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경인칼럼

칼럼니스트 전체 보기
  • 다시 한번 중국동포의 역할을 생각한다

    다시 한번 중국동포의 역할을 생각한다 지면기사

    [경인일보=]'조선족'으로 칭해지는 중국동포는 우리 사회에서 특이한 존재다. 분명 동포지만 재미동포 등 다른 지역 동포처럼 제대로 대접을 받지도 못한다. 때로는 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3D업종에 종사하는 '중국인'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다문화사회 논의가 한창이지만, 이들은 우리와 문화가 다르다고 인정되지도 않아서인지 그 논의에서 빠져있다. 동포도, 그렇다고 외국인도 아닌 중국동포들이 한국에 40만이나 살고 있는데도 상황은 변하지 않고 있다.반면 한-중 관계는 천안함사건 이후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한국은 중국 경제와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그 거리는 점점 멀어져가는 느낌이다. 중국에서 한국에 대한 반감은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나타나고, 중국정부 역시 그것을 제지하지 않고 일부 관영언론은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한국에서도 천안함사건 처리를 둘러싸고 중국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북한에 가까워가는 중국에 대해 섭섭함과 아쉬움을 토로하곤 한다. 더불어 북한과 우리와의 거리는 더욱 멀어져가고 있는 형편이다.중국의 정경분리와 단절된 북한과의 관계에 답답함을 느낄 때면 생각나는 것이 중국동포다. 함경도출신이 많은 중국동포는 연변조선족자치주라는 엄연한 행정조직을 중국에 가지고 있는 우리 동포다. 북한과 친척관계가 있는 사람이 많기에 친척방문도 하고, 때로는 보따리장수로 북한에 들어간다. 화폐개혁 이후 북한경제 사정과 '장마당'으로 불리는 생생한 시장상황을 전달해 줄 수 있는 것도 이들이고, 남한의 변화와 발전상을 북한에 입소문 내줄 수 있는 사람도 이들이다. 지금 북한의 트위터선전이 문제가 되지만 이들의 입소문은 트위터보다 무서운 것이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가까워 진다하나, 그것을 매개하는 사람들도 중국동포다. 왜냐하면 중국국민이고 우리말과 중국어를 구사하기에 중국정부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경색된 남북관계로 사업을 중단하고 있지만, 현대의 금강산사업에도 중국동포 현지종업원이 많았다. 중국동포들은 한국과 북한, 중국과 북한을 이어주는 매개적·완충적 역할을 하고 있는

  • 부족한 수면

    부족한 수면 지면기사

    [경인일보=]수면이 부족하다. 그 전면에 경쟁이 있다. 유치원에서 부터 아이들이 경쟁에 길들여지면서 잘사는 삶의 방법을 망각한다. 밝고 맑은 정신으로 건강하고 똑똑하게 살기 위해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중 하나가 잠이지만, 경쟁에서는 가장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돼 버렸다. 1년 12달 평균 수면을 밑도는 생활을 되풀이하면서도 좀더 덜자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묘안을 1차 타의에 의해, 2차 경험을 바탕으로 터득하게 된다. 신체적·정신적으로 사회인으로서의 골격을 형성해가는 중요한 시기인 중·고교생 시절, 뇌가 가장 심하게 혹사당하면서 극도로 피로감을 쌓고 산다.우리나라 중·고교생(12~18세)의 하루 평균 자는 시간은 6.1시간이다. 가천의대 정신과 이유진·김석주 교수팀이 최근 국내 중·고교생 8천530명을 대상으로 수면 실태를 조사한 결과로, 이는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중학생보다 좋은 직장, 신분 상승의 기준이 되는 대학교 진학을 앞둔 고교생의 경우 더 심해 평균 5.8시간의 수면만을 취한다. 4시간 이하도 전체의 10.3%나 되며, 89.7%의 학생이 휴일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해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 같은 시기 평일 독일 청소년의 평균은 8시간, 스페인 청소년 7시간인 것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 휴일에도 2시간 정도 차이가 나는 수치다.장기간 수면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은 심각하다. 연구팀이 2천766명을 대상으로 주의력 검사를 실시해 보니, 주의력 고위험군에 속하는 청소년의 평일 평균 수면시간은 5.4시간이었다.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증상은 우울증과 충동조절능력 저하다. 많은 학생들이 경쟁에 내몰려 잠을 설치면서도 일부만 성공적인 경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부족한 잠이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일부 청소년들의 흉포화해지는 범죄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현상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경쟁에서 밀리고 정신건강도 지키지 못한, 최악의 환경이 빚어낸 최악의 결과라는 추리가 가능하지 않을까.경쟁으로 인해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하기는 청소년

