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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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직업교육훈련 방향 지면기사
감염병 장기화 직격탄 서비스업 비대면 기술·경영으로 발빠른 대응직훈도 우수 산업인력 육성온라인 학습후 최소의 기술 실습'플립 러닝' 개념 신속한 도입 급해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훨씬 장기화하면서 서비스업은 더욱 힘겨운 시간을 지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7월 산업활동동향(통계청, 2020년 8월31일)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정보통신, 부동산, 금융을 제외한 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얼마나 업계가 어려운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밀폐된 장소에 장시간 다수의 인원이 함께 있게 되는 교육서비스업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할 수가 없었다. 교육서비스업은 -4.1%로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29.8%, 전년 동월 대비)보다 상대적으로는 나은 편이지만 지속적인 감소에 힘들어하고 있다.코로나19 장기화로 서비스 사업 전반에 경영방식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비대면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위기가 기회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서비스업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반면에 온라인쇼핑의 성장, 배달업종의 성장, OTT서비스의 성장 등 비대면 기술과 경영방식을 적극 수용해 새로운 시장을 신속하게 개척해 나가고 있다.산업연구원의 산업경제이슈(제83호, 2020년 5월15일)에 따르면 교육서비스 분야도 원격교육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그 예로 메가스터디교육은 온라인 교육을 받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의 수가 전년동기 대비 1분기에 각각 160.1%, 46.5% 증가했다고 한다.비대면 방식으로 신속히 전환되는 교육서비스는 또 다른 큰 충격을 가지고 올 수 있는데 교육의 디지털화는 교육내용의 빅데이터화가 이뤄지고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교육내용분석, 개인별 성향을 파악해 피교육자를 위한 맞춤형 교육내용 또는 강사 제공 등 교육서비스 제공의 방식이 변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사람이 강의할 필요 없이 AI를 통한 강의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교육서비스 중에서도 직업교육훈련 분야는 어떻게 될까? 직업교육훈련은 국민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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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팬데믹 시대, 지금의 시대정신은 '상생' 지면기사
감염병 재확산 멈춰진 일상 해고 등 또 위협사회양극화 심화돼 복지체계의 변혁 절박함인천시도 다양한 지원책 펴고 있으나 미봉책고용보험 완성과 4차추경 '속도·형평' 기대해고 통보를 받은 노동자의 처절한 절규를 담은 인터뷰를 보니 가슴 한편이 미어져 온다.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만 같았던 코로나19의 수도권 재확산으로 일상의 멈춤이 이어지며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어쩌면 코로나19로 인해 그 민낯이 뒤늦게 드러났을 뿐이지 오래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었던 우리 사회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심각한 양극화 문제는 기본소득보장과 고용보험 전면 확대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복지체계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보여주고 있다.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해 1~2분기 가계 동향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1분기 소득격차는 전년대비 증가했다. 가구원 수를 고려한 1.5분위 평균소득 비율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1분기 5.41배로 전년대비 0.23배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는 국민소득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 가운데 하나로 이 수치와 불평등 정도는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치다.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세계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해 7천만~1억명이 하루 수입 1.9달러 수준의 극빈층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우리 경제 또한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사회 양극화 문제는 점점 심화하고 있다.인천시에서는 이러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상공인 등에 대한 경영안정자금과 임대료 감면정책, 사회적 거리두기 행정명령 업소에 대한 지원금 지급, 일자리 안정자금 등의 지원을 다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소나기를 피하는 임시방편으로 사회 곳곳에서 자기 역할을 해왔던 이들의 소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안전망을 튼튼히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안전망 즉, 뿌리를 튼튼히 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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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병무청의 '적극행정'… 청년들의 길벗이 되다 지면기사
