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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멘탈은 건강한가 지면기사
멘붕이라는 신조어가 대유행이다. '멘탈(정신)과 붕괴'의 합성어로 '멘탈이 붕괴됐다'라는 뜻이다. 정신건강이 훼손됐다는 의미다. 멘붕은 인터넷용어로 시작했다. 게임아이템이 갑자기 사라졌다든지, 키보드배틀에서 졌을때 받는 충격을 멘붕이라고 표현한 것이 대중화된 것이다. 이제 실생활에서 당혹스럽거나 창피한 일을 당했을 때 또 그런 상황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이나 행동을 하면 멘탈이 붕괴되었다라고 표현한다. 당황스럽거나 격한 분노가 끓어올라 사람의 상태나 감정이 평소같지 않게 맛이 갔다면 그게 바로 멘붕인 것이다.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상임고문은 방송출연에서 4·11 총선에서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패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며 '멘붕'이란 신조어를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손 고문은 라디오에 출연해 "멘붕이란 유행어를 아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멘탈 붕괴? 그 정도야 안다. 다 이긴 총선에서 졌을 때, 이런 걸 멘붕이라고 하나 했다"고 말했다. 정치인들도 멘붕상태를 겪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은 자신의 모자에 '멘붕 탈출'이라는 문구를 적어넣어 눈길을 끌었다. 운동선수에게 멘탈은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지금 대한민국은 멘붕의 시대다. 멘탈이 거의 정상치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렵다. 대선출마를 확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만 하고 있는 안철수도, 아무리 해도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아 경선룰을 바꾸지 않으면 출마를 포기하겠다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나 이재오 의원 역시 멘붕의 초기증세거나 이미 멘붕상태에 빠져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위험한 흥행보다 40%의 지지율을 방패 삼아 묵묵부답으로 버티고 있는 박근혜도 대선이 가까워 오고 예기치 못한 지지율 변화가 온다면 분명 멘붕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MB도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내곡동 사저 매입논란이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돌아가고 심지어 국정조사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그 역시 현재 멘탈이 정상일까 하는 의구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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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헌책방의 생존전략 지면기사
50대 이상 장년층의 서울 청계천에 대한 기억은 헌책방이다. 청계천 3가에서 5가에 이르는 도로변 상가에 빼곡히 들어찬 100곳 이상의 중고서점들이 돈 없는 독서광과 수험생들을 유혹했던 것이다. 침침한 조명에 매캐한 냄새로 찌든 좁은 책방 안을 헤집고 다니며 손때 묻은 책더미를 뒤적거렸으니 말이다.그러나 지금은 20~30곳에 불과, 이곳이 한때 국내 최대의 중고서적시장이었다는 언급이 무색할 지경이다. 서점 대형화의 격랑에다 인터넷서점까지 가세함으로써 초토화된 탓이다. 그럼에도 청계천 헌책방들이 명맥을 유지하는 비결은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염가의 유아용 도서, 패션잡지, 고서적 등으로 전문화한 것이다.대형마트 강제휴무제가 시작된 지도 2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갈수록 의무휴업 점포수가 점증하면서 지난 10일에는 대상업체수의 70% 이상이 동시에 휴점,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이나 기대에 못미친다는 반응이다.서울 망원시장상인회 대표의 "최근 방문객이 15% 가량 늘었으나 아직은 매출이 오르지 않았다"는 답변이 시사하는 바 크다. 시장경영연구원만 풍선효과가 서서히 가시화하고 있다는 반응이다.대형마트 쪽에서는 지각변동의 신호들이 감지된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빅3'는 이달 매출손실액이 1천400억~1천6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죽상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은 자명하다.관련업계는 금년 매출이 10조원가량 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네 빵집, 순대, 떡볶이 등 골목상권까지 싹쓸이 하는 등 게걸스런 식탐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이다.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는 약국, 안경점, 식당, 옷가게 등의 임대상인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대형점포에 매장을 오픈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동반제재를 받아 영업 및 임대료 손실이란 이중고에 시달려야 하는 때문이다. 납품업체들도 울상이다. 대기업의 주문축소 물량을 전통시장 공급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는 있으나 물류비 부담증가 내지는 자금회전율이 떨어져 채산성이 악화될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유통대기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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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판 신데렐라' 언제나 나올까 지면기사