  • 손댈수록 커지는 공기업 부실

    손댈수록 커지는 공기업 부실 지면기사

    [경인일보=]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잇따른 재개발 사업 포기를 계기로 공기업 문제가 다시 클로즈업되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LH가 전국 414곳에 이르는 각종 재개발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향후 부동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상당수 국책사업들의 포기 및 축소가 불가피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LH는 설립된 지 1년도 채 못되어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정부의 공기업 개혁 청사진이 가시화된 것은 집권 6개월만인 2008년 5월부터였다. 한국도로공사·코레일·부산항만공사 등 사회간접자본(SOC) 공기업 30곳의 경영을 민간에 위탁하고 산업은행·우리금융지주·대한주택보증 등 50여곳을 민영화하기로 했다. 또한 주공-토공,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50여곳을 통폐합하고 부실 공기업 30여곳은 청산하기로 하는 등 과감하고 파격적이었다.정부는 공기업 선진화 작업을 최대한 2008년 중에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그해 8월에 제1차 선진화 방침을 공표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우리금융지주·하이닉스반도체·대우증권·현대건설 등 27개 기관의 민영화와 주공-토공간, 신보-기보간 통폐합 2건, 인천공항공사 해외 지분 매각 등 41건이었다. 같은 달 26일에 발표된 2차 선진화 계획에는 정부 각 부처의 유사 산하기관 통폐합과 부실 투성이인 한국공항공사를 민영화하고 예금보험공사·자산관리공사(캠코)·한국감정원의 업무를 고유 핵심 업종 위주로 대폭 축소하며 정리금융공사·한국노동교육원·코레일애드컴의 해체가 주요 내용이었다. 같은 해 10월에 선을 보인 3차 선진화 대상으로 총 30개 공공기관이 지정되었는데 지역난방공사·안산도시개발·인천종합에너지·대한주택보증·한전기술 등이 민영화 대상에 새로 추가되었으며 독점시장이던 가스수입시장과 방송광고 대행시장은 경쟁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그 결과 안산도시개발·농지개량공사·한국자산신탁 등이 완전히 민영화됐으며 그랜드코리아레저·한전기술·지역난방공사 등은 상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을 비

  • 입에 재갈을 물려야 하는가

    입에 재갈을 물려야 하는가 지면기사

    [경인일보=]'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래?', '애인이 너무 심하게 빨아줘서 이빨이 아프냐?', '누드 사진 찍어볼래?'…. 국회의원과 학교장, 군수의 최근 발언내용들이다. 사회지도층들의 성희롱 발언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새삼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무리 사석이라지만 지도층의 사회적 책임과 자질마저 의심케 하는 발언들이다. 대한민국은 인터넷 포털의 위력이 대단해지면서 이미 성희롱의 천국이 되다시피 했다. '얼짱' 'S라인' '꿀벅지' 등 여성의 외모를 상품화하는 단어들은 벌써부터 아이들에게까지 퍼진 지 오래다.이 때문에 여성들의 외모지상주의를 낳아 너도 나도 성형외과로 달려가고, 이로 인한 폐해는 날로 극심해져 간다. 자신의 외모를 비관하고 또 잘못된 수술로 인해 평생을 고통받고 살아가는 여성들도 생긴다. 아무리 사회가 그렇다 하더라도 우월적 지위에 있는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학교장들이 이같은 고강도의 성희롱 막말을 남발하는 것은 놀랍다. 그것도 맨 정신에 했다는 것은 정신나간 것과 다름없다. 여성에 대한 성희롱은 숱하게 발생했지만 최근 일련의 사례는 가히 충격적이다. 이같은 원인은 조직 내에서의 인사권 등 막강한 권한과 수직적 관계를 악용한 상사들의 그릇된 심리와 공인의 신분을 망각한 윤리의식 결여 등에서 비롯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음담패설 등 성적인 농담이 관행화되고, 솜방망이 처벌 또한 이를 부추기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성희롱과 막말은 우월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가해자가 농담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피해를 당한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끼는 인격에 대한 침해다. 직장내 성희롱 방지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위치의 인사들이 성희롱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면 그건 큰 문제다. 그럼에도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조직원을 대상으로 버젓이 성희롱을 일삼는다면 피해자는 수치심과 피해의식으로 인해 그 가해자와 함께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법에 규정된 성희롱 행위를 보면 말하는