'채팅 로봇' 민원상담 24시간 가능'언택트 서비스' 자리매김'찾아가는 병무청' 제도 운영거동불편·중증질환자 등에 배려취업돕는 일자리정보 사이트도 개설'퍼스트 펭귄'은 도전자이자 선구자를 뜻한다. 펭귄의 주요 먹이는 바다에 있다. 그러나 바다는 생존의 터임과 동시에 목숨을 위협하는 천적들이 도사리고 있는 죽음의 터이기도 하다. 생존과 죽음 앞에서 펭귄들은 머뭇거린다. 무리 속에서 한 마리가 먼저 용기를 내 바다로 뛰어들면 다른 펭귄들도 함께 뛰어든다. 바로 병무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병역이행과 청년들 개개인의 삶이 행복할 수 있도록 '적극 행정'으로 새로운 혁신의 바다에 뛰어들었다.병무청은 국내 최초로 지난 7월부터 인공지능(AI) 기반의 '채팅 로봇(챗봇) 민원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병무청의 주요 고객인 20~30대의 생활과 소통 방식에 맞춰 그동안 주중 근무시간에만 가능하던 상담이 24시간, 365일 가능하다. 인공지능 챗봇 '아라'는 병무청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고 원활히 대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학습했다. 현재 군 입영 신청방법 등 모든 병무 민원상담에서 응답률 95%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실용적 '언택트 서비스'로 자리하고 있다.언택트 시대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인천병무지청은 민원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가정이나 군부대에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병무청' 제도를 운영 중이다. 병역판정검사자와 예비군 중 거동이 불편하거나 중증질환이 있는 경우, 현역병입영대상자 등 가정의 생계가 곤란해 군 복무를 감면받고자 하는 경우 병무청을 방문하지 않고도 병무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병역의무부과에 앞서 병무행정 서비스에 소외되는 국민이 한 사람도 없도록 필요한 곳에 먼저 다가가는 소통과 배려의 행정이다.또 전례 없는 코로나 감염병 위기 속에서도 '질병치유 자원병역이행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제도는 병역판정검사에서 4급 보충역이나 5급 면제 판정을 받았음에도 체중조절,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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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노인의 소망 '나의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 지면기사
오랜 대장암 투병 어머니를 남긴채제 아버지는 위암으로 영면했습니다아내 요양시설 거부 마지막까지 간호고령화 수요급증 돌봄은 보편적문제사는 곳 기반 '재가통합서비스' 절실2010년 저의 아버지는 위암으로 가을이 깊어지는 계절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이미 10년 전 대장암으로 투병 중이신 어머님을 남긴 채 먼저 가야함에 생애 처음으로 아버지가 '꺼억꺼억' 우셨습니다. 아픈 아내를 두고 가야함이 당신의 가슴을 찢어지게 했던 것입니다. 아버지는 와상 상태에 있는 어머니를 서울성모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보내라는 의사의 말에 서울 서초구의 요양시설을 다 돌아보시고 오셔서 평생 동고동락한 아내를 도저히 보낼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날부터 안방은 병실 침대가 들어오고, 중국 동포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하고, 밤에는 5형제가 돌아가면서 목욕, 관장, 위관영양, 활력징후 체크를 했습니다. 어머니의 눈빛은 샛별처럼 빛났습니다. 어느날, 아버지는 한 대야의 피를 토하셨고, 오늘이 당신 생의 마지막임을 직감하셨습니다. 어머니를 휠체어에 앉히라 하시고 두 손을 꼭 잡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보, 나 먼저 가리다."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소변조차 의존하지 않고 품위 있게 생을 마치고자 안간힘을 쓰셨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 의식이 소실해 가시며 "너희들은 최선을 다했고, 나처럼 행복한 노인은 없다"고 유언하셨습니다. 저는 평생 교직에 계시며 존경받았던 아버지를 통하여 기본간호의 위대함을 보고 느꼈습니다.사실 간호사 출신 의학박사이지만 대장암과 뇌병변이 있는 어머니를 집에서 간호한다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하나 아버지를 통하여 기본간호만 해주어도 충분히 집에서 가능함을 배웠습니다. 제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할 때 많은 어르신들이 아내 혹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찾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제는 시설이 아닌 가정 안에서 가족은 정서적 차원의 지지를 해주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가정에 방문하여 의료 및 간호, 요양서비스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요양, 재가통합서비스를 설계하고 있습니다.급격한 고령화로 돌봄에 대한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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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추석 명절 장보기는 전통시장에서 지면기사
도내 재래시장 250개소 4만여 점포 운영소비패턴 변화·코로나등 여파 매출액 '뚝'정부·지자체 회생노력 불구 여전히 '허덕'기업·관공서·개인 '막강한 소비자힘' 필요혹부리영감의 혹이 노래 주머니인 줄 알고 금은보화를 뚝딱 만들어내는 신기한 방망이와 바꾸는 어리석은 셈을 치르는가 하면 뒤이어 찾아온 욕심쟁이 혹부리영감에게는 전번의 속은 일까지 책임을 물어 혼쭐을 내는 짓궂은 귀신이 도깨비다. 훈훈함, 넉넉함, 덤, 인심, 활력 넘치는 생생한 삶의 현장 등 좋은 이미지가 떠오르는 곳이 전통시장이다. 그런데 그와 전혀 어울리지 않은, 도깨비를 이름으로 가진 전통시장이 의왕시 부곡동에 있다. 바로 부곡도깨비시장이다.부곡도깨비시장은 의왕시에 하나뿐인 전통시장으로, 지하철 1호선 의왕역 앞 삼거리에서 이어지는 부곡시장길 구간 300m에 걸쳐 입지해 있다. 다양한 먹거리와 지역주민의 생활편의를 위한 필수품 등 일상에 필요한 모든 소비활동을 주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1980년대부터 하나 둘씩 자연적으로 형성된 시장이다.의왕역을 지나 도깨비시장으로 가는 길 입구에 파란 샅바를 허리춤에 둘러찬 귀엽고 깜찍한 도깨비의 안내를 따라 동네 만두 맛집으로 이름난 곰만두에서 요기를 때웠다. 곰만두 사장님의 넉넉한 손에서 빚어낸 입안 가득 퍼지는 왕만두의 맛에서 옛날 어머님의 손맛이 느껴진다. 시골집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올라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그런 느낌이랄까? 부드러우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만족스런 식사 후 골목을 걷다 보니 사과, 배, 곶감 등 우리 곁에 친숙한 과일들이 차곡차곡 과일바구니와 박스에 담겨 있다. 올해 유난히 길었던 장마로 일조량이 부족해 혹시 맛이 없지 않을까 하는 기우도 있었지만, 좋은 품질의 과일을 손님에게 내놓기 위해 사장님께서 매일 아침 직접 현지에서 공수해 온다 하니 믿음이 간다. 찬거리 마련에도 안성맞춤이다. 시간이 바쁘다거나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반찬가게가 있다. 아련한 집밥의 맛이 느껴지는 반찬들은 한번 구입해서 맛을 보면 다시금 찾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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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행복하고 안전한 세상, 함께하는 인천교통공사 지면기사
