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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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청년들의 젠더갈등 해법은 '존중과 배려' 지면기사
한동안 잠잠했던 젠더갈등 문제가 GS25 남혐 포스터 제작 논란 등을 계기로 다시금 우리 사회를 광풍으로 몰아넣고 있다.젠더갈등은 현재 정치권은 물론 문화,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남녀 간 편을 갈라 상대편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증오하고 공격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됐다.특히 젠더갈등은 20~30대 청년층에서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어 우리 사회가 갈등 봉합을 위한 해법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분열과 갈등 속에 자멸하게 될지도 모른다.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생에 단 한 번 빛나는 청년시절을 보내게 된다.이 시기에 남자든 여자든 이성을 향한 열정 넘치는 사랑을 통해 인생의 행복함을 만끽하고, 때론 시련의 아픔과 극복을 통해 성숙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갖게 된다.이는 청춘남녀의 특권이지만 남혐과 여혐을 조장하는 극단적인 세력들로 인해 이를 누리지 못하는 현시대 청년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젠더갈등 해소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남녀 간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면 된다.실제 지난 2016년 저소득층 여자 청소년들 중 일부가 생리대를 살 돈이 부족해 신발 깔창을 사용한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있었다. 이후 이 문제는 여자 청소년들에게 생리대값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제도 시행으로 해결됐다. 현재의 극단적인 젠더갈등 시각으로 보면 '여자에게 지원해줬으니 그만큼 남자에게도 다른 것을 지원해줘야 한다'는 식으로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남녀 간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했기에 그 누구도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페미니즘이니 이퀄리즘이니 하는 어려운 말은 하지 않겠다. 그저 이 사실 하나만을 우리 청년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성별에 관계없이 고귀한 생명이 태어나려면 남녀가 사랑을 해야 하고, 사랑을 하려면 이성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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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꽃으로도 함부로 때리지 마라! 지면기사
이천시장의 시립화장장 추진에일부 주민소환투표 청구 절차위법·부당행위 아닌 숙원사업인데주민 편가르기·경제 활성화 찬물인근市 주민 연계 일탈, 좌시 않을 것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얼마 전 홀로 되신 어르신을 찾아 인사를 드리는 길에 대포·단월동을 지나게 됐다.이곳은 10여년 전 우리 이천시에서 시립화장장시설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 위원으로서 현장 지역심사를 위해 방문했던 곳이다. 당시 원활히 추진되었다면 지금은 화장시설이 건립되어 시민의 편의 증진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먼저 나는 어느 누구를 비호하거나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화장시설건립 추진에 참여했던 위원으로서 화장장 지역확정→ 철회→ 무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알고 있으므로, 이른 시일 내 화장시설이 건립되기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는 시민일 뿐이다.최근 이천시에서 시립화장시설을 추진하는 엄태준 이천시장에 대해 일부 주민이 주민소환투표를 신청해 서명활동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주민소환투표는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거직 공무원에게 위법·부당한 행위, 직권남용 등의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임기 중 주민투표를 통해 해직시킬 수 있는 제도이다.선출직 공직자는 수많은 공무행위를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아서 시민의 손과 발이 되는 공무를 추진하는데 잘하는 일과 간혹 잘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잘한 일 등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고,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질타하고 야단치는 것이 시민이자 유권자가 해야 할 행동이다.