의 현장 출동 없이도 위반자에게 즉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안전신문고 앱은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나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앱을 구동하면 소화전, 교차로, 버스정류소, 횡단보도라는 4개의 메뉴가 나오는 데 해당 지역을 눌러 불법 주·정차된 차량의 사진을 찍으면 신고가 완료된다. 사진은 위반 지역과 차량번호가 식별 가능하도록 동일한 위치에서 1분 이상 간격을 두고 사진을 2장 이상 촬영해야 한다.차량은 넘쳐나는데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려니 없거나 주차료가 비싸고, 택배 등 영업용 차량이라 유료 주차장에 대기도 뭐하고. 불법 주·정차의 이유는 다양하고 저마다 사정이 있다. 문제는 그런저런 사정으로 아무 데나 주·정차를 할 경우 다른 사람에게 끼치는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불법 주·정차는 제천 복합건물 화재사고 사례와 같이 소방 활동에 지장을 초래해 피해를 키우거나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를 방해해 교통사고를 유발한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불법 주·정차 관련 사고발생 건수가 연평균 22.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도와 호소에도 불법 주·정차 문화가 근절될 기미가 안 보이면서 정부가 단속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잠깐 주차도 이젠 안 통한다는 것이다.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찬반 논쟁도 뜨겁다. 찬성하는 도민들은 "진작 시행되었어야 했다"며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