세월의 수레바퀴가 돌고 돌아 인천지하철 1호선이 개통된 지 벌써 20여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인천시민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1999년 10월 6일 계양구 박촌역을 출발한 열차는 인천의 남북을 가로질러 연수구 동막역까지 20.5㎞의 철로를 밟고 희망차게 달렸다.당시 17만명의 승객이 설레는 마음으로 열차에 몸을 실었다. 거미줄 같은 복잡한 수도권 전철 노선에 인천 도시철도가 합쳐지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철도분야 운영기관에서 경력을 쌓은 많은 사람들이 인천시민의 염원을 담아 지하철 개통을 위해 고군분투했으며, 나 역시 학창시절을 보낸 인천에서 인생의 마지막 꿈과 희망을 펼치고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생의 한 페이지에서 만난 낯선 동료들과 동고동락하면서 당시 최첨단 열차를 끌고 먼지투성이인 터널을 누비며 인천지하철의 개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였다. 이후 귤현역(1999.12.07.), 계양역(2007.03.16.), 송도 6개역(2009.06.01.) 개통의 역사적 현장에 함께 했으며, 올 연말에 송도달빛축제공원역 추가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행복하고 안전한 세상, 함께하는 인천교통공사'는 공사의 새로운 비전이다. 우리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소중한 고객을 행복하고 안전하게 모시기 위해 공사 직원들은 대지가 고요히 잠든 이른 새벽부터 각자의 분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철도사고 및 운행장애 제로화를 목표로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인천 1호선 29만여명, 인천 2호선 15만여명'이 하루 평균 우리 인천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승객 수송인원이다.여기에 더해 월미바다열차, BRT, GRT, 장애인콜택시, 인천종합터미널 운영 등을 통하여 소중한 시민 한분 한분을 정성을 다해 모시고자 노력하고 있다.이런 노력의 현장 한가운데 시민의 발이 되는 도시철도 즉, 지하철을 운행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 바로 '기관사'이다. 전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린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이후 정부에서는 철도분야의 안전관리를 위해 철도안전법을 제정하였고, 2006년부터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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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운빨'과 '구라빨' 그리고 '진인사대천명' 지면기사
자기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자연틈새찾아 생존한 모든생물이 승자자신의 미래 준비하는 학생 드물어부모·사회가 자유로운 선택 방해'운빨' 알속 병아리도 껍질 쪼아야얼마 전 후배로부터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선배와의 대화' 프로그램에 참여해 달라는 전화가 왔다. 진로지도가 아닌 '선배와의 대화'라고 했다. 학업에는 그다지 열의가 없으나 성격 좋고 매사 적극적인 아이들이 참여한단다.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초반에 관심을 두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법, 처음부터 좀 파격적으로 시작했다. 먼저 세상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이 없었다.난 소위 '운빨'이라고 했다. 학생들이 일제히 쳐다보았다."너희 의지에 따라 결정된 것은 아니니 지금 사는 그 가정에서 태어난 것도 운명이다.""공전의 히트를 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애초 주연은 이병헌, 원빈이 거론되었지만, 소속 기획사에서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송중기가 캐스팅되었는데 송중기는 그 드라마로 부와 인기를 얻고 송혜교와 결혼하고 이혼했는데 이 또한 운빨 아닌가."이후 관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러 번 실패한 나의 2등 인생을 얘기하며 그래도 학교 다닐 때 반장, 회장은 도맡아 했는데 그 이유가 김구라의 그 '구라빨'이라고 했더니 학생들이 크게 웃었다.그 후 본론으로 들어가 다소 진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일본의 생태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무한경쟁의 틀을 벗어나 자기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자연계 약자의 생존전략을 제시한 '이토록 아름다운 약자들'이라는 책을 소개했다. 느리고 게으른 나무늘보는 한 번 먹고 나무에 매달려 1주일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서 이끼 낀 털이 맹수로부터 보호하듯 틈새를 찾아 생존하는 모든 생물은 승자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그러면서 동식물도 이러한데 개개의 한 인간은 얼마나 소중한 존재냐는 질문을 던졌다. 사실 요즘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은 극히 드물다. 어쩌면 부모의 바람이나 경쟁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학생들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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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원칙을 지키면 바보 되는 게 한국 도로? 지면기사
2.1명당 1대꼴로 차 소유했지만운전습관은 여전히 후진국 행태작년 프랑스 파리 방문 관광 경험대부분 CCTV·블랙박스도 없어그만큼 국민 스스로 법규 잘 지켜"원칙을 지키면 바보 되는 게 한국 도로다."얼마 전 지인이 운전 중 겪었던 일을 이야기해주며 이렇게 토로했다. 차선을 바꿀 때 깜빡이를 켜면 옆 차가 양보를 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빠르게 가속한다는 것이다. 그는 "눈치를 보고 하염없이 기다리느니 깜빡이를 안 켜고 차선을 바꾸는 게 낫다"고 말했다.우리나라 자동차 보유 대수는 이미 2천368만대를 넘어섰다. 2.1명당 1대꼴로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이제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그러나 운전습관은 여전히 후진국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도로를 달리다 보면 좌우 깜빡이를 켜지 않은 채 끼어들기를 밥 먹듯 하는 운전자가 부지기수다(범칙금 3만원). 