그러나 주민소환투표 청구인은 이천시 공무 등 행정에 박수로 격려를 해 본 적이 있는지, 주민소환 투표 신청만이 최대 능사였는지에 대한 질문이 뒤따른다. 또한 권리 주장에 앞서 신성한 시민으로서 의무나 책임·책무 등의 본분을 잘 지키고 있으며 정정당당한지를 묻고 싶다.엄태준 이천시장이 시민이 간절히 바라는 화장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것이 그렇게 위법·부당한 행위로, 주민소환투표의 대상에 될 만큼 큰 과오를 범한 것인지 시민들은 반문한다.시민 대다수가 이해 가지 않는 사항을 가지고 누구나 수시로 청구한다면 이천시의 적극적인 공무 활동 등에 지장을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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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 2021년 5월 18일자(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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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5·18, 이제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져야 지면기사
오늘은 5·18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일이다. 전두환 신군부의 극단적인 민주화운동 탄압으로 수많은 광주 시민들이 희생당한 지도 벌써 40년이 지났다. 광주 시민들은 5·18민주화운동을 통해 불의한 권력의 폭력을 용납하지 않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국민의 저항 정신을 보여주었다. 5·18 정신은 모든 권력의 어떠한 폭력도 반대하는 국민적 연대로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이 지역과 정파로 구분돼 정치적 장벽의 기준이 됐던 시절도 있었다. 가해 권력의 부인으로 인해 명백한 피해의 역사가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한 세대를 훌쩍 넘는 성숙기를 거쳐 국민 모두가 동의하고 존중하는 보편적 역사와 가치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광주 지식인들은 5·18왜곡 처벌법을 반대했다. 대한민국 민주화 서사의 시작이자 완결인 5·18민주화운동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비민주적 법안의 빌미로 만들면 안 된다는 명분이 당당했다. 5·18 역사에 대한 광주 지식인들의 자긍심은 정권의 초법적 5·18 수호를 압도했다.국민은 이제 5·18민주화운동을 정파적 시선에 가두지 않는다. 국민은 5·18을 자신의 생명과 생존과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불가역적 기준으로 승화시켰다. 입법, 사법, 행정 등 국가권력은 물론 경제, 사회, 문화권력 등 국민을 위협하는 모든 권력은 국민 심판을 피할 수 없다. 국민은 5·18을 삶을 지켜내는 살아있는 가치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반면 5·18민주화운동을 대하는 정치권의 인식과 태도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5·18 메시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조롱이 보여주듯이 여전히 정파적이다. "5·18은 독재와 전제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는 윤 전 총장의 헌사는 상식적이다. '윤석열은 5·18민주화운동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는 정 의원의 논리는 반시대적이다. 정 의원이 무슨 자격으로 5·18을 거론할 자격 유무를 판단할 권한을 행사하는가.5·18민주유공자유족회는 어제 열린 5·18민주화운동 추모제에 국민의힘 정운천, 성일종 의원을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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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수도권 물 공급 정책 정부가 직접 나서라 지면기사
팔당상수원은 수도권 주민 2천600만명의 식수원이다. 정부는 수질보존과 시설관리를 위해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각종 유해물질이 흘러들고 오염원이 산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중하류에 지어진 팔당댐은 상수원 핵심 시설이나 준공 반세기가 가까워지면서 노후화가 심화하는 등 문제를 안고 있다.팔당호 취수원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지역은 서울시와 인천시(강화·옹진군 제외) 전역, 경기도 26개 지자체 등이다. 수도권 주민 80% 이상이 의존하는 팔당 상수원은 '지표수'(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물)라는 특성상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고 각종 위험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여름철 혹서기에는 강물이 초록색으로 변하는 녹조 현상이 빈발한다. 