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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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 2021년 5월 31일자(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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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공공기관 이전, 부작용과 집단민원도 살펴야 지면기사
경기도가 최근 7개 공공기관의 이전 지역을 확정 발표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파주시로, GH(경기주택도시공사)는 구리시로 이전한다. '빅3'로 평가받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은 남양주로, 경기여성가족재단은 이천으로, 경기복지재단은 안성으로,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은 광주로, 경기연구원은 의정부로 각각 결정됐다. 도는 중첩규제로 묶인 지역, 이전 예정 기관과 업무 연관성, 교통 인프라 접근성, 도정 협력 등을 토대로 최종 대상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이전 대상 지자체들은 환영했으나 공공기관 이전을 희망했던 가평과 연천, 포천, 양주, 여주, 김포시와 양평군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포천·연천은 접경지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정책적 배려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무위로 끝나자 '접경지라는 특수성으로 희생하는 지역과 주민을 외면했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특별한 희생을 감내하는 특수한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3차례 이전지 결정에 따라 모두 15개 공공기관이 보금자리를 옮기게 됐다. 앞서 경기관광공사, 경기문화재단,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3곳이 고양시 소재 '고양관광문화단지'로 이전했다. 지난해 9월에는 경기교통공사와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 주사무소를 각각 양주시, 동두천시, 양평군, 김포시, 여주시로 이전하기로 확정됐다.도는 3차례에 걸친 이전대상지 확정으로 공공기관 이전 계획이 마무리됐다며 일정에 맞춰 정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동화 현상을 빚게 된 수원시가 반발하고, 공공기관 노조의 반대 움직임이 여전해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은 실질적으로 이전이 결정될 각 기관 이사회 과정에서 부당함을 역설한다는 계획이다. 설문조사결과 소속 기관 직원 상당수가 불만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이재명 경기도지사는 SNS를 통해 "균형 발전은 '하면 좋은' 미덕이 아니라 '안 하면 큰일 나는' 중대 문제"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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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이준석 돌풍'의 정치적 의미 지면기사
국민의힘 당 대표를 뽑는 예비경선에서 1위를 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당원투표에서도 1위를 한 나경원 전 의원과 불과 1% 포인트 차밖에 나지 않았다. 이 전 최고위원의 당권 쟁취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의 신진들의 활약은 몇 가지 시사점이 있다.첫째, 국민의힘에 불고 있는 변화와 쇄신의 바람이다. 이준석 후보뿐만이 아니라 예비경선에서 탈락했지만 김웅, 김은혜 의원 등 초선의 도전 자체가 보수정당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와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사과하고 참회했다. 국민의힘에 씌워져 있던 족쇄를 형식적이건 실질적이건 해체했다는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게다가 대표 경선에서의 예상치 못한 전개 양상은 수구정당과 꼰대정당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온 국민의힘으로서 혁신의 계기를 마련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일이다. 계파논쟁 프레임으로 기득권을 유지해 보겠다는 중진들의 생각은 진부하고 퇴행적이다.둘째, 다선·중진 위주의 서열 문화, 정치적 유불리에 집착하는 정당이기주의와 구태한 정치문법들이 바뀌지 않으면 정치교체는 불가능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과 직업적 이해(professional interests)에 충실한 정치꾼들에 대한 환멸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지만 중진 대 신진, 세대교체 등의 진부한 프리즘으로 이 상황을 봐서는 안 된다.셋째, 세대교체가 정치교체와 혁신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지만 기존 패러다임의 교체를 위해 인적 쇄신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일천한 경험을 나무랄 게 아니라 장년과 청년의 조화라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변화를 전망하고 분석해야 한다.넷째, 4월 재보선의 참패 이후에도 이렇다 할 쇄신을 선보이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변화를 무겁고 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당의 유력 대선 주자들의 조국 전 장관 저서에 대한 평가는 민주당이 아직도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여야 모두 초재선이 소장 정치인으로서 정치개혁을 견인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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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5월 31일자] 섀도 복싱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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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1인 가구 시대 지면기사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는 1인 가구 연예인들의 일상을 엿보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웹툰작가 기안84의 괴식(?)