추월 차선을 주행 차선으로 아는지 추월 차선에서 여유를 부리기도 하고, 담배를 피우다 창밖으로 던져버리는 몰상식한 운전자도 적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과속, 신호위반, 난폭운전, 곡예운전, 그리고 차 꽁무니에 바짝 붙어 상향등까지 깜빡거리며 위협 운전을 일삼는 '조폭 운전자'도 흔하다.주·정차 문화도 예외가 아니다. 회전하는 모퉁이, 건널목 위, 소화전 앞에 주·정차 금지 팻말이 버젓이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 주·정차를 해 댄다(범칙금 8만원). 이를 두고 '약탈적 교통문화'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작년 9월 프랑스 공기업에서 일하는 딸을 만나러 파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차를 빌려 외곽 고속도로를 2시간여 달려 유명 관광지를 다녀오면서 프랑스 교통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 시내 도로가 자전거 도로와 잘 구분돼 있고, 건널목은 모두 보행자 우선이며 난폭운전과 차량 클랙슨(경적) 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우리나라처럼 고속도로 곳곳에 과속 신호위반 CCTV도 없었고, 대부분 승용차에도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궁금해서 현지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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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2020년, 아이들에게 절망적 유산이 될 기후위기 지면기사
새해부터 몰아닥친 코로나 사태70억 인류 17조 와트 에너지 사용화석연료·난개발 온난화 악순환2047년 파멸적인 기상이변 '경고'엄마들 탈핵·탈소비 나서야 할때 2020년은 나의 가족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최악의 해다. 새해부터 몰아닥친 중국발 코로나19의 확산은 인간의 속도를 앞질러 전파되었고, 곧바로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였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첫째 아이는 두 달 전부터 새로 장만한 가방과 옷을 걸어만 두고 입학식도 못한 채 3월이 사라졌다.첫째 아이의 1학년 1학기는 코로나 뉴스와 마스크 불안으로 시작되어 학교 교실의 책상, 친구들의 왁자지껄한 실제의 공간과 시간을 상실한 채 디지털이라는 도구로 유령처럼, 짤방처럼 지나가 버렸다. 일주일 넘게 비가 내리는 창가를 바라보며 "엄마, 장맛비가 엄청 많이 온다. 그치?"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첫째에게 "이건 장마가 아니야, 기후위기야"라고 얘기할 수 없었다.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에 여기저기 자료를 뒤져보았다. 2020년 우리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의 인구는 70억명이 넘었으며, 1950년에서 2010년 사이 인구는 거의 3배 증가했고 담수 사용량도 3배 이상, 에너지 사용량은 4배, 비료 사용량은 10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오늘날 인류는 약 2천800억개의 전구를 밝힐 수 있는 에너지인 17조 와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풍요라는 이름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양을 소비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많은 에너지와 물을 소비하고 있으니 지구 생태계가 온전할 리 없는 것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화석연료의 과용은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지구 온난화 1.5도를 지키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음을 여러 연구자들이 호소하고 있는데,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은 아무도 관심이 없다. 사람도 체온이 정상에서 1도가 넘으면 미열이 발생하고 1.5도를 넘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4도를 넘으면 죽음에 이를 수 있다.지구도 마찬가지다. 지난 100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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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의 바다, 가치를 높여 다음 세대에게 지면기사
지구 표면적 70% 차지 자원 보고 과학 발달 해양 개발·이용 늘자환경 훼손·생태계 파괴 심화인천시 '해양공간관리계획' 수립사회적 갈등해결 '소통의 장' 되길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바와 같이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자원의 보고이며 중요한 식량 공급원으로 인류의 생존과 미래가 걸려 있는 중요한 공간이기에 우리 세대는 잘 관리하여 온전히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최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해양의 개발과 이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과거 수산, 교통 등에 한정되었던 해양공간의 이용 방법이 에너지, 자원, 레저·관광, 교육·연구 등의 새로운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이용과 개발의 수요 증가에 따라 환경 훼손,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해양공간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다.우리나라는 반도국으로 육지면적의 약 4.5배에 이르는 넓은 바다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해양공간에 대한 관리는 체계적이지 못하여서 이용·개발 수요가 있으면 각각의 개별법에 따라 인·허가하는 단편적인 방법으로 관리돼 왔다.다양한 이용주체가 선점식으로 바다를 이용·개발하다 보니 바다가 원래 가지고 있는 가치가 낮아지고 갈등 해소를 위한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게 돼 해양공간의 가치를 높이고 지속적인 이용을 도모할 수 있는 체계적 해양공간관리방안의 필요성이 부각된다.해외 주요 선진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선(先)계획 후(後)이용 방식으로 해양을 관리하는 해양공간계획에 착수했으며 현재 70여 개 나라에서 해양공간계획을 수립 중이다. 우리나라도 해양공간관리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정부에서는 '해양공간 통합관리와 계획적 이용체계 구축'을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2018년 4월 '해양공간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해양공간계획법)을 제정했다.