장마철이나 호우시에는 각종 생활 쓰레기가 떠내려오고 겨울 가뭄 철에는 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리는 위태한 상황이 반복된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도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또 지난 1974년 준공된 이후 50년 가까이 지나면서 노후화에 따른 안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댐 구조물은 2억4천400만t 용량을 가둬야 하는데 지난 2017년 감사원 감사 결과 팔당댐의 내진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수문 전도 가능성이 우려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토목 전문가들은 취수원 다변화로 팔당상수원 의존도를 낮추고 정부가 직접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빗물·지하수·재활용 용수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지나치게 한 곳에 의존하고 있는 취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하류 지자체가 물 사용권리인 '수리권'을 놓고 충돌하는 문제', '지자체와 국가 간의 분쟁', '기관과의 분쟁'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상수원 이전 및 다변화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과도한 규제에 따른 주민 피해 구제도 시급하다. 경기 동부권 주민들은 수십년간 집단민원을 제기해왔다.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규제를 풀겠다고 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강원도에 있는 홍천강을 취수원으로 두자는 의견의 실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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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이공명 2021년 5월 18일자] 대선 골드라인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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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데스크] 평택역 광장에 마련된 故 이선호씨 '시민분향소' 지면기사
17일 평택역 광장에 고(故) 이선호씨를 추모하는 시민분향소가 마련되었습니다. 이선호씨는 지난달 22일 평택항 부두에서 컨테이너 작업 중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산업현장에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안전할 권리를 언제쯤 찾을 수 있을지 착잡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지만 물류센터 화재, 택배기사 과로사, 금번 평택항 사고까지 매번 반복해서 들려오는 안타까운 노동자 사망사고 소식이 언제쯤 멎을지 괴롭습니다. 글·사진/김금보기자artomat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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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중국산 낙지 담합 지면기사
낙지는 문어와 주꾸미의 사촌격 연체동물이다. 빨판이 달린 여덟 개 다리에 민머리가 자유자재로 변형한다. 뼈도 없이 흐물거리는 촉감에 끈적한 진액으로 무장해 함부로 만질 수 없다. 외국인들이 혐오하는 대표 한국 음식이다. 영화 '올드 보이'에서 배우 최민식이 산낙지를 통째 먹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거나 역겨웠다는 외국인이 많다.갯벌에서 게와 조개류를 잡아먹고 사는 낙지의 주산지는 전남 다도해 일원이다. 국내산 낙지 열 마리 중 여섯 마리가 이 지역에서 난다. 깊이가 최대 2m나 되는 구멍을 파고 은신하기에 어지간한 꾼이 아니면 포획하기 만만치 않다. 낱마리로 잡아야 하고, 계절별 수확량 편차가 크다. 초여름 산란기엔 2개월 동안 포획이 금지돼 품귀 현상이 반복된다.'쓰러진 소도 일으킨다'는 속설이 말하듯 보양식으로 대접받는다. 타우린과 단백질이 풍부해 환자와 임산부에 좋다.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하거나 3~5㎝ 크기로 잘라 산 채로 먹는다. 크기가 작고 발이 가는 세발낙지는 통으로 먹는다. 물량이 적은 탓에 산지가격도 만만치 않다. 마리당 2만원은 줘야 산 놈을 먹을 수 있다. 소비자들은 대체재인 중국산이라도 가격 부담이 적지 않다고 불평한다. 왜 이런가 했는데, 이유가 있었다.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인천수산물수출입협회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적발해 과징금 1억1천5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산 낙지 수입업체들이 모인 협회가 산낙지 단가 하락을 막으려 도매가와 수입 횟수를 통제한 혐의다. 협회는 2017~2018년 사이 회원사들의 산낙지 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중국 업체의 가격 인상 요구에 완력으로 맞선 것이다. 부당한 담합과 가격 조정 횡포에도 위세에 눌린 국내유통업체들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수입업체들이 결성한 협회가 유통시장을 교란해 주머니를 채웠다. 가격 통제와 물량 담합으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소비자 몫이 됐다. 협회가 중국산 산낙지 수입시장을 장악하면서 비싼 가격이 당연시됐다. 서해안 관광지마다 한 집 건너인 조개구이 식당들도 중국산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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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처분 신청 기각을 받아든 아침