  • 중국외교, 동북아 평화·안정위해 새로운 모습을

    중국외교, 동북아 평화·안정위해 새로운 모습을 지면기사

    [경인일보=]천안함 사건이후 중국의 외교적인 언급이 매우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5일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은 영토분쟁 지역인 남중국해를 국제이슈화하려 들지 말라고 미국에 대해 경고하면서, "국제관행은 이런 분쟁을 해결하는 최상의 방식이 관련국들 간에 직접적인 양자 협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남중국해는 미국이 끼어들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일주일 전 한국이 사정거리 1천500㎞에 달하는 순항미사일을 자체 개발한 것에 대해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한국이 천안함 사건을 핑계로 금지구역에 뛰어들려는 것 아니냐" "한국의 전략적 위협 반경은 한반도를 넘어섰다"면서 "한국은 한반도 밖의 국가가 어떻게 느낄 지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인다"고 감정적으로 보도하였다. 현재 동해에서 열리고 있는 한미연합훈련 '불굴의 의지'일정을 중국측에 사전 통보했건만,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은 외국 군함이나 군용기가 서해나 기타 중국 근해에서 중국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는 것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심지어는 자국의 황해 및 동중국해에서의 군사훈련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기까지 하였다.중국의 이런 공식적·비공식적인 발언과 보도는 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새롭게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로 중국의 외교정책 기조가 흔들리고 있고, 그 속에서 과거의 좁은 국가이익 관점과 글로벌시대 중국의 역할 사이의 괴리가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일련의 사태는 중국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속적 경제발전 추구를 통한 강대국 건설'이라는 국가목표를 위협할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후 지속적으로 경제발전을 가장 주요한 국가목표로 추구하면서, 외교적으로는 중국 국경지역인 '주변지역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였다. 21세기 들어 주변지역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다고 확신하자,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려 하였다. 그러나 북핵관련 6자회담 등을 통해 다자적인 외교무대에 등장하고, 글로벌 경제 위기를 통해 G2로서의

  • 승진 시험

    승진 시험 지면기사

    [경인일보=]시험이 여주군 공직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등극한 군수가 승진을 앞둔 사무관에게 자격시험을 치르도록 한 것이다. 찬·반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관행처럼 굳어진 연공서열과 근무평정의 역사가 깨지게 됐기 때문이다. 반대론자는 인사적체로 오랫동안 승진기회가 없었던 많은 공무원의 기회 박탈을 우려하고 있다. 사기가 꺾인다는 걱정도 한다. 퇴직을 3~5년 앞둔 공무원들은 "군수의 뜻은 이해하지만 갑작스럽게 치른 시험 결과를 50%씩 반영하는 것은 또 다른 인사 편법"이라며 "승진 후보자 중 일부 직원은 소송 등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하고 있다.찬성쪽은 소신과 열정이 반영된 인사로 신선하다는 평가다. 담당업무뿐 아니라 여주의 미래를 생각하며 소신있게 일하는 직원을 우대하는 것이야말로 지역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상책이라는 생각인 듯하다. 인사가 연공서열에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두면 일에 대한 열정도 지역을 알려는 노력도 부족할 수 있고, 그러면 발전이 더디게 된다는 발상이다. 찬성과 반대 모두를 아울러 생각해 보면 오래 근무한 어른들의 경험 및 공적을 인정하면서도, 지역을 제대로 알려고 노력해 온 공직자를 발탁하려는 묘수가 숨어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시험점수 50%에 연공서열·근무평정 50%면, 시험점수가 다소 떨어진다 해도 연공서열과 근무평정이 더해져 승진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듯해서다.시험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지금과는 차이가 있겠으나, 전근대 시대에 한국이나 중국 등에서 관리로 채용할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실시한 것이 과거(科擧)다. 문헌에는 신라 원성왕 4년인 788년에 실시한 독서삼품과가 과거제도의 시초로 돼 있다. 당시는 시험에 합격한 인재라도 전원 관리로 채용되지는 못하고 보조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점차 관리채용 제도가 보완 정비되면서, 중국에서는 수(隋)나라 때 본격적인 과거제가 운영됐다. 우리 나라는 고려 광종 9년(958)에 후주의 귀화인 쌍기(雙冀)의 건의에 따라 당나라 제도를 참고해 실시, 많은 인재를 과