해양공간계획법 제정에 따라 우리 시는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해양수산부와 함께 '인천지역 해양공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관리계획의 핵심은 해양용도구역으로 바다의 이용과 개발, 보존 현황을 직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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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00세 시대, 고령자 면허증 자진반납의 의미 지면기사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축복그러나 가속 페달·역주행 착각65세 이상 어르신 교통사고 급증세대응능력 저하 '신체적 제약' 원인이젠 탑승자로 드라이브 즐기시길'100세 시대 건강한 삶'은 축복임에 틀림없다.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모두의 바람이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현황을 보며 '건강한 삶'의 의미를 새삼 되짚어보게 된다.도로교통법상 규정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가 최근 수 년 새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얼마 전 75세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사고를 낸 데 이어, 한 77세 운전자가 고속도로 인근에서 휴게소 출입구를 착각해 역주행한 사례까지 언론에 조명되면서 고령 운전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고령 운전자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신체적 제약'으로 분석된다. 갑자기 발생하는 위험한 도로상황에서 순간적 대응능력과 민첩성이 떨어지는 탓에 교통사고가 늘어난다는 게 중론이다.이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를 중심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 절반 줄이기'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정부 역시 지난해부터 75세 이상 운전자 면허갱신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였고 교통안전교육 이수를 의무화했다.경기도에서는 지난해 3월 도민 1천명을 대상으로 '고령 운전자 면허증 자진반납'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자진 반납자에게 지역화폐 1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제도'란 65세 이상의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할 경우 지역화폐, 교통카드, 상품권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지자체별로 내용은 다르지만, 대체로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있다.현재 도내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74만명으로 면허 반납제도가 시작된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 말 현재까지 2만6천명이 면허증을 자진 반납했다. 연말까지 목표인 3만명의 87% 달성이 예상되는 등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경기도는 제도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대체 교통수단을 확보하는 한편,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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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작은 학교, 포스트 코로나 미래교육을 열다 지면기사
농촌의 장점 '자연' 활용한 교육과정 빛나전학 문의 이어 실제전입 50여명 '이례적'주거지 못 구해 발길 돌린 사례도 줄이어환경교육·공동체 체험 'ECO 스쿨' 눈길강화 지역의 초등학교 21개교(분교 1 포함) 중 6개교, 중학교 9개교 중 4개교가 50명 이하의 극소규모 학교다. 늘 폐교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었고, 지난 2019년 난정초등학교의 폐교는 강화지역 소규모 학교에 정상적 학교운영의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란 위기감을 가져왔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는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었기에 작은 학교의 미래 문제는 강화교육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가장 심각한 난제였다.2019년 부임 이후 강화 관내 작은 학교를 대상으로 농촌 지역의 장점을 살린 자연과 함께하는 계절학교 등 '작은 학교 살리기, 빛깔 살린 탄탄한 교육과정'을 운영·지원해왔다. 그리고 이런 노력이 최근에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작은 학교에 '반가운' 민원 전화가 늘고 있다는 현장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강화 지역 학교로 전학을 하고 싶은데, 여러 가지가 궁금해요"란 학부모의 전입 문의가 늘며 실제 전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코로나19의 어려움을 참작했을 때, 실제 전입 학생이 50여 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도 놀라운 사건이라 할 수 있다.특히 내가초등학교의 사례는 감동적이다. 내가초는 고주희 교장 선생님의 리더십 아래 모든 선생님의 열정과 헌신으로 '함께 배우고 나누며 꿈을 키우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있다. 농어촌 지역 작은 학교에 다니더라도 정상화된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 개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기초학력을 기르고,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다양한 교육활동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이 준 환경 속에서, 마을의 색깔을 잘 살려낸 차별화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지원받는 아이들은 시나브로 인문학적 상상력을 길러가는 중이다.그 결과 올해 3월만 해도 전교생이 38명이었는데, 7월까지 15명의 학생이 늘고 대기자도 4명이나 있을 정도로 '가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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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성들이여 자신의 PSA(전립선특이항원)수치에 관심을 가져라 지면기사