최근 실리콘밸리는 다시 벤처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2011년 벤처투자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인 291억달러(약 34조원)를 넘어섰고, 또한 신생 벤처기업들의 투자회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금년 4월 SNS의 최강자인 페이스북은 실리콘밸리를 놀라게 하면서 사진 앱 개발회사인 '인스타그램'을 10억달러(약 1조1천500억원)에 사들였다. 인스타그램은 직원 13명에 불과하고 창업한 지 약 2년에 불과한 작은 신생벤처였다. 또한 '애플'과 '구글' 같은 강자들도 신생벤처를 사는데 거리낌이 없다. 애플은 '시리'라는 음성인식 벤처를 2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고, 구글은 모바일 광고회사인 '애드몹'을 7억5천만달러에 인수한 것을 포함해서 2010년에만 48개 기업을 인수했다. 미국 대기업은 엄청난 금액을 주고 신생벤처를 인수하곤 한다. 왜 그런가? 그 이유는 필요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기술을 얻는데 서슴없이 투자한다. 대기업은 벤처가 시작한 비즈니스를 완성해서 수익을 올리며, 벤처는 기술을 넘겨주고 투자회수를 한다. 이런 신생기업의 성공을 본 청년들은 저마다 기업가로 성공할 꿈을 가꾼다. 자연스럽게 창업이 늘어나고, 기술이 발전하며, 성공기업이 증가한다. 이처럼 대기업이 벤처캐피털로서 역할을 해주면서 건전한 기술생태계가 완성된 것이다.국내에서는 대기업이 벤처를 사들이며 신데렐라를 낳는 스토리가 왜 없을까?그 이유는 절대적 지위를 가진 우리 대기업들은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벤처를 사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갑'의 위치에서 단가를 깎고 기술을 가로채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국벤처의 기술 출구는 막혔다고 보아야 한다. 기술 출구가 막힌 벤처는 고전 끝에 도산하게 되고, 이렇게 사라지는 벤처를 보면서 청년들은 꿈을 접을 것이다. 이것이 오늘 한국경제의 창업환경이며 기술생태계의 단면이다. 심지어 우량 벤처들도 고사(枯死)하며, 신생창업은 시들해지는 우울한 모습이다.대기업의 중소벤처기업 인수를 보고, '유망기업을 잡아먹었다'고 표현하는 사회 일각의 부정적 인식도 존재한다. 그런데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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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와 지역문화진흥법 지면기사
제19대 국회가 개원되었지만 때 아닌 이념 논란으로 어수선하다. 더군다나 연말의 대선일정까지 기다리고 있어 과연 생산적인 입법 활동을 보일 수 있을 것인지 우려된다. 19대 국회가 유념해야 할 문화 의제 가운데 하나는 지역문화진흥법안이다. 이 법안의 제정을 위해 2004년 이래 전국 문화계가 지역별 토론회를 개최하고 쟁점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던 지역문화계의 숙원이었다. 17대 국회에 이어 18대 국회에서도 제정이 추진되었으나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된 상태에서 결국 자동폐기되고 만 '비운의' 법안이다.지역문화진흥법을 제정하기 위한 움직임은 2001년 '지역문화의 해' 지정을 계기로 시작되었으며, 2003년 12월 문화관광부에서 지방분권 TF를 조직 가동하면서 본격화되었다. 이후 문화진흥법 제정과 관련된 논의는 부산을 필두로 전주, 대전, 인천 등에서 차례로 개최되어 지역의 의견을 수렴하고 법안의 필요성과 의미를 공유하는 폭을 넓혔다. 그리고 2006년 5월 10일 이광철 의원을 비롯한 31명의 의원이 지역문화진흥법안을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한 바 있으며, 2011년 5월 다시 발의되었으나, 2012년 들어서 문방위 계류 중 자동폐기되고 만 것이다.이제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되지 못하고 자동폐기되고 말았던 요인이 무엇인지를 점검하고 이후의 과제를 고민할 시점이다. 우선 정치지형을 보면 참여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형해(形骸)만 남기고 실종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 정부 들어서 지역문화정책은 후퇴했거나 실종되었다는 지적이 높다. 고사 직전의 지역문화를 살려내기 위한 기본적 토양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도시와 지역의 경쟁을 유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의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지역간 문화 불균등은 더욱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또 다른 원인으로는 지역과 문화계의 법안 추진 동력의 상실을 들 수 있다. 진흥법이 국회에 제출되면 제정되는 것으로 낙관하고 정부와 국회만 바라보면서 법안 제안 과정의 열기를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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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취업률 통계의 허와 실 지면기사