  • 막걸리대전(大戰)만 남았다

    막걸리대전(大戰)만 남았다 지면기사

    [경인일보=]대기업들의 막걸리시장 공략이 본격화되었다. 롯데주류와 진로가 막걸리의 일본 수출에 나선데 이어 CJ제일제당이 이달 중순부터 충북과 전북, 경남 소재 3개 브랜드의 전국유통을 대행하기로 결정한 때문이다. 참살이탁주의 지분 60%를 이미 확보한 오리온그룹은 물론 샘표식품도 조만간 참여할 예정이다.최근 들어 막걸리시장이 급격하게 커진 탓이다. 대표주자인 서울탁주와 국순당만의 지난해 매출액이 4천200억원인데 이런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일본을 비롯한 해외 수출도 꾸준히 느는 추세다. 돈이 된다 싶으면 지옥도 마다하지 않는 대기업들이 그냥 지나칠리 만무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기업들의 반응은 점잖다. 진로는 영세업체들을 위해 국내시장 진출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수출용 고급 막걸리 생산에 주력하겠다고 언급했다. CJ측도 중소기업이 생산을 전담하고 자신들은 유통만 책임지는 식의 상생모델을 강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들을 이들이 몇이나 될까. CJ가 국내 막걸리시장에 일단 발을 들여놓은 이상 미구에 다른 대기업들의 경쟁적 참여가 확실시된다. 막걸리대전(大戰)만 남은 셈이다.순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경우 수출 증대는 당연하고 양질의 고용확대까지 가능하다. '코리아' 브랜드 제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장수막걸리'나 '생막걸리'처럼 소비자들은 보다 손쉽게 다양한 명품 막걸리들을 접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그러나 문제는 전국의 800여 양조업체들의 도산 우려다. 최근 들어 막걸리가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는 하나 매출이 늘어난 양조장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오히려 경기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들이 그동안 쌓은 마케팅 기술과 자본력으로 파상공세에 나설 경우 영세 양조장들의 폐업은 시간문제다.대기업들의 중소기업영역 침범사례가 도를 넘어선 듯하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동네 골목을 장악한지 오래고 내비게이션·스팀진공청소기·MP3 등 중소기업들이 힘들게 키워놓은 시장에 무혈입성했다. 대형프랜차이즈빵

  • 다시 보고픈 '붉은 물결' 의 축제

    다시 보고픈 '붉은 물결' 의 축제 지면기사

    [경인일보=]지구촌을 달구고 있는 월드컵의 열기가 아직도 가시질 않고 있다. 11개의 형형색색으로 빚어진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 한 개로 인해 지구촌은 하나가 되고, 또 우리 한반도 역시 자연스레 끈적끈적한 동족애로 뭉치게 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있노라면 꿈 속에서도 나타나는 게 있다. 함박 웃음의 기쁨이 충만한, 온 천지사방에 물결치던 붉은 티셔츠의 무리들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외치는 함성이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특히 수원시민과 경기도민들에게는 박지성이 있어 더욱 행복했다. 2002 월드컵 4강과 이번 남아공 월드컵 16강의 주역인 그의 현란한 플레이는 수원시민은 물론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용기와 긍지를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자신의 고향인 수원을 찾아 김문수 경기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을 차례로 예방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오후에는 평소 그를 아껴주던 지인들을 자택으로 초청해 만찬을 베풀기도 했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 기성세대들에게는 성취감과 용기의 표상이 되었기에 그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견스러움 그 자체이다.길거리 응원축제의 동기를 만들어준 것은 박지성 말고도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23명의 태극전사들이다. 온 국민을 하나로 묶어준 이들에게는 축구를 뛰어넘은 그 이상의 감동이 있었다.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느낀 국민들은 정당도 지역도 계층도 출신학교도 따지지 않고 '하나'가 되게 하는 마력의 힘을 갖춘 것이다. 그 이면에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는 똘똘 뭉치는 우리 민족 특유의 신명나는 놀이문화가 자리한다.그리스와의 경기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았다. 이정수에 이어 후반 박지성의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순간 옆에 있던 여대생이 말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이 눈물의 의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지구상의 그 어떤 나라도 부럽지 않아요'. 이런 환희가 아니었을까? 공인구 '자블리니'가 상대편의 골문을 흔들었을 때 쏟아내는 국민적 에너지는 그 어떤 것으로도 분출해낼 수 없