비뇨기 문제, 수치스러운 것 아냐전립선암은 모든 암 중에 유일혈액 한 방울로도 진단 가능유전성 높아 국가적 경각심 필요40세 이상 PSA 검사 의무화해야요즘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가보면 비뇨기과에 남성 환자가 아주 많이 대기하고 있음을 본다. 어떤 이유인가 궁금하겠지만 사실 내용은 거의 공통적인 것 같다.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 "비대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전문의에게 진료를 신청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놀랄만한 사실은 자신의 소변이 시원치 않음에도 동네 비뇨기과를 찾고 종합병원에 오기까지 상당한 남성들이 시간을 수년째 허비한 채 어려운 지경이 돼서야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 원인의 첫째는 자신의 소변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별일 아닐 것', '단순한 노화의 현상'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걱정해서 기껏 동네 비뇨기과나 일반의원을 찾더라도 전문의조차 비대로 치부하고 비대약 정도로 처방해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물론 여기에는 남성들에게 치명적인 전립선암이란 무서운 병이 뒤에 도사리고 있음을 모르는 무지도 한몫 거든다. 또 남성 비뇨기과 문제라면 애써 드러내 알리고 싶지 않은 남성들의 부끄러운 수치심이 자리 잡고 있음도 무시할 수 없다.비뇨기 문제는 결코 부끄럽거나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 칼럼을 읽는 이 땅의 모든 남성은 이 순간부터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고 남성 건강 문제에 대해선 보다 당당해지고 깊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그렇다면 남성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단계는 무엇인가.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40세가 넘은 남성들은 1년 단위로 병원에 가서 혈액을 채취해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는 것이다. 전립선암은 모든 암 중에서 유일하게 혈액 한 방울만으로도 암의 유무를 알 수 있게 하는 자비로운 암이다. 따라서 40세 이상의 남성에게 이 검사는 생활화되고 준강제화해야 함에도 우리나라에선 아직 그 길은 요원한 것만 같다.국가의료체계에 있어 아직 남성 전립선암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하고 이에 따른 의료전문의들이나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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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느림의 미학, 성찰의 예술 '서예' 지면기사
서울 예술의전당 '한국근현대 23인 명가전'먹하나로 서양 앞지른 그들의 외길 한눈에특히 손마비 극복한 인천 출신 검여 유희강독보적 필세 개척 동정 박세림 작품 '감동'하늘이 없는 것처럼 긴 장마에 미루고 미룬 서울행, 눈 뜬 아침에 솔깃 귀를 채우는 매미 소리가 반갑기 그지없다. 소식 없이 지냈던 죽마고우를 만나러 가는 만큼이나 반가운, 서울 예술의전당 '한국 근·현대 서예 23인 명가전'.구한말 또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질곡의 세월을 살아가며 서예에 천착한 23인의 작품을 보며 서예는 '느림의 미학'이고 '성찰의 예술'임을 또다시 느낀다.너나 없이 가난한 시기, 우리는 서예와 가까이 살았다. 서재 또는 대청마루에 작가 불문 서예 작품 한두 점은 걸어두고 산 세월이 있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일상이 바뀌며 아날로그 시대가 디지털 시대로 변모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도 살기 힘든 예측불허의 시대에 우리는 잊어버린 것이 너무나 많다. 서예가 그중 하나로 상실된 기억이 아닌가 한다. 그 기억의 창고에서 꺼내 의식을 찾아볼 전시다.입추 지나 말복, 사람들은 복달임한다고 보양식 타령이지만 옛 사람들(선비)은 여름을 나며 소하기(消夏記·여름 더위를 지내는 기록)를 남겼다. 서당과 마을의 정자에 모여서, 쓴 작품을 들고 나와 돌려보며 무더위를 식히며 나는 소회(評)를 모은 기록이다. 나의 여름 복달임은 바로 이 전시로 보양하는 것이다.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에 녹아있는 혼을 한글 전서(篆書)로 쓴 소전 손재행의 독창미 넘치는 작품에서부터 광개토대왕비의 웅혼한 기백과 한민족의 미감이 훈민정음 글자꼴에 그대로 담아 혼을 불러내는 여초 김응현의 작품 또한 눈이 부시다. 작품마다 기와 혼이 살아 생명력이 넘칠 뿐만 아니라 감상하는 내내 정신을 한군데 모으지 못하는 어지럼증을 부른다. 한자 문화권의 사의화(寫意畵·마음을 그린 그림)는 먹 하나로 서양을 앞지른 그들의 '서예 외길' 감동이다. 조선 궁녀들의 한을 한 획, 한 획에 삭여 산골 샘물처럼 쓴 청정한 필치의 한글서예, 궁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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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19 극복, 사회복지사 덕분입니다 지면기사
감염병 진정되나 싶더니… '9월 대유행' 이라는 슬픈 소식활동 제약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엔 정신·신체리듬 깨져 사망 비보도비대면 삶, 복지기관 역할 더 중요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가 우리는 지금껏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경험을 하게 하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마스크가 휴대전화와 같은 필수품이 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네트워크 모임과 종교행사가 제한되고 있다.사회적 공포심으로 비롯된 마스크 파동은 공적마스크 5부제 판매란 제도를 만들었고 각종 공공시설은 잠정적 휴관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코로나19가 조금 진정됐나 싶다가도 이유 모를 확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등 9월 대유행이란 슬픈 소식도 들린다. 우리는 이를 대비해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와 우려도 함께 하고 있다.코로나19는 사회적 약자에 더 큰 고난을 주고 있다. 나로 인해 다른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 두려워 외부활동을 하지 않는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저소득 주민들이 모여 있는 지역은 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어 이들의 정신적 신체적 리듬은 당연히 깨질 것이고 심리적 위험이 더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얼마 전 능실종합사회복지관 이용 어르신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개관부터 현재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자원봉사를 해주셨고 장애를 갖고 있지만 활동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던 어르신이었는데 갑작스러운 비보에 직원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르신이 돌아가신 이유는 여러 가지 사정이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지속적인 복지관 봉사활동이 개인의 힘든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지 않았을까'란 추측도 해본다. '복지관에서 계속 봉사활동을 했다면 더욱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하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해본다.코로나19로 인해 보이지 않게 헌신하고 있는 의료인들을 위한 존경과 위로의 표현으로 '덕분에 챌린지'가 온라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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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19와 디지털 사회의 명암(明暗) 지면기사