대학가는 요즘 전쟁터를 방불한다. 졸업생들의 취업률 높이기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캠퍼스의 낭만을 만끽하는 5월 축제의 이면에 취업률이라는 슬픈 자화상이 공존하며 상아탑을 짓눌렀다.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별 취업률 통계조사가 이달 말일이 기준이기 때문이다. 취업률은 8개의 평가 지표 가운데 재학생 충원율(30%)과 더불어 부실대학을 가리는 지표의 가중치 20%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를 기준으로 부실대학이 가려지고, 학자금 대출 제한 등 정부 지원에서도 제외된다. 각 대학들이 마음을 졸이는 이유다.물론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졸업했으면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당연한 바람이다. 대학이 학문 연구의 전당인지, 취업을 위한 학원에 불과한지에 대한 물음표로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공식적인 평가이기에 사활을 건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가 산정하는 취업률 통계가 합리적인 것인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졸업생이 3천명 이상이냐, 미만이냐, 대학 소재지가 수도권이냐, 지방이냐 만을 따져 일률적인 잣대로 평가한다. 학교와 학과마다 특성과 여건이 천차만별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취업률로 대학을 한 줄로 세운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해서는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평가방법상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수능과 내신 성적순에 의해 대학이 서열화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또 통계의 정확성과 형평성을 위해 2010년부터 직장건강보험가입자만을 취업자로 인정한다. 이 때문에 대학의 취업률이 많이 떨어졌다. 대학정보 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서 공개된 지난해 취업률(졸업생 3천명 이상 대형 학교 기준)을 보면 서울대가 59.8%로 7위에 그쳤다. 나머지 이른바 명문이라는 1~6위의 대학도 60%대다. 명문 대학들도 취업률이 50~60%대라고 하면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다. 예술관련 대학은 취업률이 10∼20%대인 곳이 허다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추계예술대학교 교수진 전원이 "학생들을 부실학생으로 만들어 미안하다"며 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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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枯死)시켜야 할 시대의 반동분자들 지면기사
생방송 정치 리얼리티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경선부정 사태'가 방영된지 오늘로 20일째다. 대중은 진보진영 내부를 유린해왔던 당권파 패권놀음의 실체를 목격하고 진저리를 쳤다. 똑똑하고 다부지면서도 선한 눈매가 매력적인, 친구 누나 같던 이정희의 야멸찬 변신에 기절초풍했고, 중앙위원회를 초토화시킨 당권파의 초절정 폭력 본성에 공포를 느꼈다. 대중은 리얼리티쇼의 조기종영을 원했다. 이석기, 김재연 등 당권파 비례대표당선자들이 자진 사퇴하는 상식적인 엔딩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들은 비당권파의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 맞서 당원비상대책위를 구성해 오늘도 잔혹극을 이어가는 중이다.진중권은 "진보는 죽었다"고 탄식했지만, 사실 대중이 사망선고를 내린 상대는 경기동부연합이다. 그들 스스로는 한번도 인정 안했지만, NL(민족해방)계열의 자주파·주사파·종북파 낙인이 자연스러운 그 경기동부연합이다. 보수 보다는 진보가 찍은 낙인이고 대중이 동의한 낙인이라서 이석기와 김재연 등이 이 굴레를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예전 같으면 색깔론의 역공세로 뭉개졌을 낙인이 경기동부연합의 이마에는 왜 이리 선명할까. 바로 그들이 시대정신을 거부한 시대의 반동분자들이기 때문이다.그들은 진상조사 보고서를 진상조작 보고서로, 석고대죄를 요청하는 동지들을 적진의 세작으로 우겨대며 사실을 목격한 국민을 기만했다. "부정 없는 선거는 없다" "부정이 50%는 넘어야 부정이다"는 이석기의 주장은 민주주의의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 무엇보다 유일한 사태 수습방안인 국회의원 반납을 거부하는 비양심으로 인본적 가치를 짓밟았다. 도둑질도 부인하고 장물도 내놓지 않겠다는 현행범과 무엇이 다른가. 경기동부연합의 국민기만, 반민주, 비도덕, 비양심은 우리 시대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반동이다.중요한 것은 경기연합이 당랑 처럼 수레바퀴에 깔려 압사할 것인가이다. 과연 우리 시대가 경기동부연합의 반동을 압사시킬 수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지금 압사 직전이지만,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감안하면 압사를 단정하는 것은 섣부른 낙관이다. 군자산의 약속 이후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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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民은 외롭다 지면기사