참담했다. '이유 없다'. 네 글자가 전부였다. 나는 청구인 자격으로 재판에 함께했다. 경기도 측은 이전 발표가 선언일뿐 사실상 권한 없는, 지자체를 기망하는 행위라는 것도 인정하는 법리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무슨 권리가 있어 가처분을 신청하냐며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우리 노동자들에게 모욕을 서슴지 않았다. 판사는 아내가 일자리를 잃고 아이들을 혼자 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정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작 이전을 해야 하는 노동자가 잘못됐다고 말할 권리가 없냐고, 기관에 전화 한 통 넣어 이사회를 좌지우지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더니 상대 변호사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쉽지 않을 걸 알았지만 이처럼 간결하게 우리의 노력이 무화 되니 이 세상이 누구를 위한 세상인지 알겠다. 법은 유력 대선주자, 기득권의 편이었다.공공기관 이전 발표 이후 지난 석 달 동안, 1인 시위, 기자회견 등 많은 일이 있었다. 국회의원, 도의원, 민주노총, 지역민, 경찰 등 온갖 사람들을 만났다. 함께해 준 고마운 사람들만큼, 앞뒤가 다른 사람, 비겁한 사람들을 보며 씁쓸했다. 가장 견딜 수 없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환멸이었다. 저들처럼 나 역시 가짜가 돼가고 있다고 느꼈다. '이게 내가 되고 싶었던 어른이었나?', 자문할 때마다 고통스러웠다. 책사들의 협잡이며 모사들의 음모는 사극에나 나오는 줄 알았다. 체스 말이 돼 옳은 말 대신 각본을 읊는 정치인들, 바람보다 먼저 눕는 풀로 정치 기획에 참여하는 공무원들, 공정이며 주권자 운운하나 도무지 주권자를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기 어려운 자칭 행정가. 뒷이야기를 빤히 아는데 사실과 다른 말을 늘어놓는 꼴들은 참으로 역겨웠다.기각 판정 이후, 지사님은 페이스북에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판결이라고 했다. 당연하고 상식적으로 흘러가는지 살펴보겠다. 지난 3년간 어울리지도 않는 경력 가진, 아마도 그들의 사람들이 이사회를 채웠다. 자율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독립 기관이라고 하셨으니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상식적이고 당연하겠다. 압력을 행사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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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꽃] 큰 꽃 지면기사
꽃을 내려놓고 / 죽을 힘 다해 피워놓은 / 꽃들을 발치에 내려놓고 / 봄나무들은 짐짓 연초록이다.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 없다는 / 맑은 노래가 있지만 / 꽃 지고 나면 봄나무들 / 제 이름까지 내려놓는다. / 산수유 진달래 철쭉 라일락 산벚... / 꽃 내려놓은 나무들은 / 신록일 따름 푸른 숲일 따름꽃이 피면 같이 웃어도 / 꽃이 지면 같이 울지 못한다. / 꽃이 지면 우리는 너를 잊는 것이다. / 꽃 떨군 봄나무들이 / 저마다 다시 꽃이라는 사실을 / 저마다 더 큰 꽃으로 피어나는 사태를 / 눈 뜨고도 보지 못하는 것이다.꽃은 지지 않는다. / 나무는 꽃을 떨어뜨리고 / 더 큰 꽃을 피워낸다. / 나무는 꽃이다. / 나무는 온몸으로 꽃이다.이문재(1959~)꽃은 피고 지고 떠나가지만 그 나무는 남는다. 꽃을 개화시킨 것이 꽃이 아니라 나무라서. 나무는 꽃이 사라진 다음에도 가지에 무수한 것들을 있게 한다. 잎을 피게 하고 열매를 맺게 하고 낙엽으로 한 해를 장식할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 봄에 피는 꽃나무들은 '꽃 지고 나면' 제각기 '제 이름을 내려놓고' 자신을 찾아간다. 가장 황홀한 순간도 한 때 일뿐 지나고 나면 기억이라는 잎으로 남는 것. 이 '기억의 잎'을 피어 올리는 '산수유 진달래 철쭉 라일락 산벚'을 보라. 꽃의 이름을 벗고 나무의 이름으로 있지 않은가. 꽃이 진 곳에 '연초록'이 한창인 것처럼 '꽃 떨군 봄나무들이 신록을 이루면서 저마다 다시 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던가. 나무가 있는 한, 꽃은 지지 않으며 설령 진 꽃이라도 '저마다 더 큰 꽃'으로 환원되기 위한 것. 나무가 온몸이 꽃인 것은 스스로 생멸을 가능케 하는 존재이기에. 무엇인가 생산하고 있는 당신도 '온몸으로 꽃'이 된다.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