지하철이다. 주변을 둘러봤다. 다들 스마트폰 삼매경(三昧境)에 빠져있다.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5초도 지나지 않아 나도 그렇게 됐다. 헛웃음이 나왔다. 10년 전만 해도 책이나 신문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의 노예가 돼버렸다. 디지털 사회의 한 단면이다.물건을 사고 결제할 때 현금을 내는 사람은 이제 별로 없을 것이다. 카드도 한물 갔다. 스마트폰이 대세인 듯하다. 이 정도는 기본이다. 웬만한 분야마다 디지털 산물(産物)들이 진을 치고 있다.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사람과 사물, 심지어 사물과 사물 간에도 적용된다. 어지러울 정도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편리해졌다.디지털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푸대접을 받는다. 필자도 기계치에다가 디지털과는 거리가 먼 아날로그형이다. 이 때문에 동료 공직자들로부터 수시로 핀잔(?)을 듣는다. 이러다 문맹자 취급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디지털은 인류사회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대면접촉이 대폭 줄어들고 비대면 온라인 접촉이 대체재로 자리 잡으면서 디지털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화상접촉을 위한 각종 앱 개발과 온라인 구매 증가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가 디지털 확산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디지털이 인간사회에 혜택만 줄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인간의 문명이기(文明利器)에 긍정과 부정이 함께 있듯이, 디지털에도 명암(明暗)이 공존한다. 명(明)은 앞에서 다뤘으므로 언급하지 않겠다. 대표적인 암(暗)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분탕질하는 악플이다.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디지털을 악용한 원격 사생활 침해도 있다. 암호화폐로 큰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디지털 사회의 부작용을 예방하고 최소화하는 일에 소홀히 할 수 없다. 인류 문명은 돌 깨기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구석기혁명이다. 이후 농업혁명, 산업혁명을 거쳐 정보화혁명 단계에 이르렀다. 핵심은 디지털이다. 인간은 삶의 편의를 위해 디지털화를 추구해 왔고, 추구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디지털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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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영혼을 살찌우는 삶 지면기사
고향에 갈때면… 할아버지가 소몰고 밭갈이하던 소리가 그립다그 모습은 내 어릴적 농촌풍경기계로 대체, 요즘의 일상과 대조쫓기듯 사는 현대인 삶 안타까워고향인 시골을 내려갈 때면 어릴 적 할아버지가 소를 몰고 밭갈이하시던 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다. 그 시절 할아버지는 구성진 목소리로 쟁기를 끌고 가는 황소를 몰며 밭을 가셨다. 황소는 철들은 아이처럼 올라서라면 올라서고 돌아가자면 돌아서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만 느꼈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말을 잘 듣는 황소를 보고 우리 집 큰 일꾼이라고 하셨다.할아버지의 구성진 목소리를 어린 손자도 알아듣지만 황소도 알아들었던 것이다. 황소가 할아버지의 소리를 알아듣고 하루종일 밭을 갈던 모습이 내 어릴 적 우리의 농촌 모습이다. 마치 스위스의 초원에서 요들송을 부르며 양떼를 불러 모으는 모습과도 비교될 법한 목가적인 풍경이기에 지금도 그 모습이 생각날 때면 옛 농촌의 모습이 그리워진다.할아버지와 황소의 모습은 어린 나의 영혼을 아름답게 키워 주었다. 그런데 요즈음 농촌의 모습은 어떤가. 기계문명의 발달로 밭갈이할 때면 온 동네가 시끄럽다. 일의 효율성으로 보면 트랙터가 황소로 밭갈이하는 것 보다 수십 배의 효율성이 있지만 사람과 가축이 어우러져 영혼을 주고받으며 일하는 모습은 사라진 것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기계문명의 이기에 빠져들고 말았다.농경사회에서 정보와 지식집약사회인 4차산업의 시대로 탈바꿈해 오면서 세상은 빠른 속도로 발전해 가고 있다. 인간이 편하자고 만든 기계문명에 이제는 종속되어 살아가게 된 것이다. 동료들 간에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 당신 삶에 문명의 이기가 부족한 것이 있느냐고 물을 때면, 나는 서슴없이 '없다'고 말한다.거기에 덧붙여 나의 소견이지만 지금 우리 문명의 발달이 여기에서 멈춰졌으면 좋겠다고 답한다. 옛날 짚신 신고 과거보러 수십 일간 걸어서 한양에 왔지만, 지금은 좋아진 교통편으로 세 시간이면 전국 어디서든 서울에 올 수 있다. 더 무엇을 바랄 것인가. 더 바라는 만큼 우리의 생활은 복잡하고 바쁘기만 한 것이다.수년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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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방분권은 시대적 소명이다 지면기사