폭력으로 얼룩진 통합진보당을 보는 심정은 착잡하다. 인간중심의 세상을 만들겠다던 그들도 까보니 그들이 눈만뜨면 손가락질하던 속물들과 다를 바 없었다. 오히려 '동지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더 속물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선거에서 그들에게 200만표 이상을 던져준 유권자나 그들을 종북좌파라고 퉤퉤 침을 뱉는 일반 국민들까지 당대표가 얻어맞고 머리채까지 잡히는 폭력사태를 보면서 '너희들도 똑같구나 똑같아'라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만일 새누리당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그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뛰쳐 나갔을 것이다. 그들의 복잡한 계보와 그들의 실상이 낱낱이 밝혀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왜 착잡하고 외로운가.4·11 총선이 끝나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부쩍 외로워졌다. 오랜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 '재밌니?'라고 물으면 마치 자신들의 치부를 들킨듯 정색을 하며 모두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더러는 발끈 화내는 이들도 있다. 재미없고 외롭고 짜증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뉴스를 보면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어 술을 들이켜지 않고는 잠을 이룰 수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사실 뭐하나 재밌는 것도 없다. '해를 품은 달'이 끝난후 볼만한 드라마가 없어서 외롭고 유일하게 웃음을 주었던 '개그콘서트'가 전보다 재미없어져서 외롭다. 신문지상에 역대정권에서 보았던 정권말기의 레임덕 현상들이 마치 판박이처럼 똑같아서 외롭고, 권력을 한손에 쥐고 나는 새도 떨어뜨릴것 같았던 정권실세들이 줄줄이 감옥으로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권력무상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외롭다. 대학을 졸업한 자식이 취직을 못하고 시간당 알바를 하는 고단한 모습을 보니 더 외롭고 앞으로 100살까지 살면서 천수를 누린다는데도 노후대책을 전혀 세우지 못한 자신의 초라한 몰골을 보니 외롭다. 하늘의 별만큼 많은 재산을 가진, 그래서 부러울것 없을 것 같은 재벌들의 상속싸움을 보면서 자신의 가계부채 이자를 따져 보는 것도 외롭고, 스무살 갓넘긴 아이돌스타들이 한류로 대박이 터져 비싼 외제차를 많이 타고 다닌다는 얘길 듣고 나는 뭘했나하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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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 악화는 정책실패 지면기사
가계 부채에 눈길이 간다. 부채 총액이 2008년 724조원에서 2011년 913조원으로 불과 3년만에 무려 20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자영업자 가계 부채까지 합치면 1천조원을 돌파한지 오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은 점진적으로 가계 부채를 줄였으나 한국은 반대로 덩치를 키웠다. 덕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중은 81%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 상환 능력의 바로미터인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말 157%로 4년전 비우량 주택채권파동 직전 미국의 137.8%를 능가한 상황이다. 부동산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장기간의 내수 부진과 고물가에 따른 민생경제 위축은 또다른 복병이었다. 빚을 내어 생활하는 서민들이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2010년부터 소득 5분위 중 저소득층에 속하는 1분위 가계부의 적자폭이 점증한 결과 지난해 4분기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1분위 가계의 56.6%가 적자상태다. 다급해진 정부는 가계 부채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해부터 은행권과 저축은행·상호금융은 물론 사금융에 대해서도 가계신용관리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지난 4월 18일에는 신용카드 발급 조건도 한층 까다롭게 했다.서민들의 사채의존도 제고는 불문가지였다. 2008년 9월 130만여명이 대부업체에서 5조6천억원을 대출받았으나 2011년 6월에는 247만명이 8조6천억원을 빌린 것이다. 서민경제는 갈수록 쪼그라드는데 은행 문턱을 더욱 높였으니 말이다. 생활자금, 학자금, 기존 대출 상환용 등 소액 여신이 두드러진 것이 시사하는 바 크다. 고령층의 가계 부채 점증에도 눈길이 간다. 대부업체들의 연체율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가계 부채의 질이 빠르게 나빠진 것이다.지난 3월 30일 정부는 미소금융과 햇살론을 통해 3조원 가량의 생계형 구제자금을 추가 공급하고 대출 조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서민금융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대기업과 시중은행, 그리고 농협, 수협, 신협 및 저축은행 등에 마이크로 파이낸싱을 확대할 것을 강요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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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의 추락'이 주는 미묘한 교훈 지면기사