에 탄식하고, 운동중독 가수 김종국의 자린고비 일상에 혀를 내두른다. 쌈디의 유별난 조카 사랑이 그럴듯하고, 돌싱 배우 임원희의 고독은 짠하며, 아파트 구매 찬스를 놓친 중견배우 김광규의 전세살이엔 격하게 공감한다. 싱글 라이프 연예인들의 천태만상은 대중의 훔쳐보기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싱글 라이프 관찰 예능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엔 나 홀로 1인 가구가 즐비하다. 여성가족부가 28일 공개한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30.4%, 2인 이하 가구는 62.1%나 된다. 특히 1인 가구는 2010년 15.8%에서 배나 늘었다. 반면 부부와 미혼자녀로 구성된 핵가족 가구는 2010년 48.4%에서 2020년 31.7%로 감소했단다. 우리나라 표준가구였던 핵가족이 1인, 2인 가구로 핵분열한 셈이고, '나혼산'과 '미우새'식 싱글 라이프 관찰 예능이 장수하는 배경이다.하지만 보통 사람들과 셀럽들의 나 홀로 살기는 질적으로 전혀 다르다. 1인 가구의 혼자 사는 이유들이 하나같이 절박하다. 학업이나 직장·취업을 위해(24.4%), 배우자가 사망해(23.4%) 혼자 산다니 그렇다. 청년들은 무한경쟁의 한 가운데서, 고령층은 자연적·사회적 가족해체로 인해 나 홀로 격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층과 고령층에서 1인 가구가 폭증하는 현상은 사회, 경제, 문화분야에서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를 양산할 수 있다.청년층 1인 가구는 비혼으로 이어져 인구감소를 부채질하고, 고령층 1인 가구는 고독사의 일상화를 부추길 수 있다. 가족으로 연대하지 못하는 1인 가구의 증가로 정치적 대립도 세분화되고 있다. 20대의 성별 대립과 세대별 대립으로 폭발한 이준석 신드롬은 반짝 현상이 아니다.이모, 고모, 삼촌이 없는 신세대 1인 가구와 손자 손녀 없는 구세대 1인 가구의 폭증으로, 사회적 연대의 기초였던 가족의 의미를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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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수습' 기자들의 인천 탐방 지면기사
지역 언론에 첫발 내디딘 새 식구가 생겼다원조 짜장면을 먹고 중구 개항장도 둘러보고인천의 어제와 오늘 역사 현장을 순회한다범죄 보도·개선 이끄는 역할도 알아 가며… 새 식구가 생겼다. 지역 언론에 첫발을 내디딘 '수습' 기자들이다. 이 후배들은 '수습' 꼬리표를 뗄 때까지 수개월 간 교육을 받게 된다.과거 수습기자들은 소위 '사스마와리'라는 혹독한 취재 훈련을 견뎌내야 했다. 출퇴근이란 개념이 없었다. 눈만 감았다 하면 그대로 곯아떨어질 만큼 잠이 부족했다. 그렇게 밤낮 가리지 않고 경찰서와 병원 응급실 등을 숨 가쁘게 돌며 사건·사고를 챙기도록 하는 한국 언론의 독특한 교육 방식이었다. 지금은 이런 낡은 관행의 교육만을 고집하는 언론사는 거의 없을 것 같다.최근 경인일보 공채에 최종 합격한 인천본사 막내 수습기자들은 틈틈이 '인천 탐방'을 하고 있다. 처음 찾아간 곳은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였다. 서구 열강의 문물을 처음 받아들인 인천, 더 나아가 한국의 근현대사를 증언하는 곳이다. 중구청을 오래 출입한 '부장' 선배가 '일일교사'로 동행했다.신포국제시장, 인천 최초의 서구식 성당인 답동성당, 이길여산부인과 기념관, 애관극장, 우리나라 첫 개신교회인 인천내리교회, 청일 조계지 경계석, 자유공원(맥아더 동상, 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 홍예문, 백범 김구 선생이 투옥됐던 인천감리서 터…. 장장 6시간을 걷고 또 걸었다. 차이나타운에 가서 인천이 원조인 '짜장면'도 먹었다.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의 주요 번식지인 남동유수지에도 가봤다. 여기에 둥지를 튼 저어새들이 먹이터로 삼는 송도갯벌에는 배곧대교와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 계획 등이 추진 중이다.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반입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현장도 둘러봤다.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선언하고, 영흥도에 인천 자체 매립지(에코랜드) 조성을 추진하면서 수도권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곳이다. 드림파크 골프장(매립이 끝난 제1매립장)에서 경치를 만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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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기후위기 극복, 과학 중심주의와 결별할 수 있어야 지면기사
지금같은 수준으로 탄소배출 지속땐 지구는 곧 산업화 前보다 1.5도↑ 전망개항기 조선지식인의 부국강병 과학사회진화론 도구적 이성 단적드러내지금은 달라져… 한국서 첫P4G 기대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탄소 배출이 지속된다면 2028년부터 2034년 사이에 지구 기온이 산업화 시기 이전보다 1.5도 상승하게 되리라고 한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며칠 전 접한 언론 기사가 떠올랐다. '제주도 크기의 2배에 달하는 빙산이 남극에서 분리', 빙산 분리는 기후 변화 탓이 아니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덧붙여지기는 했지만, 기후 재난을 둘러싼 우려를 다독이기에 전문가의 의견은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한다. 다시 말해 기후가 재난 수준으로 치닫는 까닭에 빙산이 분리된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환경문제 측면에서 한국은 낙후된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바닷속 미세플라스틱 오염 정도는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해 있으며, 2020년 기준 세계 환경위기시각이 9시47분인데 비해 우리는 9시56분을 가리키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다. 덧붙이건대 환경위기시계는 12시에 가까울수록 환경 파괴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을 나타내며, 2017년 한국의 환경위기시각은 9시9분이었다. 