  • 쏠림과 소외… 지속성을 가지고 매달려야

    쏠림과 소외… 지속성을 가지고 매달려야 지면기사

    [경인일보=]글로벌 시대는 다양성이 특징이다. 획일적인 것보다는 다양한 것이 존중받고 있다. 한국 역시 글로벌 사회에 진입해 있다. 단적인 예가 다문화 사회다. 외국인 아니 이제 한국인이 된 외국 출신들이 지구상 다양한 나라에서 건너와 살고 있다. 음식·문화·사고습관·태도는 물론 언어도 다양하다. 베트남 출신이 사용하는 한국어와 러시아 출신이 사용하는 한국어는 그 수준이 비슷해도 억양과 어휘 선택 등에서 차이가 난다. 우리가 외국에서 영어를 할때, 그 억양을 보고 한국 사람임을 바로 아는 것과 같다. 영국에서 출발한 영어는 미국어는 물론, 한국식 영어인 콩글리시, 싱가포르식 영어인 싱글리시를 만들 정도로 다양해져, 막상 영국 사람이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된 곳도 많다. 표준을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이런 다양성의 인정과 표준화 노력은 상충될 경우가 많다. 다문화 사회통합도 그 한 예다. 한국 사회에 조속히 적응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한국인이 되는 것인가? 이를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음식 만들기 등 한국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한국 사회에 통합시키는 것인가? 출신지·종교·언어·지식·학력·경제적 사회적 배경이 매우 다양한 그들이 자신을 '빨리' 부정하고, '새로운 한국인'으로 태어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오히려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한국을 받아들여서 '창조적인 한국'을 만드는 것이 우리 사회가 더 다양해지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다양성을 수용하여 변화하지 않으면서, 상대에게만 '빨리' 변화하여, '새로운 한국인'으로 태어나라는 것은 그들을 대상화시켜 사실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시키는 것이 아닌가? 우리의 사회통합 노력은 하나의 '쏠림' 현상은 아닐까?쏠림은 어쩌면 지금 한국 사회가 가진 큰 문제이기도 하다. 전 국민적인 유행이라고나 할까? 한 사안이 사회에서 쟁점이 되면, 모든 언론 보도와 여론의 관심은 그 쟁점에만 매달린다. 그리고 시시콜콜한 문제까지 보도되고 유통되면서, 오히려 중요한 기본적인 쟁점과 구조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게

  • 60주년 맞는 6·25

    60주년 맞는 6·25 지면기사

    [경인일보=]이틀 후면 6·25 발발 60주년이다. 매년 이맘때면 숙연해지고, 만감이 교차한다. 남북 대치 상황이 우리 사회와 정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도 태산 같아서다. 선거철이면 등장하는 것이 북풍·세풍 등 바람이지만, 지난 6·2지방선거는 천안함이 침몰, 46명의 장병이 전사하면서 엄청난 바람이 불어닥쳐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의 일꾼을 뽑으면서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색깔이 등장하고, 극좌 극우라는 타협의 여지마저 없을 것 같은 분위기도 연출됐다. 잘사는 행복한 삶을 얘기하면서 후보의 정책과 그 정책의 실천 가능성, 그 정책이 미치는 영향 등 진정성있는 공약을 낸 선량을 선택하기보다는 여와 야, 진보와 보수를 대변하는 선거전을 보는 듯했다.6·25는 되풀이 돼서 안될 참상이지만, 매년 이날을 기리는 것은 잊혀져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항상 우려스러운 것은 그 날을 생생이 기억하는 노년층과 어렴풋이 와닿는 젊은층의 강도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많은 지역에서 한지붕 두세대의 실상이 여실히 드러나, 세대차에 따른 두려움도 갖게 했다. 한반도에 남과 북이라는, 체제가 다른 두 집단이 상존하면서 남·북이 연관돼 있는 이념적 사안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할 수는 있겠지만, 사실관계마저 혼돈이 와서는 국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사사건건 부딪치는 불안한 국내 정세에 남·북 문제의 대결 양상이 극에 달하면서 전운마저 감돈다면 국제적으로 신용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6·25이후 60년이 지난 지금 기적을 말할 만큼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국가와 기업, 인물이 키워온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일이 반복되면 세계 일류국가로 가는 길에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 편가르기 현상이 심화하고, 이로 인한 부정적 요소가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게 된다. 또한 지도자의 편향이 심하면 뽑아 준 주민과 다른 후보자를 선택한 주민간 안보이는 반목이 커진다. 또다른 형태의 불신이 움트게 되는 것이다. 염려되는 것은 남과 북의 갈등이 그대로 남한내에서 재현돼 국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