2007년 6월 애플이 아이폰을 세상에 처음 내놓았을 때, 당시 세계 1위 업체인 노키아의 칼라스부오 CEO는 비웃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정하는 것이 오직 시장의 표준이다." 당시 노키아의 자신감과 위세가 얼마나 컸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장면이다.그랬던 노키아가 추락하고 있다. 휴대폰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업체들에게 이미 1위 자리를 내주었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며칠 전에는 급기야 노키아의 신용등급이 투기직전등급으로 하락 조정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핀란드의 자존심으로 불리며 세계 핸드폰시장의 1위를 고수해왔던 노키아의 추락은 영원한 강자가 없다는 교훈을 다시 실감시킨다.노키아가 추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하게 해석하면, 스티브 잡스가 창조한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놓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다.그러나 그 내면에 숨겨진 진정한 실패 이유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뼛속 깊이 담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똑같은 실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노키아의 중요한 패인은 자신의 기존 성공방정식에 대한 자만에서 나온다. 많은 승자(勝者)들이 빠졌던 함정인 '성공 함정(competence trap)'에 걸린 것이다. 과거 자신이 성공했던 비결에 그대로 의존하다가 몰락하게 되는 함정이 바로 '성공 함정'이다. 자신의 성공 비결을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지, 오늘 성공하고 있는 기업들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노키아가 믿었던 최고의 성공공식은 그들의 수요창출 역량이었다. 노키아는 실제 핸드폰 패러다임 내에서는 시장수요를 만드는 천재였다. 첨단기기 단일 품목으로 지난 10년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물품은 놀랍게도 '노키아 1100' 모델이다. 일본 닌텐도 '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모토로라의 휴대폰 '레이저'를 제치고 1위 매출액을 기록한 단일품목인 '노키아 1100'은 주로 인도와 같은 극빈국의 소비자들에게 팔렸지만 5년동안 무려 2억5천만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만들었다.휴대폰을 모르던 저소득층에게 휴대폰의 가치를 일깨워서 시장을 창조했다는 놀라운 스토리가 담겨있다. 구체적으로, 인도 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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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정책의 재정립 지면기사
도시 개발과 재건축 과정에서 문화유산 훼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인천의 경우 지난해 대불호텔(중화루) 부지에 상업용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개항기 건축의 유구(遺構)가 발견되어 공사가 중지되고 부지 보존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최근에는 인천시 중구가 남한 최초의 소주공장이었던 조일양조 건물을 철거하고 주차장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건물의 보존가치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이러한 논란은 문화유산의 개념과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충분치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며, 문화유산과 관련된 정책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일반적으로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이란 지속적인 문화 창조를 가능케하는 물적 매개물 혹은 상상의 원천을 말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세계 유산을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과 지구의 역사를 잘 나타내고 있는 자연유산 그리고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결합된 복합유산으로 구분하고 있다. 문화유산은 다시 유적, 건축물, 장소로 구분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구전·무형유산·걸작품과 기록유산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지정 사업을 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문화유산을 '문화재'로 통칭해 왔으며 "인위적·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세계적 유산으로서의 역사적·예술적·학술적·경관적 가치가 큰 것"이라고 정의해 왔다.이같은 정의는 고고학·건축학·미학적 가치가 현저한 문화재만 중시하고 여타의 문화자원을 경시하는 결과를 낳는다. 도시 서민의 생활사, 근대 산업사와 관련된 유산이나 기록물의 가치도 중요하다. 특히 생활문화유산은 우리의 근대를 재성찰하여 미래를 조감하는 데 필요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도시 재기획을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생활문화나 산업유산과 관련된 유산들은 대부분 그 소중함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그것이 멸실된 후, 혹은 재생되어 다시 나타났을 때에야 그 가치가 드러난다.세계적 명소가 된 프랑스의 오르셰미술관은 1939년 오르셰역이 문을 닫은 뒤 방치되다가 1970년대에 이르러 활용책을 검토하다가 1986년에 비로소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