한국의 환경 상황이 그만큼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환경민주주의는 세계 71개국 가운데 35위라고 한다.이즈음에 이르러 개항기에 벌어졌던 조선 지식인들의 반복되었던 노력을 떠올리게 된다. 서구 열강의 등장에 위협을 느낀 지식인들은 서구 국가가 부강한 까닭을 따져 물었다. 그리고는 저들의 학문이 과학이라는 데서 답을 찾았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만물을 내는 것은 천지이지만, 천지자연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은 사람의 재력(才力)"인 바, 여기서의 재주와 능력이 과학이며, 과학을 키워야 우리도 부강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출된 것이다.('한성순보', 1884)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권 상실의 전 단계인 을사늑약(1905)을 겪고 난 뒤에서 비슷한 주장이 반복되고 있는 대목에서 확인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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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경기도 블랙홀 지면기사
올해 한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 의왕이다. 의왕 근처에서 30년 가까이 살아온 내게 이런 광경은 생경하기만 하다. 의왕은 가기 힘든 동네였다. 의왕역 근처에는 친구들과 만날 장소가 부족했고 이 때문에 만남 장소는 늘 안양역이나 범계역같이 역 주변 번화가가 되곤 했다.의왕 아파트값 상승 이유는 바로 철도다. 인덕원~동탄선부터 GTX까지 각종 철도 호재는 의왕 아파트 미래 가치의 보증수표가 됐다. 4차 철도 구축망 계획을 경기도 지도와 포개 보면 핏줄 같이 뻗은 철도 노선이 복잡하게 얽힌 미래 경기도의 모습이 나타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도 부동산 불패 신화의 가장 든든한 후원군을 바로 이 철도가 담당한다.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전임인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는 경기·인천·서울을 엮은 '메가시티'를 제안했다.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은 물론이고 도쿄를 중심으로 한 일본, 상하이와 같은 현대 메가시티 모두 인접 도시와 묶어 광역도시를 만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수년 전엔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한 정치인의 자충수 정도로 여겨졌던 메가시티 구상이 4차 철도망 계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공언(空言)처럼 들리지만은 않는다.수도권 외 지역에선 경기도를 '블랙홀'이라고 부른다. 높은 수준의 정주 여건을 찾아, 일자리와 학교를 찾아 수도권으로 온 인구를 모두 빨아들인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블랙홀의 중력을 형성하는 동력도 바로 철도다. 철도를 통해 경기도의 중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지만 실은 서울 중심부로 더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블랙홀의 핵심이다. 이 때문에 서울과 경기도의 차이는 더욱 흐릿해졌다.다음 철도 계획이 완성되는 2030년까지 경기도 블랙홀은 더욱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그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것은 인구일 뿐 아니라 지역성일지도 모른다. /신지영 경제부 기자 sjy@kyeongin.com신지영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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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년의 '늘찬문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지면기사
자폐 장애 성찬의 동화극을 보았다자신의 '다름'을 소통하는 그의 꿈오래전 인권위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그런데 이 법은 아직도 보류 상태다차별받지 않을 권리는 기본권인데…공연 입장권을 예매하면서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원주 문막읍에 자리하고 있는 '후용공연예술센터 교실극장'에서 '극단 노뜰'의 창작 옴니버스극 '남극으로 가는 지하철' 공연이 있다고 하였다. 낭만적인 제목을 보고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동화 같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연극일 것이라 지레 짐작을 했다. 프로그램 설명에 의하면, 세 명의 배우가 그림책을 한 권씩 골랐고 이를 배우만의 색채로 표현한 공연이라 하였다. 옴니버스극으로 만들어진 세 권의 그림책 제목은 '남극으로 가는 지하철', '투명나무' 그리고 '어느 늙은 산양 이야기'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관람자를 극도로 제한하였기에 한 회 관람이 가능한 관객 수는 17명에 불과했고, 비가 보슬보슬 오고 있었으나 입장권을 예매한 사람은 한 명도 빠짐없이 '후용공연예술센터 교실극장'에 모여들었다."나는 지하철 탐험가 성찬성우입니다"로 시작한 첫 번째 극 '남극으로 가는 지하철'은 자폐성 장애가 있는 '성찬'의 마음을 그린 동화이자 판타지 극이었다. 성찬성우로 불리는 것을 좋아하는 '성찬'은 지하철을 좋아한다. "지하철은 길고 빠릅니다. 사람도 많이 태울 수 있고, 시간 약속도 잘 지킵니다. 벨을 누르지 않아도 문을 열어 줍니다. 지하철은 나처럼 착합니다." '성찬'은 사람들의 행동과 '다르게' 문을 열어달라고 소리치지 않아도 지하철은 역마다 문이 자동으로 열리기 때문에 좋아한다. 남극으로 가서 인간과 '다르게' 생긴 펭귄을 만나 함께 놀고 대화를 나누어서 기쁜 '성찬'은 늘 자신의 '다름'을, 그것으로 인해 생기는 불편함을 결코 슬퍼하거나 남다르다 여기지 않는 어머니에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펭귄 미소를 살짝 지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다름'을 표현하고 행동하고 있을 뿐인 '성찬'은 세상과 소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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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 2021년 5월 28일자(이공명) 지면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