첫 드라이브스루 검사·착한임대료 시행 등국내의 코로나 19 맞춤대응 세계적인 호평이면엔 중앙지침 보좌한 지방정부 큰 역할 다양·자율성 필요 자치시대 반드시 도입을세계적인 석학이자 '사피엔스', '호모데우스'의 저자로도 알려진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교수가 "이 폭풍은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하는 선택은 앞으로 삶을 변화시킬 것이다"라며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란 시대 상황에서 인류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선진국도 피해가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코로나19. 그러나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처법은 세계적 호평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 중앙정부의 지침을 준수한 지방정부의 발 빠른 맞춤형 대응 때문이다. 경기도는 선도적으로 모든 도민에게 '재난 기본소득'을 지원하며 국가 차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여기에 경기도의회의 역할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해 모든 도민에게 경기도재난기본소득 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그리고 코로나19 발생 초기 도의회는 민첩하게 비상대책단을 꾸려 도내 지역별 코로나19 위기상황을 도에 전달하는 역할도 분담했다. 도의회와 도는 지방의회와 지방정부 본연의 역할을 선도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여기에 고양시는 세계 최초 드라이브스루 검사, 수원시는 외국인 전용 생활치료센터 제공, 이천시는 성숙한 모습으로 중국 우한 교민 수용, 경기도 곳곳에서 '다함께 살자'란 취지로 착한 임대료 운동을 전개했다.이처럼 국가의 역할에 견줄 만큼 지방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그야말로 '지방의 재발견'이다. 이처럼 다양성과 자율성이 필요한 현대사회에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은 반드시 그리고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인권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자원의 배분과 생산이 시장원칙과 함께 민주성이 강조되면서 중앙의 권력 집중은 지역사회 위기 해결능력 저해 요인으로 작용한다. 단일성을 지닌 공공재화로는 지역주민의 다양하고 차별화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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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도시정책의 대전환 필요하다 지면기사
용인 지역은 급속한 개발 '부작용'인구 '정점'… 소규모 택지개발 증가녹지 줄고 시설확충 비용은 늘어나압축도시 건설로 도시정체성 살려야구도심 투자 활성화·특별법 보완을용인지역은 최근 20년 동안 급격히 성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택지개발, 도시개발 그리고 개별 법령에 의한 형질변경 허가 등으로 산림과 농지가 훼손됐다. 택지개발의 경우 분당 신도시가 593만평인데 비해 용인시는 18개소 519만평으로 분당신도시 하나보다 작은 면적을 쪼개서 개발됐다. 시가지 확산으로 인구는 급증하였고 도시는 넓게 또는 다핵구조로 커져갔다. 개발 사업자는 도시 인근의 저렴한 토지를 구입·개발하여 이익을 얻고자 했고 주민들도 새롭게 조성된 도시에 투자해 재산 증식과 함께 본능적인 스마트한 삶을 즐기고자 하였다. 용인지역은 급속한 개발정책에 따른 부작용으로 환경 훼손과 기반시설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그러나 이제는 다른 문제를 다루어야 할 시기가 왔다. 첫 번째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정체·감소다. 우리나라 인구정점 예상시기를 2031년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출산율 급감으로 2027년 5천20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도시란 인구가 밀집되어 사회적,경제적 활동의 중심이 돼야 하지만 인구가 감소 된다는 전재 하에 지금까지의 도시정책과 다른 정책의 변환을 고민 할 시점이다.두 번째는 도시의 분산이다. 인구는 정점에 달하는데 소규모 택지개발은 점차 늘어났다. 시가지가 늘어 날수록 녹지는 점점 줄어들고 기반시설 확충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 비용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기존 도시의 인구가 인접 신도시로 이주하면 인프라만 남는 현상이 발생 될수 밖에 없다. 예를들어 학교의 학생이 줄어 폐교 또는 반쪽으로 줄어들고, 새로운 도시에 학교를 추가 설립하자니 학생수가 적어 설립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입주만의 불편하다. 대중교통의 승차인원이 줄어 적자로 경영이 어려워지는 반면 새로운 도시는 대중교통이 부족하다고 난리다. 이 뿐만 아니라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서(지구대), 소방서, 도서관, 복지회관등 모든 공공편익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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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픈 역사를 품은 캠프마켓에 피어난 희망 지면기사
일제 조병창부터 美 주둔기지 영욕의 세월올해 10월이면 80년만에 부평시민에 개방토양·지하수 오염 등 해결 할 일도 많지만아이들 뛰어노는 '인천의 새 미래' 꽃필 것"아빠 여기는 뭐하는 곳인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이곳은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야. 우리 땅인데, 우리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단다. 그런데 아빠는 언젠가 굳게 닫혀있는 이 문이 반드시 열릴 거라 믿어. 그러려면 우리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돼."30년 전, 당시 부원초등학교에 다니던 아들 녀석과 함께 부평 캠프마켓 반환 행사장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아들 녀석이 묻고, 내가 답했던 말이다.시간이 소요되고, 과정이 고되더라도 캠프마켓 반환은 반드시 이뤄져야만 하는 일이었다.대한민국의 아픈 현대사를 켜켜이 품으며, 민족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했던 부평 캠프마켓은 80년의 세월을 안고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부평 캠프마켓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수많은 시련을 겪어내야만 했다.현 캠프마켓이 자리하고 있는 땅과 그 주변은 우국지사의 소유였는데 그 뒤 친일파에게 넘어갔다. 그 뒤 몇 사람의 소유를 거쳐 일제의 전쟁 물자를 생산하는 조병창이 들어섰다.해방이 되면 그 서러움과 두려움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꿈에도 그리던 해방이 찾아왔지만 우리의 바람과 달리 그 곳의 주인은 우리가 아닌 미군이 되었다.전란 후 극심한 혼란과 남북 간의 안보 위기 속에 미군이 주둔하게 되었고 7개의 캠프로 구성되었던 이 거대한 기지를 애스컴시티라 불렀다.이후 1973년 애스컴시티의 공식 해체로 사실상 군사 기능을 상실한 캠프마켓 주위로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도심 한가운데, 두터운 문 속에 홀로 남은 캠프마켓을 보며 시민들의 품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우리 땅이지만 허가 없이 들어갈 수 없었던 곳 '캠프마켓'을 바라보며 시민들은 '이곳만은 지켜내자, 이곳만은 우리 품으로 가져오자'란 간절함을 품게 되었다.미군기지 인근 아파트에서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된 행사가 있다고 방송을 하면